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X코리아 전시회서 차세대 전차 CG 영상 공개

스텔스 성능과 드론, 무인포탑 등을 갖춰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한 것과 비슷한 국산 차세대 전차 CG 영상이 공개됐다. 폴란드 1000대 수출이 성사된 육군 K2 ‘흑표’ 주력전차는 적 미사일·로켓 등을 요격하는 능동방어체계(APS), 원격조종 총탑 등으로 무장한 개량형들의 수출이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2 전차 제조업체인 현대로템은 지난달 21~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코리아(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2030년대에 K2 전차의 뒤를 차세대 전차 CG 영상을 공개했다. 차세대 전차는 K2 전차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한 미래형 전차들과 비슷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군의 요구성능을 토대로 현대자동차 디자인팀과 함께 작업을 해 이번 CG 영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 130mm 주포 탑재하고 드론, 무인포탑 등 무장

차세대 전차는 적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형상을 갖추고 무인포탑, 원격조종총탑(RCWS) 등으로 무장했다. 주포의 경우 현재 K2 전차의 120㎜ 주포보다 큰 130㎜포를 장착한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개발중인 전열화학포, 레이저포 등도 개발이 완료되면 장착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전의 필수 아이템이 된 소형 전술드론도 탑재한다. 드론을 띄워 적진을 정찰한 뒤 필요하면 자폭 공격도 할 수 있다.

유무인 복합운용체계(멈티) 성능도 갖춰 다른 지상로봇 등 무인무기들을 지휘통제할 수도 있다. 엔진도 기존 디젤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 대신 수소연료전지 등을 사용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군 당국은 2035년 이후 K2 전차를 대체할 차세대 전차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30년대 초반까지 차세대 전차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 차세대 전차, 2030년대 중반 이후 도입 예정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전차 형상은 지난 2013년 폴란드 국제 방산전시회에서 시제품이 첫 공개된 PL-01과 비슷하다. 폴란드 방산업체 오브럼과 영국 BAE시스템스가 공동개발한 이 전차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첫공개 당시 미래형 형상이 화제가 됐다. 당초 2018년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시제품만 제작된 뒤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한 소식통은 “국산 차세대 전차는 PL-01과 외형과 색깔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PL-01 시제품을 만든 폴란드 오브럼과 차세대 전차 개발 협력 문제가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 폴란드 수출형 외에 노르웨이, 유럽, 중동 수출형 모형들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수요자(수요국)의 요구에 맞춰 철저히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준 것이다. 수출 대상 국가에 따라 정면·측면 방호력을 강화한 증가 장갑 장착 등 사양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능동방어체계는 공통적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 ‘흑표’ 수출형에는 능동방어체계 모두 장착, 정작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재블린·NLAW 등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으로 수십억원 짜리 러시아 전차를 파괴한 사례가 속출하는 교훈을 감안한 것이다. 능동방어체계는 날아오는 적 대전차미사일이나 로켓을 직격 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하는 형태의 ‘하드 킬’(Hard Kill)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것이다.

K2 수출형 전차에 장착될 능동방어체계는 이스라엘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년 전 K2 전차 개발 때 440억원을 들여 국산 능동방어체계도 개발했지만 1개당 10억원이나 드는 비싼 비용 등을 이유로 채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산 능동방어체계는 개발한지 10년이 넘어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가 돼 그대로 쓸 수 없는 상태다. 현대로템은 10여년 전 개발된 국산 능동방어체계를 토대로 개량형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 신형 국산 능동방어체계 수년내 개발해 수출형에 장착 예정

이에 따라 노르웨이 등 신속한 수출이 필요한 경우는 이스라엘제를 장착하고 수년 뒤 수출될 K2 전차에는 새로 개발될 개량형 국산 능동방어체계를 장착할 계획이다. 수출형 K2전차에 장착될 이스라엘제 능동방어체계는 엘빗시스템사의 아이언 피스트와 라파엘사의 트로피가 경합중이다.

북한의 대전차무기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수출형 뿐 아니라 한국군에 도입될 K2 전차에도 능동방어체계 장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입수한 군 내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신형 대전차 미사일 ‘불새5′의 장갑 관통력은 100~120㎝에 달해 기존 K1 계열 전차뿐 아니라 K2 전차의 정면 및 측면 장갑도 모두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새5는 기존 불새4의 성능을 개량한 것으로, 지난해 9월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 북, 신형 대전차 미사일, RPG 로켓 속속 공개

지난해 10월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선 이스라엘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과 유사한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현재 함정용으로 배치돼 있지만 대전차 미사일로도 개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북 대전차 미사일 중 처음으로 ‘상부 공격’(Top Attack) 능력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차 상부는 장갑이 가장 얇고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재블린 등 신형 대전차 미사일은 상부 공격 방식이 많다.

가성비 최고인 무기로 정평이 나있는 신형 RPG 로켓들도 북 열병식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열병식에선 소총 형태의 개머리판이 달려 있어 로켓을 후폭풍 없이 실내 공간에서도 자유자재로 쏠 수 있게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RPG-7 로켓도 처음으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