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 (1)
#1.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영향을 미친 DIME 요소
  • 조상근
  • 입력 : 2022.03.11 08:40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회색우산을 펼치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 하이브리드전을 준비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도 키이우(Kiev)를 끝까지 지킨 젤렌스키(Volodymyr Oleksandrovych Zelenskyy) 대통령과 함께한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은 강력한 러시아군의 공격에 끝까지 저항했다. 그 결과, 국제사회는 DIME 분야의 활동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2022년에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전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국제사회의 DIME 활동이 가장 활발히 전개된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출처: https://www.thetimes.co.uk/article/ukraine-russia-war-map-z6mhzw6np>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회색우산을 펼치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 하이브리드전을 준비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도 키이우(Kiev)를 끝까지 지킨 젤렌스키(Volodymyr Oleksandrovych Zelenskyy) 대통령과 함께한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은 강력한 러시아군의 공격에 끝까지 저항했다. 그 결과, 국제사회는 DIME 분야의 활동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2022년에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전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국제사회의 DIME 활동이 가장 활발히 전개된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출처: https://www.thetimes.co.uk/article/ukraine-russia-war-map-z6mhzw6np>


    예상치 못한 전쟁 전개

    2014년, 러시아는 크름반도를 합병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북동쪽에 위치한 돈바스(Donbass) 지역을 침공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양측의 충돌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급기야 러시아는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틈을 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하였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후 ‘우-러 전쟁’)이 발발한 직후 전 세계 여론은 러시아의 압승을 예측하였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는 국가 총력전을 전개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지지 않으면 이기는 전쟁’을 수행하였다. 즉,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의 예상과는 다르게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 정보전 등을 융복합 한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으로 공격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한 것이다.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은 2013년 러시아군 총참모장인 게라시모프가 창안한 것으로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 정보전 등을 다양하게 융복합 한 전쟁 수행 방식이다. <출처: https://www.geopolitica.ru/en/article/hybrid-warfare-hybrid-lawfare>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은 2013년 러시아군 총참모장인 게라시모프가 창안한 것으로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 정보전 등을 다양하게 융복합 한 전쟁 수행 방식이다. <출처: https://www.geopolitica.ru/en/article/hybrid-warfare-hybrid-lawfare>

    이번 전쟁에서 제3차 세계대전을 우려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자제하였다. 대신, 이들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노력을 결집하였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구축한 회색지대(Gray Zone)는 점차 가시화되었고,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식별된 러시아군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의 선전(善戰)을 뒷받침한 DIME 요소

    세계 군사력 순위가 22위에 불과한 우크라이나군은 국가 총력전을 전개하며 100개가 넘는 러시아군 대대전술단(Battalian Tactical Group)의 대규모 공세를 막아냈다. 이는 전술(前述)한 것처럼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러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와 전쟁 지속 능력을 뒷받침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살펴보는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유의미한 일이다.

    이를 위해, 외교(Diplomacy), 정보(Information), 군사(Military), 경제(Economy) 등 네 가지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것들은 ‘DIME’이라고 부르고, 주로 국력을 판단하거나 전쟁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을 분석하는 요소로 사용한다. 이와 같은 DIME 요소를 적용한다면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하는 데 영향을 미쳤던 외부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DIME 요소는 상호 융복합 됨으로써 경제전복(Economic subversion), 프로파간다(Propaganda),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조건에 기초한 군사지원(Conditional military aid to state) 등 다양한 군사적, 비군사적 활동을 창출한다. <출처: https://www.rand.org/pubs/research_briefs/RB10071.html>
    DIME 요소는 상호 융복합 됨으로써 경제전복(Economic subversion), 프로파간다(Propaganda),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조건에 기초한 군사지원(Conditional military aid to state) 등 다양한 군사적, 비군사적 활동을 창출한다. <출처: https://www.rand.org/pubs/research_briefs/RB10071.html>

    1. 외교(Diplomacy)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러시아군의 침공에 극렬하게 저항하자 국제사회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민간 피해가 속출하자 이와 같은 경향은 짙어졌다. 비록 2월 25일에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비토권 행사로 ‘러시아 규탄 결의안’이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러시아 제재에 대한 공감대가 국제사회로 확산되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는 러시아군이 민간 지역에 집속탄과 열압력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들은 과도한 살상력으로 인해 사용이 금지된 무기체계로 만약 러시아가 사용했다면 이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각종 SNS에 공유되고 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DIME 요소는 상호 융복합 됨으로써 경제전복(Economic subversion), 프로파간다(Propaganda),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조건에 기초한 군사지원(Conditional military aid to state) 등 다양한 군사적, 비군사적 활동을 창출한다. <출처: https://www.rand.org/pubs/research_briefs/RB10071.html>

