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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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항공기 날개와 조종

항공기술의 ABC(3) 항공기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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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동으로 와류가 형성된 F-22 주익의 모습 <출처: 미 공군>

공기가 하늘을 날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바로 날개(wing)다. 특히 양력이 발생하는 주익(main wing)이 매우 중요하다. 주익은 동체와 연결되어 있는데 동체에 설치된 위치에 따라 고익, 견익, 중익, 저익 배치로 구분할 수 있다.

고익(高翼, high wing) 배치는 동체의 윗부분에 주익을 살짝 얹어놓는 방식으로 동체의 중량을 버티는 구조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주익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주로 수송기에 많이 사용하며 주익 자체는 좌우가 하나의 구조물로 연결되어 있어 매우 튼튼하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고익 배치 <출처: (cc) Steelpillow at wikimedia.org>

견익(肩翼, shoulder wing) 배치는 좌우로 분리된 주익을 동체의 윗부분에 따로 부착하는 방법으로 경량 항공기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익 배치에 비해 공기의 저항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주익을 고정하는 구조물이 동체를 관통하는 단점이 있다.

견익 배치 <출처: (cc) Steelpillow at wikimedia.org>

중익(中翼, mid wing) 배치는 주익 자체가 동체의 중간을 완전히 관통하는 방법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펠러 항공기에 많이 사용했던 방식이다. 구조적으로 주익과 동체를 튼튼하게 결합할 수 있고 다른 주익 배치와 비교할 때 비행조종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체를 관통하는 구조물 때문에 동체 내부의 사용 가능한 공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중익 배치 <출처: (cc) Steelpillow at wikimedia.org>

저익(低翼, low wing) 배치는 좌우로 연결된 주익의 위에 동체를 살짝 얹어놓은 방법으로 기체 설계가 간단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어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와 여객기에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저익 배치 <출처: (cc) Steelpillow at wikimedia.org>

주익과 더불어 항공기를 조종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익(尾翼, empennage)은 주로 동체의 뒷부분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는 처음으로 플라이어 I(Flyer I) 항공기를 발명했을 때 주익의 앞쪽에 미익을 설치했다.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I <출처: (cc) Andrew Thomas at wikimedia.org>

미익을 주익의 앞쪽에 설치하면 조종사가 비행 조작을 할 때 빠르게 반응하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조금만 과도하게 조작해도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라이트 형제가 개발한 항공기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이러한 원리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손수레나 카트(cart)를 앞쪽으로 밀고 갈 때보다는 손수레나 카트를 자신의 뒤에 놓고 끌고 가는 편이 방향을 조종하기 편리한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주익의 앞쪽에 미익을 설치하는 방식을 선미익(先尾翼) 방식이라고 하는데, 선미익 방식은 사람이 직접 조종하기에는 위험하다. 1910년대에 제작하는 항공기는 미익을 동체의 뒤쪽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바뀌었으며, 이에 따라 항공기 조종이 편리해졌고 점차 증가하는 속도에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항공기는 선미익 방식을 사용하지 않지만 전투기와 같이 의도적으로 불안정하게 설계하는 항공기에 선미익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불안정한 항공기를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행제어 컴퓨터(flight control computer)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미익 방식을 사용하는 유로파이터 타이푼(Erofighter Tyhoon) 전투기 <출처: 영국 국방부>

그리고 일부 특수한 민간 항공기에서도 선미익 방식을 사용하는데, 오늘날의 항공기는 고성능 컴퓨터로 조종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선미익 방식의 민간 항공기 피아지오 P.180 아반티(Piaggio P.180 Avanti) <출처: (cc) Tibboh at wikimedia.org>

미익의 형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객기에서 볼 수 있는 표준적인 방식 이외에도 V자형 방식(V-tail), T자형 방식(T-tail)도 있으며 B-2 폭격기와 같이 미익이 없는 무미익 항공기도 있다. 다만 무미익 항공기는 조종사의 기술로는 자세를 조종하기가 매우 힘들며 컴퓨터의 도움이 필요하다.

