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고원에서 시리아 군의 마지막 부대가 패퇴 당하는 10월 9일. 시리아군은 골란고원의 쿠네이트라 북쪽에서 반격을 가해 왔다. 시리아군은 반격작전의 일환으로 엘 롬이라는 마을 부근에 보병이 탑승 헬리콥터 강습을 시도하기도 했다. 4기의 헬리콥터가 격추되었고 탑승한 시리아 특공대는 모두 사망했다. 시리아군의 반격 작전은 이로서 완전 실패로 끝났다.

10월 10일 골란고원을 침공하였던 시리아 군의 중앙 주력 마지막 부대가 퍼플 라인(6일 전쟁 이후의 휴전선)전의 너머로 쫓겨났다. 이스라엘 군은 총 1,500대가 넘는 전차를 앞세운 시리아군의 대규모 기습을 당했지만 4일간의 사투를 벌여 시리아군을 완전 격퇴해버렸다.

시리아군이 쫓겨 간 골란고원의 여기저기에 검게 그은 시리아군의 전차 800량이 널브러져 있었다.

시리아 영토 내부로의 진격

시리아군을 골란고원에서 격퇴한 시점에서 이스라엘 군은 향후 시리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지금 시리아군을 격퇴하고 반격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기존 휴전선에서 정지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시리아군을 계속 추격하여 시리아 영토 내부로 들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국방상 다얀 장군과 군 수뇌들은 10일 하루 종일 격론 끝에 이 문제를 수상 골다 메이어에게 가져갔다.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북쪽 골란고원에서는 수많은 장병들이 피를 흘렸음에도 추가로 얻는 영토는 한 뼘도 없다. 이렇게 되는 것은 아랍 쪽이 두고두고 자기들의 승리라고 자랑할만한 이스라엘의 패배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퍼플 라인을 넘어 시리아 영토로 전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10월 11일 이스라엘 군은 휴전선을 넘어 시리아 영토로 전투를 확대하였다. 시리아 영토로 진격해 들어간 3개의 이스라엘 사단들은 시리아군들이 사사 부근에 설치한 1차 저항선를 부수고 이어서 2차 저항선을 돌파해서 바샨 돌출부라 불리게 된 50평방 킬로미터의 추가 영토를 확보했다.

요르단과 이라크의 참전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선공했다가 오히려 맹렬한 반격을 받고 비틀거리자 요르단의 후세인 왕은 시리아에 원정군을 파견하였다. 요르단은 1967년 6일 전쟁 때 서투르게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가 오히려 반격을 받고 요르단강 서안(西岸)등의 영토를 빼앗긴 뼈저린 실수가 있었다. 그래서 후세인 왕은 이번에는 전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었다.

그러나 시리아의 숨넘어가는 독촉과 주변 아랍국의 압력을 받은 후세인 왕은 내키지 않았지만 할 수 없이 시리아 파병을 결정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은밀히 미국을 통하여 요르단이 아랍국들의 강요로 할 수 없이 참전하는 것이니 양해를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요르단은 1개 여단씩 나누어 총 2개 여단을 파병했다.

반면 능동적으로 움직인 나라가 이라크였다. 그 파병 규모는 상당히 컸다. 주력은 이라크 육군의 3기갑 사단과 6기갑 사단의 2개 사단이었으며, 병력이 30,000명, 전차가 500량, 장갑차(APC)가 700량에 달했다. 이스라엘군에게 이라크 군의 참전은 전략적인 기습이었다. 시리아의 중심부로 맹진(猛進)하던 이스라엘 기갑부대는 갑자기 남쪽 옆구리에서 접근해 오는 이라크 군을 피하기 위해서 수 km를 긴급 후퇴하였다.

