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3)
#3.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영향을 미친 PMESII 요소
  • 조상근
  • 입력 : 2022.04.01 09:35
    전략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지도자의 결연한 의지이다. 러시아는 2월 24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정치 리더십, 국민 및 군을 분열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사이버전을 감행했다. 러시아가 유포한 거짓 정보 중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미 키이우를 탈출했다는 것이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같은 거짓 정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2월 26일 자신의 각료들과 함께 키이우 거리에서 러시아군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저항 의지는 더욱 강화되었고,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러시아군의 속전속결에 제동이 걸렸다. <https://www.washingtonpost.com/outlook/2022/03/01/president-zelenskys-leadership-ukraines-resistance-is-testament-democracy/>
    전략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지도자의 결연한 의지이다. 러시아는 2월 24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정치 리더십, 국민 및 군을 분열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사이버전을 감행했다. 러시아가 유포한 거짓 정보 중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미 키이우를 탈출했다는 것이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같은 거짓 정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2월 26일 자신의 각료들과 함께 키이우 거리에서 러시아군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저항 의지는 더욱 강화되었고,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러시아군의 속전속결에 제동이 걸렸다.


    전쟁 흐름의 반전(Twist)

    2022년 2월 24일,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을 앞세운 러시아는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속전속결을 예상했지만 전장의 불확실성은 우크라이나의 편에 섰다. 러시아는 3단계로 구성된 ‘Special Military Operation’을 3월 6일까지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후 ‘우-러 전쟁’)은 장기·소모전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 독일 빌트(Build)는 2021년 12월 초 러시아가 3단계 작전으로 우크라이나 대부분을 석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러시아의 최초 작전계획은 2022년 3월 6일까지 우크라이나의 주요 거점을 점령하여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출처: https://crimea.suspilne.media/en/news/6416>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 독일 빌트(Build)는 2021년 12월 초 러시아가 3단계 작전으로 우크라이나 대부분을 석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러시아의 최초 작전계획은 2022년 3월 6일까지 우크라이나의 주요 거점을 점령하여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출처: https://crimea.suspilne.media/en/news/6416>

    이와 같은 반전은 외교(Diplomacy), 정보(Information), 군사(Military) 및 경제(Economy)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보이지 않는 지지와 지원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실례로, 국제연합(UN)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러시아 제재에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전 세계 해커들은 러시아의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전개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실시했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경제 제재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DIME’ 노력이 결집되자 우크라이나의 전쟁수행능력은 강화되었고, 우크라이나는 국가 총력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국가 총력전은 정치(Politics), 군사(Military), 경제(Economy), 사회(Society), 정보(Information), 기반시설(Infrastructure)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진행된다.

    미군은 이것들을 전략 수립 시 평가 요소로 활용하고 있으며, 각각의 이니셜을 조합하여 ‘PMESII’ 요소로 부르고 있다. 전쟁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소가 ‘DIME’이라면 ‘PMESII’는 내부적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우크리아나가 수행한 전쟁을 ‘PMESII’ 요소별로 분석하는 것은 국가 총력전에 대비하는 국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미군은 일찍이 전략이나 군사 작전에 필요한 방책을 수립할 시 ‘PMESII’ 요소를 활용해왔다. 전쟁은 역사적으로 정치(P), 군사(M), 경제(E), 사회(S), 정보(I), 기반시설(I) 등 사회 구성 요소가 복합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출처: https://global-strategy.org/understanding-the-operational-environment-the-human-dimension/>
    미군은 일찍이 전략이나 군사 작전에 필요한 방책을 수립할 시 ‘PMESII’ 요소를 활용해왔다. 전쟁은 역사적으로 정치(P), 군사(M), 경제(E), 사회(S), 정보(I), 기반시설(I) 등 사회 구성 요소가 복합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출처: https://global-strategy.org/understanding-the-operational-environment-the-human-dimension/>



