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2.1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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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항공기 동체

항공기술의 ABC(2)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중요한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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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바라본 보잉 737 여객기. 동체를 중심으로 기체가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cc) Adrian Pingstone at wikimedia.org>

무거운 항공기를 하늘로 떠오르게 하는 힘(lift)은 날개(wing)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항공기의 날개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도록 얇게 만들어져 있으며, 주익(main wing)의 내부는 비행하는 데 필요한 연료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주익은 항공기가 비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작 승무원, 승객이나 화물은 날개에 태우기가 매우 어렵다. 이처럼 항공기의 날개에는 사람이 탈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여객기처럼 사람은 날개가 아닌 동체(fuselage)에 탑승한다.

동체는 항공기의 중심이 되는 뼈대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하늘을 날아야 하므로 날개가 매우 중요하지만,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계장치라는 점에서 승객의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동체(객실)가 제일 중요하다.

실제로 여객기의 모습을 위에서 보면 동체가 항공기의 중심 뼈대를 이루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으며, 동물에 비유한다면 척추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여객기와 같은 대형 항공기에서 커다란 주익은 동체의 좌우측에 단단히 결합되어 있는데, 만일 동체가 없다면 주익이 의지할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항공기의 자세를 조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익(empennage) 역시 동체에 결합되어 있다.

또한 동체는 승무원과 승객, 화물을 싣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큰 동체를 하늘에 띄우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항공기가 비행할 때 항공기를 하늘로 들어 올리는 힘(lift: 양력), 항공기의 중량(weight), 항공기가 전진하는 힘(thrust: 추력),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항력(drag) 등 네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비행 중 항공기에 작용하는 네 가지 힘 <출처: Public Domain>

항공기가 고속으로 비행하려고 할 때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바로 항력이다. 항공기는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에 의존하여 하늘을 비행하지만 양력을 발생시키는 공기(air) 자체는 반대로 항공기의 몸통에 의해서 항력이 발생한다. 이처럼 항력은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몸집이 큰 동체에서 주로 발생한다. 날개의 경우에는 항력과 양력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항력을 줄이고 양력이 크게 발생하도록 설계하지만, 동체의 경우에는 양력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항력만 발생한다. 그러나 사람이 날개 속에 탑승하려면 날개를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항공기 설계상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오늘날 대부분의 항공기는 동체 내부에 사람이나 화물을 태우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항공기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쾌적하고 넓은 공간을 요구하는 승객의 요구와 반대로 항력이 적게 발생하도록 동체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모순 속에서 최적의 설계를 진행한다.


동체의 등장

동체는 승무원과 승객, 화물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연료까지 실어야 하는 구조물로서, 크기가 클수록 많은 승객과 화물을 실을 수 있겠지만 무작정 크게 설계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항공기의 크기와 중량, 특성에 맞추어 가장 적당한 크기를 결정한다.

인류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가 제작한 플라이어 1호(Flyer I)는 복엽기(biplane)로 주익이 아래위로 설치되었고,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주익 위에 걸터앉았다. 당시의 항공기는 오늘날 항공기와 같은 동체가 없었고 조종사와 승객은 그대로 노출된 채로 위험한 비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 <출처: (cc) Andrew Thomas at wikimedia.org>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항공기는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기를 꺼려했다. 실제로 미 육군에서 라이트 형제의 항공기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파견한 토머스 셀프리지(Thomas Selfridge) 중위는 오빌 라이트(Orville Wright)가 조종하는 항공기에 승객으로 탑승했다가 추락사고가 발생하여 사망했다.

실제로 조종사가 공중에 그대로 노출되면 항력이 많이 발생하여 고속비행을 하는 데 불리하며 안전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이처럼 동체가 없는 항공기가 위험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루이 블레리오(Louis Blériot)는 조종사가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방향을 조종하는 날개를 앞쪽에서 뒤쪽으로 옮긴 새로운 항공기를 개발하여 비행에 성공했다.

블레리오 XI 단엽기 <출처: (cc) J. Klank at wikimedia.org>

블레리오가 개발한 항공기의 형태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을 만큼 혁신적이었으며 비행 조종이 쉬운 장점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의 성능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블레리오가 개발한 항공기처럼 동체의 내부에 탑승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동체의 구조

