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1개 GP 다 복원, 해안포 개방… 합참 “당연히 상응 조치 하겠다”
北, DMZ 내 GP에 병력·중화기
입력 : 2023.11.28 03:00

북한이 9·19 남북 군사 합의 파기 선언에 이어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조치에 착수한 것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 대남 위협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당초 DMZ(비무장지대) 내 GP 파괴는 우리에게 불리했던 조치라는 논란이 있어왔다는 점에서도 북한의 GP 복원은 주목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비례성 대응’ 원칙에 따라 GP 복원 등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명수 신임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우리 군이 촬영한) 사진까지 공개했는데 우리도 상응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상응 조치를) 안 하는 것이 더 바보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기 '무반동총' 최전방 배치 -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무반동총 등으로 추정되는 중화기(흰색 점선)를 배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우리 군 당국이 포착해 27일 공개했다. 북한이 9·19 남북 군사 합의 파기 선언에 이어 GP 복원 조치에 착수한 것이다. /국방부


2018년 9·19 군사 합의가 이행되기 이전 DMZ 내엔 우리 초소 60여 개, 북한 초소 160여 개 등 GP가 총 220여 개 있었다. 남북은 군사 합의에 따라 이 GP들 중 각각 11개를 완전 파괴하기로 했다가, 일부 보존 필요성이 제기되자 10개씩은 완전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당시 합참은 GP 철수에 따른 문제점을 따져보는 작전성 검토를 해 본 결과 “남한 초소는 60여 개이고, 북한 초소는 160여 개인 상황에서 ‘1대1 동수(同數) GP 철수’는 불리하다”는 결론을 내고 “비례성 원칙에 따라 같은 면적 개념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국방부 등에 건의했다. 하지만 이는 수용되지 않았고, ‘남북 11개씩 동수 GP 철수’가 결정됐던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GP의 규모와 능력 등을 볼 때도 ‘불평등 합의’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북한 GP는 지하에 거미줄 같은 갱도가 구축돼 있고 지상에는 허름한 목재 초소만 노출돼 있었던 반면, 우리 GP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대형 구조물이 성(城)처럼 구축돼 있었다. 한번 철거하면 복원하기가 북한보다 훨씬 어렵다. 카메라 등 각종 감시 장비 성능도 우리가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우리 ‘눈’을 가린 GP 파괴가 우리에게 불리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날 북 GP 복원의 증거물로 우리 군 감시 장비로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군이 공개한 사진에는 북한군 병력이 감시소를 설치하는 장면, 진지에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배치하는 장면, 병력이 야간 경계 근무를 서는 장면 등이 담겼다. 군 당국이 카메라와 열상 장비로 이 같은 북한군 동향을 포착한 곳은 9·19 군사 합의 이후 파괴됐던 동부전선 소재의 한 GP다. 군 당국은 군사 합의로 파괴했거나 철수한 GP 11개 모두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예전에 GP를 파괴하기 전에 경계초소(감시소)가 있었는데 그것을 (다시)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얀 목재로 만들고 얼룩무늬로 도색했다”고 밝혔다. 그는 “GP 파괴 후 병력과 장비가 모두 철수했는데 북한군이 장비를 들고 가는 모습도 보인다”며 “원래 GP 내 무반동총, 고사총 등 중화기가 있었는데 북한 용어로 ‘비반충포(무반동총)’를 들고 가는 장면도 식별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14.5㎜ 고사총도 GP 내에 다시 반입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 파기 선언 이후 서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북 해안포 개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평균 1개소에 2문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재무장화, GP 총격 도발, NLL 인근 해안포 사격, 전술핵 탑재 가능 단거리 전술지대지미사일·600㎜ 초대형 방사 포 DMZ 인근 배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JSA 남북 지역 초소,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했던 ‘JSA 비무장화’는 GP파괴와 함께 군사 합의의 상징적 조치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파기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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