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토론방

왜 USB 메모리는 90만원이 되었는가?

  작성자: xwing
조회: 12248 추천: 4 글자크기
65 0

작성일: 2011-09-23 21:21:41

얼마전 문제가 된 USB는 아시다시피 '겨우' 4G까짜리 USB일 뿐인데 가격은 수 십만원이 넘어갔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먼저 해당 USB는 10년이 좀 못되는,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된 물건이라 합니다. 지금이야 4G 메모리가 우습지만, 당시만해도 4G는 일반인들은 거의 구경도 힘든 시절이고, 보통 잘해야 512MB나 쓰던 시절이지요.

 

덕분에 당시 USB 메모리 가격만 4G면 10만원 가까이 하던 시절입니다.

 

더 문제는 군이 사용하기 위하여 온도/진동/전자기간섭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점이지요. 상용의 플라스틱 케이스로는 도저히 이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먼저 온도. 고온은 그나마 괜찮은데 영하 3, 40도의 저온에서 버티는 상용 전자제품은 생각보다 잘 없습니다. 문제는 위에 언급한대로 4G는 커녕 1G도 귀하던 시절의 물건이니 이 온도조건을 만족하는 군용 전자제품은 거의 구하기 불가능했지요(더불어 보통 상용제품은 온도스펙에 쓰여있는 극한온도에서 정말 굴려보면 대부분 확률이 뽑기가 되어버립니다. 해당 한계 온도에서 100% 버티는것이 아니라 어떤건 버티고, 어떤건 못 버티고 이런식이지요. 하지만 군용은 100% 버텨야 합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은 온도센서+히터를 다는 것입니다. USB 메모리에 온도센서를 달아 특정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USB 전원을 이용, 히터가 작동하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지요.

 

그 다음은 진동/충격문제. 내부의 민감한 메모리가 진동/충격에 버티려면 완충재가 필요하므로 스폰지 같은, 폼 형태의 완충재를 넣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완충재를 넣을 수 없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히터를 넣었기 때문이지요. 즉 폼 자체가 단열재 역할을 해버리면 열이 고루 전달되지 않고 일정 부분만 뜨거워지거나, 심하면 완충재가 타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충효과가 있으면서도 열전달이 잘되는 특수한 완충재를 써야 했지요.

 

그리고 케이스. 당연히 일반 플라스틱 케이스는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완충재나 온도센서 등을 넣었기 때문에 상용케이스는 쓸 수도 없고요. 결국 신규 케이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4G 포병용 USB 메모리의 생산수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상용 USB야 수 천, 수 만개를 만들지만 군용은 잘해봐야 백 단위입니다. 그렇기에 대량생산에 적합한 프레스 공법등으로 만들지 못하고, 전부 금속판재를 직접 깎아서 가공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면 가공비가 추가되어서 알루미늄 케이스만 10여만원이 넘어갑니다(프레스 공법을 사용하려면 찍어 눌렀을 때 형상을 만들어주는 금형이 필요한데, 이 금형값이 수 백만원이 넘어가므로 소량 생산시에는 직접 깎아서 가공하는 방법이 더 쌉니다).

 

 

물론 개발자들도 USB 메모리 하나(물론 당시 기준으로 용량은 꽤 큰편이지만)에 이렇게 거창한 시스템이 들어가야 하는가?로 고민하였습니다. 하지만 군 입장에서는 '그럼 스펙을 낮추자.'라는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결국 저렇게 비싼 USB 메모리가 탄생한 것이지요.....

 

사실 요즈음 COTS다 뭐다 해서 특히 전자부품들은 별도의 군용부품을 쓰는 대신 상용부품을 써서 가격을 낮추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이지만, 군 스펙이란 것이 항상 워낙 높다보니 내부 부품은 상용부품을 써도, 그것이 군용스펙에서도 견디도록 하다보면 저런 웃지못할 일도 발생합니다....

댓글 65

  • best 관대한 2011-09-23 추천 9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의문은

    1. 우선 국군 요구사양이 제대로 된것인지 아니면 어처구니 없는 오버스펙인지가 중요한데
    그 판단에 앞서 우리나라 보다 훨씬 추운곳에서 작전하는
    러시아 군, 스웨덴 군 혹은 알라스카 주둔 미군이 사용하는 USB는 히터가 달려있는지 궁금하고요

    2. 만약 북방의 추운 지역에서 작전하는 군대에서 히터 달린 USB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외국에서 사용하는 USB를 수입하는 대신 직접 소량 생산하는 것이 무슨 장점이 있는지???

