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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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대기만성 불펍 소총

IWI 타볼 소총 개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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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소대 훈련 중 CTAR21 소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카라칼(Caracal) 남녀혼성대대 소속 이스라엘 여군 <출처: 이스라엘 국방군>

개발의 역사

2016년 기준 전체 인구가 817만 명(서울시 인구 1,020만 명의 80% 정도)인 이스라엘은 1948년 국가 수립 이래로 현재까지도 주변의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팔레스타인과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다시 모여 나라를 세우고 70여 년 동안 주변국의 엄청난 군사적 견제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선진국들의 군사원조를 이끌어낸 외교, 외국 자본을 도입해 추진한 빠른 공업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단기간에 이룬 강력한 자주국방 의지 덕분이었다. 현재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기수출국가다.

이스라엘에서 개량한 분대지원화기형 FAL을 들고 포로들을 감시 중인 이스라엘 국방군 병사 <출처: 이스라엘 국방군>

- 초기 이스라엘 국방군 소총

이스라엘 국방군(IDF, Israel Defence Forces)은 창설 당시 제식소총으로 7.62x51mm탄을 사용하는 FAL(벨기에 FN 사 제조) 소총을 사용하고 있었다. FAL은 1950년대 기준으로 상당히 잘 만든 소총이었지만 1948년부터 1967년까지 중동국가들과 치른 3차례의 중동전쟁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모래바람이 많이 부는 건조한 사막기후에서 작동 부위가 노출된 FAL 소총은 빈번하게 기능 고장을 일으켰으며, 길고 무거운 데다 반동마저 세서 실전에서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특수부대는 일찌감치 전투 중 적군에게서 노획한 AK-47을 사용하고 있었고, 프랑스를 통해 유지보수를 위한 탄약과 부품까지 들여오고 있었다. AK-47은 FAL보다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좋고 적당한 명중률과 충분한 유효사거리, 보다 많은 장탄수, 빠른 연사속도, 간단한 분해 및 정비는 물론이고 모래에 파묻었다가 쏴도 연사가 가능할 정도로 기능 고장이 적고 심지어 가격까지 저렴해서 더 이상 FAL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FAL 자동소총으로 사격 중인 이스라엘 국방군 여군 병사 <출처: 이스라엘 국방군>

- 절반의 성공 갈릴 소총

1967년 3차 중동전쟁(6일전쟁)이 끝나고 프랑스가 취한 무기금수조치로 인해 이스라엘 국방군은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자주국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되었고, 자국산 무기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장 기본 무기체계인 소총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소화기를 생산하던 IMI(Israel Military Industries Ltd., 현 IWI) 사가 AK-47의 작동 구조에 미국이 원조하는 5.56x45mm M193탄을 사용할 수 있는 갈릴(Galil) 소총을 개발하자, 1972년에 이스라엘 국방군과 경찰은 이 갈릴 소총을 제식소총으로 채택했다. 신뢰성 있는 AK-47의 롱 스트로크(long stroke) 가스압 작동 구조에 반동이 작은 5.56mm탄을 사용하는 개념은 한국의 K2 소총과 같지만, 갈릴 소총은 AK-47을 기반으로 설계했고 K2는 M16 시리즈를 기반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둘은 좋은 비교대상이 된다.

갈릴 소총의 각종 파생형 모델들 <출처: ISARAYET.COM>
언제라도 전투가 가능하도록 외출·외박 시에 총기를 휴대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총기를 휴대한 수영복 차림의 이스라엘 여군 사진은 유명하다. 기계화보병이 많고 시가전이 많은 탓에 보유한 AR계열 소총들 중에는 유독 CAR15, M4, M4A1처럼 14.5인치 이하의 짧은 총열이 장착된 모델들이 많다.) <출처:Public Domain>

하지만 애석하게도 갈릴 AR 소총은 채택되자마자 1973년에 발발한 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Yom Kippur War)]으로 인해 납품이 지연되었고, 전쟁이 끝나고 1975년경부터 미국의 군사원조 프로그램으로 들어온 다량의 무상공급 M16A1, CAR15(M16의 단축형 모델들의 통칭), 독일의 HK33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갈릴 소총은 부대에서 사용하는 화기를 선택할 권한이 주어진 특수부대의 대원들에게는 무겁다는 이유로 외면당했고, 1974년부터 일반 군부대와 경찰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SAR, ARM, MAR 등의 파생형 모델들이 나와서 노후된 M16계열의 총기들을 대체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특수부대들은 M16A1과 CAR15를 선호했고 일반 부대에서조차 시가전에 사용하기에는 길고 무겁다는 이유로 보급된 갈릴 소총을 무기고에 처박아두고 CAR15를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경찰특수부대가 1987년 인티파다(Intifada: 폭동, 봉기를 의미하는 아랍어로, 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폭동을 뜻함)를 계기로 갈릴 SAR 모델을 버리고 콜트(Colt) 코만도(Commando) 모델을 구입하고, 1992년에는 이스라엘군이 M4 카빈과 기존의 M16A1을 개량 및 재생한 소총을 전군의 제식화기로 채택하면서 갈릴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1980년대 갈릴 소총의 분대지원형인 갈릴 AR을 사격 중인 이스라엘 국방군 병사들 <출처: ISARAYET.COM>

