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k-130 고등훈련기
구 소련권을 나누어 맡은 M-346의 쌍둥이 형제
  • 윤상용
  • 입력 : 2022.06.13 08:36
    야크-130의 비행 모습. 전체적으로 형상은
    야크-130의 비행 모습. 전체적으로 형상은 "쌍둥이 형제"인 이탈리아의 M-346과 거의 동일하다. (출처: ROSTEC)


    개발의 역사

    1990년대가 되면서 소련 정부는 기존에 운용 중이던 체코제 고등훈련기인 아에로(Aero) L-29 델핀(Delfin) 훈련기와 아에로 L-39 알바트로스(Albatross) 훈련기의 대체 기종을 찾기 시작했다. 소련 정부는 소련 국내 설계국에 설계 제안을 요청했고, 이에 총 5개 설계국이 곧 설계 제안을 제출했다. 이들 설계국은 각각 수호이(Sukhoi) 설계국, 므야시쉬체프(Myasishchev) 설계국, 미코얀(Mikoyan), 야콜레프(Yakolev) 5개사였으며, 각각 S-54, M-200, 미그(MiG)-AT, 그리고 야크(Yak)-UTS를 제출했다.

    소련 정부는 MiG-AT와 야크-UTS의 최종설계를 바탕으로 시제기를 제작하도록 했다. <출처: Public Domain>
    소련 정부는 MiG-AT와 야크-UTS의 최종설계를 바탕으로 시제기를 제작하도록 했다. <출처: Public Domain>

    소련 정부는 1991년까지 설계 평가를 실시해 미그-AT와 야크-UTS 두 설계를 최종 후보로 올렸다. 하지만 같은 해, 결국 정치와 경제가 붕괴한 소비에트 연방은 해체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미 이전 해인 1990년에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및 몰도바, 아르메니아, 그루지야까지 총 6국이 연방에서 탈퇴하자 소련은 더 이상 연방 탈퇴를 막을 수 없었고, 결국 1991년 12월 25일까지 소비에트 연방은 해산하고 총 14개의 새로운 “구 소련” 국가가 탄생했다. 결국 “러시아”로 다시 출범하게 된 사실상의 구 소련은 곧 엄청난 경제 공황에 빠졌다. 이때 러시아는 “충격 요법”을 실시하면서 대규모의 민영화와 시장 거래 자유화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빈부격차 발생과 함께 공무원의 부패가 만연하게 되었다. 결국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가 뒤틀린 러시아는 예상보다 긴 경제 공황에 빠지고 말았다.

    야크-130의 경쟁작이던 미그-AT. 프랑스와 기술 협력으로 개발했지만 야크-130에 밀려 러시아군 고등훈련기로 선정되지 못했다. (출처: Anna Zvereva/Wikimedia Commons)
    야크-130의 경쟁작이던 미그-AT. 프랑스와 기술 협력으로 개발했지만 야크-130에 밀려 러시아군 고등훈련기로 선정되지 못했다. (출처: Anna Zvereva/Wikimedia Commons)

    당초 소련 정부는 기존 체코제 항공기를 모두 처분하면서 약 1,000대의 고등훈련기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으므로 소련이 붕괴하기 전까지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미코얀의 MiG-AT와 야콜레프의 야크-UTS 두 설계의 시제기를 제작하게 했으나, 두 업체 모두 소련 붕괴 후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기 때문에 단독으로 사업을 끌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에 야콜레프는 해외 파트너를 구하기로 한 뒤 다양한 서방 측 업체를 타진하던 중 이탈리아의 방산 전문 기업인 핀메카니카(Finmeccanica, 現 레오나르도) 그룹의 항공 부문 자회사인 아에르마끼(Aermacchi, 알레니아 아에르마끼로 재편했다가 2012년 레오나르도에서 흡수)와 연결이 되었다.