    USB가 국산화를 해야만 하는 특수한 사정 - 금수 품목이라거나, 하이테크 제품-은 아닐테고
    수입품은 국산보다 더 비싼지???

    3. 반드시 그런 혹한에 동작되어야 하는가???
    품속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천이나 장갑으로 둘러 싸서 사용하면 안되나?


    4.국군이 사용하는 PC나 노트북은 그런 혹한에서 동작되는가? 히터가 내장되어 있는가?
    제가 군 복무 하던 시절의 PC나 노트북에서 히터 같은 것은 없었는데 요즘 사정은 모르겠네요.

    ^^

  • 天馬之羽 2011-09-24 추천 0

    에혀... ㅠㅠ

    댓글의 댓글

    등록
  • 박대리 2011-09-24 추천 2

    보통 상식적으로 굿필링님 같은 생각을 합니다.그런데 군용장비가 얼마나 유리장비인걸 아셔야 되요.K1전차의 경우 일일정비부터 주간 월간등 별놈의 정비주기가 다 있다는데 그게 연간 800킬로씩 움직여서 9,600킬로 타면 분해조립하라는 겁니다.그런데 현대트럭이요?



    무상 보증이 20만킬로입니다.애시당초 잘 퍼지지를 않아요?군 운용환경이 터프할 것 같은가요?가령 인제에 있는 부대에서 K511을 운용한다고 치죠.인제에서 토목공사하면 무슨 트럭으로 하나요?거기는 현대 덤프 안쓰고 리어카로 작업합니까?똑같은 4계절 다 겪고 토목현장 특히 아예 도로가 없는 노천광산이나 간척지에서 쓰라고 만든 굴절트럭같은 경우 K511은 움직이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수십톤씩 흙지어 나르라고 만든 물건인데요.

    댓글의 댓글

    등록
  • 안승현 2011-09-24 추천 0

    굿필링님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요...

    그런 비유는 마치 비행기 조종이 전자식보다 유압식이 더 좋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정비는 유압식이 편리할지 몰라도 전투효용성은 전자식이 월등하죠.

    이미 시대적 조류과 기술이 넘어가는 시기 입니다. 비교할수 있는 수준이 아니죠.

    댓글의 댓글

    등록
  • ROKISTHEBEST 2011-09-24 추천 0

    차량용 상용 부품 1만2천원 / 군납 10만원

    첨에는 황당했는데 물어보니 납득이 가더이다. 왜 10만원이 나오는지~

    댓글의 댓글

    등록
  • ROKISTHEBEST 2011-09-24 추천 0

    k-200에 쓰이는 엔진이 상용은 맞는데요, 1200마력까지 안올리고 극한 상황에서의 내구성을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지 않았죠.

    렐리카 엔진이 전차에 쓰이면 개그죠.

    댓글의 댓글

    등록
  • 안승현 2011-09-24 추천 0

    군용엔진과 상용엔진에 차이는 간단합니다.

    소형대출력 엔진 - 고가, 주로 군에서 애용
    일반 대량생산엔진 - 저가, 주로 상업용으로 이용


    비행기만 해도 전투기에 쓰일수 있는 소형대출력엔진 기술을 가진 나라는 별로 없죠.
    이거 없거나 수입못하면 대만의 경국처럼 전투기에 저출력 상용엔진 써야 하는거구요.


    전차류 엔진도 마찬가지.. 우리가 데드카피중인 K-2전차용 MTU-883는 대포ㅤㅈㅕㄱ인 컴팩트 대출력 엔진이죠. 이 사이즈로 1500마력 내는건 일반 트럭엔진류 가지곤 택도 없죠.
    2차대전중에 상용엔진 5개 붙인 셔먼이 있었는데... 그래서 엔진룸 크기도 컸고 더 길었죠. (그때는 워낙 수요를 따라가기 위한 궁여지책이였으니 어쩔수 없지만서도요.)

    배도 마찬가지..
    일반항해시엔 상용 디젤엔진 쓰지만... 고속낼때를 위해서 가스터빈 엔진을 하나 더 올리죠.

