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초음속 전투기 띄웠다... KF-21, 부분 스텔스 성능 갖춘 ‘베이비 랩터’
21년만에 개발 성공
입력 : 2022.07.20 03:00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19일 오후 3시 40분쯤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약 33분간 창공을 누비며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확인한 KF-21은 오후 4시 13분쯤 착륙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이 됐다. 2001년 3월 한국형 전투기 개발 선언 이후 21년 4개월 만이다. /방위사업청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이 19일 오후 33분간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2001년 한국형 전투기 개발 선언 이후 21년 4개월 만의 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주국방으로 가는 쾌거”라며 “방산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됐다. 그간 개발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했다. KF-21은 첨단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일부 스텔스 성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다.

방위사업청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KF-21 시제 1호기가 19일 오후 3시 40분쯤 KAI 인근 경남 사천 공군 3훈련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해 기본적인 성능을 시험한 뒤 33분 만인 오후 4시 13분쯤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KF-21은 유럽제 ‘미티어’ 최신형 공대공 미사일 4발(비활성탄)을 동체 아래에 장착하고 시속 약 400㎞로 시험 비행을 했다. 지난 6일엔 지상에서 주행하는 지상 활주 시험에 성공했다. KF-21 시제기는 총 6대로, 2026년까지 총 2200여 회의 시험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추진하는 1단계(공대공 능력) 개발에 8조1000억원, 2026~2028년 2단계(공대지 능력) 개발에 7000여 억원 등 총 8조8000여 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다. 120대 양산 비용 9조2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비용은 18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무기 개발·도입 사업’으로 불려왔다.


KAI에서 KF-21 개발을 이끌어온 류광수 부사장은 “KF-21 ‘보라매’가 한국 항공산업 발전과 공군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염원을 안고 역사적인 첫 비행에 성공했다”며 “오늘 첫 비행이 끝이 아니며 앞으로 수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완벽한 보라매를 만들기 위한 개발 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F-21은 KF-16 이상 성능을 갖춘 중간급 전투기다. 4세대 전투기지만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과 최신 AESA 레이더 등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특히 외형은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현존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미 F-22 ‘랩터’와 비슷해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군 당국은 2030년대 말~2040년대 초쯤을 목표로 스텔스 도료(페인트)는 물론 내부 무장창까지 갖춘 KF-21 개량형 5세대 스텔스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KF-21은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 크기다. 미 F-16은 물론 F-35 스텔스기보다 크고 F-15 및 F-22보다는 작다. 최대 탑재량은 7700㎏,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전투기 안에 들어가는 전선 총길이만 32㎞에 달한다.

KF-21은 다양한 국산 및 외국제 미사일·폭탄으로 무장한다. 공대공 미사일은 유럽제인 미티어 중거리 미사일과 AIM-2000/IRIS-T 단거리 미사일을 장착한다. 유럽 MBDA가 개발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은 음속의 4배가 넘는 속도로 200㎞ 떨어져 있는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이런 성능을 가진 공대공 미사일은 일본에는 아직 없고 중국·러시아 정도만 갖고 있어 동북아 최강급(級)으로 평가된다.

공대지 무기로는 GBU-31 JDAM(합동직격탄)을 비롯한 GBU 계열 폭탄과 국산 한국형정밀유도폭탄(KGGB),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천룡’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ALCM) 등이 있다. 최대 500여㎞ 떨어진 목표물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일종의 ‘전략 무기’다. 일각에선 2단계(공대지 능력) 개발 완료 시점인 2028년까지 개발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9일 경남 사천 소재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첫 이륙한 뒤 비행하고 있다. 폭 11.2m, 길이 16.9m, 높이 4.7m의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에 이른다./방위사업청 제공


전문가들은 KF-21의 진정한 가치는 ‘한국형 독침 무기’ 장착에 있다고 본다. KF-21의 한국형 독침 무기로는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미사일 상승 단계 요격미사일 등이 꼽힌다.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유사시 KF-21에서 발사돼 중·러 등 주변 강국의 항공모함과 수상 함정 등을 격침할 수 있는 무기다. 마하3 이상 초고속으로 비행하고 수면 위로 낮게 날아갈 수 있어 요격이 어렵다.

2020년대 말쯤까지 개발될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 이상으로 알려졌다. 미·러·중·일 강대국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임 체인저’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 2020년 8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해 공식화됐다. 마하5 이상 초고속으로 비행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 1분 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KF-21용 고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면 미사일 파편이 우리 땅에 떨어져 생기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요격 개념도에 따르면,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 등이 북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표적 정보를 보내면 KF-21이 요격탄을 발사해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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