    양사는 1992년부터 협력 여부를 놓고 협상을 시작했으며, 공동으로 항공기 설계와 개발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협력이 시작됐을 당시 이미 차기 훈련기의 기본 설계 계획이 나와 있었으므로 아에르마끼는 부가적인 개발비 및 기술 지원을 책임지기로 했으며, 기본 개발 예산은 러시아 측이 댔다. 이후 아에르마끼는 개발 사업에서 50%의 지분을 갖기로 했고, 야콜레프와 소콜이 각각 25%씩 지분을 행사하기로 했다. 야크-130D로 명명한 야크-UTS의 첫 시제기는 러시아 노브고로트의 니츠니(Nizhny)에 위치한 소콜(Sokol) 공장에서 제작했으며, 1995년 6월에 일반 공개했다. 야크-130은 1996년 4월 25일, 야콜레프사의 선임 시험 비행 조종사인 안드레이 시니친(Andrey Sinitsyn)이 조종간을 잡고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2005년 모스크바 방산전시회(
    2005년 모스크바 방산전시회("MAKS")에 출품된 Yak-130. (출처: Public Domain)

    한편 러시아의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에서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던 미코얀 설계국의 미그-AT 역시 경제가 붕괴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홀로 이끌어 갈 수 없었으므로, 해외 파트너로 프랑스의 스네크마(Snecma, 現 사프란)/툴보메카(Turbomeca), 섹스턴트 아비오니크(Sextant Avionique/現 탈레스 항전 부문)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미그-AT는 1994년에 최종 설계를 확정했으며, 1995년부터 시제기 개발에 돌입했다. 미그-AT의 시제기는 1995년 5월에 완성됐으며, 1996년 3월 21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미그-AT는 1996년 3월 21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하면서 고도 1,200m까지 도달했고, 속도는 400km/h로 비행했다. 시제기 2번기도 곧 완성되면서 1997년 10월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이 시기가 됐을 때는 이미 1번기가 200소티 이상의 비행을 소화하고 있었다.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의 최종 후보인 두 기종의 시제기가 모두 완성되자 러시아 측은 2000년대부터 본격적인 시험 평가에 들어갔다. 사실 두 기종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컸는데, 우선 MiG-AT는 통상적인 훈련기 설계와 유사한 반면, 야크-130 쪽은 경공격기에 가깝게 설계해 범용성을 지향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사업 시작으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남에 따라 요구도를 크게 변경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러시아 공군과 해외 업체의 압력이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순수한 “고등훈련기”보다는 지상공격 능력에 중점을 두게 됐다는 점이다. 결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미하일로프(Vladimir S. Mikhailov, 1943~) 공군 총사령관(대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야콜레프를 선정하고 야크-130을 최종 선정 기종으로 잠정 결정했으며, 2002년 4월 10일에 공식 발표했다. 발표 직후 미코얀사는 공군의 선택에 반발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개발 말미에 갑자기 요구도를 변경해 경공격 능력과 무장 탑재 능력을 추가한 것은 부당하다며 결정에 불복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기본 및 고등훈련기로 사용이 가능하고, 무장 장착에 따라 경공격기로도 활용할 수 있으므로 비용 면에서 야크-130이 우수했다는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2014년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시연 비행 중인 야크-130. (출처: Alert5/Wikimedia Commons)
    2014년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시연 비행 중인 야크-130. (출처: Alert5/Wikimedia Commons)

    러시아 공군은 우선 10대의 야크-130을 주문했다. 당초 야크-130의 연구개발비와 사전 양산기 4대 개발 비용을 2억 달러로 잡았고 그중 85%는 야콜레프, 나머지 비용은 러시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지만 이미 1996년을 기준으로 총 지출액이 5억 달러를 돌파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2000년 중반, 야콜레프와 아에르마끼 양사는 항공기 성능의 우선순위를 놓고 합의를 하지 못했으며, 러시아 측이 약속했던 개발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기 시작하자 결국 파트너십이 깨지게 되었다. 야콜레프와 아에르마끼는 협력 관계를 깨기로 결정하면서 각각 따로따로 “야크-130”의 개발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아에르마끼는 기술문서 구입 명목으로 야콜레프에 약 7,700만 달러를 지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실상 앞으로 개발하게 될 양사의 항공기는 성능이 거의 유사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동일한 사업에서 가급적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며, 야콜레프는 주로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구소련 연방)과 인도, 슬로바키아, 알제리 등지에 야크-130을 판매하고, 이탈리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 위주로 앞으로 개발할 항공기(M-346 마스터)를 판매하기로 했다.