    댓글의 댓글

    등록
  • 박대리 2011-09-24 추천 1

    굿필링님 지금 K200,K21에 다는 엔진들이 다 대우계열 버스나 덤프트럭에 달리는 엔진입니다.군용이라고 특별히 처리된 게 아닙니다.그리고 랠리 환경을 생각해보셨나요?물론 정비트럭은 따라갑니다.그런데 군에서 전쟁시에 정비부대가 안따라 다니나요?사막에서 하루종일 무지막지한 스피드를 내고 들어온 트럭들이 야간 정비받고 다음날 또 무지막지한 랠리에 나가고 그런걸 10,000킬로 넘게 합니다.사막에서 랠리끝나고 그냥 정비받지 특별한 정비시설에 들어가는게 아닙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굿필링 2011-09-24 추천 0

    볼보/스카니아같은 성능 좋은 사용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도 분명 '개마고원'같은 곳에서 잘 굴러갈 겁니다.
    '평시'에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시'라면 상황이 어떨까요? 과연 평시에 발휘됐던 신뢰도를 보여줄까요?

    혹은 그 신뢰도를 못보여줬다면 쉽게 정비는 가능 할 까요?
    기계는 복잡한 만큼 그 정비와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 소요되는 인력(맨 파워)는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트럭같은 단순 기동 장비마저 '일단 문제가 생기면 엔진부터 바꾸자'라고 할 만큼 예비 엔진을 일선 부대가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파워팩화 시키는 것은 결국 '별도의 군용 엔진'을 만드는 것과 차이점이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

    상용보다는 힘이 떨어지고, 조금 투박할 수 있지만, '적은 인력'이 '최소한의 장비와 시간'안에 '어떤 환경 속에서도' 유지 보수가 가능한 장비가 아닐까요?

    박대리님이 예로 드신 상용 장비들이 과연 아무것도 없는 개마고원에서 엔진이 퍼졌을 때 복귀가 가능 할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같이 욕하는 K511이라면 기름이 있고 엔진룸 완파가 아니라면 100% 복귀 하겠지요. 군에서 요구하는 신뢰성 있는 장비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우리가 돈이 많은 나라라면 그냥 장비를 파기하라고 하겠지만 말입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 ROKISTHEBEST 2011-09-24 추천 2

    전차용 엔진이 상용이자 군용입니다. 매번 얘기해도 안 듣지만. mtu 전차엔진이 선박에 쓰이고 기차에 쓰이고 그게 바로 상용이자 군용입니다.

    k-200엔진이 군용이자 상용입니다.

    뭐 백번 말해도 그자리지만~

    댓글의 댓글

    등록
  • 박대리 2011-09-24 추천 3

    제가 그러니까 우리나라 밀매들의 잘못된 생각을 얘기하는 겁니다.톤/마력만 최고인줄 알고 아직도 톤당 30마력이니 1,500마력이니 하는 거고 그런것 때문에 장군 할아버지들이 요즘 세상에 1,500마력짜리 엔진을 개발하죠.제가 위에 예를 들어드렸죠.K200엔진이 280마력이었는데 스트로크가 좀 길어졌지만 똑같은 2,300RPM에서 1,200마력나온다고요.


    사실 핵심적인건 토크 특성인데 요즘도 시내에서만 차를 타는 사람들은 DOHC별로 안좋아 합니다.DOHC가 출력은 높은데 그 출력이 나오는 환경이 레드존 바로 앞이거든요.시내에서 6,000RPM밟을 일이 없다는 겁니다.SOHC엔진은 출력은 좀 낮아도 저RPM토크가 좋고 그래서 시내에서 출발때나 추월가속이 쉽읍니다.그래서 킥다운 안해도 좋으니 그런 차를 좋아하죠.물론 이걸 기술적으로 보완한 엔진이 나오는 데 그 얘기는 나중에 하죠.


    제가 얘를 든 엔진들이 기갑장비에서 요구하는 0-32킬로 가속을 할때 최적인 엔진들입니다.(기갑장비들은 서스펜션이 후져서 고속을 낼 수도 없읍니다.)압도적으로 토크가 높고 저RM에서 고RPM까지 플랫형태로 나옵니다.

    댓글의 댓글

    등록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