무기 토론방

[Re]95만원 USB의 개발 및 납품시기...

  작성자: xwing
조회: 7103 추천: 0 글자크기
78 0

작성일: 2011-09-27 23:08:01

쩝...

 

국내(그리고 해외도 마찬가지로) 방산 장비는 '규격화'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건 설계의 시작이 아니라 설계의 끝입니다. 개발진들이 제일 각종 문서/도면과 씨름하는 시기지요. ㅎㅎ

 

문제의 USB는 2004년에 규격화되었습니다.

 

규격화란 쉽게 말해 양산에 앞서 모든 설계를 마무리하고, 설계시 사용하였던 각종 도면과 문서를 정식으로 번호를 따서 국방부에 등록하는 과정입니다. 그동안 지나쳤던 오탈자나, 도면의 잘못된 부분(제작에는 문제가 없는데 도면 형식상 잘못된 부분 같은 곳), 그리고 각종 도면과 문서마다 다르게 쓰인 용어 통일(이를테면 '육각구멍붙이 나사'로 통일할 것인가 '나사, 육각구멍붙이'라고 통일할 것인가)를 진행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개발진들이 하루에도 도면과 문서를 수 십, 수 백개를 보면서 밤을 새워가는 과정이지요...

 

즉 해당 USB는 2004년에 규격화됨으로써 설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설계에 앞서 ROC가 작성되거나 한건 훨씬 이전이고요.

 

제가 이 게시판에 몇 번 언급드렸던 '구하기도 힘든 4GB USB 구해와서 개발진들이 직접 온도 테스트 등을 해본 시기.'라는 것은 당연히 이 USB의 개발을 결심하기 이전이니 2002년 전후가 되는 셈이지요(USB 하나 만드는데 1년 걸렸느냐, 라고 하실텐데 아시다시피 이 USB 하나만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BTCS-1A라는 체계를 만드는데 거기 들어가는 부품의 일환으로 저 USB가 제작된 것입니다).

 

규격화 진행 후 양산에 들어가는데 왜 2년의 시간이 걸렸는가?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 USB는 그냥 USB만 따로 군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BTCS-1A의 부품으로서 군에 납품하는 것입니다. USB만 먼저 만들어서 군에 납품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고, BTCS-1A의 양산과 함께 납품되었으니 당연히 2006년경에 군에 납품되었다고 보고된 것이지요.

 

 

 

물론 대개의 군용장비가 그렇듯, 660개가 한꺼번에 납품된 것은 아니고 몇 번의 Lot 단위로 나뉘어서 납품된 것으로 압니다. 그럼 Lot 단위로 나뉠 때 납품가가 낮아져야 하지 않는가, 라고 하시겠지만 납품가에는 재료비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각종 추가비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대량생산품목이 아니므로 생각보다 가격인 낮아지지 않는 것이지요. 초기에는 USB 칩 자체가 10여만원으로 비쌌지만 나중에는 이것의 가격이 떨어져도 다른 부분의 가격이 올라가니까요(다만 저도 아직 파악 못한 부분이 있는데, Lot 별로 납품가를 다르게 두어서 (모든 납품가/660개)=95만원인건지, 아니면 95만원 확정가로 계약한건지는 확인 못하였습니다).

 

사실 차량내부 장비인데 온도조건 등이 너무 과도하지 않았는가?는 개발진들도 하는 소리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개발진이 '이대로 만들면 가격이 너무 비싸지니 온도스펙을 낮추자.'라고 말해도, 군 입장에서는 운용시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르니 비싸도 그냥 MIL 스펙을 그대로 따르기를 원하여서 스펙을 낮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나중에 뭔가 온도등에 의하여 문제생기느니 값이 비싸더라도 과도한 스펙을 잡은 셈이지요).

 

그렇다면 '이제와서라도 바꾸자.' 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미 납품이 끝났습니다. 군이 660개의 USB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상용 USB를 쓸 이유가 없지요. 게다가 BTCS-1A와 맞춤형으로 제작된 물건이라 다른 상용 USB를 꽂아도 작동은 되지만 기구적으로 고정하거나(그래서 일단 꽂아넣으면 USB 단자가 망가지거나 할 일은 없습니다. 컴퓨터 USB 꽂듯 장비 외부에 돌출되도록 꽂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USB 케이스가 제자리에 딱 맞게 내부에 삽입되는 형태라고 합니다), 꽂은 상태에서 커버를 닫거나 할 수 없다고 합니다(맞춤형이 아니기에 이건 정말로 외부에 돌출될테니).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외국의 'Rugged USB'로 시판되는 것들은 대부분 Mil 규격이 아니라 Industrial Grade입니다. 상용품보다는 훨씬 과도한 환경에 노출되지만 모든 규격(온도/저장온도/진동/충격/습도 등등)을 전부 MIL 규격을 만족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도 군용 장비용 USB를 별도로 제작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Iron Drive'라는 것인데, 본래 이 장비는 록히드 마틴에서 외주업체에게 맡겨서 개발한 'HiMAS' 다련장용 USB 드라이브입니다(컨넥터 부분이 기묘하게 생기긴 했지만 USB 맞다는군요). 이걸 역으로 Rugged USB로 시판중인 것이지요.

 

록히드도 똑같이 '이미 시판되고 있는 Rugged USB를 쓸 생각을 못했'거나, 아니면 '이미 시판되고 있는 Rugged USB를 쓸 수 없어서 개발 하였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가격도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듯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격은 안나와 있군요.  