    야크-130은 개발 완료 후 러시아 공군에서 정식 훈련기로 도입 결정을 내렸으며, 2002년 4월부터 납품이 시작됐다. 또한 러시아 정부가 설립한 국영 수출공사인 로소보론엑스포트(Rosoboronexport)사와 이르쿠트(Irkut), 야콜레프 3사가 해외 수출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야크-130을 식별하자마자 구 소련의 무기를 적성 장비로 분류하면서 해당 무기체계가 갖는 공격성을 순화시켜 보일 목적으로 약한 동물의 이름을 붙이거나 우스꽝스러운 단어를 붙이는 전통을 이어 “미튼(Mitten: 벙어리장갑)”이라는 식별 명칭을 부여했다.

    2014년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시연 비행 중인 야크-130. (출처: Alert5/Wikimedia Commons)

    한편 러시아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탈락한 후보인 미그-AT는 이미 개발 과정에서 750 소티를 소화해 성능이 검증된 상태였으므로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미코얀은 이미 프랑스 업체와 개발 초창기에 공동 개발 협력을 진행하면서 독립국가연합 및 기존에 러시아 전투기를 구매한 국가에 대한 마케팅은 미코얀이 실시하고, 그 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프랑스 스네크마가 맡기로 영역 구분을 해놓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스네크마는 알제리, 그리스, UAE 등지에 판매를 타진했으며, 야콜레프는 고객국 대상으로 시험 비행이나 시연을 계속 실시했다. 당초 이들은 해외 판매가 성사된다면 이를 토대로 거꾸로 러시아 공군에 판매를 타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사는 끝내 고객 국가 발굴에 실패했으며, 미그-AT 역시 시제기 두 대를 끝으로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특징

    야크-130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된 항공기로, 러시아의 4~5세대 전투기 특성을 모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1553 데이터버스(Databus)와 호환되는 오픈 아키텍처(Open Architecture) 방식의 디지털 항전장비를 채택했고, 전면 디지털 조종석을 설치했으며, 4채널 디지털 비행통제 시스템(통칭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를 설치했다. 또한 헬멧고정표적추적체계(HMSS: Helmet-Mounted-Sighting System)와 전방상향시현장치(HUD: Head-up Display), 이중 GPS/글로나스(GLONASS) 수신장치 및 관성항법장치(INS)가 채택되어 있어 정확한 항법유도와 표적처리가 가능하다. 제조사인 야콜레프 측은 야크-130으로 러시아 공군 교육훈련 파이프라인의 80%를 커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크-130의 비행 모습. Yak-130은 양쪽 주익에 각 3개의 하드포인트와 동체 하부에 하나, 그리고 날개 끝 윙팁(wingtip)에 무장 거치용 레일(rail)이 있다. (출처: ROSTEC)
    야크-130의 비행 모습. Yak-130은 양쪽 주익에 각 3개의 하드포인트와 동체 하부에 하나, 그리고 날개 끝 윙팁(wingtip)에 무장 거치용 레일(rail)이 있다. (출처: ROSTEC)

    야크-130은 전통적인 후퇴익을 채택했으며, 최대한 기체를 가볍게 하기 위해 비행 통제면은 모두 탄소섬유로 제작했다. 엔진 부분에 대해서는 방호력을 높일 목적으로 케블러(Kevlar) 장갑을 씌웠으며, 조종석과 항전장비 설치 공간 주변도 케블러를 둘러씌워 보호했다. 미익은 전체가 움직이도록 설계했으며, 이를 통해 기체의 받음각(AOA: Angle of Attack)을 최대화했다. 이착륙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리딩에지 슬랫(leading edge slat)이 설치됐으며, 3단으로 구성된 파울러 플랩(fowler flap)이 주익에 채택됐다. 파울러 플랩은 이륙 시 양력을 최대화하고, 착륙 시 항력을 높일 목적으로 주익 뒤쪽에서 플랩이 빠져나온 후 아래로 한 번 꺾이게 설계한 것이다. 야크-130은 비포장도로나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소형 활주로에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야크-130의 기체 수명은 약 30년이며, 비행시간으로는 10,000시간 혹은 20,000회 착륙을 버틸 수 있다.