- 새로운 자국산 소총의 개발

갈릴 소총을 제식소총으로 납품하기는 했지만 수요처인 군에서 외면당하는 상황에 처한 IMI 사는 1991년 이스라엘 국방부로부터 차세대 소총 개발을 의뢰받는다. IMI 사는 완전히 새로운 소총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작업 방식을 버리고 폴란드 출신의 총기설계자 잘만 솁스(Zalman Shebs)를 책임자로 하는 새로운 디자인팀 폼테크(Formtech)를 조직하여 초기 컨셉 디자인은 산업디자인회사인 베르시아(Versia) 맡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91년 설계 목표를 잡고 개념 설계에 들어간 폼테크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최초 디자인 스케치를 공개했다. 이 최초 디자인 모델은 공개 당시 M203으로 불렀으나, M203 유탄발사기와의 혼동을 막기 위해 TAR로 명칭을 바꾸고 이때부터 ‘TAR 프로젝트’로 부르게 되었다.

최초 컨셉 디자인 스케치 M203. 유탄발사기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TAR로 명칭을 바꿨다. 이 최초 컨셉 디자인 스케치에서도 알 수 있지만, 새로운 소총은 소형 무배율 조준경에 3배율 확대경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출처:VERSIA MILITARY)
디자인팀 폼테크의 책임자 잘만 솁스가 TAR 소총의 초기 컨셉 디자인 목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 VERSIA MILITARY>

TAR 프로젝트는 IMI 사가 기존에 총기를 개발하던 방식을 파격적으로 바꾸었다. 마치 자동차를 설계하듯이 디자인 컨셉을 먼저 잡은 뒤에 내부 설계, 테스트, 실전 평가, 개량의 순서로 진행했으며, 목업 제작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3D 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계했다.

1994년에 시제소총 AAR90(Advanced Assault Rifle 90)이 탄생했고, 이후 실전 부대의 의견을 반영해 개량을 거듭하여 1997년에 현재의 형태가 완성되었다. 여기에 2년 동안 추가적인 보완을 거쳐 199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MILIPOL에서 TAR21로 공개되었다.

발사 가능한 최초 시제소총 AAR90의 스케치(왼쪽)와 실제 모습(오른쪽). 지금보다 부피가 훨씬 작아 개발 초기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VERSIA MILITARY>

초기형 TAR21 소총을 살펴보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 <출처: Public Domain>

무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들여 개발한 TAR21은 21세기형 타볼 돌격소총(Tavor Assualt Rifle 21st century)이라는 의미로 제작사의 다른 총기인 제리코(Jericho)나 네게브(Negev)처럼 이스라엘 민족과 관련이 깊은 지명 ‘타볼 산(Mt. Tabor: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한 산의 이름으로, 히브리어의 B와 V 발음이 거의 같아 Tabor, Tavor 두 가지로 표기됨)’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최근에는 IWI 사의 모델 명명 추세에 따라 TAR21보다는 타볼(TAVOR) 명칭을 많이 사용한다. 타볼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총기에 ITL 사의 가시/비가시 레이저가 함께 장착된 무배율 도트 사이트(Dot Sight: 빛의 굴절과 반사를 이용한 무배율 조준경) MARS를 장착하여 전방 손잡이에 이를 조작하기 위한 스위치까지 내장한 형태였으며, 후방에는 3배율 확대경을 장착하여 2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교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야간전투까지 염두에 두고 ITL 사의 야간투시경인 미니(Mini) N/SEAS를 탑재했으나, 최근 다양하게 발매되는 광학조준경들을 용도에 맞게 부착하기 위해 양산형에는 피카티니 레일(Picatinny rail)만 장착했다.