V자형 미익을 가진 민간 항공기 비치크래프트 보난자(Beechcraft Bonanza) <출처: (cc) Bill Larkins at wikimedia.org>
T자형 미익을 가진 더글러스(Douglas) DC-9 여객기 <출처: (cc) Cory W. Watts at wikimedia.org>

미익이 없는 항공기인 B-2 폭격기 <출처: 미 공군>

무거운 항공기가 하늘로 떠오르게 하는 힘이 바로 양력(揚力, lift)이다. 그러나 양력은 말 그대로 항공기가 하늘에 떠 있도록 받쳐주는 힘에 불과하며 그 자체로는 항공기의 비행 방향과 자세를 바꾸지는 못한다. 항공기가 떠오르고(상승), 내려가고(하강),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고(좌선회),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는(우선회) 등 여러 가지 비행조종은 양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비행할 때 항공기에 작용하는 네 가지 힘. 시계 방향으로 양력(lift), 추력(thrust), 중력(weight), 항력(drag) <출처 : NASA 홈페이지>

항공기가 비행할 때 항상 네 가지 힘[양력(lift), 항력(drag), 중력(weight), 추력(thrust)]이 동시에 작용하며 조종사는 이 네 가지 힘을 적절히 조절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자세로 조종한다. 이때 항공기가 진행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전후방향(前後方向) 축(longitudinal axis), 좌우방향(左右方向) 축(lateral axis), 상하방향(上下方向) 축(normal axis) 등 세 가지 축을 설정할 수 있다.

항공기에 작용하는 3개의 축과 비행조종 <출처: Partick at pilotpatrick.com>

항공기를 조종하기 위해 보조익(補助翼, aileron), 승강타(昇降舵, elevator), 방향타(方向舵, rudder) 등 세 가지 조종면(control surface)이 설치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보조익은 항공기 주익(主翼, main wing)의 바깥쪽에 설치되어 있다. 승강타와 방향타는 기체 구조를 감안할 때 주익에 설치하기 어려우며 주로 항공기 동체 뒤쪽의 꼬리날개(尾翼, empennage)에 설치한다. 수평방향의 꼬리날개[수평미익(水平尾翼)]에 설치하는 조종면을 승강타(elevator)라고 하며, 수직방향의 꼬리날개[수직미익(垂直尾翼)]에 설치하는 조종면을 방향타(rudder)라고 한다.

보조익, 승강타, 방향타 위치 <출처: NASA 홈페이지>

고정익 항공기(fixed wing aircraft)의 조종사는 보조익, 승강타, 방향타 등 세 가지 조종면을 사용하여 수직방향, 수평방향, 상하방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항공기를 조종한다.

주익에 있는 보조익(aileron)을 조종하면 항공기가 전체적으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게 되는데, 이러한 운동을 롤(roll)이라고 한다.

보조익 작용 <출처: NASA 홈페이지>
롤(roll) 운동 <출처: NASA 홈페이지>

승강타를 조종하면 항공기의 앞쪽[기수(機首)]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러한 운동을 피치(pitch)라고 한다. 승강타를 조종하면 항공기가 상승하거나 하강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

승강타 작용 <출처 : NASA 홈페이지>
피치(pitch) 운동 <출처: NASA 홈페이지>

방향타를 사용하면 항공기의 기수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비행방향이 바뀌는데 이러한 운동을 요(yaw)라고 한다. 그러나 고속으로 비행할 때 방향타만 조작하면 계속 전진하는 힘[관성(慣性, inertial force)]이 작용하여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수만 돌린 채로 그대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항공기의 방향을 변경할 때 방향타와 함께 보조익을 사용하여 기체를 전체적으로 기울이면서 조종한다.