시리아와 이라크 군, 그리고 요르단 군의 연합군 참전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더 이상의 진격을 단념하도록 할 만큼 강한 것이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10월 20일 야간, 이스라엘은 폭 7km의 상자형 매복망을 형성해 놓았다가 남쪽 측면에서 치고 올라오는 이라크 기갑 사단을 유인하여 이라크 전차 120량을 격파하고 패주시켰다. 이 매복은 사상 최대의 성공적인 야간 매복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군의 지원

이스라엘 공군의 전투기들은 이라크 증원 군이 시리아 영내로 들어설 때부터 내내 공격을 가했다.시리아 공군들도 출격하여 이스라엘 기갑부대를 공격했으나 제공권을 확보한 이스라엘 공군에게 가로 막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공중전에서 우월한 능력을 가진 이스라엘 공군에게 대부분 격추를 당했다. 10월 23일 다마스커스 인근 상공에서 대 공중전이 벌어져 10기의 시리아 기들이 격추되었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시리아 미사일 방공망을 휩쓸어 버렸고 시리아 군사 목표뿐만 아니라 발전소, 유류 저장소, 교량, 그리고 주요 도로들을 파괴하였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중과 지상군의 공격은 시리아 군의 전쟁 수행 의지를 급감시키고 군과 국민 사이에 공포감을 조성시켰다.

이스라엘의 헤르몬 산 관측소 탈환

10월 22일에는 이스라엘 육군의 정예 부대인 골라니 공수 여단과 사에렛 마트갈 특공대가 육박전 치루고 골란고원을 감제하는 헤르몬 산 정상의 관측소를 기습하여 되찾았다.

이스라엘의 불도저 한 대가 보병들의 지원 하에 정상까지 도로를 개척했다. 보병의 공격이 산 아래에서부터 가해질 때 이스라엘 공수 특전대가 헬리콥터로 정상에 공중 강습을 가해 10여명의 시리아군을 죽이고 관측소를 탈환하였다. 이스라엘의 헤르몬 산 정상 탈환 작전이 강행되는 중에 시리아군은 미그기가 엄호하는 헬리콥터 증원군을 급파했다. 그러나 호위하던 미그기들이 7기가 격추 당하고 두 기의 헬리콥터들이 격추당하자 헤르몬 산 정상의 고수를 포기했다.

이스라엘-시리아 휴전 성립

시리아 군은 시리아 영토로 진격해 들어온 이스라엘 군을 격퇴하기로 작정하고 아직 건재한 시리아군 5개 사단과 이라크와 요르단 군을 총동원하여 10월 23일 대규모 반격 작전을 개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작전 개시 전날 시나이 반도에서 싸우던 이집트가 유엔의 중재를 받아들여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하였다. 동맹국 이집트가 전투를 포기한 상태에서 시리아는 전투를 계속할 것인가 또는 이집트처럼 휴전에 동의할 것인가를 두고 심각한 토론이 있었지만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그는 총공격이 시작 될 예정이었던 23일, 정전에 동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휴전 후의 충돌과 격리 협정

정전 협정이 유효하게 되었지만 이스라엘 시리아 양국의 포격전을 중심으로 한 분쟁은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다. 공습과 공중전도 심심치 않게 뒤따랐다. 1974년 봄에 시리아는 골란고원의 최고 요지 헤르몬 산 정상을 다시 공격해왔다. 전투는 한 달이 넘게 계속되었다. 양측 다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스라엘은 시리아군을 좌절시켰다. 마침내, 1974년 5월 유엔과 미국이 중재하여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격리 협정 뒤에 비로소 골란고원의 전투는 멈추었다.

골란고원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발생한 가장 크고 격렬했었던 전차전이었으며 세계 전사에 드문 성공적인 기갑 방어 전투였다. 피습당한 불리한 위치에서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은 끝내 시리아군을 몰아내고 시리아 영토 내부로 진격해 들어갔다. 기갑 전사나 전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깊숙히 사례 연구를 해볼 가치가 있는 전투다.

글 김창원 / 전사연구가, 공격 마케팅 컨설팅
http://mnd-nara.tistory.com/category/이야기%20N.A.R.A/울프독의%20War%20History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2차대전 이후 최대의 전차전 골란고원 전차전
골란고원에서의 공방
골란고원에서 패주한 시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