블레리오가 개발한 항공기 이후 동체와 날개가 결합된 항공기 설계가 정립되었다. 1920년대까지 항공기 뼈대는 주로 나무를 사용해 제작했으며, 나무 뼈대의 외부를 대부분 두꺼운 헝겊(canvas)으로 덮는 방식을 사용했다. 당시 항공기의 동체는 나무 뼈대를 서로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해 제작했는데, 이는 건축이나 토목공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구조물 설계 방식으로, 이러한 동체 구조를 트러스 구조(truss structure)라고 한다. 트러스 구조는 모든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견딜 수 있어 매우 튼튼하지만, 구조물이 복잡하고 무겁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벨(Bell) 47 헬기의 트러스 구조 <출처: (cc) Peter Bakema at wikimedia.org>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에 들어서 항공기 제작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항공기가 등장하여 빠른 속도 성능을 과시했다. 1928년에 미국 록히드 에어크래프트(Lockheed Aircraft) 사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인 잭 노스롭(John Knudsen Jack Northrop)과 제라드 벌티(Gerard Vultee)가 설계한 베가(Vega) 여객기는 독특한 방법으로 동체를 제작하여 항공기의 중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여 주목을 받았다. 베가 여객기는 원통으로 만든 나무 동체에 고출력 엔진을 장착하여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었으며, 동체의 내부 객실(cabin)이 넓어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알루미늄판으로 음료수캔을 만들 듯이 재료를 원통으로 휘어서 동체를 완전히 일체형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노코크(monocoque)라고 한다.

모노코크 구조로 제작된 록히드 에어크래프트의 베가 여객기 <출처: (cc) Bill Larkins at wikimedia.org>

그러나 나무나 금속으로 제작하는 모노코크 구조는 무게가 가벼운 대신 구조물의 강도가 약하여 대형 항공기를 제작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금속보다 가볍고 단단한 복합소재가 등장하면서 모노코크 구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복합소재는 가벼울 뿐만 아니라 가로와 세로로 엮은 섬유를 가공하여 금속보다 더 단단하며 중간에 무게를 지지하는 뼈대가 없어도 충분히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복합소재의 특성을 활용하여 동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한 항공기가 바로 보잉 787 드림라이너(Boeing 787 Dreamliner) 여객기다. 최근 복합소재가 등장하면서 모노코크 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복합소재 제작은 제작기술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직 대부분의 항공기에 적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복합소재로 제작된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의 동체 <출처: 보잉(Boeing)>

구조적으로 튼튼하지만 무거운 트러스 구조와 가볍지만 구조적으로 약한 모노코크 구조의 장단점을 결합하여 등장한 동체의 제작 방법이 바로 세미 모노코크(semi-monocoque)다. 세미 모노코크 구조는 모노코크에 해당하는 항공기의 외피(skin)만으로는 충분한 강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외피의 안쪽에 뼈대(frame)로 보강한 방식으로, 더글러스(Douglas) DC-2, DC-3 여객기에 적용되어 튼튼하며 가벼운 설계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1930년대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신형 항공기는 대부분 세미 모노코크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세미 모노코크 방식은 현재까지 일반적인 항공기 설계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미 모노코크 구조로 제작한 여객기 동체의 내부 <출처: (cc) Sovxx at wikimedia.org>
세미 모노코크 구조로 제작된 더글러스 DC-3 여객기 <출처: (cc) Towpilot at wikimedia.org>

동체의 재료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동력 항공기를 제작한 이후 초창기의 항공기는 대부분 나무로 제작되었다. 나무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며 원하는 모양으로 쉽게 가공할 수 있어 많이 사용되었다.

강철을 사용하면 좀 더 튼튼하게 제작할 수 있지만 무거운 것이 단점이어서 항공기 제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한편 알루미늄은 같은 부피의 강철 무게의 3분의 1에 불과할 정도 가볍지만 강도가 약한 것이 단점이다. 1906년 독일의 알프레트 빌름(Alfred Wilm)은 알루미늄에 구리와 마그네슘(magnesium)을 첨가해 단단하게 만든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duralumin)을 발명했는데, 두랄루민은 가볍고 단단해 항공기 재료로 각광을 받았다. 두랄루민이 등장하면서 종전의 나무로 제작하던 항공기에 금속 재료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금속으로만 제작한 항공기로 독일의 융커스(Junkers) F.13 여객기가 1919년에 등장했다.

100% 금속으로만 제작된 융커스 F.13 여객기 <출처: (cc) Marc Lacoste at wikimedia.org>

두랄루민이 항공기의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세미 모노코크 방식이 가장 적합한 구조물 설계로 사용되었으며, 이러한 항공기 설계 방식은 현재까지 대부분의 항공기에 적용되고 있다.