    야크-130은 훈련기 용도뿐 아니라 가벼운 경공격기 임무도 수행이 가능하다. 이는 최근 훈련기의 트렌드 추세에 맞춘 것으로, 경쟁 기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A/FA-50 골든이글(Golden Eagle)이나 이탈리아 아에르마끼의 M-346FA 마스터(Master)와 유사한 콘셉트이다. 야크-130의 전투 중량은 3,000kg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 및 무유도 무장, 외장 연료 탱크와 전자전 포드를 설치할 수 있다. 제조사 측은 2009년 12월까지 “야크-130은 러시아 공군에서 운용 중인 500kg 이하의 모든 무장을 장착하고 발사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야크-130에는 총 9개의 하드포인트(hardpoint)가 설치되어 있으며, 가벼운 공대공 미사일을 양쪽 윙팁(wingtip)에 달고, 각각 주익 하부에 3개의 파일런과 동체 하부에 1개의 파일런이 있다.

    야크-130의 배면 모습. (출처: Adrian/Wikimedia Commons)
    야크-130의 배면 모습. (출처: Adrian/Wikimedia Commons)

    항공기 동체에는 두 기의 엔진을 설치했다. 엔진은 러시아 이브첸코(Ivchenko)-프로그레스(Progress)제 AI-222-25 FADEC(full-Authority Digital Engine Control) 엔진을 채택했으며, 출력은 최대 11,000파운드까지 낼 수 있다. 업그레이드를 할 시 AI-222-28 엔진도 옵션으로 가용하며, -28 엔진을 채택할 경우 최대 12,000 파운드까지 출력을 낼 수 있다. 통상 시 최대 이륙 중량은 7,250kg에 출력 대비 중량 0.70이며, 이는 유사 등급의 훈련기인 BAE 호크(Hawk) 128의 0.65나 아에로 보도쵸디(Aero Vodochody)의 L-159B ALCA 훈련기의 0.49보다 우수하다. 최대 연료 탑재량은 1,700kg이지만, 필요시 두 대의 외장 연료 탱크를 장착하면 2,600kg를 추가로 더할 수 있다. 야크-130의 최대 진대기속도(max. true airspeed)는 마하 0.93이며, 실용 상승 한도는 12,500m이다. 중력 한계는 -3G에서 +9G까지 견딜 수 있다. 통상적인 이륙 속도는 209km/h이며, 최소 이륙 거리는 약 550m이고, 착륙 속도는 191km/h, 최소 착륙 거리는 750m 정도이다. 측풍 한계는 56km/h이다.

    야크-130의 조종석 캐노피는 측면으로 열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훈련기 사양으로 운용할 경우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폭탄, 기관포, 기내 자체방어체계를 실사격처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야크-130은 러시아제 항공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방 무기가 통합된 것도 독특하다. 예를 들면 AIM-9L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프랑스제 매직(Magic) 2 공대공 미사일이나 미제 AGM-65 매버릭(Maverick) 미사일뿐 아니라 비크르(Vikhr) 레이저 유도식 미사일, R-73 적외선 유도식 공대공 미사일, Kh-25ML 공대공 레이저 유도식 미사일 등도 장착할 수 있다. 또한 KAB-500kr 유도식 폭탄을 운용할 경우 플라탄(Platan) 전자광학 유도포드를 동체 하부에 장착하여 유도가 가능하다. 기본 무장으로는 GSh-301 30mm 기관포를 장착할 수 있으며, 혹은 포드 방식으로 GSh-23 기관포를 동체 하부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무유도식 B-8M, B-18 로켓, 250kg/50kg 폭탄 혹은 클러스터(cluster) 폭탄도 통합이 가능하다.

    2013년 6월, 파리 르부르제(Le Bourget) 에어쇼에 출품된 러시아 공군 야크-130 및 운용 가능 무장. 야크-130은 측면으로 캐노피가 열리도록 설계됐다. (출처: Julian Herzog/Wikimedia Commons)
    2013년 6월, 파리 르부르제(Le Bourget) 에어쇼에 출품된 러시아 공군 야크-130 및 운용 가능 무장. 야크-130은 측면으로 캐노피가 열리도록 설계됐다. (출처: Julian Herzog/Wikimedia Commons)

    야크-130의 레이더는 러시아 NIIP 주코프스키(Zhukovsky)에서 개발한 8GHz~12.5GHz의 오사(Osa)/오카(Oca) 레이더가 장착됐다. 오사 레이더는 공중에서 8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으며, 그중 4개의 표적을 전 각도에서 대응하는 동안 지상 표적 2개를 계속 추적할 수 있다. 탐지 범위는 전방 80km, 후방 40km이며, 레이더 피탐지면적(RCS)이 5㎡ 이상인 표적은 대부분 포착 가능하다. 자동 추적 모드에서 락온(Lock-on) 범위는 65km이다.

