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형 아이언 돔’은 반쪽 짜리? 北 170㎜ 자주포탄 요격 어렵다
입력 : 2023.10.16 07:08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 중의 하나인 북한군 170mm 자주포 사격 장면. 최대 사거리는 54km에 달한다./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이 수도권을 위협하는 170㎜ 자주포 및 240㎜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해 개발중인 ‘한국형 아이언 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가 170㎜ 자주포 포탄을 요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 및 양산에는 약 3조원(2조89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일각에서 효용성 논란과 함께 전면적인 보완대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 장사정포 중 170mm 포탄은 군 요구성능서 빠져 요격 불가

15일 복수의 정부 및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는 2026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북한 240㎜ 및 300㎜ 방사포탄(로켓탄)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방사포와 함께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는 170㎜ 자주포탄 요격 능력은 군 작전요구성능(ROC)에서 빠져 제외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 소식통은 “170mm 포탄은 로켓보다 훨씬 작은 탄두만 날아와 탐지하는 고성능 레이더와 요격체계를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실제 위력은 105mm 포탄 수준으로 크지 않아 요격대상서 제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이번에 하마스의 대량 로켓 공격에 한계를 드러내기는 했지만 로켓탄은 물론 근거리 포탄·박격포탄도 요격할 수 있다.


수도권 위협하는 북 장사정포는 340문 정도인데 이중 240㎜ 방사포가 200문, 170㎜ 자주포가 140문 정도다. 240㎜ 방사포는 240㎜ 로켓 발사관 12개 또는 22개를 한 다발로 묶은 형태로, 22연장(聯裝)을 기준으로 한번에 최대 4400발의 로켓을 쏠 수 있다. 반면 170㎜ 자주포는 5분에 1~2발을 쏠 정도로 느리고 위력도 240㎜ 방사포보다 약하지만 5분에 2발을 쏠 경우 1시간에 최대 3360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들 장사정포가 개전(開戰) 1시간 내에 최대 1만6000여발의 포탄을 우리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 장사정포 모두 요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형 아이언 돔’

이는 22연장 240㎜ 방사포 200문이 1시간 동안 2차례 재장전 발사가 가능하다는 기준 아래 1만3200발, 170㎜ 자주포 3360발을 합친 수치(1만6560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북 장사정포 발사가 이뤄지면 발사 5분 뒤 우리 대(對)포병 레이더로 북 발사원점을 파악, K9 자주포,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등으로 북 장사정포 무력화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실제 포를 쏠 수 있는 북 장사정포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 1만6000여발보다 적게 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군 당국이 그동안 장사정포 요격체계에 대해 170㎜ 자주포 및 240㎜ 방사포 모두 요격이 가능하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과 언론, 심지어 상당수 군 관계자들까지 2종 모두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왜 170㎜ 자주포 포탄은 요격대상에서 빠졌는지 경위에 대한 확인 및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2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중인 북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미사일이 첫 비행시험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유튜브 캡처


170㎜ 장사정 포탄에 대한 요격체계 필요성과 함께 요격수단 개발보다 타격수단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 조기 무력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170㎜ 포탄을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단기적으로는 30㎜ 기관포(CIWS-Ⅱ) 등이, 중장기적으로 레이저 무기가 거론된다. 특히 레이저는 1회 발사비용이 1달러(1300원) 안팎에 불과해 ‘가성비 갑’ 요격무기로 꼽힌다. 레이저 무기는 100킬로와트급 이상이 돼야 로켓탄.포탄을 요격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 레이저무기는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20킬로와트급 수준이다.

◇한국형전술미사일, 자폭드론 등 타격능력 대폭 강화 필요

하지만 이번에 아이언 돔의 한계에서 드러났듯이 수백발 이상의 로켓탄·포탄이 한꺼번에 날아올 경우 다 막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격수단 강화가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10개 포대가 배치돼 최대 800발 정도의 로켓·포탄을 동시에 막을 수 있었는데 ‘한국형 아이언 돔’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타격수단은 북 장사정포 갱도진지 타격에 효과적인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우크라이나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찰·타격 드론 활용 타격체계 등이 꼽힌다. KTSSM은 최대 사거리 180km로, 오차가 1~2m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나다. 정찰·타격 드론은 위기 고조시 북 장사정포 도발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타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우크라이나전에선 미국 스위치 블레이드 드론 등이 러시아군 공격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식 국방장관도 지난 1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 수행본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몇시간 안에 북한 장사정 포병 능력을 완전히 궤멸시킬 수 있도록 작전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전력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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