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스님이 불붙인 저격 이야기가 나온김에 한번 꼭 이야기 했다고 마음먹은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보병장구류의 발전이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발전방향이 보다 사용자에 맞게 진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나라의 보병 장구류(예비군 장구류 말고... 현역들꺼요...)들의 문제점들에 대해 적어봅니다.

(사진들 참고)

1. 방풍안경

첫번 째 두번 째 사진에서 보이는 것이 그 이름도 거창한 방풍안경입니다. 신병때는 이 중국산 싸구려 스키고글같은걸 언제 쓰는걸까 했는데, 주로 봄,가을철 건조하고 모래바람 많이 불때 지참하라고 하더군요. 근데 저거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착용감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특히 두번째 사진처럼 신형 헬멧과 같이 착용할 경우에는 그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사진처럼 방풍안경 때문에 헬멧이 살짝 들리기 까지 하구요. 결국 제 군생활 동안 작전가면서 방풍안경을 들고 다니기만 했지 작전 중에 한 번도 착용해 본적도 없습니다. 거치적거린다고 다들 불평만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 방풍안경 안경 쓰는 사람들은 절대 안경과함께 못 씁니다. 방풍이라는 목적 때문이었다면 차라리 미군들이 쓰는 선글라스 같은 형태가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대체 넌 무엇을 위한 고글이냐... ㅡㅡ;;"

2. 조끼

'수색조끼', '폭파조끼', '특전조끼'등의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등 뒤에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그 문제의 조끼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조끼는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생각보다 수납공간이 많습니다. 커다란 조끼 안주머니가 바로 수납공간의 백미죠)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먼저 왼쪽 아래의 수통포켓의 위치인데요, 물을 채우면 이 수통이라는 녀석이 상당히 무겁고 거추장스럽습니다. 또 산을 타다보면 허벅지 부분과 계속 닿아서 불편하구요. 이 수통의 위치가 조금만 위로 향해서 전체적인 무게 밸런스가 조절되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내구성입니다. 아무래도 마르고 닳도록 돌려쓰는 한국군 현실에서 무식하게 단단한 탄띠가 아닌 천으로 만든 조끼는 그 내구성의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가장먼저 망실되는 부분이 등 쪽의 커다란 주머니죠. 그 안에 P-999k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의 망실이 가장 빠릅니다. 아무래도 무겁고 각진 무전기를 견디기가 가장 어렵겠죠. 그렇다고 수색장비 다 착용하고 그 위에 P999k 지게를 짊어지는 건 정말 최악입니다. 하루빨리 외국군처럼 전투베낭이 보급되길 기원합니다.

세 번째로는 저 조끼 무진장 덥다는 점입니다. 물론 DMZ 작전이야 방탄조끼(...실상은 파편조끼에 앞부분에 플라스틱 기왓장 같은 방탄패드를 착용하는 거지만... 그 방탄패드 끼고 위에 전투조끼 입으면 정말 답답합니다ㅜㅜ)를 입는 거기 때문에 애당초 시원하고 포기합니다만, 여름철이 굉장히 습하고 더운 우리나라환경에서는 분명 열배출도 생각해야겠죠. 훈련 때 방탄조끼 안 입고 전투조끼만 입고 산을 넘어도 조끼가 땀에 흠뻑 젖어 버리는 건 마찬가지 입니다. 장비야 부대 특성에 따라 바뀌는 거니까 전군이 수색조끼를 착용할 필요는 없겠죠. 저거 보다는 제가 봤던 GOP부대에서 착용한 전투조끼가 일반 보병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자세히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탄띠와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 같은 그 조끼는 옆면이 망사로 되어 있더군요. 전투식량 잔뜩 짊어지고 가야하는 적지종심작전부대들이 아닌 바에야 이 전투조끼가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3,4번째 사진 참조, 이 녀석은 전력화 사업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s) 어떤 분들은 X반도 뭐라고 하시는데... 저 현역 때는 위병소 근무설 때 H반도 했거든요? X반도야 워래 오래된 물건이지만 H반도도 나름 쓸 만한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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