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납치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침착하게 위기대처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고, 해적 공격 사실을 통보받은 최영함과 청해부대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함으로써 가능했다고 생각되네요.

사실 한진 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납치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또 다시 인명피해 같은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잠시후 한진 텐진호가 바다 가운데서 연기가 나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후속보도를 접한 뒤 과연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시간에 한진 텐진호 선원들은 긴급대피소인 안전격실 시타델로 피신해 해적들의 공격을 피한 모양입니다.

특히 지난번 삼호주얼리호가 해적들에게 납치되었을 때도 해적들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선박의 운항을 멈추고 긴급피난처로 대피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이 피난처마저 해적들에게 쉽게 뚫려 결국 군사작전까지 감행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텐진호의 경우 피난처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한진 텐진호로부터 납치사실을 통보받은 군이 신속하게 움직인 것도 2차 피해를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국토해양부 등으로부터 선박 납치사실을 접수한 합참이 청해부대에 긴급출동 지시를 하달하는 한편 소말리아 해역을 공동 경비하는 다국적 연합함대에 연락함으로써 텐진호에 가장 근접해있는 터키군함에 협조 요청해 현장으로 이동하게 한 것은 혹시 모를 추가 납치를 방지했다고 봐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텐진호 납치를 노렸던 해적들은 공격후 선원들을 발견할 수 없는데다 선박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도 없어 시간을 지체할 경우 지난번 삼호주얼리호처럼 한국군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서둘러 텐진호를 떠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드네요.

그러고 보면 지난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는 상당히 공포스러운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텐진호 사건을 통해 해적들로부터 생명위협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이제는 우리 선박들이 더 이상 해적들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