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응징수단으로 ‘핵 포함’ 첫 명문화…5가지 Q&A로 본 ‘워싱턴 선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하는 등 확장억제력을 대폭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최초의 핵공약 문서화’ 등 의미가 크다는 평가와 함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핵공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선언의 5가지 궁금증에 대해 정리해본다.

① 우리가 핵 기획·실행 단계에서 어디까지 손을 댈 수 있는가.

워싱턴 선언의 핵심은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최초의 상설협의체인 NCG이다. NCG는 한미 국방부의 차관보급 협의체로 구성된다. 기존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은 상시 소통하는 기구가 아니었다. 반면 NCG 회의 주기는 1년에 4번으로 올해 2~3차례 열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1년에 4차례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의 입장이 과연 얼마나 반영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연내 이뤄지는 도상훈련(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미 간에 시나리오를 논의하다 보면 결국 핵 운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선언에 미 전략사령부까지 동원한 도상훈련을 명문화한 것은 단순한 ‘난상토론’이 아니라 실제 시나리오를 짜서 해당 핵 전력을 사용하는 단계까지 실전적으로 연습하겠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② NATO식 핵공유 수준인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 핵무기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한 만큼 국민께서 사실상 (NATO처럼)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것처럼 느끼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NATO의 핵기획그룹(NPG)과 이번에 한미가 합의한 NCG는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토에는 150기 이상의 전술핵무기(B61 전술핵폭탄)가 실제로 배치돼 있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나토는 회원국 전투기들이 모의 전술핵폭탄을 실제로 장착하고 비행하는 훈련도 하지만 한미는 아직까지 도상훈련만 추진하고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그럼에도 나토에 버금가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단순히 NPG와 NCG만 비교할 게 아니라 워싱턴 선언과 NPG를 비교해야 한다”며 “정부급 도상훈련 등을 감안하면 NATO보다 나은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③ 국제 안보 질서에서 워싱턴 선언의 의미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특정한 하나의 동맹국에 핵 억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플랜을 담아서 선언하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30여 국가로 이뤄지고 냉전 종식 이후 상당히 느슨해진 NATO 핵공유 체제와는 달리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자 간 핵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 동맹의 수준이 워싱턴 선언 이전엔 재래식 전력 동맹이었다면 선언 이후엔 핵 동맹으로 도약했다”며 “워싱턴 선언은 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④ 사이버 분야로 확장된 한미 안보 동맹

한미 동맹을 안보 등 기존 분야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라는 협력 문서가 만들어졌다. 정보 공유를 포함해 사이버안보 기술·정책·전략에서 협력하겠다는 내용이다. 개발·인재 양성·사이버 위협 정보 실시간 공유,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도 이뤄진다. 협력 채널로는 양국 NSC(국가안보실·국가안전보장회의), 한미 사이버 협력 워킹그룹, 국가정보원과 미국 사이버안보·인프라보호청(CISA) 등이 활용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핵우산’에 비견될 ‘사이버 우산’을 확보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⑤ 북의 핵공격에 미국 핵으로 보복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공격 시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압도적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핵 무기를 언급하지 않고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선언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미국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고 명문화돼 있다. 미국 핵우산(확장억제)의 대량 응징 보복에는 핵무기와 함께 고위력·초정밀 타격 능력의 재래식 무기도 동원된다는 뜻이다. 육군 예비역 중장인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부원장은 “북 핵 도발 시 한미는 연합해 한국의 고위력 재래식 무기, 미국의 핵 전력으로 적 지도부와 핵심 시설을 파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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