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5분간 미사일 ‘소나기 발사’… 4종 섞어 8발 쐈다
입력 : 2022.06.05 22:03

북한이 5일 35분간 탄도미사일 8발을 연속 발사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미사일 무력시위다. 앞서 한미 양국 해군은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근해에서 미 핵 추진 항모 로널드레이건함과 한국 대형 상륙함 마라도함 등을 동원한 가운데 4년 7개월 만에 항모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소나기 발사가 이에 대한 반발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날 북 미사일 발사가 그동안 우려해왔던 ‘섞어 쏘기’ ‘소나기 발사’ 능력을 실제로 보여주는 실전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이 한층 고도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 양국군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패트리엇 PAC-3 미사일, 한국군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국산 천궁2 미사일 등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어망들은 북한이 다수의 미사일·초대형 방사포를 섞어 쏘기·소나기 사격할 경우 모두 요격하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014년 프로그 로켓(사거리 70여km) 25발을 소나기 발사했고, 2017년엔 스커드ER(최대 사거리 1000㎞) 4발을 연속 발사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탄도미사일 8발을 잇따라 발사한 적은 없었다. 특히 단거리 미사일 4종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도 처음이다. 여기엔 사거리 110㎞로 북 전방 지역 포병에 배치될 신형 전술 지대지미사일과, 사거리 400㎞급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미사일 및 KN-25 초대형 방사포, 사거리 700~800km급인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이 총동원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최대 고도도 25km부터 90km까지 넓게 퍼져 있었다. 북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미사일을 고도 및 비행 방식을 달리해서 거의 동시에 발사하면 현재의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론 사실상 속수무책이란 지적이다. KN-23·24 미사일과 KN-25 초대형 방사포는 최대 비행고도가 25~60여㎞로 매우 낮은 데다 비행 막판에 풀업(급상승) 기동 등 미사일 요격이 어려운 변칙 기동을 한다. 북한이 비행고도가 낮은 미사일과 정상 궤도로 높게 비행하는 미사일을 섞어 쏠 경우 일종의 ‘양동작전’으로 한미 양국군의 탐지·요격 레이더가 교란, 제대로 요격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NSC 상임위가 끝난 뒤 “북한이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은 정부 임기 초 안보 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 4종 무기 중 KN-23·24 등 상당수는 전술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돼 미사일 소나기 발사가 현실화하면 우리에겐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교수는 “북한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비행하는 다양한 미사일을 한 목표물을 향해 일제 사격하는 경우가 우리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였는데 이것이 현실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 태세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원인철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화상회의를 열고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도발에도 즉각 탐지·요격할 수 있는 연합 방위 능력과 태세를 확인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도발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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