    조종석의 구성은 전후방석이 동일하며, 일반적으로 전방석에는 교육생이, 후방석에는 교관이 탑승하도록 설계했다. 조종간은 사이드스틱(sidestick) 대신 통상적인 항공기의 센터스틱(centerstick)으로 설치됐으며, 사출좌석은 러시아에서 제작한 제로-제로(zero-zero) 방식의 사출좌석인 K-36-3 사출좌석을 채택했다. 기본적으로는 만약 유사시에 전방 교육생 좌석에서 사출을 당기면 전방좌석만 사출되고, 후방 교관석에서 사출시키면 전, 후방석이 모두 사출되도록 해놓았으나, 이는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경공격기용 야크-130은 기술시연기인 야크-130D와 약간 다르게 설계됐다. 우선 중량을 낮추고 레이더 설치 공간을 넓히기 위해 기수를 더 둥글게 설계했다. 동체 길이 역시 날개 뒤쪽을 살짝 짧게 줄였다. 러시아 정부는 다소 무리하게 Su-25를 대체할 목적의 본격적인 경공격기 형상인 야크-131의 개발을 밀어붙였지만, 시제기가 러시아 공군 측에서 실시한 중요 조종사 안전 요구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자 2011년 말에 개발 사업을 중단시켰다.


    운용 현황

    야크-130은 2005년부터 러시아 공군에 1차 주문으로 12대가 인도됐으며, 향후 72대를 도입하기로 최초 약정했다. 하지만 2011년 11월 8일에 주문을 수정하면서 총 65대만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으며, 그중 55대는 확정 주문이지만 10대는 옵션으로 걸었다. 야크-130의 첫 기체는 2010년 2월 19일부터 러시아 리페츠크(Lipetsk)에 위치한 공군 훈련센터로 인도됐으며, 이후 러시아 공군은 야크-130으로 구성한 신규 공군 곡예비행단 창설을 위해 12대를 추가 주문하고, 해군항공대 용도로도 10대를 주문할 의사를 보였다.

    적색으로 도장한 러시아 공군의 야크-130. (출처: Alex Snow/Wikimedia Commons)
    적색으로 도장한 러시아 공군의 야크-130. (출처: Alex Snow/Wikimedia Commons)

    야크-130의 첫 해외 구매는 2006년 3월, 알제리가 16대의 훈련기를 구매하면서 성사됐다. 알제리 공군은 2009년 9월에 초도 물량을 인도받았으며, 2011년까지 16대 인도가 완료됐다. 2010년 1월에는 리비아 공군이 총 6대를 구매했으며, 베트남 공군이 8대를 도입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구소련 국가인 카자흐스탄이 야크-130 도입 약정을 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벨라루스 공군이 4대를 구매해 2015년까지 인도가 완료됐다. 벨라루스는 2016년에 옵션으로 4대를 추가 구매했으며, 2019년 5월에도 4대를 더 구입했다. 한편 방글라데시 공군은 2014년 1월에 총 16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러시아 국방부 역시 2014년 2월에 야크-130 12대를 추가로 도입해 2016년까지 인도가 완료됐다. 미얀마 공군은 2016년 말에 3대의 야크-130 훈련기를 도입했고, 2019년 12월에 6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한편 첫 수출 국가였던 알제리 역시 같은 해에 옵션을 행사해 야크-130 16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동남아의 공산 국가인 라오스 역시 현재까지 4대를 구입했으며, 10대는 인도 중인 상태다.