요(yaw) 운동 <출처: NASA 홈페이지>

항공기의 양력은 주로 주익에서 발생하는데 같은 항공기라고 해도 비행속도가 빠를수록 양력이 많이 발생하며, 이착륙하는 경우처럼 속도가 줄어들면 양력도 줄어든다. 이륙할 때는 승객과 화물, 연료를 가득 싣고 하늘로 떠올라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큰 양력이 필요하며 충분한 속도까지 가속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륙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내려면 매우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공항의 활주로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 순간적으로 큰 양력이 발생하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바로 플랩(flap)이다. 일반적으로 여객기에는 주익의 앞쪽[앞전(leading edge)]과 뒤쪽[뒷전(trailing edge)]에 플랩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착륙할 때 비행속도가 줄어들면 플랩을 내려서 양력을 증가시킨다. 다만 플랩을 내리면 공기저항도 증가하기 때문에 플랩을 사용하고 나면 원래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항공기에 따라서는 뒷전에만 플랩을 설치하고 앞전에는 플랩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익의 플랩을 내린 보잉 737-800 여객기 <출처: (cc) AlexHe34 at wikimedia.org>

여객기에 탑승하면 착륙할 때 플랩이 내려가면서 주익 윗면의 작은 날개가 올라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때 올라오는 장치를 스포일러(spoiler)라고 한다. 스포일러를 비행 중에 작동하면 저항이 발생하면서 속도와 양력이 모두 줄어든다. 그냥 보기에는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는 스피드 브레이크(speed brake)와 비슷하지만, 스피드 브레이크는 양력은 유지하면서 속도만 줄이는 데 비해, 스포일러는 주익의 양력 발생을 방해하면서 속도와 양력을 동시에 줄인다. 대부분의 여객기는 비행 중에 특별한 경우에만 스포일러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착륙할 때에는 활주로에 접지한 다음 스포일러를 열어 스피드 브레이크로 사용하기도 한다.

스포일러가 작동 중인 에어버스 A320 여객기 <출처: Annom at wikimedia.org>
스피드 브레이크를 열고 착륙하는 F-15 전투기 <출처: 미 공군 홈페이지>

항공기의 보조익과 플랩은 대부분 분리되어 있는데, F-16 전투기의 경우 보조익과 플랩이 하나로 합쳐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조익과 플랩을 하나로 합친 것을 플래퍼론(flaperon)이라고 하며 공기의 저항을 줄여 전투기의 성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정상적으로 비행할 때 플래퍼론은 보조익으로 작동하며 이착륙할 때에는 좌우 모두 아래로 내려가면서 플랩으로 작동한다. 다만 이착륙할 때에는 보조익이 없어지므로 수평미익을 사용하여 보조익을 대신한다.

주익의 플래퍼론을 내린 F-16 전투기 <출처: 미 공군 홈페이지>

한편 항공기가 저속으로 비행할 때 수평미익에 설치한 승강타를 사용하여 충분하게 상승, 하강을 조종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가 점차 증가해 초음속에 가까워지면 승강타만으로는 항공기를 충분히 조종할 수 없게 된다. 1940년대 후반에 제트 전투기를 개발할 때 이러한 현상을 미처 알지 못하여 많은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속으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상승, 하강을 충분히 조종할 수 있도록 승강타를 없애고 수평미익 전체가 움직이도록 만든 것을 스태빌레이터(stabilator)라고 한다.

스태빌레이터를 채택한 F-16 전투기 <출처 : Morio at wikimedia.org>

미 공군 F-86 전투기의 주익을 보면 주익의 앞전에 플랩과 비슷하지만 플랩처럼 아래로 꺾여 내려가지 않고 앞뒤로만 움직이는 장치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장치를 슬랫(slat)이라고 하는데, 슬랫은 고속으로 비행하면 뒤쪽으로 밀려가고 속도가 줄어들면 앞쪽으로 나온다. 슬랫은 전투기와 같이 공중에서 급격하게 기동할 때 일시적으로 양력을 잃고 실속(失速)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다.

F-86 전투기의 주익에 설치되어 있는 슬랫 <출처: ED Forums>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