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8)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측면에서 바라본 러시아군의 전쟁 준비
  • 조상근
  • 입력 : 2022.05.20 08:36
    2021년부터 러시아 전차 포탑에 방호 장비(Slat Armor)가 장착된 모습이 관측되었다. 당시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드론, 포병, 대전차무기 등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위와 같은 장비를 부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위 사진의 전차는 2021년 8월 크름반도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군 T-72B3M의 모습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ussia-is-installing-metal-grids-on-its-t-72b1-in-crimea/>
    2021년부터 러시아 전차 포탑에 방호 장비(Slat Armor)가 장착된 모습이 관측되었다. 당시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드론, 포병, 대전차무기 등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위와 같은 장비를 부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위 사진의 전차는 2021년 8월 크름반도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군 T-72B3M의 모습이다. <출처: https://mil.in.ua/en/news/russia-is-installing-metal-grids-on-its-t-72b1-in-crimea/>


    군사혁신의 지속가능성

    군사혁신은 새로운 무기체계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싸우는 개념 및 조직편성(구조)을 상호 결합하여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 발생한다. 이와 같은 개념은 미 국방부의 총괄평가국장이었던 앤드루 마셜(Andrew Marshall)에 의해 처음 정립되었다(1992년). 이후 미 전략예산평가센터 크레피네비치(Andrew F. Krepinevich) 박사의 연구를 통해 군사 이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1996년).

    군사혁신은 새로운 무기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싸우는 개념 및 조직편성(구조)을 상호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미 육군은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과 이를 뒷받침하는 무기체계와 부대를 하나로 통합하여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증진시키기 위해 훈련이자 전투실험인 ‘Project Convergence’를 매년 육군본부 주관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런 군사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군사혁신은 아래 그림처럼 혁신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Time), 어느 한 시점에서 급진적인 전투 효과성(Combat Effectiveness)이 발휘될 때 일어난다. 즉, 군사혁신의 필요조건은 혁신 노력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군사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의 노력이 축적되어 급진적인 전투 효과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달성된다. <출처: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Thinking-of-Revolution-in-Military-Affairs-(RMA).-a-Nordal/1f792860fb469b90224c3051f6cb028c561dcbaa>
    군사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의 노력이 축적되어 급진적인 전투 효과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달성된다. <출처: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Thinking-of-Revolution-in-Military-Affairs-(RMA).-a-Nordal/1f792860fb469b90224c3051f6cb028c561dcbaa>

    러시아도 이런 개념을 가지고 2007년부터 첨단 무기체계 전력화, 군의 지휘체계와 구조 개편,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 개념 발전 등 강도 높은 군사혁신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고강도 혁신의 효과는 2014년 크름반도의 무혈 병합과 연이은 돈바스 전쟁에서의 성과로 입증되었다. 하지만 연이은 승리에 도취된 러시아는 다음 해(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부터 군사혁신의 지속성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군사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쇼이구(Sergei Shoigu) 국방장관(우측)과 게라시모프(Valery Gerasimov) 총참모장(좌측)의 모습 <출처: https://www.timesofisrael.com/russian-generals-risk-themselves-to-motivate-troops-after-sluggish-advance/>
    러시아의 군사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쇼이구(Sergei Shoigu) 국방장관(우측)과 게라시모프(Valery Gerasimov) 총참모장(좌측)의 모습 <출처: https://www.timesofisrael.com/russian-generals-risk-themselves-to-motivate-troops-after-sluggish-advance/>



    시리아 내전 개입이 초래한 군사혁신의 지속성 상실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병합하고 돈바스 지역을 실효 지배한 이후 2015년 9월부터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장을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러시아 파병군은 항공우주군, 특수작전부대, 군사경찰, 해군 등으로 편성되었고, 병력은 63,000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육군 장교들을 시리아 정부군의 대대급까지 파견하여 전쟁의 실상을 체험하게 했다.

    러시아군의 작전은 특수작전부대와 항공우주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특수작전부대가 주요 거점에 주둔하면서 공세적인 정찰로 반군의 위치를 식별하면, 전폭기의 폭격이나 순항미사일을 유도하여 타격하는 방식으로 항공타격 중심의 작전을 전개했다. 2014년 돈바스 전쟁에서처럼 전장을 종횡무진(縱橫無盡) 하는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군은 특수작전부대가 반군의 저항거점을 식별한 후 전폭기의 폭격이나 순항미사일을 유도하여 타격하는 항공타격작전을 실시했다. <출처: https://www.bbc.com/news/world-middle-east-34502286>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군은 특수작전부대가 반군의 저항거점을 식별한 후 전폭기의 폭격이나 순항미사일을 유도하여 타격하는 항공타격작전을 실시했다. <출처: https://www.bbc.com/news/world-middle-east-34502286>

