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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USB 메모리는 90만원이 되었는가?

  작성자: x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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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09-23 21:21:41

얼마전 문제가 된 USB는 아시다시피 '겨우' 4G까짜리 USB일 뿐인데 가격은 수 십만원이 넘어갔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먼저 해당 USB는 10년이 좀 못되는,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된 물건이라 합니다. 지금이야 4G 메모리가 우습지만, 당시만해도 4G는 일반인들은 거의 구경도 힘든 시절이고, 보통 잘해야 512MB나 쓰던 시절이지요.

 

덕분에 당시 USB 메모리 가격만 4G면 10만원 가까이 하던 시절입니다.

 

더 문제는 군이 사용하기 위하여 온도/진동/전자기간섭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점이지요. 상용의 플라스틱 케이스로는 도저히 이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먼저 온도. 고온은 그나마 괜찮은데 영하 3, 40도의 저온에서 버티는 상용 전자제품은 생각보다 잘 없습니다. 문제는 위에 언급한대로 4G는 커녕 1G도 귀하던 시절의 물건이니 이 온도조건을 만족하는 군용 전자제품은 거의 구하기 불가능했지요(더불어 보통 상용제품은 온도스펙에 쓰여있는 극한온도에서 정말 굴려보면 대부분 확률이 뽑기가 되어버립니다. 해당 한계 온도에서 100% 버티는것이 아니라 어떤건 버티고, 어떤건 못 버티고 이런식이지요. 하지만 군용은 100% 버텨야 합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은 온도센서+히터를 다는 것입니다. USB 메모리에 온도센서를 달아 특정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USB 전원을 이용, 히터가 작동하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지요.

 

그 다음은 진동/충격문제. 내부의 민감한 메모리가 진동/충격에 버티려면 완충재가 필요하므로 스폰지 같은, 폼 형태의 완충재를 넣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완충재를 넣을 수 없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히터를 넣었기 때문이지요. 즉 폼 자체가 단열재 역할을 해버리면 열이 고루 전달되지 않고 일정 부분만 뜨거워지거나, 심하면 완충재가 타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충효과가 있으면서도 열전달이 잘되는 특수한 완충재를 써야 했지요.

 

그리고 케이스. 당연히 일반 플라스틱 케이스는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완충재나 온도센서 등을 넣었기 때문에 상용케이스는 쓸 수도 없고요. 결국 신규 케이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4G 포병용 USB 메모리의 생산수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상용 USB야 수 천, 수 만개를 만들지만 군용은 잘해봐야 백 단위입니다. 그렇기에 대량생산에 적합한 프레스 공법등으로 만들지 못하고, 전부 금속판재를 직접 깎아서 가공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면 가공비가 추가되어서 알루미늄 케이스만 10여만원이 넘어갑니다(프레스 공법을 사용하려면 찍어 눌렀을 때 형상을 만들어주는 금형이 필요한데, 이 금형값이 수 백만원이 넘어가므로 소량 생산시에는 직접 깎아서 가공하는 방법이 더 쌉니다).

 

 

물론 개발자들도 USB 메모리 하나(물론 당시 기준으로 용량은 꽤 큰편이지만)에 이렇게 거창한 시스템이 들어가야 하는가?로 고민하였습니다. 하지만 군 입장에서는 '그럼 스펙을 낮추자.'라는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결국 저렇게 비싼 USB 메모리가 탄생한 것이지요.....

 

사실 요즈음 COTS다 뭐다 해서 특히 전자부품들은 별도의 군용부품을 쓰는 대신 상용부품을 써서 가격을 낮추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이지만, 군 스펙이란 것이 항상 워낙 높다보니 내부 부품은 상용부품을 써도, 그것이 군용스펙에서도 견디도록 하다보면 저런 웃지못할 일도 발생합니다....

댓글 65

  • best 관대한 2011-09-23 추천 9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의문은

    1. 우선 국군 요구사양이 제대로 된것인지 아니면 어처구니 없는 오버스펙인지가 중요한데
    그 판단에 앞서 우리나라 보다 훨씬 추운곳에서 작전하는
    러시아 군, 스웨덴 군 혹은 알라스카 주둔 미군이 사용하는 USB는 히터가 달려있는지 궁금하고요

    2. 만약 북방의 추운 지역에서 작전하는 군대에서 히터 달린 USB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외국에서 사용하는 USB를 수입하는 대신 직접 소량 생산하는 것이 무슨 장점이 있는지???

    USB가 국산화를 해야만 하는 특수한 사정 - 금수 품목이라거나, 하이테크 제품-은 아닐테고
    수입품은 국산보다 더 비싼지???

    3. 반드시 그런 혹한에 동작되어야 하는가???
    품속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천이나 장갑으로 둘러 싸서 사용하면 안되나?


    4.국군이 사용하는 PC나 노트북은 그런 혹한에서 동작되는가? 히터가 내장되어 있는가?
    제가 군 복무 하던 시절의 PC나 노트북에서 히터 같은 것은 없었는데 요즘 사정은 모르겠네요.

    ^^

  • Galois 2011-09-23 추천 0

    1,2는 모르겠고

    3. 컴퓨터에 꼽는데 손으로 잠깐 데운다고 얼마나 갈건데요. 순식간에 전도로 열 다날라갈듯.

    4. 야전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들은 다 밀스펙 수준의 테스트를 거쳤을걸요? 상용 전자기기도 극한상황 테스팅하는데 군용이면 더 혹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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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대한 2011-09-23 추천 9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의문은

    1. 우선 국군 요구사양이 제대로 된것인지 아니면 어처구니 없는 오버스펙인지가 중요한데
    그 판단에 앞서 우리나라 보다 훨씬 추운곳에서 작전하는
    러시아 군, 스웨덴 군 혹은 알라스카 주둔 미군이 사용하는 USB는 히터가 달려있는지 궁금하고요

    2. 만약 북방의 추운 지역에서 작전하는 군대에서 히터 달린 USB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외국에서 사용하는 USB를 수입하는 대신 직접 소량 생산하는 것이 무슨 장점이 있는지???

    USB가 국산화를 해야만 하는 특수한 사정 - 금수 품목이라거나, 하이테크 제품-은 아닐테고
    수입품은 국산보다 더 비싼지???

    3. 반드시 그런 혹한에 동작되어야 하는가???
    품속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천이나 장갑으로 둘러 싸서 사용하면 안되나?


    4.국군이 사용하는 PC나 노트북은 그런 혹한에서 동작되는가? 히터가 내장되어 있는가?
    제가 군 복무 하던 시절의 PC나 노트북에서 히터 같은 것은 없었는데 요즘 사정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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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lois 2011-09-23 추천 0

    5V 500mA갖고 USB저장장치에 온도센서에 조절까지 하라니 으으. 비쌀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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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나또 2011-09-23 추천 0

    이런 사실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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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아가아빠 2011-09-23 추천 8

    기갑장비에 상용트럭 엔진 넣자는 분도 계신걸요. 군수품들에 가격은 어쩔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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