    특히, 3월 4일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Zaporizhzhia) 원전을 공격하자 에너지와 환경안보 차원에서 러시아 군사작전의 위험성이 부각되었다.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할 경우 1986년 체르노빌(Chernobyl) 원전 사고의 10배에 해당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는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DIME 요소는 상호 융복합 됨으로써 경제전복(Economic subversion), 프로파간다(Propaganda),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조건에 기초한 군사지원(Conditional military aid to state) 등 다양한 군사적, 비군사적 활동을 창출한다. <출처: https://www.rand.org/pubs/research_briefs/RB10071.html>

    이처럼 UN과 EU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민간 피해, 전쟁 범죄, 에너지·환경안보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전 세계는 러시아가 구축한 회색지대(Gray Zone)의 위험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러시아 제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점차 고립되었다. 그 결과, 우-러 전쟁은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와 전 세계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의 대표인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구도가 재편되었다.

    2. 정보(Information)

    개전 초기 러시아는 공세적인 사이버전을 통해 국제사회의 네트워크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분리하고, 거짓 정보를 각종 SNS에 유포하여 국제사회가 우-러 전쟁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였다. 이후 러시아군은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보다는 군사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였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러시아군의 불법적인 전투 행동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촬영한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전 세계로 공유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인지한 러시아군은 발전소와 방송체계 등 기반 시설을 크루즈 미사일 등으로 정밀 타격하여 우크라이나의 통신 네트워크를 마비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장관인 미하일로 페도로프(Mykhailo Fedorov)는 2월 24일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를 개통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일론 머스크는 10시간 만에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승인했고, 그 결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우크라이나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장관인 미하일로 페도로프(Mykhailo Fedorov)가 2월 24일 스페이스X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rarlink)의 개통을 요청한 트위터 내용.
    우크라이나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장관인 미하일로 페도로프(Mykhailo Fedorov)가 2월 24일 스페이스X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rarlink)의 개통을 요청한 트위터 내용.

    한편, 국제 해커 조직인 어나니머스(Anonymous)는 2월 24일 러시아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25일 러시아 국방부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했고, 이어서 러시아 정부의 웹사이트와 관영 언론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으며, 특히 26일에는 러시아 국영 방송을 해킹하여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국가가 울려 퍼지게 하였다. 이와 함께, 어나니머스는 3월 2일 러시아 군사위성을 해킹하여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전쟁지도부와 전선사령부와의 실시간 소통은 제한되었고,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보다는 자국의 사이버 방호에 치중하게 되었다.

    2월 26일, 어나니머스의 해킹으로 러시아 국영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국가가 흘러나오고 있는 장면. <출처: 틱톡>
    2월 26일, 어나니머스의 해킹으로 러시아 국영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국가가 흘러나오고 있는 장면. <출처: 틱톡>

    이와 함께, 국제 IT기업들도 러시아 정보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온라인에 유포된 러시아발 거짓 뉴스와 흑색선전을 차단했고, 구글은 러시아군의 군사적 활용을 방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현지의 실시간 교통량을 구글지도에서 보이지 않게 처리했으며, 유튜브는 러시아 국영 매체의 영상을 우크라이나에서 볼 수 없도록 차단했다. 즉, 이들은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군이 SNS와 공간 정보 오픈플랫폼으로 작전 활동이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미군과 나토군은 위성을 비롯한 다양한 감시·정찰자산을 활용하여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러시아군의 활동을 중첩하여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실시간에 우크라이나군에게 제공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은 3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의 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위성사진을 제공해 줄 것을 전 세계의 우주 기업들에게 요청했다. 이로 인해, 민간 자산으로도 은밀히 진행되는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정보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행동을 미리 예측하여 작전 템포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3월 1일,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전 세계 우주 기업들이 러시아군의 활동이 담긴 위성 사진을 실시간 제공해 줄 것을 협조하는 공문을 게시했다.
    3월 1일,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전 세계 우주 기업들이 러시아군의 활동이 담긴 위성 사진을 실시간 제공해 줄 것을 협조하는 공문을 게시했다.

    이와 같은 국제 해커 조직, 전 세계 IT기업과 우주 기업, 미군, 나토군 등의 동시다발적인 정보 활동으로 러시아의 사이버전, 정보전, 인지전 등과 오픈플랫폼을 활용한 통신과 지형 정보 활용은 차단되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군사 강국인 러시아와 대등한 수준의 정보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이것은 곧바로 전쟁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실제로 러시아군 대대전술단들의 공격 기세가 둔화되어 주요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포착되었다.