    우크라이나의 항전(抗戰)을 이끈 ‘PMESII’ 요소

    전략환경평가나 전쟁 분석에 사용되는 ‘PMESII’ 요소는 무궁무진(無窮無盡) 하다. 앞에서 강조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PMESII’ 요소는 ‘DIME’ 요소와 초연결 되어 있고, ‘PMESII’ 여섯 가지 요소도 상호 연계되어 복합체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국제사회의 ‘DIME’ 활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PMESII’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1. 정치(Politics)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침공을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전쟁의 정당성을 상실하여 국제적으로 고립되었고, 우크라이나는 정의의 전쟁을 수행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최전선이 된 것이다. 여기에 정치 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더해지자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들의 저항 의지는 러시아군의 강력한 기계화부대를 저지시켰다.

    그 중심에는 젤렌스키(Volodymyr Oleksandrovych Zelensky) 대통령이 있었다. 러시아군의 키이우(Kyiv)에 대한 포위 작전이 거세지자 미국 정부는 그에게 탈출을 제안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미 키이우를 탈출했다고 SNS를 통해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거리에서 자신의 관료들과 함께 끝까지 키이우에 남아 국민들과 항전하겠다는 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이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러시아의 거짓 정보를 무력화시켰다.

    미군은 일찍이 전략이나 군사 작전에 필요한 방책을 수립할 시 ‘PMESII’ 요소를 활용해왔다. 전쟁은 역사적으로 정치(P), 군사(M), 경제(E), 사회(S), 정보(I), 기반시설(I) 등 사회 구성 요소가 복합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출처: https://global-strategy.org/understanding-the-operational-environment-the-human-dimension/>

    또한, 젤렌스키는 전선 곳곳을 시찰하며 장병 및 시민들과 현장에서 소통했다. 그는 전투가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야전병원을 찾아 부상당한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했고, 장병들을 돕다가 다친 시민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그는 우크라이나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민들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이들에게 경의를 표했고, 이에 부상당한 장병과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아픈 현장에서 자신의 보훈 정신과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미군은 일찍이 전략이나 군사 작전에 필요한 방책을 수립할 시 ‘PMESII’ 요소를 활용해왔다. 전쟁은 역사적으로 정치(P), 군사(M), 경제(E), 사회(S), 정보(I), 기반시설(I) 등 사회 구성 요소가 복합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출처: https://global-strategy.org/understanding-the-operational-environment-the-human-dimension/>

    키이우의 시장이자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인 클리치코(Vitali Klitschko) 시장의 리더십도 빛났다. 그는 군복 차림으로 키이우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민심을 살폈고, 기관총 사격을 준비하는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함으로써 시민들의 항전을 독려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3월 16일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대응하여 프란치스코(Francis) 교황을 키이우에 초정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즉, 클리치코 시장은 전시에 시민군을 이끄는 지휘관으로 변신하여 정치 리더십이 아닌 전장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아닌 기관총사수로서 키이우 전선을 지키고 있는 클리치코 시장의 모습은 키이우 시민들의 항전 의식은 고취시켰다. <출처: instagram.com/vitaliyklitschko>
    시장이 아닌 기관총사수로서 키이우 전선을 지키고 있는 클리치코 시장의 모습은 키이우 시민들의 항전 의식은 고취시켰다. <출처: instagram.com/vitaliyklitschko>

    이렇듯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시장들은 야전 지휘관 못지않게 중요한 저항의 중심(Center of Gravity)이 되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방법을 동원했다. 러시아군은 3월 12일 우크라이나 멜리토플(Melitopol)의 시장인 이반 페드로프(Ivan Fedorov)를 납치한 것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SNS를 통해 국제사회에 알리고, 3월 16일 특수 작전을 통해 페드로프 시장을 구출했다. 이로 인해, 멜리토플은 러시아군에게 3월 3일 함락되었지만 시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졌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일부는 계속해서 북쪽으로 공격 작전을 전개하지 못하고 멜리토플의 안정화에 발이 묶이게 되었다.