왼쪽 사진: M203 40mm 유탄발사기 장착을 위해 긴 총열을 장착한 초기형 TAR21 소총. 많은 AR 소총을 운용한 나라답게 이스라엘은 상당수의 M203 유탄발사기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신형 소총에도 이를 장착하기 위한 설계를 적용했다. 오른쪽 사진: ITL 사의 MARS 조준경과 N/SEAS 야간투시경까지 장착한 완벽한 TAR21 소총 <출처:ISARAYET.COM>

타볼처럼 약실과 탄창삽입구가 방아쇠 후방에 장착된 불펍(bullpup)식 총기는 이미 20세기 초반에 개발되었으나, 현재 사용하는 근대화된 개념의 불펍식 소총은 1948년 소형탄용으로 개발된 영국의 EM-2 소총이 그 원조라고 할 수 있다. EM-2는 문제 많기로 악명 높은 SA80(L85A1) 소총(1985년 제식채용)의 모태가 되었으며, TAR-21의 설계 당시에는 이미 오스트리아의 AUG(1977년), 프랑스의 FAMAS F1(1978년)이 제식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군사강국의 제식총기로 사용 기간도 길고 좋은 소총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대다수의 소총과는 다른 불펍 방식이라는 이유로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 IMI 사가 굳이 불펍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수많은 시가지 전투를 경험한 이스라엘 국방부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미 1970년대에 채용된 불펍 소총인 프랑스군의 제식소총 FAMAS F1(왼쪽)과 오스트리아군 제식소총 AUG(오른쪽)) <왼쪽 사진 출처: (cc) joelogon / Joe Loong at Wikimedia.org> <오른쪽 사진 출처: (cc) Steyr Mannlicher at Wikimedia.org>

이스라엘 국방부가 원하는 새로운 소총은 작동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며 M4 소총보다 정비가 쉽고 기계화보병이 휴대하기 편리하면서 근거리전투(CQB, Closed Quarter Battle)가 가능한 소총이었다.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문제였지만, 폼테크 팀은 불펍 디자인을 선택하여 짧은 길이로 휴대성과 근거리전투능력을 확보하고 불펍 소총의 특징인 전장에 비해 긴 18.1인치 총열을 장착하여 장거리 교전 시의 사격정밀도와 긴 사거리까지 해결했다.

- 제식채용과 동시에 진행된 모델 개량

타볼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M4A1과 함께 내구도 테스트, 정비성, 장거리 행군 시 편의성 등을 포함한 품질검사를 받았고, 이 품질검사에서 M4A1보다 우수한 성적을 받아 이스라엘 국방군의 새로운 제식소총으로 채택되었다.

짧은 총열의 CTAR21 소총을 사격해보고 있는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베냐민 벤 엘리에제르(Benjamin Ben Eliezer) <출처: ISARAYET.COM>

납품은 2006년부터 시작되어 2018년 완료를 목표로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는데, 납품 초기에 마치 갈릴 소총과 비슷하게 병사들에게 인기가 없어 제2의 갈릴 소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M16계열의 소총들이 수명을 다하면서 최근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도나도 타볼 소총을 휴대하는 이스라엘 병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오랜 기간 동안 해외 수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시회장에서 MARS 조준경이 장착된 CTAR21 소총을 조작해보는 이스라엘 여군 병사 <출처: ISARAYET.COM>

제식소총인 타볼의 파생형 중에는 길이를 극도로 줄인 마이크로 모델도 있었다. 이 모델은 기존 타볼 소총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기본형과 조금 다르게 제작했는데, 2002년 이스라엘군은 이 마이크로 타볼의 조작성과 휴대성을 높이 평가하고 필드 테스트를 통해 기존의 타볼 소총을 마이크로 타볼 소총 형태로 개량했다. 이렇게 개량된 모델은 최초에 타볼2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X95 소총의 모체가 된 마이크로 타볼 소총 <출처: ISARAYET.COM>
고인이 된 전직 SEALs 대원 리처드 매코위츠(Richard Machowicz)가 진행했던 ‘슈퍼 웨폰(The Super Weapons)’에 소개된 마이크로 타볼 소총 <출처: IWI>

타볼2 소총은 장전손잡이의 위치를 총열 쪽에서 방아쇠 근처로 옮기고, 조작이 불편했던 안전장치를 개량했으며, 기존의 총열덮개를 잡기 편한 원통형 총열덮개로 바꿨다. 기존의 총열덮개에 있던 ITL의 MARS 광학·레이저 조준경용 레이저 스위치는 MARS 조준경이 기본 장비에서 제외되면서 사라졌다. 상부에만 있던 피카티니 레일은 4면으로 부착하도록 하여 임무에 맞는 적절한 액세서리를 손쉽게 달 수 있다. 이외에도 조작감이 부드러운 방아쇠로 바꾸고 기존의 탄창 근처에 있는 탄창멈치를 검지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방아쇠 근처로 옮겨 불펍식 소총의 전술적 약점인 탄창 교환을 빨리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부품을 몇 개만 바꿔주면 글록(Glock)의 9mm와 40S&W탄창을 사용하는 SMG로 바뀌는 재미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타볼2는 2009년 이스라엘 차세대 소총 X95로 제식화되면서 기존 타볼 소총의 교체 계획분을 대체하며 보급되고 있다. 현재는 기존의 타볼 소총보다 X95가 훨씬 많이 보급된 상태다.

