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665 타이거 공격헬리콥터
또 한 번의 유럽 “공동과제” 시도
  • 윤상용
  • 입력 : 2022.04.25 08:54
    EC-665 타이거 공격헬리콥터


    개발의 역사

    1980년대 초, 냉전이 절정기에 달하면서 소련의 기갑 전력을 우려한 프랑스와 서독 정부는 전장에서 운용하기 위한 고급 다목적 헬기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공동으로 전장용 다목적 헬기 요구도를 발행했으며, 이에 따라 사업을 감지한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Aérospatiale, 1970년 EADS에 흡수)이 70%, 독일에서는 메서슈미트-뵐코프-블롬(Messerschmitt-Bölkow-Blohm) 이하 MBB가 30% 지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유로콥터 타이거 콘셉트 그래픽. (출처: Airbus)
    유로콥터 타이거 콘셉트 그래픽. (출처: Airbus)

    하지만 합작사가 출범하고 난 뒤인 1986년에 개발비가 계속해서 치솟자 양국 정부는 헬기 개발 사업을 전격적으로 취소하고 말았다. 이는 특히 독일 정부 쪽이 미국으로부터 AH-64 아파치(Apache) 공격헬기를 도입하는 가격이 불-독 공동 개발로 헬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프랑스 역시 앙드레 지로(André Giraud, 1925~1997) 국방장관 명의로 1986년에 성명을 발표하면서 불-독이 공동으로 헬기를 개발하는 비용이 각각 독자 개발하는 비용을 초과한다고 판단됐으므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사업을 재정리하면서 기한부 계약으로 사업을 변경해 민간 기업의 참여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때 프랑스 톰슨 CSF(Thompson CSF, 現 탈레스)가 사업에 참여하여 시각체계나 센서 등 전자 장비 개발을 맡았다. 해당 개발 사업은 1987년 11월에 다시 발주되었으며, 이때 요구도가 일부 변경되면서 대전차 능력 쪽이 부각됐다. 사업 관련 기관도 1987년부터 1989년까지 대대적으로 재편되면서 1989년 5월부로 불-독 헬리콥터 사무국이 사업 책임기관으로 설치됐다.

    타이거 시제1호기의 비행 장면 <출처: Airbus Helicopters>
    타이거 시제1호기의 비행 장면 <출처: Airbus Helicopters>

    1989년 11월에는 유로콥터(Eurocopter)사가 아에로스파시알 사의 마리냔(Marignane) 공장과 MBB 도나우뵈르트(Donauwörth) 공장에 각각 하나씩 양산 생산라인을 깔기로 합의했고, 총 다섯 대의 시제기를 우선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5대 중 3대는 모두 비무장 시험용 테스트베드(testbed) 기체로 사용하기로 했으며, 2대는 독일 측에서 대전차 형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타이거(Tiger)”로 이름을 명명한 해당 기체는 1991년 4월 27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비행은 약 30분 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예산과 개발 추진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는데,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을 부담했던 독일 정부가 독일 통일로 인한 충격으로 예산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냉전 종식에 따라 향후 미래 구매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에 신형 공격헬기 개발을 위해 거금을 투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독일연방군이 “타이거” 한 대를 개발하여 대전차 공격 임무 외에 정찰, 근접항공지원(CAS: Close Air Support), 호위 임무 등을 모두 망라할 의욕을 보였기 때문에 사업이 중단되지는 않고 계속 진행됐다.

    유로콥터 타이거는 초기에 무선 유도방식의 대전차미사일을 준비하지 못하는 등 AH-64에 비하여 낮은 성능으로 공격헬기 시장에서 고전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유로콥터 타이거는 초기에 무선 유도방식의 대전차미사일을 준비하지 못하는 등 AH-64에 비하여 낮은 성능으로 공격헬기 시장에서 고전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1992년, 개발을 분담하여 진행 중이던 아에로스파시알과 MBB가 하나로 합병되면서 ‘유로콥터(Eurocopter)’ 그룹으로 재편됐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1996년 12월 합의를 통해 타이거 헬리콥터에 필요한 무장체계나 지원 장비를 계속 개발하기로 했으나, 이후의 정치적인 상황은 지속적으로 ‘타이거’ 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우선 터키 정부에 145대 구매를 제안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이는 터키가 유로콥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자 했지만 프랑스, 독일 정부가 터키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자 결국 터키 측은 타이거 헬기 도입 의사를 철회했다.