    시장이 아닌 기관총사수로서 키이우 전선을 지키고 있는 클리치코 시장의 모습은 키이우 시민들의 항전 의식은 고취시켰다. <출처: instagram.com/vitaliyklitschko>

    2. 군사(Military)

    우크라이나의 인구 수는 4,400만 명이고, 25만 명의 정규군과 20만 명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세계 22위의 수준이나, 세계 2위의 강군인 러시아에게는 비할 바가 못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상대적 전력이 약함에도 강력한 기계화부대로 편성된 러시아군을 지치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는 우크라이나군이 구사하는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는 방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요 군사 강국의 싱크탱크와 군사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군 정예화와 국가 총력전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어렴풋이 그 실체를 다음과 같이 가시화할 수 있다.

    먼저,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미군, 나토군 등이 포함된 15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과 주기적으로 연합훈련(Joint Multinational Training Group-Ukraine, JMTG-U)을 실시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미군으로부터 도시지역에서의 전투 수행 방법을, 영국군으로부터 특수 작전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반면, 다국적군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러시아군의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 경험을 공유했다.

    시장이 아닌 기관총사수로서 키이우 전선을 지키고 있는 클리치코 시장의 모습은 키이우 시민들의 항전 의식은 고취시켰다. <출처: instagram.com/vitaliyklitschko>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정규군뿐만 아니라 예비군 정예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우크라이나 예비군은 다국적군과의 연합훈련(JMTG-U)에도 참가하고 있고, 2014년 돈바스 전쟁 참전 경험자들로 구성된 교관단으로부터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 기술을 교육받고 있다. 특이한 것은 키이우 지역의 예비군의 경우 민간 IT 전문가들로부터 드론으로 전장을 가시화하고 화력을 유도하는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것이다.

    드론 전문가로부터 드론 운용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키이우 지역 예비군의 모습 <출처: https://news.sky.com/story/ukraines-growing-reserve-army-getting-ready-amid-fears-of-russian-attack-12512270>
    드론 전문가로부터 드론 운용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키이우 지역 예비군의 모습 <출처: https://news.sky.com/story/ukraines-growing-reserve-army-getting-ready-amid-fears-of-russian-attack-12512270>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은 다국적군과의 주기적인 연합훈련을 통해 정규군뿐만 아니라 예비군도 정예화하고 있다. 특히, 예비군의 경우 드론을 활용한 전투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작지만 강한 군대(强小軍)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강력한 러시아군에 대항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군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 전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정규군이나 예비군에 속하지 않은 별도의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민간 드론부대와 IT부대가 대표적일 것이다.

    민간 드론부대는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민간 드론 기술자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되었고, 공중 정찰의 의미인 ‘아에로로즈비드카(Aerorozvidka)’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 지상 부대와 연계하여 다양한 형태의 근접전투를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드론을 활용하여 항공 정찰을 실시한 후 포병화력을 유도한다. 또한, 적외선이나 열영상 센서가 장착된 드론에 급조폭발물(IED)을 장착하여 러시아군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을 사냥하는 야간 작전에 나서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선견(先見) 능력은 강화되었고, 공중 영역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드론 전문가로부터 드론 운용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키이우 지역 예비군의 모습 <출처: https://news.sky.com/story/ukraines-growing-reserve-army-getting-ready-amid-fears-of-russian-attack-12512270>

    IT부대는 정부 주도로 민간의 IT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2월 27일에 창설되었다. 이후 국내 및 어나니머스(Anonymous)와 같은 국제 해커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연합 부대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들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격퇴하면서 러시아 및  벨라루스의 네트워크와 기반시설에 대한 해킹, DDoS 공격 등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사이버 영역에서 러시아를 압도할 수 있었다.

