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S25 Sprut-SD 자주대전차포
기대를 많이 했으나 양산이 지지부진한 다목적 자주포
  • 남도현
  • 입력 : 2022.06.14 08:30
    2S25 Sprut-SD는 현재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 중인 자주대전차포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25 Sprut-SD는 현재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 중인 자주대전차포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러시아는 공수군(VDV)을 육군, 항공우주군, 해군, 전략로켓군과 더불어 별도의 군종으로 운용할 만큼 중시한다. 영토가 넓은 데다 교통망도 좋지 않기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련 시절인 1928년에 세계 최초로 대규모 공수부대를 실전 배치했을 만큼 역사가 길고 현재도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본대와 연결될 때까지 고립된 상황에서 전투를 벌여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병력의 질 또한 상당하다.

    그런데 설령 러시아가 아니더라도 적진에 투하된 공수부대에게 화력, 기동력 부족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공수할 수 있는 장비의 크기와 무게에 제한이 있을뿐더러 이를 원하는 만큼 일거에 투사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길 수 있는 상대만 골라서 싸울 수도 없다. 그래서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소련 시절부터 다양한 공수부대용 장비를 개발해 운용해 왔다.

    2S25는 방어력이 빈약해 전차 역할을 담당하기는 어려우나 대전차공격은 가능한 공격력을 보유했다. 그래서 자주대전차포로 구분된다. < (cc) Alexey at Wikimedia.org >
    2S25는 방어력이 빈약해 전차 역할을 담당하기는 어려우나 대전차공격은 가능한 공격력을 보유했다. 그래서 자주대전차포로 구분된다. < (cc) Alexey at Wikimedia.org >

    미국도 M551 전차,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을 사용했으나 소련은 장비의 종류와 양에서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오로지 공수부대를 위해 탄생한 ASU-57, ASU-85 자주포, BMD 시리즈 장갑차 등이 대표적이다. 동종의 지상군 장비와 비교하자면 어쩔 수 없이 성능이 떨어지고 조달 비용도 비싸지만 소련은 전력화를 주저하지 않았다. BMD-1, BMD-2 같은 경우는 생산량이 수천 대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나 1991년에 소련이 해체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대적인 감군이 단행되자 그에 맞춰 각종 장비도 정리하거나 양산을 유보해야 했다. 공수군도 기대가 컸던 BMD-3의 획득을 143대로 종료하고 도태하기로 예정되었던 구형 장비 중에서 상태가 좋은 것을 추려 계속 사용해야 했다. 당연히 일선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특히 ASU-85 후속작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1993년까지 소련,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한 ASU-85 자주포. < (cc) Hubert Śmietanka at Wikimedia.org >
    1993년까지 소련,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한 ASU-85 자주포. < (cc) Hubert Śmietanka at Wikimedia.org >

    더 이상 소련 시절처럼 전력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러시아 당국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하나의 장비로 공수군뿐 아니라 지상군의 노후된 전력을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한 구상에 따라 공수군의 ASU-85, 육군의 2S1 자주포, 2S9 자주포, 해군 육전대의 PT-76 경전차의 임무를 모두 승계하기 위해 탄생한 자주대전차포가 2S25 Sprut-SD(이하 2S25)다.

    1990년대 초, 개발을 지시받은 제9포병 공장은 1970년대에 미국의 M551과 역할이 유사한 공수부대용 경전차로 개발되었으나 양산에는 이르지 못한 Ob'yekt 934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주대전차포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Ob'yekt 934가 채택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100mm D-33 주포였다. 경전차라고 해도 당시 시대 흐름을 고려할 때 서방 전차를 잡기에는 빈약하다고 본 것이었다.

    1970년대에 상륙 경전차로 개발된 Ob'yekt 934.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2S25 탄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 (cc) Tankmuseum.ru >
    1970년대에 상륙 경전차로 개발된 Ob'yekt 934.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2S25 탄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 (cc) Tankmuseum.ru >

    기본적으로는 화력 지원이 우선이기는 하나 상황에 따라 기갑전까지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9포병 공장은 Ob'yekt 934가 크게 문제없다고 판단했기에 공격력을 강화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공격력을 강화하면 차체도 그에 걸맞게 바뀌어야 했다. 그렇다고 새로 개발한다는 것은 당시 러시아군의 상황을 고려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옛 소련처럼 원하는 것을 모두 만들고 사용할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때 개발진의 눈에 들어온 것은 BMD-3이었다. 기존 BMD-1. BMD-2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BMD-3은 전작들보다 차체가 50퍼센트 이상 컸다. 이를 이용하면 강력한 125mm 2A75 활강포의 탑재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포탑은 제9포병 공장이, 차체는 볼고그라드 트랙터 공장이 나누어 Ob'yekt 952 사업을 시작했고 7년 만인 2001년에 개발이 완료되어 2S25로 명명되었다.


