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로 변신한 블랙이글스 그 훈련기… FA-50, 유럽에 떴다
입력 : 2022.07.24 09:58


◇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FA-50 성능개량형 공개

이라크 등에 수출된 FA-50 국산 경(輕)공격기에 공중급유장치와 정밀타격 유도장치, 최신 항공전자장비 등을 갖춰 최신 전투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개량형이 최근 열린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공개됐다. FA-50 성능개량형은 폴란드 48대 수출(3조8000억원 규모)이 사실상 결정돼 오는 27일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에도 수출이 사실상 성사됐거나 성사 직전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FA-50 개량형의 폴란드 수출이 확정, 발표되면 우리 국산 군용기가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23일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영국에서 열린 ‘2022 판버러 에어쇼’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작전 요구도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성능개량형 FA-50을 선보였다”며 “판버러 에어쇼를 유럽 시장 진출의 계기로 적극 활용했다”고 밝혔다.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RIAT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우즈(Red Arrows)와 우정 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 제공)


◇ FA-50, 폴란드 48대 수출 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서 관심 고조

FA-50은 첫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에 각종 폭탄·미사일 등 무장을 달아 경공격기로 개량한 것이다. 우리 공군에 60대가 도입돼 있는 것을 비롯, 필리핀(12대)과 이라크(24대) 등에 수출돼 있다. 필리핀에선 반군 폭격에 투입돼 실전 경험까지 쌓고 있다. 유럽에선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공격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져 이번에 성능개량형이 공개된 것이다. 공군은 올들어 F-5 추락사고를 계기로 100여대의 노후 전투기 들을 조기 교체하기 위해 FA-50 20대의 추가 도입을 추진중이다.

2022년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공개된 FA-50 경공격기 개량형. 폴란드 등 유럽 수출을 겨냥해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와 공중급유장치, 최신 항공전자장비 등을 갖췄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성능 개량형 FA-50은 공중급유 장치와 정밀폭격을 유도하는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헬멧 시현·조준장치 등 신형 항공전자장비, 신형 적외선 유도 공대공 미사일 등을 갖췄다. 특히 기존 이스라엘 엘타사제 EL/M-2032 기계식 레이더 대신 첨단 위상배열(AESA) 레이더도 3~4년내 국내 기술로 개발해 장착할 예정이다. FA-50용 AESA 레이더 개발은 최근 첫 비행에 성공한 KF-21 ‘보라매’ AESA 레이더 개발 성공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국산 AESA 레이더, 정밀폭격 유도장치 등도 장착하는 FA-50 개량형

KF-21 AESA 레이더는 1088개의 송수신 모듈을 갖고 있는데 FA-50용 AESA 레이더는 이를 축소해 700~800여개의 모듈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각각 개발에 나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FA-50은 T-50 훈련기의 개량형으로 분류되는데 T-50 계열 항공기는 FA-50 외에 TA-50,T-50B 등이 있다. TA-50은 전환훈련기(전술입문기)로 불린다. FA-50처럼 공대공 미사일 등의 무장이 가능하지만 레이다 조준 경보장치(RWR)와 레이더 유도 미사일을 교란하는 채프가 장착돼있지 않아 제한적인 공격능력만 갖고 있다.

T-50B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용 항공기로, 최근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해 뛰어난 항공기 성능과 조종사의 기량을 입증했다. T-50 계열 항공기는 지금까지 한국 공군 납품 144대, 해외 수출 64대 등 총 208대가 생산됐으며 한국 공군에 20대, 수출 8대(인도네시아 6대, 태국 2대) 등 28대의 추가물량이 있어 총 236대가 이미 생산됐거나 생산될 예정이다. T-50 계열 항공기들은 2580여회의 누적 시험비행 중 단 한번의 사고가 없었다는 기록도 갖고 있다. .


◇ FA-50 개량형, 미국 시장 500여대 등 1000대 수출 추진

KAI는 특히 FA-50 개량형 수출이 유망하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대 무기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KAI와 미 록히드마틴은 미국 포트워스에서 T-50 판매 협력합의서에 최종 서명하며 미국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 도입 예정인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주공략 대상이다.

오는 2024~2025년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이들 사업엔 FA-50 개량형이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양 사는 협력합의서에서 협력 수준을 전략적 관계로 끌어올리며 T-50 계열 항공기의 1000대 이상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럽과 중동, 동남아, 남미 국가들도 훈련 기능에 국한된T-50보다는 공대공 전투와 폭격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FA-50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안현호 KAI 사장은 2022 판버러 에어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FA-50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6월 미국 포트워스에서 KAI 안현호 사장(오른쪽)과 LM Aero 그레그 얼머 사장(왼쪽)이 T-50 판매 협력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양사는 T-50 계열 항공기 1000대 수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 FA-50 성공은 KF-21 전투기 개발에도 큰 도움

FA-50은 길이 13.14m, 날개폭 9.45m, 높이 4.94m로 T-50과 같은 크기다. 최대 속도는 마하 1.5, 전투행동반경은 444㎞, 연료탱크 장착시 항속거리는 2592㎞다. 총 7개의 무장 장착대를 갖고 있으며 20㎜ 기관포, 합동직격탄(JDAM)과 레이저 유도폭탄 등 정밀유도폭탄,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시제 1호기가 첫비행을 한 뒤 2013년부터 공군에 도입됐다.

FA-50 등 T-50 계열 항공기의 지속적인 성능 개량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KF-21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KAI 고위 관계자는 “항공산업 후발주자 중 고유모델 초음속기를 개발해 자국 공군에 대량으로 납품하고 해외수출까지 한 경우는 T-50계열이 전세계에서 유일하다”며 “T-50계열은 KF-21 개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미래를 위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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