    드론 전문가로부터 드론 운용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키이우 지역 예비군의 모습 <출처: https://news.sky.com/story/ukraines-growing-reserve-army-getting-ready-amid-fears-of-russian-attack-12512270>

    이들은 민간 IT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운용되는 부대로 우크라이나군의 정식 편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및 군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사이버전과 드론전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은 민군융합형 구조를 띠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해외 거주자 16만 명과 국제 의용군 2만 명이 우크라이나로 집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가 총력전 측면에서 본다면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는 45만 명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3. 경제(Economy)

    경제적 측면에서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시 경제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 즉, 전쟁에서 필요한 수요를 적시 적절하게 공급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전시에는 도로, 철로, 항공로 등의 공급망이 차단되기 쉽기 때문에 전시 경제의 작동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와 같은 도전요소(Challenges)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17일 암호자산 합법화 법안에 서명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암호화폐 기부를 요청했고, 그 결과 3월 16일 현재 약 1,60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비용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게 되었고, 긴요 장비와 물자를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는 국제 암호자산 거래체계가 구축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월 27일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암호화폐에 대한 기부를 촉구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월 27일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암호화폐에 대한 기부를 촉구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고립하기 위해 포위 작전을 실시하자 우크라이나의 경제 네트워크는 차단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전 주요 도시에 방공호를 구축하고 일정 기간 의식주 해결이 가능하도록 비축 물자를 준비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3월 16일 인터뷰에서 키이우는 2주 동안 항전할 수 있는 비축 물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도시전투에 대비하여 비축 물자를 충분히 준비한 것이다.

    키이우의 방공호 모습 <출처: AP>
    키이우의 방공호 모습 <출처: AP>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투부대가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무기체계와 군수 물자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변화무쌍(變化無雙)한 전장 상황으로 인해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높은 러시아군의 유기 장비와 물자를 활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명 ‘트랙터부대’에 의해 유기된 러시아군 장비와 물자가 도시의 은·엄폐된 장소로 집결되면 ‘정비사 어벤저스(민간 정비공)’들이 정비하여 전투부대와 시민군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키이우의 방공호 모습 <출처: AP>

    4. 사회(Society)

    2014년 발발한 돈바스 전쟁의 결과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치욕적이었다. 제대로 된 저항 없이 크름 반도와 돈바스 지역 일부가 러시아의 실효 지배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와 같은 영토 상실이 친나토와 친러로 갈라진 국론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았고,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나라 전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같은 위기의식을 사회 곳곳에 투영하기 위해 전략적 소통(Strategic Communication)을 강화했다. 이것은 모병 광고에 잘 나타나있고, 여기에는 우크라이나가 처한 안보 위기와 자유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실제 국민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민들에게 러시아 위협의 실체를 알릴 수 있었고, 이들의 항재전장의식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키이우의 방공호 모습 <출처: AP>

    이와 같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재전장의식은 이번 전쟁에서 저항 의지로 발현되었다. 러시아군 기계화부대의 전진을 온몸으로 막아서는 시민의 모습이 SNS에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국가 동원령에 응하거나 목총을 들고 군사 훈련을 받는 모습도 노인들의 모습도 포착되었다.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 발발 직전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마리우폴(Mariupol)에서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79세의 콘스탄티노브스타(Valentyna Konstantynovska) 할머니의 모습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feb/19/ukraine-capital-is-caught-between-normality-and-horror-in-shadow-of-war-kiev-russia>
    전쟁 발발 직전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마리우폴(Mariupol)에서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79세의 콘스탄티노브스타(Valentyna Konstantynovska) 할머니의 모습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feb/19/ukraine-capital-is-caught-between-normality-and-horror-in-shadow-of-war-kiev-russia>

    이런 우크라이나의 국민적 저항 의식은 도시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형성하게 하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와 연계한 통합방위작전을 위해 급조 장애물을 구축하여 도시를 요새화했고, 덕분에 우크라이나 정규군은 도시를 포위하고 있는 러시아군에 대한 공세 행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들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도시로 잠입한 러시아 인간정보 활동을 색출하여 러시아군의 정보 획득을 차단하고 있다. 또한, 정규군에게 보급 지원, 급식 지원, 의료 지원 등을 제공하여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기세와 작전 템포 유지에 일역을 담당하고 있다.