    시리아 역시 2016년까지 36대의 야크-130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 이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야크-130의 가장 최근 수출 소식은 2020년경 베트남이 약 12대가량을 추가 도입한 것으로, 계약액은 약 3억 5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이미 베트남은 앞서 8대의 야크-130을 도입해서 운용하고 있었으나 1980년대에 도입한 체코의 L-39 알바트로스(Albatross) 훈련기를 병행 운용하고 있었으므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추가 도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 공군용 야크-130. 2016년에 촬영된 사진이다. (출처: Shadman Samee/Wikimedia Commons)
    방글라데시 공군용 야크-130. 2016년에 촬영된 사진이다. (출처: Shadman Samee/Wikimedia Commons)

    반면 비공산권 국가에서는 수출 이력이 신통치 않다. 2015년 왕립 태국 공군이 기존에 운용 중이던 L-39의 대체 기종 선정을 위해 도입 사업을 시작하자 마케팅 협정을 깨고 러시아의 야크-130과 이탈리아의 M-346, 미국 텍스트론-에어랜드(Textron-Airland)사의 스콜피온(Scorpion) 경공격기, 중국의 L-15,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쌍둥이’ M-346과 야크-130은 초반에 탈락했으며, 사업은 L-15와 T-50의 최종 경합으로 이어지다가 T-50의 승리로 끝났다. 이란에도 2016년부터 24대 판매를 놓고 협상했지만 2020년 6월에 결국 협상이 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니카라과에도 2015년 4월부터 6대의 경공격기 형상 수출을 추진했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2017년 6월, 니카라과 정부는 EMB-314 슈퍼 투카노(Super Tucano)와 야크-130 등 세 기종을 놓고 평가를 거쳐 야크-130의 야코블레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예산 문제로 추정되는 이유로 인해 마지막 단계에서 계약을 무산시켰다.

    현재 야크-130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경공격기 도입 사업에도 참가 중이다. 이 사업에서 왕립 말레이시아 공군은 기존에 운용하던 Su-30MKM을 대체할 기체 36대를 구매할 예정이며, 제안서를 제출한 기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BAE사의 호크(Hawk), 중국-파키스탄 합작의 JF-17 썬더(Thunder), 중국의 L-15 홍두, 체코의 L-39NG, 인도 HAL의 떼자스(Tejas) LCA, 그리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FA 등이다. 야코블레프는 광범위한 산업 협력과 기술 이전을 절충 교역 조건으로 걸었으며, 야크-130에 UV-26포드와 ECM 포드, 고급 레이더 장착 등을 조건으로 걸고 있으나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는 M-346FA와 FA-50 두 기종 중에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산업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사실 야크-130이 공산권에서 꽤 성공적인 수출고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권 너머로의 수출에는 신통치 않은 것은 사고 이력이 적지 않은 것도 영향이 크다. 야크-130의 첫 사고는 2006년 6월 26일, 시제기가 랴잔(Ryazan) 지역에서 비행 중 추락해 조종사가 사출하는 사고였다. 당시 조종사 두 사람은 모두 사출에 성공했으며, 부상도 경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5월 29일에는 리베츠크 전투 훈련 센터에서 시험 비행 중 한 대가 추락했으나 역시 조종사는 모두 안전하게 사출했다. 당시 기체는 활주로에서 이륙하던 중 기체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추락했는데, 이 사건은 당시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의 최종 승자를 발표하기 직전이던 인도네시아 사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도네시아는 최종 후보로 야크-130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골든이글 고등훈련기를 최종 후보로 올려놓은 상황이었는데,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야크-130의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 원인 조사는 금방 끝나지 않는 데다 분명하게 규명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야크-130에 유리하게 흘러가던 인도네시아 사업은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이듬해인 2011년 5월, 고등훈련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와 최종 기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T-50을 선정했다. 야크-130은 이후에도 2014년, 2017년에 각각 러시아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으며, 2017년 한해 동안에는 방글라데시 공군에서만 두 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5월 19일에는 벨라루스 공군 소속 야크-130 한 대가 바라나비치(Baranavichy)의 민가 상공으로 추락해 가옥을 덮쳤으며, 조종사는 사출에 성공했지만 후송 중에 사망했다.


    파생형

    Yak-130D 기술시연기: 시험용으로 개발한 테스트용 항공기. 계기가 아날로그 위주로 설치됐으며, 소형 MFD 한 장이 설치되었다. 주익 끝의 윙팁에는 무장 장착이 불가하며 기내산소공급장치(OBOGS: On-Board Oxygen Generating System)가 설치되지 않았다.