    이와 같은 작전 형태는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후 ‘우-러’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위의 그림처럼 러시아군은 2021년 2월 현재 시리아 전역에 83개의 거점을 유지했고,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찰 활동을 하면서 시리아 반군을 식별함과 동시에 항공타격을 실시했다. 이와 같은 거점에는 주로 러시아군 특수작전부대인 스페츠나츠(Spetsnaz)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으로 알려진 와그너(Wagner) 그룹의 용병들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2월 5일 당시 러시아군은 시리아 내 83개의 주둔지를 유지하였다. 이곳에는 주로 러시아군의 특수작전부대인 스페츠나츠(Spetsnaz)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으로 알려진 와그너(Wagner) 그룹 용병들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https://jusoor.co/details/Map%20of%20the%20military%20bases%20and%20posts%20of%20foreign%20forces%20in%20Syria/826/en>
    2021년 2월 5일 당시 러시아군은 시리아 내 83개의 주둔지를 유지하였다. 이곳에는 주로 러시아군의 특수작전부대인 스페츠나츠(Spetsnaz)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으로 알려진 와그너(Wagner) 그룹 용병들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https://jusoor.co/details/Map%20of%20the%20military%20bases%20and%20posts%20of%20foreign%20forces%20in%20Syria/826/en>

    이처럼 러시아군은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대략 6개월 단위로 부대 교대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은 지휘관(자)의 전투지휘 능력을 강화하고 있고, 최신 무기체계에 대한 전투실험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쇼이구 국방장관은 2019년 12월 시리아 내전에서 Uran-9(로봇전차) Su-35·57(전투기), Tu-160(전략폭격기), S-400(대공미사일), 9K720 Iskander-M(단거리 탄도미사일), Ka-52(전투헬기) 등 201종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전투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군은 2018년 6월 경 시리아에서 로봇전차인 Uran-9의 전투실험을 실시했다. 전투실험 결과 Uran-9은 전장에서 운용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https://defence-blog.com/combat-tests-syria-brought-light-deficiencies-russian-unmanned-mini-tank/>
    러시아군은 2018년 6월 경 시리아에서 로봇전차인 Uran-9의 전투실험을 실시했다. 전투실험 결과 Uran-9은 전장에서 운용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https://defence-blog.com/combat-tests-syria-brought-light-deficiencies-russian-unmanned-mini-tank/>

    전술(前述)한 전투실험을 포함하여 러시아군이 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은 2008년부터 이어진 러시아군의 군사혁신에 영향을 미쳤다. 전쟁 경험을 통해 도출된 교훈은 무기체계, 싸우는 방법, 조직편성 등과 같은 군사 분야 전반에 걸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리아 전장은 러시아군이 군사혁신을 추진하면서 경험한 과거의 전장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달랐다.

    우선, 전쟁의 상대가 달랐다. 2008년 조지아 전쟁과 2014년 돈바스 전쟁에서 러시아는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의 시리아 내전에서는 비국가 단체인 비정규군을 상대했다. 다음으로, 운용된 주요 부대가 달랐다. 국가를 상대로는 기계화부대를 주로 운용했지만, 비국가 단체를 상대로는 특수작전부대와 항공우주군을 주로 운용했다. 또한, 작전개념도 달랐다. 국가를 상대로 러시아군은 물리적·비물리적 수단과 방법을 배합한 하이브리드전을 구사했지만, 비국가 단체를 상대로 한 시리아 내전에서는 주로 항공타격 중심의 화력전을 전개했다.

    러시아군은 2018년 6월 경 시리아에서 로봇전차인 Uran-9의 전투실험을 실시했다. 전투실험 결과 Uran-9은 전장에서 운용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https://defence-blog.com/combat-tests-syria-brought-light-deficiencies-russian-unmanned-mini-tank/>

    이로 인해, 2015년을 기점으로 러시아군의 군사혁신은 정규군 중심에서 비정규군 중심의 작전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2015년 이전까지 러시아군은 하이브리드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정규군의 혁신에 중점을 두었지만,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2015년 이후부터는 대다수 간부가 비정규전을 경험하면서 군사혁신의 방향이 틀어져 버린 것이다. 마치 미군이 장기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경험하면서 정규전 대신 비정규전 중심으로 주요 작전수행능력과 부대 구조가 변화된 것과 유사하다.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군이 적용한 작전개념은 지상전투를 수행하는 재래식 전력의 발전 속도를 둔화시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군은 시리아에서 항공타격 중심의 화력전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러시아군 지상전투체계의 핵심인 대대전술단을 구성하는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과 같은 재래 전력의 개선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국가를 상대로 한 러시아군의 정규전 수행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편성(구조)은 2014년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2014년 돈바스 전쟁과 2022년 우-러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의 대대전술단의 전술은 제파식 포위 공격으로 동일했다. 또한, 양개 전장에 투입된 대대전술단의 편성도 변함이 없었다.