동체의 내부

사람과 화물을 싣는 항공기의 동체는 비행 중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을 이겨내기 위해서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구조로 설계된다. 일반적으로 오늘날 여객기 동체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원형 단면 구조는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튼튼하고 합리적인 구조다. 항공기가 이륙하여 높은 고도를 비행하면 지상보다 공기가 옅어지면서 공기의 압력이 감소한다. 옅은 공기에서는 사람이 제대로 호흡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체의 내부는 지상과 비슷한 공기압력을 유지하는 장비를 사용한다. 이렇게 항공기의 내부 압력을 지상과 비슷하게 조절하면 외부 공기의 압력보다 높기 때문에 항공기의 내부에서 외부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한다. 이러한 압력은 항공기의 외피(skin)에 큰 힘으로 작용하는데,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동체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항공기 내부에서 외부로 작용하는 압력은 바깥 방향으로 균등하게 작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원형 단면으로 설계할 때 가장 큰 압력에 견딜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최신 여객기의 단면은 주로 원형을 많이 사용한다.

에어버스 A300 여객기 동체의 원형 단면 <출처: (cc) Asiir at wikimedia.org>

대부분 여객기는 객실(cabin)의 바닥 위쪽에 승객이 탑승하며 객실의 아래쪽에는 주로 화물칸을 설치하여 승객의 수하물이나 위탁화물을 적재한다. 비행 중 승객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주방시설(galley)이나 승객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주로 객실에 설치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객실 내부에 설치할 공간이 부족할 경우 바닥면 아래의 공간에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승객에게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객기의 경우, 바닥면 아래의 공간에 승객 전용 라운지(lounge)를 설치하기도 한다.

객실 아래에 설치된 록히드 L-1011 여객기의 라운지 <출처: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그러나 항공기의 용도에 따라서 동체를 1층이 아니라 2층 구조로 설계하기도 한다. 보잉 377 여객기는 독특하게 2층 구조로 설계해 넓은 객실 내부 공간을 확보하여 인기를 모았다. 보잉 377 여객기에 이어 2층 구조를 이어받은 보잉 747 여객기는 화물기로도 적합하여 현재까지도 화물기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에어버스 A380 여객기도 2층 구조의 객실을 가지고 있는데, 2층의 일부만 객실로 사용하는 보잉 747 여객기와 달리 2층 전체를 객실로 사용하는 초대형 여객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2층 구조로 설계하려면 완전한 원형 단면이 아닌 약간 타원형이 적합하다.

에어버스 A380 여객기의 2층 구조로 된 동체 <출처: airsoc.com>

군용 수송기의 동체

공군에서 사용하는 수송기는 민간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나 화물을 수송하는 데 사용하는 항공기다. 안전한 비행항로를 이용하는 민간 여객기와 달리, 군사작전에 사용하는 군용 수송기는 임무에 적합하도록 특별하게 설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군용 수송기의 경우에도 동체의 구조는 여객기와 비슷하며 원형 단면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보잉 C-17A 수송기의 화물실 <출처: 미 국방부>

그리고 군용 수송기는 객실과 화물실이 분리되어 있는 여객기와 달리 화물실을 하나로 합친 형태가 대부분이다. 한편 군용 수송기는 화물이나 차량을 신속하게 탑재하고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동체의 뒷부분에 경사로(ramp)를 설치하여 비행 중에도 문을 열고 화물을 투하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 C-130 수송기의 램프 <출처: 미 공군>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큰 군용 수송기로 주목을 받은 록히드 C-5 갤럭시(Galxaxy) 수송기는 100톤이 넘는 대량 화물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엄청난 적재량으로 유명하다. 대량의 화물을 신속하게 싣고 내릴 수 있도록 록히드 C-5 수송기는 동체 내부 화물실의 앞쪽과 뒤쪽에 모두 출입구를 설치했으며, 인원과 화물을 가득 적재할 때 탑승하는 인원이 앉을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 대비하여 인원이 탑승하는 2층 객실을 별도로 설치했다.

록히드 C-5 갤럭시 수송기 <출처: 미 공군 홈페이지>

전익기와 리프팅 바디

승객과 화물을 싣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체는 공기역학 측면에서 볼 때 공기저항만 발생시키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동체를 없애고 날개만 있는 항공기를 전익기(全翼機, flying Wing)라고 한다. 공기저항(항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양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이상적인 항공기라고 여겨지는 전익기는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비행할 때 방향 제어가 불안정한 단점이 있어서 실용화가 어려웠다. 최근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불안정한 비행 제어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수정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B-2 폭격기가 등장했다.

동체 없이 거대한 날개로만 된 B-2 폭격기 <출처 : 미 공군 홈페이지>

그리고 전익기와 정반대로 날개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양력이 발생할 수 있는 형태로 동체를 제작한 항공기를 리프팅 바디(lifting body)라고 한다. 리프팅 바디는 우주개발을 담당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에서 일단 우주로 발사한 다음 지구로 귀환이 가능한 비행체를 개발하려는 목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 실제 비행시험을 진행하면서 얻은 결과는 나중에 우주왕복선(Space Shuttle)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M2-F1 리프팅 바디 항공기 <출처: NASA 홈페이지>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