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 vs 보잉... 3조7000억 한국군 특수전 헬기 사업 놓고 맞대결
입력 : 2023.04.23 11:47


◇ 2031년까지 군 특수작전용 대형헬기 수십대 도입

군 특수부대원들이 유사시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북한 지역에 침투할 특수작전용 헬기 수십대가 내년부터 2031년까지 3조7000여억원의 예산으로 도입된다. 특수작전용 헬기 도입 사업에선 세계 정상급 방산업체로 맞수로 불려온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맞붙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군은 본격적인 특수작전용 헬기를 보유하지 못해 특수부대원들이 미군 특수전 수송기 및 헬기 등으로 종종 침투훈련을 해왔다. 특수작전용 헬기가 도입되면 유사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 수뇌부를 제거하는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일명 참수작전부대)의 작전능력도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해병대의 최신예 CH-53K 대형 수송헬기가 F-35C 스텔스기를 운반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CH-53K는 최대 16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 영상 캡처


◇ 록히드마틴 CH-53K와 보잉 CH-47F의 대결될 듯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제15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사업의 사업추진기본전략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사업은 육군 특수작전 공중침투 능력을 확보하고 공군 탐색구조 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헬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각종 첨단장비가 들어가 국내개발이 아니라 해외에서 도입하는 방식이다. 사업은 내년에 착수되지만 실제 헬기 도입은 오는 2028년쯤부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기종으로는 록히드마틴의 CH-53K ‘킹 스탤리온’과 보잉의 CH-47F ER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은 미 항공우주분야 방산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록히드마틴 CH-53K는 미군이 운용 중인 CH-53E 슈퍼 스탤리온을 개량한 최신형 대형 헬기다.


◇ F-35 스텔스기까지 매달고 수송할 수 있는 CH-53K

지난해 4월 미 해병대 초도작전능력(IOC) 달성이 발표됐고 금년 중 완전가동 생산이 결정돼 앞으로 총 200대가 미 해병대에 도입될 예정이다. 폴 레모 시콜스키 사장은 “CH-53K는 장갑차, 물자, 병력을 더 멀리, 더 신속하게 수송해 대형 수송 및 상륙 작전을 수행할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며 “시콜스키와 미 전역에 위치한 중소 방산업체들을 포함하고 있는 CH-53K 공급망은 미래 임무에 적응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향후 수십년간 운용 가능한 항공기를 납품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CH-53K의 길이는 22.28m, 폭(로터 포함)은 23.99m, 최대 속력은 시속 315㎞, 항속거리는 841㎞다. 최대 16.3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미 F-35C 스텔스기를 매달고 비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7500 엔진마력의 T408-GE-400 터보샤프트 엔진 3기를 장착해 화물 수송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다만 대당 가격이 1000억원을 훌쩍 넘겨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이스라엘도 CH-53K 18대를 34억 달러(4조4000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 하남시 특전사 고공강하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경연대회에 참가한 특수전사령부 대원들이 강하를 위해 UH-60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스1


◇ 미 특수전 헬기의 대표주자 MH-47G

보잉 CH-47F ER은 미군이 운용 중인 CH-47F의 항속거리 등을 늘린 개량형 모델이다. 미 주력 특수전헬기 중의 하나인 MH-47G는 CH-47F를 특수전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번에 군 당국이 추진중인 특수전용 대형기동헬기 사업도 ‘MH-47G급(級)을 도입하는 사업’이라고 군 당국은 밝히고 있다.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비행할 수 있는 첨단 레이더 등 최신 항법장치, 전자 장비들과 적 휴대용 대공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어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길이는 15.8m, 최대속도는 시속 340㎞, 전투행동 반경은 630㎞다. 40여명의 특수부대원을 수송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보통 헬기보다 훨씬 비싼 5700만 달러(한화 740억원)에 달한다. MH-47은 주한미군에도 배치돼 있다가 10여년 전 철수했다. 한미 연합훈련 때 종종 한반도로 출동해 유사시 우리 특수부대원들을 북한 지역에 침투시키는 훈련을 해왔다. MH-47은 미 특수부대의 기동성을 높여주는 소형전술차량과 ATV를 수송할 수 있어 아프가니스탄전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네이비씰 대원 12명과 조종사 등 20명을 태우고 작전 중 탈레반의 RPG 로켓 공격을 받아 전원이 전사하는 참사를 겪기도 했다.

미 160 특수작전항공연대 소속 MH-47G 특수전 헬기 비행 모습. CH-47헬기에 각종 첨단 레이더, 전자전 장비, 공중급유장치 등을 달아 개량했다. /미 육군


◇ 야간,악천후 침투 위한 각종 첨단장비들 장착해 비싼 특수전 헬기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이미 우리 군의 ‘대형기동헬기-Ⅱ 구매사업’ 때도 맞붙은 적이 있다. 대형기동헬기-Ⅱ 구매사업은 우리 군이 1980년대 도입해 노후한 CH-47D ‘치누크’ 24대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중인 것이다. 당시에도 록히드마틴의 CH-53K와 보잉의 CH-47F가 경합을 벌였는데 CH-53K의 가격이 책정된 예산 범위를 넘어서 록히드마틴이 입찰에 포기했다. 이에 따라 대형기동헬기-Ⅱ 구매사업은 2028년까지 1조4900억원의 예산으로 CH-47F 24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도입 규모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20여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대에 3조7000억원 규모여서 대당 가격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록히드마틴과 보잉 모두 후보 기종에 포함시키고 특수작전용 첨단장비들이 달리다보니 보통 헬기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예산이 책정됐다”고 전했다.


◇특수전 헬기 부대 ‘한국판 나이트 스토커스’ 강화 주목

본격적인 특수작전용 헬기 도입 계획에 따라 특수전용 헬기들도 구성된 ‘한국판 나이트 스토커스’ 부대 강화 가능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군은 각종 특수전 헬기들로 구성된 160특수작전항공연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밤의 추격자’(나이트 스토커스·Night Stalkers)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60특수작전항공연대는 1981년 창설돼 180여대의 각종 특수전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군 특수전과 관련된 모든 비행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유사시 우리나라 등 동맹국 특수부대 침투작전도 지원한다.

1993년 모가디슈 작전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 등장하는 헬기들이 이 160특수작전항공연대 소속이었다. 미 특수부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론 서바이버’ ‘제로 다크 서티’에 등장한 특수전 헬기들도 이 부대 소속이다. 현재 육군 특전사는 UH-60 기동헬기에 전방감시적외선 레이더(FLIR) 등을 장착해 제한된 특수작전 지원능력을 가진 개량형 UH-60헬기들을 운용하고 있으며, 공군도 4대의 특수전용 C-130 수송기 개량형(한국형 MC-130)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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