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특수임무 인정 명예회복 해달라” 일부 UDT 출신들의 하소연
입력 : 2023.08.29 00:00
경남 창원 대죽도에 세워져있는 UDT 충혼탑. 1962년 이후 작전이나 훈련 임무 중에 순직한 UDT 장병 39위의 이름과 산화 연월일, 사유 등이 새겨져 있다. /UDT 전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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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비밀리에 북한 지역에 침투돼 작전을 벌였던 북파공작원의 존재는 한동안 극비 사안이었지만 2000년대 초반 법원 판결 이후 북파공작원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특수임무수행자 지원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많은 국민들도 알게 됐는데요, 오늘은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UDT(수중파괴대) 일부 대원들이 특수임무수행을 인정받지 못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사연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 군 첩보부대 소속 확인돼야 북파공작 특수임무 인정

수중폭파대로 널리 알려져 있는 UDT는 1955년11월 상륙전대 해군해안대 예하의 수중파괴대로 창설돼 지난 2009년까지 58개 기수 3786명이 교육훈련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B-6로 불리는 특수전초급과정 훈련은 매년 훈련 수료율이 20~40% 미만일 정도로 강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지요. 특히 1주일간 잠도 안 재우고 쉴새없이 극한 상황으로 내모는 ‘지옥주’ 훈련은 악명이 높은데요, 이런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해군 첩보부대(UDU)로 파견, 특수임무(북파공작 임무)를 맡았던 분들이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았습니다.

현행 특수임무수행자 보상 법률 및 시행령에 따르면 보상 대상자는 ‘1948~2002년 사이 군 첩보부대에 소속돼 특수임무를 했거나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을 받은 자’로 명시돼 있습니다. 실제 북한 지역에 침투해 작전을 하지 않고 교육훈련만 받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다만 군 첩보부대 소속이었음이 확인돼야 가능합니다.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UDT의 이른바 '지옥주' 훈련 장면. /UDT 전우회 제공


그런데 UDT 소속으로 1971년 이전에 B-6 훈련을 받았던 1~16기 395명 중 106명은 UDU(해군 첩보부대)에 파견돼 보상을 받았지만 나머지 289명은 UDT에서 특수임무 출동대기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보상을 받지 못했고, 이에 대해 UDT 동지회가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군본부 “UDT도 준첩보부대 판단 가능”

이와 관련, 올해 초 국회 국방위 소속 성일종 의원실(국민의힘)이 해군본부로부터 입수한 2010년 해군본부 내부 문건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UDT 동지회 주장에 대해 해군본부는 UDT 동지회 주장을 수용하려면 ①UDT를 군 첩보부대로 볼 수 있는가 ②UDT교육을 특수임무 관련 교육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두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해군본부는 평가 결과 과거 첩보사업 기록, 특수임무 수행 중 전사 기록 등을 고려시 UDT를 첩보부대에 준(準)한 부대로 판단 가능하다고 문서에서 밝혔습니다.

해군본부는 또 특수임무 수행중 전사한 UDT가 B-6 훈련외에 별도의 교육훈련 없이 UDU(해군 첩보부대) 요원으로 임무를 수행했음을 고려시 B-6 훈련은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교육훈련으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해군본부는 보상재원, 형평성 등 고려시 실제 특수임무가 수행됐던 1971년 이전 B-6 훈련을 수료한 1~16기 UDT(395명 중 미보상자 289명)로 제한해 보상이 가능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북파공작원들의 훈련 모습. 각본에 의한 것이 아닌, 실전처럼 훈련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DB


해군본부가 이런 의견을 국방부에 보고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 주무부서(정보부대)가 “UDT요원들에 대해서 보상하면 특전사, 해병대 등 여타 특수부대로까지 보상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본래의 법 취지와 달리 ‘군 첩보부대’라는 표현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파공작원 문제를 본격 제기해 특수임무수행자 지원 법률 제정을 주도했던 김성호 전 의원은 저서 ‘북파공작원의 진실’에서 이렇게 주장합니다.

◇ 김성호 전 의원 “ ‘군 첩보부대 소속’ 표현이 문제 "

“(특수임무수행자 지원 법률에서) ‘군 첩보부대 소속’이란 표현이 문제였다. 국방부는 법률 통과뒤 이 규정을 들어 보상 대상자를 한국군 소속 중에서도 군 첩보부대(국군정보사령부)로 엄격히 제한했다. 실제 북파첩보 활동을 한 미군 소속 첩보부대인 켈로부대와 한국군 중에서도 첩보부대 소속이 아닌 일반 군부대에서 파견한 북파공작원이 보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일어났다.

국방부가 제안한 ‘군 첩보부대 소속’ 문구는 각군의 첩보부대가 중심이 돼 북파공작원을 파견했기 때문에 하나의 예시로서 들어간 것이지, 다른 부대 소속 북파공작원들이 제외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과거 중앙정보부가 파견한 북파 간첩도 보상대상에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용어 집착 보다 UDT 명예와 자긍심에 더 관심 가져야

UDT 동지회 관계자는 “저희들의 문제제기는 보상금에 있지 않으며 자긍심과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UDT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의 주인공이자,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 탐색구조작전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를 배출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UDT/SEAL(해군 특수전전단)의 모체(母體) 부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군 통수권자로는 처음으로 UDT/SEAL(해군 특수전전단) 부대를 방문해 “우리 군에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대한민국 군의 국격이다. 군 통수권자로서 신뢰한다. 세계 최고 특수부대가 되라”고 격려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도 ‘불가능을 모르는 세계 최강 특수부대’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국방부 등 군 당국은 특정 용어 표현에 집착하기 보다는 본래의 입법 취지, UDT의 명예와 자긍심 등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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