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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보급의 편이성 등을 고려하여 제식 무기가 여러 종류로 나뉘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독립 직후 모든 것이 부족했던 이스라엘은 그때까지 획득한 모든 무기를 총동원하여 군을 무장시켰다. 그래서 Kar98k 소총, MG42 기관총처럼 그들에게 철천지원수였던 나치 독일의 무기까지도 사용했다. 이후 어느 정도 여력이 생긴 1950년대 말부터 가장 기초적인 총기를 시작으로 서서히 제식 무기 표준화에 나섰다.

아직 기술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던 시기다 보니 제식 소총으로 벨기에의 FN FAL 전투소총(이하 FAL)을 면허생산하여 군을 무장시켰다. FAL은 NATO의 표준 화기가 되다시피 한 좋은 소총이었지만, 정작 수시로 실전을 벌이던 이스라엘군에게 종종 아쉬움을 주고는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아랍 국가들이 소련이 대량 공급한 AK-47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력과 사거리는 FAL이 우세했지만 가혹한 사막 환경에서 무난히 작동하는 AK-47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더불어 같은 시기에 미국이 M14 전투소총을 퇴출시키고 단소탄(Kurzpatrone)을 사용하는 M16 돌격소총을 채택한 것은 앞으로 주력 소총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확실히 알려준 증거이기도 했다. 1969년 이스라엘 당국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소총 개발을 IMI(Israel Military Industries: 현 IWI)에 지시했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스라엘 갈릴(Yisrael Galil)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IMI 갈릴은 불과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1972년부터 양산을 개시했다. 갈릴 소총은 FAL을 신속히 대체했지만 상대적으로 무거운 무게가 단점으로 작용하면서 1980년대 이후 대량 도입된 M16에 밀려 2선급 무기로 후퇴했다. 현재는 M4 카빈과 2001년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된 TAR-21이 주력 소총이 되면서 서서히 도태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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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갈릴 소총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스라엘제 AK-47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된 데는 IMI가 당시까지 개발된 모든 자동소총을 수집하여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일선 병사들의 평가처럼 AK-47이 사용하기 쉬운 데다가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저하게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다른 소련제 무기와 마찬가지로 AK-47은 지적재산권 같은 권리 관계도 없어서 이를 흉내 낸다고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벤치마킹은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취하는 행위다 보니 IMI의 목표는 AK-47을 능가하는 자동소총을 개발해내는 것이었다. IMI는 총신을 플라스틱 덮개로 감싸 휴대성을 높이고 소염기를 개량하여 사격의 정확도를 향상시킨 핀란드의 Rk 62를 주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AK-47과 달리 5.56×45mm NATO탄을 기본으로 하되 다른 종류의 탄을 사용하는 파생형 모델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갈릴 소총은 전쟁뿐만 아니라 소소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에서 만든 소총답게 탄생과 동시에 즉시 실전에 투입되어 많은 활약을 했다. 일선에서는 5.56mm탄을 사용하는 AK-47이라는 평가를 들었을 만큼 어지간한 모래 폭풍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격이 가능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FAL보다 좋은 평가를 받자, 기본 제식형은 물론 분대지원화기형, 카빈형, 저격형 등의 파생형이 개발되어 신속히 이스라엘군의 표준이 되었다.

이처럼 갈릴 소총은 AK-47의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면서도 서방의 군수 체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전투력이 뛰어난 이스라엘군의 소총이라는 무형의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여러 나라에 수출되었다. 다양한 변형으로 쉽게 개조가 가능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곳에서는 R4라는 현지화 모델로 면허생산될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소총이 되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AK-47을 기본으로 개발하다 보니 무게가 많이 나갔다. FAL에 비해서는 가벼웠지만 기본형인 AR은 무게가 3.95kg으로 M16(3.26kg)은 물론 AK-47( 3.47kg)보다 무거웠다. 이는 되도록 경량을 추구하는 자동소총의 개발사를 고려한다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 것과 다름없었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여성도 병역 의무가 있다 보니 이는 상당한 단점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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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갈릴 소총이 이스라엘군에서 주력 소총의 지위를 유지한 기간은 20년 남짓이다. 같은 시기에 등장한 다른 자동소총과 비교하면 그 기간이 짧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국산 무기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항상 전쟁과 마주하다 보니 외부에서 도입한 무기가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면 무조건 국산 무기만을 고집하지 않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한창 퇴출 중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성능이 무난하여 세계 40여 개국에서 여전히 애용하고 있다. 전쟁을 많이 치른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처럼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다 보니 소말리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콜롬비아 내전 등에 투입되어 실전 경험도 풍부한 편이다. 특히 사막과 밀림 같은 혹독한 조건에서 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 남미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갈릴 소총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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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AR: 기본형

● SAR: 총열 길이를 400mm로 단축한 카빈형

● ARM: 양각대를 장착한 경기관총형

● MAR(마이크로 갈릴): 특수부대, 기계화보병, 공수부대 용으로 총열을 210mm로 단축한 모델

● 갈라츠(Galatz): ARM을 7.62x51mm NATO탄을 사용하도록 변형한 저격용 모델

● SR-99: 갈라츠의 최신 개량형

● 마갈(Magal): .30 카빈탄을 사용하는 경찰용 파생 모델

● 골라니(Golani): 민간용 반자동 모델

● 갈릴 ACE: 무게를 줄이고 정확도를 향상시킨 개량형으로 현재는 주력 생산 모델이다.

● 벡터(Vektor) R4: 남아프리카 공화국 면허생산형 ARM

● R5 카빈: 남아프리카 개량형 SAR

● R6 PDW: 대인방어화기(PDW)용 남아프리카 개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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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AR 기준)

- 제작사: IMI(현 IWI)
- 구경: 5.56mm
- 탄약: 5.56×45mm NATO
- 급탄: 35발 탄창 외
- 전체길이: 987mm
- 총열길이: 460mm
- 중량: 3.95kg
- 유효사거리: 400m
- 작동방식: 가스작동식, 회전노리쇠
- 가격: 생산자권장가격(MSRP) 1,899달러(갈릴 ACE 소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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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