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주행 중인 차에 ‘쾅’… 참수부대가 도입중인 킬러 드론의 위력
입력 : 2022.11.03 13:56


◇ 특전사 특수임무여단, 이스라엘제 자폭 드론 도입 중

‘킬러 드론’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제 자폭(自爆) 드론(자폭형 무인기)이 올들어 일명 ‘참수작전 부대’로 불리는 육군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에 도입되기 시작해 초기 전력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자위대 기지에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국제 무인공격기 MQ-9 ‘리퍼’가 북·중 견제용으로 배치된 것과 함께 북한 도발 억제에 ‘킬러 드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이 지난 2일 6.25전쟁 후 처음으로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3일 “이스라엘제 자폭드론 ‘로템(Rotem)-L’이 올들어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에 도입돼 운용되기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본격 운용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템-L은 이스라엘 국영 방산회사 IAI사 제품으로 우리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이 자폭 드론을 본격 도입해 운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일명 참수작전부대)이 도입중인 이스라엘제 자폭 드론 '로템-L'. 특수임무여단이 자폭 드론을 도입, 운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IAI사


◇ 수류탄 2발 위력으로 요인, 테러리스트 암살

로템-L은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형태로 작고 가벼워 병사가 백팩 형태의 배낭에 담아 메고 다니다 어디서든 단시간에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 중량은 5.8㎏, 작전거리는 10km, 비행시간은 최대 45분으로 탄두(무게 1.2㎏)는 수류탄 2발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위력이 크지는 않지만 요인이나 테러리스트를 암살하기엔 충분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크기와 소음이 작아 유사시 북한군이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북한 요인들의 경호원이 발견하기도, 격추하기도 어렵다.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다가 임무가 취소되거나 잘못된 표적(사람)으로 식별될 경우 공격을 멈추는 회피 기능도 있다. 무인기 앞부분에 탑재된 카메라로 병사가 표적을 식별해 공격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차량,선박 등에서도 발진이 가능하다.


◇ ‘닌자 미사일’처럼 폭발 없이 표적 정밀타격도

IAI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작은 창문을 통과해 표적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리퍼 무인공격기의 ‘닌자 미사일’처럼 고속 주행중인 차량 운전석에 정확히 충돌해 운전자를 암살할 수 있는 높은 정확도를 과시했다. 목표물 1m 내의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는 게 IAI측의 설명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8년 3월 선행연구, 2019년 4월 사업추진기본전략 및 구매계획 수립, 2019년 10월~2020년 12월 시험평가 및 협상을 거쳐 IAI사와 ‘로템-L’ 도입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9~12월 공장 수락검사 및 운용자 교육을 마친 뒤 지난 3월까지 국내수락검사 등이 이뤄졌다. 군 소식통은 “특수임무 여단은 유사시 북한 지역에 침투해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수뇌부 제거 임무를 맡고 있다”며 “자폭 드론의 도입으로 유사시 김정은 등이 함부로 핵.미사일 도발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억제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격추된 러시아의 이란제 자폭드론 옆에서 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 자폭드론은 수십대가 함께 날아와 타격하는 '벌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 우크라이나인들 공포에 몰아넣은 이란제 자폭 드론들

자폭 드론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의해 사용돼 우크라이나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러시아의 이란제 자폭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임신부를 포함해 4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란제 자폭 드론은 샤헤드-136과 소형 버전인 샤헤드-131로 알려졌다.

샤헤드-136은 최대 비행거리 1000㎞ 이상으로, 50마력 짜리 엔진을 달아 최대 시속은 185㎞에 불과하지만 작고 저속으로 낮게 날아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샤헤브-136은 대공포 등으로 격추할 수 있지만 수십대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벌떼 공격’을 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 실제로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공격에선 수십 대의 샤헤드-136 드론이 동원됐고, 결국 28대가 살아남아 목표물에 자폭해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 우크라이나도 미국제 자폭드론으로 러시아군 정밀 타격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군도 미국제 자폭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100대 이상을 제공받아 러시아군 공격에 활용해왔다. 스위치 블레이드는 미 에어로바이런먼트사 제품으로 대인 공격용(300모델)과 대전차(차량) 타격용(600모델)으로 나뉜다. 스위치 블레이드 300 모델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하고 박격포처럼 생긴 발사기에서 발사된다.

1대당 가격은 약 6000 달러다. 600 모델은 300 모델보다 훨씬 무거운 22.7kg이고 위력도 기갑차량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약 40분 간 40㎞ 비행이 가능하다. 스위치 블레이드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실전에 투입돼 활약하기도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100대를 제공한 자폭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발사 모습. 박격포처럼 생긴 발사기에서 발사되며,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 실전에도 투입됐다. /미 에어로바이런먼트사


◇ 국내 방산업체들도 다양한 자폭 드론 개발중

본격적인 자폭 드론 시대를 연 것은 이스라엘 IAI사의 ‘하피(Harpy)’다. 하피는 적 레이다 신호를 포착하면 그 방향으로 돌진해 자폭, 적 레이다 장비 등을 파괴하도록 만들어졌다. 터키,인도, 중국 등에 판매됐고 우리나라도 100여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2.7m, 비행체 중량 135㎏, 탄두 중량 15㎏, 항속거리 500㎞의 성능을 갖고 있다.

IAI는 하피를 개량한 ‘하롭(Harop)’도 개발, 여러나라에 수출했다. 하롭은 지난 2016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군 초소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유콘시스템, 풍산 등 국내 방산업체들도 자폭 드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국산 자폭 드론을 개발중이다.


◇ 북.중 견제용으로 일 자위대 기지 배치된 ‘침묵의 암살자’ 리퍼 무인공격기

한편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달 26일 “미 공군 제319원정정찰비행대가 일본 가고시마현 소재 가노야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23일 재창설식과 지휘관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임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대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킬러 드론’으로 유명한 MQ-9 리퍼다.

위성통신으로 조종하는 리퍼는 지난 2018년 테러 조직인 IS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2020년 1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에도 사용됐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지난 5월 “MQ-9 리퍼 8대와 기체 조작과 정비인력 150~200명으로 구성한 부대를 가고시마현 자위대 기지에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전문가들은 리퍼의 항속거리 등 성능을 감안할 때 중국은 물론 북한 감시 및 견제용으로 일본 자위대 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제너럴아토믹스가 개발한 리퍼는 최대 항속거리가 6000㎞에 달하고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8발 등 각종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광범위한 탐지능력을 가진 첨단 센서와 20시간 이상의 장시간 체공능력을 가져 세계 최강의 무인 공격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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