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변에 떴다, 현대 특수부대 원조 英 최정예 코만도 부대
입력 : 2023.04.09 10:05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인 ‘코만도’(British Commandos)가 최근 실시된 대규모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2023 쌍룡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영국 코만도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는 영국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작전영역 확대는 물론, 한반도 유사시 전력(戰力)을 제공하는 유엔사 회원국들의 역할 강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 일대에서 한미 해군·해병대가 해상 및 공중에서 대규모 상륙돌격 훈련을 실시했다. 5년만에 실시된 대규모 한미 연합 상륙훈련 ‘2023 쌍룡훈련’의 하일라이트인 ‘결정적 행동’ 단계 훈련이었다. 결정적 행동 단계는 대규모 상륙군이 일제히 해안으로 상륙하는 과정으로, 상륙작전의 핵심 국면이다.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인 코만도 대원 모습./영 코만도 SNS 영상 캡처


이날 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한국 해군 대형상륙함 독도함, 중형 항모급(4만t급)인 미 해군 대형 강습상륙함(LHD) 마킨 아일랜드함 등 함정 30여 척,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 한국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등 항공기 7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50여 대 등 대규모 연합·합동전력이 투입됐다.

이날 훈련의 막을 연 것은 가상 적진에 침투한 한미 해병대 수색부대와 영국 해병대 특수부대 코만도,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 팀이었다. 이들은 한국 공군과 미 해병대 전투기 들의 폭격을 유도했다. 특히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영국 코만도는 한반도 지역 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훈련에는 1개 중대 40여명 규모로 참가했다.


영국 코만도는 제2차 세계 대전 때인 1940년 6월 당시 영국 윈스턴 처칠 수상이 독일이 점령한 유럽 지역에 습격을 가할 수 있는 특수부대 양성을 지시함에 따라 만들어졌다. 2차대전 초기 영국 본토가 나치 공군의 대대적인 폭격으로 엄청난 수세에 몰리고 정규군에 의한 유럽 본토 공격이 여의치 않자 윈스턴 처칠은 경제전쟁성(Ministry of Economic Warfare)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특수작전국과 코만도 부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그의 명령은 ‘유럽을 불사르라!’(Set Europe ablaze!)는 것이었다. 처칠의 코만도 부대는 수많은 비밀작전을 거듭하면서 놀라운 전과를 올렸다. 코만도 작전은 소규모 부대 상륙·강습부터 대규모 침공 작전 선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코만도의 효과적인 공격에 분노하고 두려워했던 히틀러는 코만도 부대원은 포로로 잡지 말고 사살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 코만도 대원들이 2023년3월 경북 포항시 해안에서 실시된 한·미·영 해병대 수색대 해상 및 공중 침투훈련에서 IBS보트로 가상의 적이 있는 해안으로 은밀하게 침투하고 있다. /뉴스1


2차대전이 끝난 후 영국 왕립해병대 제3코만도여단을 제외하고 모든 코만도 부대가 해체됐다. 하지만 코만도의 명성은 유럽과 미국 등에 널리 알려져 프랑스 코만도 해병대, 네덜란드 군단 코만도 부대, 벨기에 신속대응반, 그리고 유명한 미 육군 특수부대 레인저가 영국 코만도의 영향을 받아 창설됐다. 영국 코만도가 현대 세계 특수부대의 원조로 불리는 이유다.

영국은 이번 한미 연합 ‘2023 쌍룡훈련’에 코만도 부대가 처음 참가한 것과 관련, 한반도에서 연합작전에 필요한 능력을 배양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영국 해군은 지난 6일 인터넷을 통해 쌍룡훈련에 코만도 부대가 참여한 것은 “오랜 동맹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투입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훈련에 참가한 코만도 부대는 “한반도에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통합훈련을 했고, (한국 해병대와) 서로의 작전 방식을 배우고 전문 지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국 코만도의 쌍룡훈련 참가는 두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영국 군사력의 아시아 진출 확대 측면이다. 영국은 미국의 중국 견제 행보에 동참한다는 명분 아래 수년 전부터 각종 함정, 군용기들의 아시아 지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엔 해군 초계함 스페이함(HMS Spey)을 투입해 한국 해역에서 한미 해군 특수전부대(SEAL)와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한 훈련을 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2020년 11월에는 육군이 일본 군마현에서 육상자위대와 처음으로 훈련을 했었다.

또 코만도 부대의 한반도 출동은 영국이 한반도 유사시 각종 전력을 제공할 유엔사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유엔사 회원국 역할 확대와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10여년전부터 유엔사 역할 확대를 추진하면서 유엔사 회원국들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를 독려해왔다. 10년 전인 2013년엔 한미 연합 상륙훈련에 호주 육군 1개 소대가 처음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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