    3월 9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인 오데사(Odessa) 시민군들은 모래주머니를 쌓아 도로를 차단했다. 그 앞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밴드가 ‘Don’t Worry, Be Happy‘를 연주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dont-worry-be-happy-behind-sandbags-odessa-waits-see-if-its-next-2022-03-08/>
    3월 9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인 오데사(Odessa) 시민군들은 모래주머니를 쌓아 도로를 차단했다. 그 앞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밴드가 ‘Don’t Worry, Be Happy‘를 연주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dont-worry-be-happy-behind-sandbags-odessa-waits-see-if-its-next-2022-03-08/>

    이처럼 2014년 돈바스 전쟁으로 형성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재전장의식은 시민군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시민군은 정규군의 병력, 정보 및 보급의 원천이기 때문에 국가 총력전 수행에 필요한 핵심 요소이다. 이것은 우크라이나에도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외세의 침략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5. 정보(Information)

    적시 적절한 전장 정보는 군의 ‘선견(先見)-선결(先決)-선타(先打)’체계를 촉진시킨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하여, 먼저 타격해야 한다. 이것이 전투의 본질이고, 이와 같은 전투의 축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정보는 적보다 먼저 볼 때, 그리고 ‘선견(先見)-선결(先決)-선타(先打)’체계의 흐름을 촉진할 때 가치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다영역(Multi-Domain)을 활용하여 전장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우선, 시민군의 인적 네트워크, 민간 드론부대의 항공 정찰, 러시아군이 송출하는 신호 정보 등을 통해 러시아군의 위치, 규모, 상황 등를 파악할 수 있다. 즉, 우크라이나군은 지상, 공중, 전자기 영역의 감시자산을 활용하여 실시간 러시아군의 정보를 획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러시아군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전력화했다. 위 그림은 러시아군의 무선을 교란할 수 있는 ‘R-330KV1М’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eznikov-called-electronic-warfare-as-a-priority-for-the-armed-forces-of-ukraine/>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러시아군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전력화했다. 위 그림은 러시아군의 무선을 교란할 수 있는 ‘R-330KV1М’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eznikov-called-electronic-warfare-as-a-priority-for-the-armed-forces-of-ukraine/>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은 SNS를 활용하여 정보처리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터넷망이 단절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SNS로 일론 머스크(Elon Musk)에게 스타링크(Starlink)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요청했다. 이후 3일 만에 스타링크에 연결할 수 있는 단말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SNS를 활용한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러시아군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전력화했다. 위 그림은 러시아군의 무선을 교란할 수 있는 ‘R-330KV1М’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eznikov-called-electronic-warfare-as-a-priority-for-the-armed-forces-of-ukraine/>

    우크라이나군은 다영역 감시자산을 활용하여 획득한 전장 정보를 SNS를 통해 실시간 결심자산과 타격자산으로 전송하는 수단으로 SNS를 활용했다. 이때 우크라이나군은 감시·결심·타격자산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 데이터 송수신 시간 이외에는 SNS를 껐고, 러시아군의 전자전 장비를 핵심 표적으로 선정하여 우선적으로 제압하는 등 작전보안을 강화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보다 빠른 작전 템포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러시아군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전력화했다. 위 그림은 러시아군의 무선을 교란할 수 있는 ‘R-330KV1М’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eznikov-called-electronic-warfare-as-a-priority-for-the-armed-forces-of-ukraine/>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은 다영역 감시자산으로 실시간 전장 정보를 획득하고 SNS을 통해 전장 정보를 유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은 국지적인 전자전으로 러시아군의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또한, TB-2 드론의 정밀 타격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자전 장비를 무력화시켜 실시간 정보 획득과 유통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비해 정보 우위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6. 기반시설(Infrastructure)

