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9/2018070900151.html
 

위 표에서 제시한 내용을 분석해보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점이 발견된다. 첫째,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체제보장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비핵화 접근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과가 완료된 후에 일괄 보상한다는 것이고, 북한은 비핵화 절차를 여러 단계로 세분하여 각 단계를 완료할 때마다 보상을 받겠다는 과거의 방법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과거의 북한과 핵개발 포기 협상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잘못된 이란의 비핵화 협상 교훈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북한의 접근 방법을 수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셋째, 북한은 불가역적인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상을 북한의 체제 인정 및 보장과 경제적 발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체제 보장을 위하여 불가역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주한 미군 철수 인데, 이것은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 되었을 때 검토할 사안이다. 그리고 경제적 지원은 불가역적으로 조치하는 사항이지만, 이것은 미국의 책임이 아니고, “한·중·일이 분담할 사항”이라고 미국은 오래 전부터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체제 보장을 위한 조치로 주한 미군 철수를 세분화 하여 매 단계마다 불가역적으로 보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폼페오 제안으로 실무그룹(Working Group)을 형성하여 계속 협의하자는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이것은 협상의 단절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도록 만든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위급 회담과는 별개로 실무그룹(Working Group)을 통해 회담을 이어가자는 것은 북한의 단계화 전략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2. 이란의 비핵화 협상 실패 교훈

7월 8일자 Fox News에 “북한과 협상하는 미국의 협상가들은 이란과 협상에서 실패한 오바마 정권의 교훈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라는 제목의 또 다른 전문가들 글을 게재하였다. 그 글은 이전에 미국 재무성에서 테러리스트 재정 분석가였고 현재 민주주의 방위를 위한 재단의 부대표로 있는 ‘조나단 산저(Jonadan Schanzer)’와 이스라엘 예비역 준장인 ‘야콥 나겔(Jacob Nagel)’이 공동으로 기고한 것이다. 그 글에서 저자들은 이란과 북한을 비교하여 북한이 훨씬 더 어렵고 위험한 협상 상대란 점을 강조하였다. 첫째, 이란은 아직 핵무기를 완성하지 않은 상태이고 ICBM 같은 투발수단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으나,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하여 수십 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ICBM을 완성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대이다. 둘째, 북한은 핵무기 개발 및 운용에 필요한 3가지 필수 요소를 다 갖추었다는 것이다. 즉,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우라늄과 프로트늄 추출 제제를 갖추고 이미 다량의 핵불질을 보유 하였으며, 핵무기 제조 know-how를 완전히 터득하였으며, 투발 삼축 체제 중 ICBM과 SLBM 제제를 갖춘 협상 상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란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와 성공적인 비핵화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포괄적인 합동 조치(JCPOA)’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국의 비핵화 협상 팀에 다음과 같은 주문을 하였다. 
 

a. 모든 핵무기와 비핵화 이후 재생산을 막기 위하여 보유한 핵물질(우라늄, 플루토늄), 그리고 재처리 시설 및 기술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란의 경우, 원심분리기와 원심분리 기술을 포함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분열성 물질과 인프라를 이란에 남겨두고, 10년간 유효한 조약 체결함으로써, 계약 만료 후에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는 길을 열어준 결과가 되었다.  
 

b. 형식적인 핵무기 목록이 아닌, 핵무기, 핵물질, 개발시설 뿐만 아니라 기술 축적 등 김정은 정권 이전부터 핵개발에 대한 모든 것을 확실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c. ICBM/핵투발 가능 미사일, SLBM 등 핵 투발 수단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이란의 경우 유 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물 타기 작전 때문에 탄도미사일을 제외한 핵개발만 포함하였기 때문에 이란이 ICBM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d. 북한의 화생무기를 포함한 핵 이외의 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 공격위협 제거 등을 포함하여야 한다. 이란의 경우 오직 핵 관련 사항만 다루었기 때문에 하마스 등 시리아, 레바논, 그리고 예멘 등에 활동하는 테러리스트 지원과 기타 중동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한 행위자들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지 못하였다. 북한도 이란과 같이 그런 무리들을 지원하는 것을 이번 기회에 차단해야 한다.

물론 미국이 포괄적인 공동성명에 비핵화만 포함하였으므로 한계가 있지만,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을 위하여 주한미군 철수 요구까지 확대하는 상황이므로, 미국도 미 본토와 동맹국의 안보를 위하여 핵무기 이외의 위협요소 제거도 요구 할 수 있는 것이다.