    특징

    2S25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125mm 2A75 활강포다. 포탑에 비해 차체가 작기에 종종 저압포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으나 2A75는 대전차전까지 염두에 두고 T-72, T-80, T-90에 탑재된 2A46 전차포를 기반으로 탄생한 고압포다. 그러면서도 저반동을 구현하는데 성공했고 9M119 대전차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다. 사통장치의 성능이 T-90M 전차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헌터 킬러에, 기동 중 사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T-72, T-80, T-90 전차와 포탄 호환이 가능한 125mm 2A75 활강포가 장착된 2S25 포탑. < Governor of Volgograd Oblast >
    T-72, T-80, T-90 전차와 포탄 호환이 가능한 125mm 2A75 활강포가 장착된 2S25 포탑. < Governor of Volgograd Oblast >

    저반동 구현에 성공했어도 대구경 포를 사격할 때 발생하는 충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므로 차체가 기반이 되었던 BMD-3보다 길어지면서 보기륜이 하나 더 늘어났다. 차체 전방에 조종실, 중앙에 전투실, 후부에는 기관실이 위치하며 병력을 수송하지 않고 승무원 3명만 탑승한다. 방어력은 공수가 가능하고 수상 주행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성하느라 상당히 빈약하다.

    BMD-3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했으나 병력 탑승은 되지 않는 순수한 화력 지원용 장비다. < (cc) VLeAZ-1977 at Wikimedia.org >
    BMD-3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했으나 병력 탑승은 되지 않는 순수한 화력 지원용 장비다. < (cc) VLeAZ-1977 at Wikimedia.org >



    운용 현황

    2S25는 2005년부터 배치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2016년 현재 36대 정도만 제작되었고 전량 공수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개발 당시에 목표로 했던 ASU-85, 2S1, 2S9, PT-76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다. 러시아군이 대대적인 감군이 이루어진 상태여서 전량 대체가 불가능하더라도 예상보다 운용 수량이 적은 것은 분명하다. 또한 용도가 한정되어 수출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투하용 낙하산을 부착한 2S25. 수량이 많지 않지만 현재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 중인 장비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 (cc) Kirill Borisenko at Wikimedia.org >
    투하용 낙하산을 부착한 2S25. 수량이 많지 않지만 현재 러시아 공수군이 운용 중인 장비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 (cc) Kirill Borisenko at Wikimedia.org >

    그래도 생산라인이 폐쇄되지 않았고 화력관제시스템이 개량된 2S25M Sprut-SDM1을 선보인 것을 보면 단종시킬 생각은 없어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투입된 VDV BTG(공수군 대대전술단)에는 3대의 2S25로 구성된 대전차소대가 편제되어 있다. 따라서 물량만 놓고 보자면 12개 BTG에 배치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의문스럽고 전과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전쟁의 성격상 경전차 역할을 수행 중일 것으로 추측된다.

    공개 행사에 등장한 2S25. 우크라이나 침공전에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지나 전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공개 행사에 등장한 2S25. 우크라이나 침공전에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지나 전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변형 및 파생형

    2S25 Sprut-SD: 양산형

    2S25 Sprut-SD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25 Sprut-SD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25M Sprut-SDM1: 화력관제시스템 개량형

    2S25M Sprut-SDM1 < (cc) Boevaya mashina at Wikimedia.org >
    2S25M Sprut-SDM1 < (cc) Boevaya mashina at Wikimedia.org >



    제원

    생산업체: Volgograd Tractor Plant
    도입 연도: 2005년
    중량: 18톤
    전장: 9.77m
    전폭: 3.15m
    전고: 2.72m
    장갑: 용접강(포탑)
             알루미늄 합금(차체)
    무장: 125mm 2A75 활강포 1문
             7.62mm RKT 기관총 1정
    엔진: 2V-06-2S 수랭식 디젤, 510마력(380kW)
    추력 대비 중량: 28.3마력/톤
    서스펜션: 유기압 현수 장치
    항속 거리: 500km
    최고 속도: 70km/h(도로), 45km/h(야지), 10km/h(수상)
    양산 대수: 36대 이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2S25 Sprut-SD 자주대전차포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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