    3. 군사(Military)

    나토는 직접적으로 우-러 전쟁에 개입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고, 자신들이 개입할 경우 이번 전쟁이 자칫 제3차 세계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토는 러시아의 침공을 방관할 수는 없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여 친러 정권을 세울 경우 러시아의 회색지대가 발틱 삼국과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구소련의 세력권을 향해 계속해서 서진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위기에 직면한 나토 회원국을 비롯한 유럽의 중립 국가들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보다는 군사 지원을 선택했다. 이들은 헬멧, 방탄복 등과 같은 개인방호장비를 제공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강력한 기계화부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블린, NLAW 등의 대전차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 공군에 대응할 수 있는 스팅어 등의 대공무기를 지원했다.

    2월 28일 현재 나토와 서방 국가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현황. <출처: https://www.aa.com.tr/en/russia-ukraine-crisis/nato-western-countries-begin-arm-supplies-to-ukraine/2517942>
    2월 28일 현재 나토와 서방 국가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현황. <출처: https://www.aa.com.tr/en/russia-ukraine-crisis/nato-western-countries-begin-arm-supplies-to-ukraine/2517942>

    나토와 서방 국가의 군사 지원이 진행되자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의용군의 참전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Volodymyr Oleksandrovych Zelenskyy) 대통령이 국제여단 창설을 공표하자 미국,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등으로부터 특수작전부대 출신의 의용군이 전투 현장으로 모여들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우크라이나인들도 속속 귀국하여 전투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3월 5일,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인 올렉시 레즈니코프(Oleksii Reznikov)는 현재까지 66,224명이 귀국했다고 발표하였다.

    3월 1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전방관측단(Forward Observation Group)의 모습. 이들은 미군의 특수작전부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FOB 트위터>
    3월 1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전방관측단(Forward Observation Group)의 모습. 이들은 미군의 특수작전부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FOB 트위터>

    이와 같이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기계화부대를 무력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체계를 지원하고 실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증원되자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은 향상되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의지를 강화시켰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100개가 넘는 러시아군의 강력한 대대전술단과 대항할 수 있는 비대칭전력과 정신전력을 갖추게 되었다.

    4. 경제(Economy)

    전쟁 수행에 필요한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러시아의 하루 전쟁 수행 비용이 24조 원이라는 영국의 경제회복센터(CER)의 분석이 이를 방증(傍證)하고 있다. 전시 경제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이것은 한 나라의 전쟁 지속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지속 가능한 전쟁 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 전쟁을 반대하는 반러 세력들이 중심이 되어 우크라이나에 암호화폐를 기부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암호화폐 분석 업체 엘립틱(Elliptic)은 러시아 침공 후 102,000개 이상의 주소로부터 약 5,500만 달러의 암호화폐가 우크라이나에 기부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비트코인, 이더리움(Ethereum), USDT 등의 지갑에 축적된 암호화폐가 1,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암호화폐 기부가 가능했던 것은 우크라이나 의회가 러시아와의 전쟁이 임박했던 지난 2월 17일 암호화폐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러 전쟁은 최초의 암호화폐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사람들은 위의 마리오(Mario)처럼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No Show’ 기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출처: Mario 트위터>
    전 세계 사람들은 위의 마리오(Mario)처럼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No Show’ 기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출처: Mario 트위터>

    다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은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서도 기부하고 있다. 기부는 이용자들이 예약을 하고 해당 숙소에 방문하지 않는 형태(no show)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기부 단체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잠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마리오(Mario)라는 기부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집을 잃은 시민들을 위해 일주일 동안 키이우(Kyiv)에 숙소를 예약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였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2월 28일 1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을 지원하였다. 현지 언론인 키이우 인디펜던트(The Kyiv Independent)는 2월 28일 KFC와 맥도날드가 러시아에 대항하고 있는 정부군과 시민들에게 음식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KFC는 다른 요식업체에게도 음식 기부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고, 맥도날드는 조리가 필요 없는 음식을 지방의회에 지원하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와 맥도널드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에게 음식을 기부하겠다고 2월 28일 SNS를 통해 밝혔다. <출처: The Kiev Independent>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와 맥도널드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에게 음식을 기부하겠다고 2월 28일 SNS를 통해 밝혔다. <출처: The Kiev Independent>

    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바이오텍·의료기기 기업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글로벌 제약 회사인 로슈(Roche AG)는 다양한 감염 증상 치료제인 로세핀 15만 개를, 프랑스의 사노피(Sanofi)는 필수 의약품과 백신을 기부했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Pfizer),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재단 등도 다양한 국제기구와 NGO를 통해 난민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암호화폐가 기부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비용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 패스트푸드 업체, 제약·바이오텍·의료기기들의 기부 덕분에 가격 급등으로 곤란해진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이 비용만큼 전쟁 비용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기업, 국제기구, NGO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시경제체계를 구축하여 전쟁 지속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시사점

    지금까지 우-러 전쟁 간 우크라이나에 영향을 미친 DIME 요소를 분석하였다. 전술한 것처럼 국제사회는 제3차 세계대전에 대한 우려로 우-러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다. 대신, 외교(D), 정보(I), 군사(M) 및 경제(E) 활동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제공하였다.