    2014년 돈바스 전쟁에서의 러시아군 대대전술단 편성 모습 <출처: https://www.ft.com/content/2720bdf1-0ac4-4b3d-9592-b68556a303b4>
    2014년 돈바스 전쟁에서의 러시아군 대대전술단 편성 모습 <출처: https://www.ft.com/content/2720bdf1-0ac4-4b3d-9592-b68556a303b4>


    우-러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초에 최신화된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 편성표 <출처: https://www.thefivecoatconsultinggroup.com/the-coronavirus-crisis/perspective-ukraine>
    우-러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초에 최신화된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 편성표 <출처: https://www.thefivecoatconsultinggroup.com/the-coronavirus-crisis/perspective-ukraine>

    한편, 도시 지역에서 싸우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혁신도 미흡했다. 시리아 전장은 하마(Hama), 일레포(Aleppo) 등과 같은 도시를 중심으로 작전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시리아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작전은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항공타격작전 위주로 수행되었으며, 일반 보병부대가 건물을 수색하거나 점령하는 방식의 도시 지역 작전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시리아에 파병된 러시아 지상군 중 일반 보병부대가 제외됨에 따라 러시아군은 장기간의 파병에도 불구하고 도시 지역 작전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러 전쟁에서 도시 지역을 극복하지 못하는 러시아군의 모습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위 그림은 2016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인구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우-러 전쟁에서 양측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격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Kyiv)를 함락하지 못한 채 3월 25일부로 주요 전력을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처럼 이번 전쟁에서 도시는 과거의 성처럼 러시아군의 진출을 가로막는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출처: https://en.populationdata.net/wp-content/uploads/2016/09/Ukraine-grandes-villes.png>
    위 그림은 2016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인구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우-러 전쟁에서 양측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격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Kyiv)를 함락하지 못한 채 3월 25일부로 주요 전력을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처럼 이번 전쟁에서 도시는 과거의 성처럼 러시아군의 진출을 가로막는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출처: https://en.populationdata.net/wp-content/uploads/2016/09/Ukraine-grandes-villes.png>

    결과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정규전에 대비한 러시아군의 지상전투체계는 2014년에 머물러 있다. 2015년 이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여 얻은 전투 경험과 이를 반영한 군사혁신은 러시아 정규군의 무기체계, 싸우는 방법 및 조직편성(구조)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우-러 전쟁의 양상은 시리아 내전 개입이 초래한 군사혁신의 지속성 상실이 미래의 재래식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치명적인 취약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사점

    러시아군은 2015년 이전까지 하이브리드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정규군의 지휘체계와 구조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부터 이전까지 추진되던 정규군의 군사혁신은 이어지지 못했고, 급기야 이번 우-러 전쟁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러시아군의 군사혁신 사례로부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군사혁신은 지속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군사혁신은 지속적인 노력이 축적되어 급진적인 전투 효과성을 창출할 때 비로소 구현된다. 반대로, 군사혁신 과정에서 방향이 바뀐다면 이전의 노력은 사장되기 쉽다. 러시아군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비정규전 경험이 군사혁신의 주요 흐름이 되면서 기존의 정규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려는 군사혁신의 흐름이 단절되었다. 그 결과, 이번 우-러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보다 압도적인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러 전쟁이 시작된 2월 24일부터 5월 9일까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서 집계한 러시아군의 피해 현황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이번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비정규전 중심의 경험이 군사혁신의 주류가 되면서 기존의 정규전 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군사혁신의 흐름이 끊긴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https://twitter.com/KyivIndependent/status/1523570675985776642/photo/1>
    우-러 전쟁이 시작된 2월 24일부터 5월 9일까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서 집계한 러시아군의 피해 현황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이번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비정규전 중심의 경험이 군사혁신의 주류가 되면서 기존의 정규전 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군사혁신의 흐름이 끊긴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https://twitter.com/KyivIndependent/status/1523570675985776642/photo/1>

    둘째, 전력(戰力)은 ‘High-Low Mix’ 개념을 적용하여 건설해야 한다. 러시아군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 재래식 전력의 발전이 지체되었다. 그 결과는 이번 우-러 전쟁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전차는 승무원의 활동 공간과 포탄 적재 공간이 혼재되어 대전차 무기에 피격 시 승무원의 생존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취약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전술차량은 요구 성능에 못 미치는 외국산 타이어를 사용하여 기동과 보급에 차질을 초래했고, 이는 곧바로 작전템포의 둔화로 이어졌다.

    우-러 전쟁이 시작된 2월 24일부터 5월 9일까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서 집계한 러시아군의 피해 현황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이번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비정규전 중심의 경험이 군사혁신의 주류가 되면서 기존의 정규전 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군사혁신의 흐름이 끊긴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https://twitter.com/KyivIndependent/status/1523570675985776642/photo/1>

    러시아군은 2014년 돈바스 전쟁에서 대대전술단을 비롯한 정규군 중심의 작전을, 2015년부터 개입한 시리아 내전에서는 특수작전부대 위주의 비정규전을 전개했다. 이번 우-러 전쟁에서는 다시 정규군 중심의 작전으로 회귀했다. 다음 전쟁에서 전개될 작전 형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전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첨단과 재래, 정규군과 비정규군 전력을 함께 발전시키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러시아군의 군사혁신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아무리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라도 일관된 방향으로 장기간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오늘의 승자도 내일의 패자로 전락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강조한 것처럼 기존 전쟁은 반(反)전쟁을 야기하고, 역사의 교훈처럼 신기술은 반(反)기술을 태동시켜 전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분석(8)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 국방로봇학회 교육부회장과 (사)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3년 레바논-이스라엘 접경지역의 현행작전을 통제한 경험이 있고,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육군대학에서 전략학으로 군사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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