    기반시설은 한 나라의 경제활동 기반을 형성하는 시설과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쟁지속능력과 직결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전쟁 발발 시 기반시설은 핵심 표적으로 분류되어 파괴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하여 거의 실시간에 대체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서는 우크라이나 저항의 중심인 도시의 기능 유지에 필요한 필수 기반시설에 한하여 언급하겠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전력(電力)의 5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침공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력 공급을 차단했고, 우크라이나의 전력 생산 시설을 집중적으로 파괴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은 전력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방책 중 하나였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전력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또한,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전력 생산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출처: https://www.world-energy.org/article/23188.html>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전력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또한,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전력 생산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출처: https://www.world-energy.org/article/23188.html>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위기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극복했다. 그는 3월 16일 우크라이나가 유럽에너지연합(EEU)에 가입했고, 우크라이나의 전력공급망을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모든 전력 생산 시설을 파괴할 수는 없다. 원정 작전을 수행하는 러시아군 또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전후 안정화 소요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노력에 더하여 우크라이나는 원자력과 화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태양열 발전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2020년 초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태양열로 5GW의 전기를 생산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정부의 노력에 따라 러시아군과 대치하고 있는 주요 도시의 전력 공급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원자력 및 화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열 발전체계를 주요 도시 위주로 설비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5GW의 전기를 생산했다. <출처: https://solcast.com/solar-forecasting/ukraine-solar-irradiance-data-and-power-forecasts/>
    우크라이나는 원자력 및 화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열 발전체계를 주요 도시 위주로 설비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5GW의 전기를 생산했다. <출처: https://solcast.com/solar-forecasting/ukraine-solar-irradiance-data-and-power-forecasts/>

    최근 들어 기반시설의 범주에 학교, 병원 등과 같은 사회복지시설도 포함되고 있다. 학교는 미래 세대를 키우고, 병원은 생명을 살리는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와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방공호와 함께 지하화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전쟁(2014년) 이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요 도시에 위치한 병원, 방공호 등을 지하화했다. <출처: https://people.com/politics/ukraine-inside-childrens-hospitals-amid-russia-invasion/>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전쟁(2014년) 이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요 도시에 위치한 병원, 방공호 등을 지하화했다. <출처: https://people.com/politics/ukraine-inside-childrens-hospitals-amid-russia-invasion/>

    도시전투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는 보이지 않는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키이우 지하에는 11세기경 폭우와 홍수에도 원활한 배수가 가능하도록 하수로가 건설되었다. 이것은 사람의 이동이 가능한 규모이고, 아래처럼 키이우 전역에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은 키이우에서 도시전투가 시작된다면 우크라이나 정규군과 시민군이 이용할 수 있는 차폐(遮蔽) 기동로를 제공할 것이다.

    위 사진에서 검은색 선은 키이우의 지하 터널을 나타낸다. 이것은 11세기 배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도시전투에서는 상대의 측후방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동로로 활용될 수 있다. <출처: https://www.urbextour.com/en/kyiv-underground/underground-rivers-of-kiev-by-the-eyes-of-urban-explorers/>
    위 사진에서 검은색 선은 키이우의 지하 터널을 나타낸다. 이것은 11세기 배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도시전투에서는 상대의 측후방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동로로 활용될 수 있다. <출처: https://www.urbextour.com/en/kyiv-underground/underground-rivers-of-kiev-by-the-eyes-of-urban-explorers/>



