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 경찰에 서류 넘기기 전 논의한 흔적”
왜 ‘집단항명죄’ 적용됐나
입력 : 2023.08.14 03:48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1일 오전 용산구 국방부 소재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군 검찰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장관과 해병대사령관의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군 형법상 항명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자’로 돼있고, 집단항명은 ‘집단으로 항명의 죄를 범한 자’로 규정돼 있다. 군형법 45조는 집단항명 수괴에 대해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을, 기타의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지난달 31일 해병대 사령관은 이종섭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해병대 수사단 채수근 상병 사망 조사 서류의 경찰 이첩 보류를 박 전 단장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박 전 단장은 지난 2일 이를 어기고 경찰에 서류를 보내 ‘항명’을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항명죄가 박 전 단장 개인이 아니라 ‘집단항명’이 적용된 이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서류를 넘기기 전에 몇몇 관계자들이 논의한 흔적이 있어 집단항명죄를 적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이 경찰 이첩 이전에 논의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단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면 집단항명은 성립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박 전 단장 측은 “수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지시한 (지난달 30일) 국방부 장관의 원명령이 존재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수정 명령은 반드시 문서로 해야 한다”며 “그런데 수정 명령의 문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항명이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국방부 장관도 자신이 정한 수사 절차와 방식에 관한 명령인 군사법원 훈령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항명과 별개로 해병대 사령부는 박 대령이 지난 11일 국방부 검찰단 수사를 거부한 직후 KBS 시사 프로그램, 뉴스에 출연한 것과 관련,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군인은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언론 인터뷰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해병대 공보정훈업무 규정과 군사보안업무 훈령을 근거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일방적으로 허위 주장한 것은 군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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