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는 미사일·로켓 다 막는다...이스라엘 전차 살린 무기의 정체
입력 : 2023.12.17 10:36


최근 하마스의 대전차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전차가 이를 막아낸 뒤 멀쩡하게 질주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 전차를 방어한 무기는 날아오는 적 대전차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APS·Active Protection System)의 하나인 ‘트로피’였다.

능동방호체계는 전차·장갑차 등 기갑 차량이 대전차 로켓·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기 전에 능동적으로 위협체를 무력화해 공격을 막는 방어 체계다. 직접 요격해 파괴하는 ‘하드 킬’ (Hard Kill) 방식과, 교란해 무력화하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이 있다. 우크라이나전 등에서 양측 전차 피해가 급증하면서 적 대전차 무기로부터 보호하는 AP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트로피 능동방호체계(APS)가 폭발하며 날아오는 대전차 로켓탄을 요격하는 장면./라파엘사 영상 캡처


지난 13일 미 군사매체 더워존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는 이스라엘 메르카바 전차의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공개한 이 영상에서 메르카바 전차는 하마스의 RPG로 추정되는 대전차 로켓 공격을 받아 근접한 위치에서 폭발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은 채 고속으로 질주한다. 이는 트로피의 요격탄이 날아오는 로켓탄을 요격하면서 폭발, 성공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로피는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화기 관제 레이더와 전차 등 차량에 장착된 4개의 널빤지형(위상배열) 레이더, 그리고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요격하는 요격탄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더가 전차를 향해 날아오는 무기를 포착하면 전차 내부의 컴퓨터가 신속하게 위협체 종류를 판별, 요격탄을 발사할 시간과 각도를 계산해 전차 양쪽에 설치된 요격탄 발사기에 전달한다.


요격탄이 발사된 뒤엔 적절한 위치에서 폭발, 파편으로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요격탄의 요격 범위는 매우 좁기 때문에 차량을 보호하는 보병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우선 대전차 로켓·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날개안정철갑탄 등 대전차 포탄은 아직까지 요격할 수 없다. 또는 전차 주변 360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대전차 미사일이나 드론은 요격이 어렵다. 요격할 수 있는 각도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이스라엘 방산업체인 엘빗사가 개발한 APS ‘아이언 피스트’는 대전차 미사일·로켓 외에 대전차 포탄까지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좀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라엘 장갑차들이 아이언 피스트를 장착하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호주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레드백 장갑차도 아이언 피스트를 장착할 계획이다.


북한도 지난 7월 열병식에서 APS를 처음으로 장착한 신형 전차를 공개해 우리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27일 열병식에 앞서 지상에서 발사된 RPG 대전차 로켓이 전차를 향해 날아가자 전차에서 대응탄을 발사, 대응탄이 로켓 근처에서 폭발하며 요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어 27일 열병식에선 포탑 전방에 신형 APS를 장착한 M-2020 신형 전차들을 등장시켰다. M-2020은 지난 2020년10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신형 전차로, 미국 M1전차와 닮았지만 이란제 줄피카3 전차를 모방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M-2020의 APS는 러시아의 최신형 전차 T-14 아르마타의 ‘아프가니트’ APS와 비슷한 형태다. ‘아프가니트’는 대전차 미사일·로켓은 물론 날개안정철갑탄까지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증되지는 않았다.

북한군 신형 전차 능동방호체계의 요격탄이 폭발하며 날아오는 RPG-7 대전차 로켓탄을 요격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영상 캡처


우리나라에서도 10여년 전 K2 전차 개발 때 440억원을 들여 국산 능동방호체계(KAPS)를 개발했지만 1개당 10억원이나 드는 비싼 비용과, 많은 파편에 따른 아군 피해 등을 이유로 채택 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전의 교훈 등으로 폴란드 등 전차 수입국에선 APS 장착을 원해 국내에서 현대로템과 한화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다시 APS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은 오는 2026년 이후 폴란드 현지 제작 K2 전차에 국산 APS를 장착하기 위해 10년전 개발된 KAPS에 이스라엘 최신기술 등을 접목한 개량형 KAPS를 개발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약 360억 규모의 ‘차세대보병전투차량 다중 위협체 대응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 과제 계약을 체결했는데, 2026년까지 ‘복합형 능동방호기술’과 ‘지상용 지향성 방해기술’을 개발해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북한의 대전차 무기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수출형 뿐 아니라 한국군에 도입될 K2 개량형 전차에도 APS 장착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폴란드 등 수출형 K2 전차에는 APS 장착계획이 있지만 정작 한국군 K2전차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하드 킬’ 방식 APS 장착계획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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