    시사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에 영향을 미친 ‘PMESII’ 요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PMESII’ 요소는 국제사회의 ‘DIME’ 요소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면 이와 같은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PMESII’ 활동에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도출할 수 있다. 이것들은 권위주의 국가가 구축한 회색지대(Gray Zone)에 덮여 있는 국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상대적 전력이 약한 국가에 실제적인 대응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총력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전략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전략문화란 공동체가 안보 상황에 대응하는 공통된 가치와 목표를 설정하여 사회 구성원들이 합목적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전략문화가 형성된 대표적인 나라는 이스라엘을 꼽을 수 있고, 군사력이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상대하는 요체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돈바스 전쟁 이후 모병 광고, 돈바스 지역 전황 브리핑, 연합훈련 등을 통해 국가가 처한 안보 위기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켰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뚜렷한 안보관이 형성되었고, 이번 우-러 전쟁에서 러시아가 예상치 못한 저항 의지로 표출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정규군과 예비군을 뒷받침하는 시민군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국가 총력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전력뿐만 아니라 정신 전력도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둘째, 인구 절벽 시대에 대비하여 민군융합형 군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인구 절벽 시대가 시작됨에 따라서 병역 가능 자원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국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여성 인력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위 사진에서 검은색 선은 키이우의 지하 터널을 나타낸다. 이것은 11세기 배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도시전투에서는 상대의 측후방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동로로 활용될 수 있다. <출처: https://www.urbextour.com/en/kyiv-underground/underground-rivers-of-kiev-by-the-eyes-of-urban-explorers/>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에서 군 정원에 포함되지 않은 민간 드론부대와 IT부대를 운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민간 IT 전문가들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저고도와 사이버·전자기 영역에서 러시아군을 압도하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AICBM)을 보유한 민간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군 구조를 설계한다면 부족한 병력을 충원할 수 있고, 특정 영역에서 비대칭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도시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대도시는 100만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곳으로, 전문 인력, 장비, 물자 등이 풍부하다. 참고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도 30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이다.

    위 사진에서 검은색 선은 키이우의 지하 터널을 나타낸다. 이것은 11세기 배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도시전투에서는 상대의 측후방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동로로 활용될 수 있다. <출처: https://www.urbextour.com/en/kyiv-underground/underground-rivers-of-kiev-by-the-eyes-of-urban-explorers/>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전쟁에서 주요 도시를 다중으로 방어하면서 소부대 단위의 지속적인 공세행동으로 러시아군 기계화부대를 지속적으로 소모시키고 있다. 일종의 공방동시작전인 셈이다. 이때 주요 도시에 결성된 시민군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실시간 러시아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야전 군수공장, 병원, 정비소, 취사장 등을 운용하여 정규군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대도시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병력, 정보, 보급 등의 원천인 것이다. 따라서 전술(前述)한 대도시의 특성을 고려하여 전쟁을 수행한다면 통합방위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전쟁지속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화해야 한다. 기반시설은 도시민들의 생활과 도시 기능 유지에 필요한 기초적인 시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교통 시설, 라이프 라인(Lifelines), 사회복지시설 등이 기반시설에 속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전쟁 이전부터 원자력과 화력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도시에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정책을 펼쳤다. 위 사진은 키이우 주택 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판이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재생에너지원은 미력하나마 도시 전력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grids.dtek.com/en/media-center/press/sonyachni-kilovati-sered-mista-kiyivsku-bagatopoverhivku-peretvorili-na-potuzhnu-zelenu-elektrostanciyu/>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전쟁 이전부터 원자력과 화력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도시에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정책을 펼쳤다. 위 사진은 키이우 주택 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판이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재생에너지원은 미력하나마 도시 전력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grids.dtek.com/en/media-center/press/sonyachni-kilovati-sered-mista-kiyivsku-bagatopoverhivku-peretvorili-na-potuzhnu-zelenu-elektrostanciyu/>

    우크라이나는 도시를 중심으로 이번 전쟁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전력공급망을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에 연결시켰고, 스페이스X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병원과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지하화했다. 즉, 우크라이나는 전쟁지속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반시설에 대한 대체 시설이나 시스템을 가동하여 도시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전개될 수 있는 미래전쟁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3)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 국방로봇학회 교육부회장과 (사)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3년 레바논-이스라엘 접경지역의 현행작전을 통제한 경험이 있고,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육군대학에서 전략학으로 군사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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