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제불능 국면” 협박… 軍 “물러서지 않고 강력대응”
北, 한미훈련 연장에 반발… 비난성명後 또 미사일 쏴

북한은 지난 2일 각종 미사일 25발을 퍼부은 데 이어 3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도발을 이어갔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한미가 공군 연합 공중 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 연장을 발표하자 북한 군서열 1위가 심야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라는 대남 비난 성명까지 냈다. 북한이 이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쐈기 때문에 이제 북한의 남은 카드는 사실상 핵실험밖에 없다. 한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3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현 상황을 통제 불능의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이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을 연장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박정천은 이를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도 했다. 이로부터 약 1시간 뒤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한미 국방장관, 북핵 억제방안 논의 - 이종섭(왼쪽)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앞서 의장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실질적인 북핵 억제 방안을 논의했다. /EPA 연합뉴스


박정천은 이에 앞서 전날에도 자정쯤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하는 성명을 내면서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 후 7시간여 뒤에 북한은 동해상으로 화성 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쐈다. 위협이 말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도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예민하게 나오는 것은 비질런트 스톰이 그만큼 북한의 ‘급소’를 찌르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에는 우리 공군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와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240여 대가 참여하고 있다. 출동 횟수도 역대 최대 규모다. 훈련에는 공중전을 통해 북한 전투기들을 3일 이내에 궤멸시키고 700개 이상의 주요 표적을 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표적에는 북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 공군 기지, 미사일·잠수함 기지, 주석궁, 지휘소, 주요 군수 공장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일본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가 처음으로 국내 기지에 착륙해 훈련에 참여했다.

훈련은 지난달 31일 시작했고 원래 4일까지였지만, 한미는 전격적으로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연합 훈련 연장 결정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비질런트 스톰 연장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북방한계선(NLL) 이남 침범 등 최근 연쇄 도발에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안보협의회의 참석차 방미 중인 이종섭 국방장관은 유선 보고 중 윤 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만찬 자리에 함께 있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에게 비질런트 스톰 연장을 제안했다고 한다. 미측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도발에 물러서지 않고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지난달 초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자 동해상 한미 연합 훈련을 마치고 일본 기지로 돌아가던 미 항공모함의 한반도 회항을 결정한 적도 있다. 훈련을 마친 미 항모의 회항은 처음이었는데 이번 대규모 공중 훈련 연장도 매우 이례적으로 회항과 같은 군사적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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