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7개 유엔 기지… 한반도 유사시 병력·무기 즉각 제공
[한미일 정상회의] 한국 안보에 일본이 왜 중요한가
입력 : 2023.08.21 03:00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자 협의 공약’을 채택해 일본과의 안보 협력 수준을 한 차원 높인 것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7개 후방 기지(주일 미군 기지)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최근 유엔사와 유엔사 후방 기지에 대해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하경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창설된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별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없이 회원국(17국) 전력(戰力)을 즉각 제공하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의 병력과 장비 등 전력이 들어오는 통로가 유엔사 후방 기지들이다. 이들은 유사시 우리나라의 생명줄과도 같은 존재다. 유엔 대북 제재 강화 이후 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독일 등 여러 나라들이 함정과 해상 초계기, 잠수함 등을 한반도 인근에 보내 북한 불법 환적 선박 등을 감시하고 있는데, 이 함정과 항공기들이 유류 등 보급을 받고 있는 곳도 유엔사 후방 기지들이다.


그래픽=김하경


이처럼 한반도 유사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엔사 후방 기지는 미·일 협정에 따라 일본의 사전동의 없이 사실상 통보만으로 전력의 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일본 영토 내에 있는 만큼 일본이 편의를 제공하지 않으면 100% 기능을 하긴 어렵다.

유엔사 7개 후방 기지는 일본 본토에 있는 요코스카(해군), 요코다(공군), 캠프 자마(육군), 사세보(해군)를 비롯,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화이트비치(해군), 후텐마(해병대) 등이다. 요코스카엔 핵 추진 항모를 비롯해 이지스 순양함·구축함 10여 척이 상시 배치돼 48시간 내에 한반도에 긴급 출동할 수 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위기 고조 때마다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 등 7함대 소속 함정들이 배치돼 있다.

미 5공군사령부이기도 한 요코다 공군 기지에는 C-130 등의 대형 수송기가 배치돼 있다. 한반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 수송기가 병력과 물자를 한반도에 보내고 미국인을 일본 본토로 철수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사세보 해군 기지는 한반도 최근접 군수 지원 기지로 탄약 580여만t,유류 2억1100만 갤런이 비축돼 있다.7함대 소속 함정 70여 척이 3개월간 쓰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양이다.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탄약 등 보급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어 사세보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는 세계 최강 F-22 스텔스기 등이 배치돼 있고, 유사시 북한 지역까지 1~2시간 내에 출격할 수 있다.

오키나와 함대 지원단이 자리 잡고 있는 화이트비치 해군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이 출정하는 곳이다. 오키나와에 배치돼있는 주일 미 제3해병기동군은 한반도 유사시에 가장 빨리 투입되는 대규모 증원 병력 중의 하나다. 유엔사 후방 기지들을 여러 차례 둘러봤던 장광현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는 “유엔사 후방 기지가 없으면 한반도 유사시 전쟁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유사시 일본은 유엔사 후방 기지 제공 외에 자위대가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 함대 호위나 기뢰 제거 임무, 북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잠수함을 잡는 대잠수함 작전 등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소해(기뢰 제거) 작전, 대잠수함 작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평상시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각종 미사일 정보를 확보하는 데에도 일본이 필요하다. 지구 곡면 때문에 북 미사일 탄착(彈着) 등 하강 국면 정보 수집은 일본이 우리보다 유리하다. 해상 요격 능력도 일본이 우리보다 앞선다. 일본 이지스함에는 우리 이지스함에는 없는 강력한 최신형 SM-3 요격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한·미·일 3국은 미사일 경보 및 방어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했는데 요격을 포함한 방어 훈련은 우리 능력이 떨어져 미·일 위주로 실시돼왔다. 최신형인 SM-3 블록2A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2500km, 최대 요격 고도는 1500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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