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발송된 우편물에 유해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23일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2058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413건은 오인 신고나 단순 상담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외교부, 경찰,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을 소집해 상황 점검 회의를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고된 사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테러나 용공 혐의점 등을 평가했으나 생화학 테러 등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방과학연구원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조만간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대만·중국 당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독극물 등 위험물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며 "테러 가능성은 작다고 보지만,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국제 우편물·특송화물 정보를 관세청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관세청은 해당 우편물에 대해 통관을 보류하고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 소방과 군은 신고 현장에 출동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해외 소포가 발견돼 경찰 특공대와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17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소포 안에 립밤 등이 들어 있거나 아예 빈 소포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송파우체국에서도 유해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노란 봉투가 발견돼 경찰 특공대 등 6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유해 물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특히 전국 지자체가 지난 21일 관련 재난 문자를 잇따라 보내면서 112 신고도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생방 테러 대응 인력 부족으로 강력 범죄 수사관들도 현장에 보내고 있다고 한다.

군(軍) 화생방 테러 특수 임무대 등에 대한 출동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오전까지 전국 관공서와 지자체 등에서 정체불명 우편물 확인 작업과 관련해 군에 출동 요청을 한 사례가 6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 징후가 확인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원도 인제, 횡성, 속초와 광주광역시 등에서 군단 화생방 신속 대응팀 출동 요청이 들어와 해당 부대가 현장에 나가 확인 작업을 했다고 한다. 국방부 산하 전략 부대인 화생방방호사령부도 관련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