    국제사회의 DIME 활동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과 전쟁 지속 능력이 강화되어 군사 강국인 러시아를 상대로 지지 않으면 이기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의 결과와 상관없이 국제사회의 DIME 활동은 우크라이나처럼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위치한 국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사회의 DIME 활동은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의 저항 의지로부터 활성화되었다. EU와 나토는 우-러 전쟁의 세계대전화를 우려하여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자제하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이 강력하고 단합된 저항 의지를 드러내면서 전쟁이 국민 총력전으로 전개되자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이 시작되었다. 즉, 스스로 싸울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강력한 국가와의 동맹도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와 맥도널드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에게 음식을 기부하겠다고 2월 28일 SNS를 통해 밝혔다. <출처: The Kiev Independent>

    둘째, 글로벌 기업과 커뮤니티들이 전쟁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였다. 전술한 것처럼 국제사회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제한되자 어나니머스는 사이버 공격으로, 스페이스X는 우주통신 지원으로, 전방관측단(FOB)은 근접전투로, KFC·에어비앤비·로슈 등은 의식주 제공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작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는 기존 전쟁에서 볼 수 없었던 것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발달하여 전 세계가 하나로 초연결 되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미래 전쟁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온라인 소통플랫폼과 위성 기반 인터넷이 전쟁의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이번 전쟁에서 양측은 다양한 SNS를 활용하여 상대의 인지 영역을 교란시키기 위한 활동을 DIME 전 분야에서 전개했다. 향후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가 초연결 됨에 따라 이와 같은 사이버 전쟁은 가속화될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통신 기반 시설이 파괴되자 스타링크에서 제공되는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채널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하였다. 이에 따라, 사이버 전쟁의 수단인 SNS와 지상 통신 네트워크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화하기 위한 위성 기반 인터넷은 미래 전쟁에서 주요한 전쟁 수단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SpaceX는 약 2,000개의 위성을 발사하여 촘촘한 스타링크(Starlink)를 구축했다. 현재 스타링크 사용자는 약 25만 명에 달한다. 이번 우-러 전쟁에서처럼 미래 전쟁에서는 민간 위성 기반 인터넷 체계가 하나의 지휘통제 수단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forbes.com/sites/johnkoetsier/2022/02/14/starlink-hits-250000-customers-elon-musk-hints-spacex-booking-over-300-millionyear/?sh=64523d427063>
    지금까지 SpaceX는 약 2,000개의 위성을 발사하여 촘촘한 스타링크(Starlink)를 구축했다. 현재 스타링크 사용자는 약 25만 명에 달한다. 이번 우-러 전쟁에서처럼 미래 전쟁에서는 민간 위성 기반 인터넷 체계가 하나의 지휘통제 수단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forbes.com/sites/johnkoetsier/2022/02/14/starlink-hits-250000-customers-elon-musk-hints-spacex-booking-over-300-millionyear/?sh=64523d427063>

    넷째, 전시 국제사회의 적시 적절한 지원을 받기 위한 법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로부터 암호화폐를 기부받았고, 이것으로 전쟁 수행 비용을 충당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의용군을 모집하였고,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해커를 모집하고 지원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민간 위성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지휘통제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처럼 전쟁은 국가의 모든 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새로운 현상은 다음 전쟁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술한 암호화폐, 의용군 및 해커 운용, 보안 규정 등에 대한 법률을 검토하여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이번 우-러 전쟁이 시사하는 바는 많을 것이다. DIME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국제사회의 활동은 전쟁 수행 동력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전시 전쟁 수행 능력과 전쟁 지속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평시부터 국제사회와 연계된 DIME 요소를 발굴하여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따라 국제적인 DIME 요소의 지원 능력은 부족한 국력을 보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 (1)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 국방로봇학회 교육부회장과 (사)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3년 레바논-이스라엘 접경지역의 현행작전을 통제한 경험이 있고,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육군대학에서 전략학으로 군사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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