 

3. 불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은 항상 있다.
폼페오 국무장관이 1차 고위급 회담차 북한을 방문하기 전부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시설 은폐와 생산시설 확장 징후 들이 계속 보고되었다.
  

먼저 강성에서 영변보다 더 큰 핵물질 재처리 시설이 비밀리에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 2000년도 미국의 저명한 핵 안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장이 확인하였고, 최근에 위성사진에 의하여 들어나기 시작하였다. 6월 30일 워싱턴포스트지에서 국방정보국(DIA) 정보판단을 인용하여 그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강성에서 이미 2002~2003년 사이에 원심분리기 8,000 ~12,000개를 운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 영변과 강성 두 곳에서 추출한 고농축 우랴륨 보유량은 600~1,000kg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성’의 명칭은 ‘강성대국’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고 이런 이름의 은폐된 핵물질 추출 시설이 다른 곳에 더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7월1일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산하 ‘비확산연구센터’를 인용하여 함흥에 미사일 제조공장이 건립되고 있는 것을 보도하였다.‘38노스(North)’도 북한 영변의 핵시설 내부 인프라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공개하였다.
 

이런 모든 징후들은 비핵화 대가를 크게 늘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비핵화할 의사가 없는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을 해나가는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북한은 자기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의 하나 하나가 불가역적인 사안이 되기 때문에 미국도 그런 불가역적인 조치를 보상으로 요구할 것이다. 한미연합훈련의 무기한 연기도 비가역적인 조치가 아니라고 한다. 미국이 쓸 수 있는 큰 카드 중 하나인 한미 연합훈련을 통째로 대가도 없이 주어버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를 찾기란 마땅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한 미군 철수를 단계화하여 나누어 철수시키는 보상책을 고려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한·미동맹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 쉽지 않을 것이고, 일본을 포함한 다른 미국의 동맹국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나, 그 개연성은 상존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남은 것은 ①군사적 옵션, ②최대의 압박 지속, 그리고 ③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중에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군사적 옵션은 위험이 크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렵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면,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고,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의 핵무장 요구 가 거세어질 것이며, 결국 대량무기 확산방지 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UN 및 한미일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 및 러시아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북한이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비핵화를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절박한 필요를 가지게 만들어서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의 외교 전략/전술을 잘 파악해야한다. 그들 전략의 기본은 속이고 최대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미국의 유엔 대사였던 ‘빌 리처드슨’ 증언에 의하면  과거에 미군 유해 한 구 에 7만 달러씩 받아 챙기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야 한다. 태영호 전 북한의 영국 공사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은 핵보유국이 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최종적으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위하여 “핵무기를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북한이 체제보장이 완전히 정착되면 그때 비핵화를 하는 것이 가하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진 것으로 증언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래와 같은 비핵화 전략방향을 수립하고 모든 국민들이 공유해야 한다.
 

첫째, 사찰을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전반에 대한 실상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 IAEA를 통한 강제 사찰을 실시해야 하며, 비핵화 완료 이후에도 북한이 만족할 만큼 변화될 때까지 사찰은 계속되어야 한다.  북한은 이미 여러 측면에서 핵무기/물질/시설 등의 은폐활동이 포착되고 있고,  북한이 은폐하기로 결정한다면, 만개가 넘는 다는 북한의 지하시설에 얼마든지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과거의 정권 때부터 축적된 원천자료부터 추적해나가야 한다. 만일 사찰을 불응하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둘째,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한다. 시간은 자유진영 국가의 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를 가지고 북한을 다루어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되고, 무한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에 주도권을 확보한 이후에 북측이 먼저 매달리도록 하여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대안들이 관련 당사국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면 올바로 시행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한미안보태세를 더 훼손하는 불가역적인 보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비핵화는 본질적으로 불가역적인 것이지만 보상은 반드시 불가역적인 것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는 것과 북한의 비핵화를 연결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하다. 그리고 보상은 비핵화 후 일괄 보상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넷째, 협상할 의제를 먼저 확정하고 각 주제에 대한 Working Group의 협상일정을 포함한 로드맵을 먼저 작성/합의해야 한다. 무한정 시일을 끄는 것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
 

다섯째,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무기 개발 시스템, 기술/데이터 자료, 인프라, 전문인력, 인권문제 등을 모두  망라한 비핵화를 요구해야 한다. 한 가지라도 남겨두면, 빠른 시간 내에 북한은 핵무장을 재개할 수 있다. 그리고 인권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북한이 보통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고, 완전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미·북 비핵화 협상이 결열 될 경우를 항상 대비해야한다.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성공을 전제로 우리의 안보태세를 미리 약화시키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