량 전의 CTAR21 소총(위)과 X95 소총(아래). 같은 총열을 사용하는 모델이라도 타볼2 소총 쪽이 길이가 더 짧아지고 부피가 작아졌으며 작동 편의성 부분에서 많은 개량이 이루어졌다. 특히 M16처럼 탄창제거멈치가 방아쇠 위에 위치하고 총의 뒤쪽이 무거웠던 단점을 보완하여 호평을 받았다. <출처: ISARAYET.COM>

유대-사마리아 지역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국방군 병사들. X95 소총에 MARS, 트리지콘(Trijicon) ACOG(Advanced Combat Optical Gunsight: 망원조준경) 등 다양한 광학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출처: 이스라엘 국방군>

- 꾸준히 오르는 해외 인지도

2012년부터 IWI 미주법인이 타볼 소총의 기본형 모델과 X95 소총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찰스 데일리 파이어암스(Charles Daly Firearms)와 계약하여 일부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2016년 누적 60,000정 이상을 판매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수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보수적인 미국에서 불펍 소총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해 이를 흉내 낸 제품들이 출시될 정도다.

미 육군 특수부대의 유명 교관인 래리 비커스(Larry Vickers)의 IWI 타볼 SAR(STAR21) 소총 리뷰 <출처: VICKERS TACTICAL_Youtube.com>

타볼 소총은 발표 당시 오랜만에 등장한 불펍식 소총이라는 점, 모듈화된 설계와 세련된 디자인, 여러 가지 파생형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명칭이나 생김새로도 알 수 있듯이 싱가포르군의 SAR21 소총 설계에 상당한 영감을 주었다. 중국과 벨기에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제식소총인 QBZ-95 소총과 F2000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불펍 소총의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스라엘군이 채택한 이후로 타볼 소총이 해외시장에서 점차 판매 호조를 보이자 크로아티아의 VHS(2005년), 미국 켈텍(Kel-Tec) 사의 RFB(2003년) 등 미국 민수시장을 겨냥한 모델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이 모델들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폴란드의 MSBS-5.56B(2015년), 켈텍의 RDB(Rifle, Downward-ejection, Bullpup, 2015년), 미국 데저트 테크(Desert Tech)의 MDR(Micro Dynamic Rifle, 2016) 등이 새로운 불펍 소총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벡터(Vektor) CR21, 한국의 DAR21(XK-8), 러시아의 OTs-14 그로자(Groza), A-91, SVU 등의 기존 소총 부품을 재탕한 재활용 불펍 소총의 양산 붐이 일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X95 소총 리뷰. 타볼 소총과의 차이점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출처: Military Arms Channel_Youtube.com>
MEPRO의 리플렉스 사이트(Refelex Sight: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광파이버 등을 이용하여 조준점을 만드는 반사식 무배율 조준경)를 장착한 X95를 휴대한 이스라엘 여군들. 이스라엘 여군들은 보통 AR계열의 휴대성 좋은 구형 소총을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X95로 대부분 교체되어 사진에서도 찾아보기기 힘들어졌다. <출처: 이스라엘 국방군>

총기 시장에서 신제품이 발표되고 괜찮은 제품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타볼 소총의 경우는 개발하는 데만 8년, 제식채용 후 사용자에게 인정받는 데 10여 년이 걸린 뒤에야 판매량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간 파생형 모델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최신형 불펍 소총들이 시장에 마구 쏟아져 나오는 2017년 현시점에 30여 년 전에 설계된 총이 신제품들에게 영감을 주고 판매고가 오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타볼 소총에 딱 어울리는 듯하다.

이스라엘 카라칼 남녀혼성대대의 다큐멘터리. 항상 휴대하는 X95 소총의 사격, 정비 등 운용 장면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출처: Vocativ_Youtube.com>

* IWI 타볼 소총의 특징과 운용 현황, 파생형은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저자 소개

오병무 / 군사전문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했다. 《월간평화》, 《디펜스타임즈》 취재팀장을 거쳐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통신용 헤드셋, 총기레일 개머리판 등을 제조, 특수부대 및 대테러기관에 전술장비와 함께 납품·판매하는 데브그루커뮤니케이션즈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