 

 

 

Ps. 저 90여만원짜리 USB의 껍데기가 까만색이어서 플라스틱 재질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도금처리한 알루미늄입니다...플라스틱으로 만들면 사출금형 제작비용이 워낙 비싸서 660개정도 소량 생산할 물건의 경우 원가가 훨씬 올라갑니다. 알루미늄을 절삭가공하여 만든 케이스라 합니다. 프레스나 압출성형하면 마찬가지로 금형비용이 들어가므로 별 수 없이 절삭가공해야 하지요....

 

더불어 전원이 들어가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저장온도 규격이 따로 정해져있습니다. 즉 MIL 규격에 따르면 해당 저장온도 상태에서는 USB가 작동은 하지 않더라도(여기서 저장이란 데이터 저장은 아니고 물자를 저장해 둔다는 의미이지만 여하간에)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은채 멀쩡히 있다가 다시 운용온도로 환원시키고 USB 드라이브에 꽂으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이미지

a-d-electronics_irondrive.jpg
a-d-electronics_himars.jpg

댓글 78

  • best 5thsun 2011-09-27 추천 5

    그러니깐 향후의 문제의 소지 라는게 법 혹은 규정의 문제인지, 기술적인 문제인지, 는 알 수 없지만, 어째든간 결정권자가 [나는 잘 모르겠으니 그냥 규격대로 하라고] 책임을 회피한거 아닙니까?

    이게 사실이면 심각한 문제인거 같은대요?

  • reopard2 2011-09-28 추천 0

    아..위 문구도 위키에서 긇어왔습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reopard2 2011-09-28 추천 0

    "북아시아는 아시아의 북부 지역으로, 때때로 동아시아에 포함되기도 한다. 북아시아는 주로 러시아의 아시아 부분인 시베리아 전체를 포함한다. 통상적으로 동아시아는 대한민국, 중국, 일본을 말하며 일부 정의에 따르면 시베리아 전체가 북아시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넓게는 몽골과 카자흐스탄도 포함된다. "

    우리나라를 북아시아로 보는게 틀린건 아니란 말이죠.

    C1 지역이
    "대부분의 유럽; 미국과 인접한 북부; 남부 캐나다; 고위도 해안(예: 알라스카 남부 해안); 저 위도의 고 고각"
    으로 정의되어 있고 C2지역이 위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면 우리나라는 C2지역으로 보는게 틀린건 아닙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하지만 외부 기온이 영하 40도라고 해도 차량 내부에서 컴퓨터에 연결해서 쓰는 USB의 규격이 영하40도여야 하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네요.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삼지연 지방에는 김일성 특각(김정일은 여기에 숨어서 중국으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 라는 설도 자주 나왔고) 도 있고, 김일성 일가 사적지도 있고, 이를 호위하기 위한 기갑중대를 보유한 호위사령부도 있고, 군공항도 있으니, 작전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음... 북한 지역에서 제일 추운 지역인 양강도 삼지연 지방(백두산 바로 옆입니다.)의 연중기온이 1년에 한번쯤 40도 근방까지 가는군요.

    수십년만의 혹한이었다고 하는 올 초의 경우 38.6도...

    이니깐 MIL-STD-810를 따랐다기 보다는 그냥 한반도 내에 가장 추운 지역에서 가장 추운 시기에 작전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 같네요.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북아시아는 여기에서 파란 부분입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6/61/Location-Asia-UNsubregions.png

    한국은 만주까지 합쳐도 노란 부분 즉 동아시아죠.

    댓글의 댓글

    등록
  • reopard2 2011-09-28 추천 0

    c2에 해당하는 지역은 다음과 같죠.

    "북부 캐나다, 알라스카(내지 제외); 그린란드 (“냉극”제외); 북부 스칸디나비아; 북아시아, 고 고각(북반구 및 남반 구); 알프스; 히말라야; 안데스 "

    내용에 보면 "북아시아"...즉 동북아지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박대리 2011-09-28 추천 0

    5thsun님 자료조사 할때 개마고원 자료도 한번 조사해 봐 주세요.하도 개마고원 소리를 하니까요.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아 XWING님 이외의 분들이 궁금하실까봐 첨언합니다.

    참고로 MIL-STD-810의 저온 규정은 장비가 작전을 수행할 지역의 날씨의 20%에 해당하는 저온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장비가 운용될 지역의 날씨의 20%에 해당하는 저온이 -40도가 되나... 기상청을 한번 뒤져봐야 겠내요.

    댓글의 댓글

    등록
  • 5thsun 2011-09-28 추천 0

    예. 뭐 상황은 제가 아는바가 없으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하시면 전하는대 좀 오류가 있었구나... 라고 이해해야죠.

    그런대 MIL-STD-810에 따랐다 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MIL-STD-810에 따르면 worldwide use를 고려했을 때 -51도, 지역별 편차를 고려하는 지역 디자인 타입인 콜드레벨 C1을 고려했을 때는 -21~-31도인대요.

    -40도 규정은 알레스카, 그린랜드, 캐나다 북부, 스칸디나비아 북부, 북아시아, 알프스, 안댈스, 히말라야 등 콜드레벨 C2에 해당하는대요.

    그리고 콜드레벨 C2도 정확히는 -37~-46도로 -40도는 아니고요.

    MIL-STD-810를 따랐다고 해도, -40도는 월드와이드유즈 규정(-51도)을 따랐다고 보기에는 규정치가 상당히 낮고, 지역 규정(-21~-31도)을 따랐다고 보기에는 규정치가 상당히 높은대요.

    댓글의 댓글

    등록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