    야크-130의 기술시연기 성격인 야크-130D. 아직 러시아-이탈리아 공동 개발 관계가 살아있던 시절이므로, 미익에
    야크-130의 기술시연기 성격인 야크-130D. 아직 러시아-이탈리아 공동 개발 관계가 살아있던 시절이므로, 미익에 "아에르마끼" 로고가 보인다. (출처: Kral Michal/Wikimedia Commons)

    Yak-130 고등훈련기: 기본 복좌형 고등훈련기 형상. 총 3개 공장에서 양산해 노브고로트 소콜 공장에서 생산한 기체에는 야크-130.01, 이르쿠츠크에서 양산된 기체는 야크-130.11, 그리고 수출용으로 제작한 형상에는 야크-130.12로 구분이 되어있다.

    Yak-131 경공격기: Su-25의 대체 목적으로 설계한 경공격기 형상 제안. 조종석과 엔진에 장갑 처리를 했으며, GSh-30-1 기관포가 설치됐다. 기계식 혹은 빔 조사 방식의 파조트론(Phazotron) 코표 레이더나 티코미로프(Tikhomirov) NIIP 오사(Osa) 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 장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으며, 대신 기존 야크-130의 업그레이드에 131 계획 일부를 반영했다.

    YAK-133: 단좌식 경폭격기(LUS: Lyogkiy Udarnyi Samolyot) 형상으로, 1990년 초 사업이 취소되면서 개발은 진행되지 못했다. 레이더를 업그레이드하고 신형 표적획득체계를 장착하려 했으며, Kh-38M 공대지 미사일과 Kh-31 대함/대방사 미사일을 통합할 예정이었다.

    Yak-133IB: 전폭기 형상. 1990년대에 계획됐으나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Yak-133PP: 전자전 대응용 플랫폼. 1990년대에 계획됐으나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Yak-133R: 전술 정찰 형상. 1990년대에 계획됐으나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Yak-135: 4인승 VIP 수송용 형상. 실제로 개발되지는 않았다.

    프로리프(Proryv) UAV: 야크-130을 기반으로 한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 개발안. 주로 무장을 탑재한 공중 무장 플랫폼 형태로 운용하거나 정찰용 기체로 운용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프로리프는 “돌파”라는 의미로, 현재 T-90M 전차에 붙은 별칭이기도 하다.

    Yak-130M: 야크-130의 업그레이드 형상안. 항전장비가 향상됐고, 공중급유를 위한 급유 파이프가 설치됐으며, LD-130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추가됐다. 공중급유파이프는 MIL-A-87166 스탠더드에 맞춰져 있어 NATO 측 급유기와도 호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1996년 사업이 취소되어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M-346/M-346FA 마스터 경공격기: 야코블레프사와 이탈리아 아에르마끼사가 공동 개발한 훈련기. 하지만 2000년에 파트너십이 깨지면서 사업이 갈라져 M-346과 Yak-130으로 나뉘면서 아에르마끼가 완성한 형상에 M-346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야크-130과 설계는 유사하지만 러시아제 위주의 항전장비와 하부체계가 들어간 야크-130과 달리, M-346에는 주로 서방제 항전장비와 하부체계가 채택됐다.

    야크-130의
    야크-130의 "쌍둥이 형제"인 M-346의 경공격기 형상인 M-346FA. (출처: Adrian Pingstone/Public Domain)



    제원

    종류: 고등훈련기/경공격기
    제조사: 야코블레프(Yakovlev)
    승무원: 2명
    전장: 11.49m
    전고: 4.76m
    날개 길이: 9.84m
    날개 면적: 23.52㎡
    자체 중량: 4,600kg
    총중량: 7,250kg
    최대 이륙 중량: 10,290kg
    추진체계: 5,510 파운드(24.52kN)급 이브첸코-프로그레스 AI-222-25 터보팬 엔진x2
    최고 속도: 1,060km/h
    순항 속도: 887km/h
    실속 속도: 165km/h
    항속 거리: 2,100km
    전투 범위: 555km
    실용 상승 한도: 12,500m
    중력 한계: +8.0~-3.0G
    상승률: 65m/s
    날개 하중: 276.4kg/㎡
    출력 대비 중량: 0.70
    하드포인트: 총 9개(윙팁에 각 1개, 주익 하부에 각 3개, 동체 하부에 1개), 최대 3,000kg
    대당 가격: 1,500만 달러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Yak-130 고등훈련기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