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14, 1000㎞ 날아갔다...北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실체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입력 : 2024.01.23 00:00
북한이 지난 1월14일 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최대 비행고도가 100km에 육박했고 비행거리는 1000km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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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김정은이 연일 ‘말폭탄’을 퍼붓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 북, 가오리형과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 2종 개발중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14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미사일의 최대 고도·비행거리 등 시험발사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보통 음속의 5배(마하 5) 이상에 달하는 속도로 비행하는 초고속 미사일로,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지난 2011~2022년 세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2021년9월28일에 처음으로 쐈는데 당시 최대 고도 30km, 비행거리 500km로 추정됐고요, 2022년 1월 11일 쏜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일 분석으로 최대 고도 60km, 비행거리 700km였습니다.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중국 DF-17과 비슷한 가오리형 탄두를 장착하고 글라이더처럼 활강비행을 한다. 지난 2021년 첫 시험발사가 이뤄졌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1


반면 당시 북한은 비행거리가 1000㎞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며칠 앞서 2022년 1월 5일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대 고도 50km, 비행거리 700km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두가지 형태가 있는데요, 탄두가 가오리처럼 생긴 화성-8형(가오리형)과, 탄두가 원뿔처럼 생긴 화성-11나형(원뿔형) 등입니다. 가오리형은 중국이 실전배치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DF-17과 비슷한 형태인데 지난 2021년9월 한차례만 발사됐고 실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美 정보로 북 극초음속 미사일 1000km 비행 확인

반면 원뿔형은 지난 2022년 두차례 발사된 뒤 북한이 ‘완전 성공’을 주장했는데요, 이번에 1단 추진체를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바꿔 발사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기습적인 즉각 발사가 가능해 한·미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 강점이자 위협 요소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이번에 쏜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보다 얼마나 진화(발전)한 걸까요? 합참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1000㎞라고 밝혔지만, 최대 고도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최대 고도가 50㎞라고 밝혔는데 비행거리를 500㎞라고 발표해 우리 합참 발표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2022년1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올들어 한·미·일이 북 미사일 발사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도 이런 차이가 생긴 겁니다. 일본측이 파악한 비행거리가 짧은 것은 북 극초음속 미사일이 낮은 고도로 변칙 기동해 500㎞ 이상에서는 추적을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지구 곡면 때문에 우리가 일본보다 북 미사일의 후반 비행 궤적은 파악하기 힘든 데 어떻게 500㎞ 이상 날아간 것을 알았을까요?

◇ “북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최대고도 100km 육박”

짐작하시겠지만 당연히 미국의 도움 덕택입니다. 미 정보제공이 없었더라면 우리도 북 미사일이 1000㎞나 날아간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일각에선 이번에 일본이 미 정보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파악한 정보에 집착하다 ‘망신’을 당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난 2022년1월 북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때도 한·일은 700㎞로, 북한은 1000㎞로 발표했는데 당시에도 북 미사일이 낮게 변칙기동으로 날아가 후반부 300㎞ 가량의 궤적은 놓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에 북 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100㎞에 육박했고, 최대 속도도 마하 14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쏜 북 극초음속 미사일중 가장 높은 고도로, 중·러의 활공체형 극초음속 미사일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두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탄도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의 궤도 비교. 극초음속 미사일은 낮은 고도로 지그재그형 변칙기동을 해 요격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 /조선일보 DB


우선 극초음속 활공체(글라이더)로,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가 추진체와 분리된 뒤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활강하는 방식입니다. 둘째는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입니다.

◇ 북 미사일은 지그재그 회피비행 아닌 선회 변칙기동 수준

특히 극초음속 활공체는 지그재그 방식으로 계속 경로를 바꿔가며 초고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려운데요, 중국이 실전배치중인 DF-17이나 북한의 화성-8형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탄두가 활강에 유리한 가오리형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쏜 것은 중국 DF-17보다는 떨어지는 수준인데요, 탄두가 원뿔형이어서 본격적인 지그재그 활강 변칙기동은 어려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용어를 쓰자면 기동탄두(MARV)에 가까운 형태로 상하좌우 지그재그형 기동이 아니라 좌우로 크게 도는 ‘선회 기동’을 하는 형태입니다. 북 극초음미사일은 지난 2022년1월 마지막 단계에서 240㎞의 선회기동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회기동은 지그재그형 활강 변칙기동보다는 덜 하지만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요격을 어렵게 하는 요소임은 분명합니다. 야구에서 좌우로 휘어져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쳐내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100% 요격불가’ 수준 아니지만 위협적으로 진화중

극초음속 미사일은 평양에서 서울을 1~2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속도여서 ‘요격 불가 게임 체인저’ 무기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지그재그형 활공 탄두형 미사일이라면 현재 한·미군 능력으로 요격불가가 맞습니다. 하지만 ‘선회비행’ 탄두라면 100%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상 처음 실전투입된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우크라이나군의 미국제 패트리엇 미사일에 여러 차례 요격된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위협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까지 ‘100% 요격불가’라고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미 활공탄두형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중·러 기술을 해킹해 개발을 앞당길 가능성 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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