    유로콥터 타이거는 초기에 무선 유도방식의 대전차미사일을 준비하지 못하는 등 AH-64에 비하여 낮은 성능으로 공격헬기 시장에서 고전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1999년 6월 18일,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초도 배치(batch) 물량으로 각각 80대, 도합 160대를 33억 유로에 계약했다. 오랜 세월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타이거 역시 2002년 3월 22일에 초도기가 독일 도나우뵈르트(Donauwörth) 공장에서 출고 됐으며, 양산기의 초도 수락 검사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프랑스 육군은 2005년 3월 18일 자로 초도기를 인수했으며, 독일은 2005년 4월 6일 자로 수령했으나 독일은 2013년 3월에 구매 물량을 80대에서 57대로 줄였다. 프랑스와 독일은 향후 형상에 관계없이 각각 도합 120대의 타이거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타이거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스페인으로 수출이 성사된 바 있으나, 지속적으로 높은 운용비나 가동률, 성능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수출이 성사될 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특징

    타이거 헬리콥터는 최초 미국의 AH-64 아파치 헬리콥터를 도입 하려던 독일과 프랑스가 아파치에 준하는 성능의 공격헬기를 개발할 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 다목적 공격 헬리콥터이다. EC-665는 기동성에 중점을 둔 헬리콥터로, 우선 최대한 중량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구조의 80%에 복합재를 사용했으며 11%는 알루미늄, 6%는 티타늄을 사용했다. 헬기의 구조물과 빔은 케블러(Keblar)와 카본 라미네이트(carbon laminate)로 치장했으며, 패널은 노멕스(Nomex) 허니컴 구조물로 구성한 후 외피에는 카본과 케블러를 씌웠다. 헬기의 로터 블레이드는 탄소 섬유 복합재로 구성했고, 레이더 전파 반사를 위해 전파 반사 구조를 설계에 최대한 반영했다. 이 때문에 타이거의 레이더 피탐지면적(RCS: Radar Crossing Section)은 타 헬기보다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타이거는 탠덤방식으로 일반헬기와는 달리 무장관제사가 후방에 조종사가 전방에 앉는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타이거는 탠덤방식으로 일반헬기와는 달리 무장관제사가 후방에 조종사가 전방에 앉는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타이거의 조종석은 탠덤(tandem) 방식으로 앞-뒤로 앉게 설계했으며, 일반 공격헬기와는 다르게 무장수가 뒷좌석에, 조종수가 앞 좌석에 앉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무기체계나 조종체계가 어느 정도 중첩되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두 조종석의 역할을 바꿀 수 있다. 조종석의 조종석 패널에는 프랑스 탈레스 아비오니크(Thales Avionique)와 VDO 루프트파르트게라테 베르크(Luftfahrtgerate Werk)에서 제작한 두 개의 대형 컬러 다목적 디스플레이(MFD)가 들어갔으며, 이 MFD에는 사격수 좌석에서 들어오는 영상이나 FLIR 및 기타 센서 비디오 등이 공유된다. 프랑스군 형상의 타이거 조종석에는 탑오울(TopOwl) 헬멧 고정식 사이트가 적용되어 있으며, 독일 연방군의 타이거에는 BAE 시스템즈 통합 주·야간 헬멧이 연동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헬멧 고정식 사이트 디스플레이(HMSD: Helmet-Mounted Sight Display)가 장착되어 있다. 각 조종석에는 CDU(Control and Display Unit)가 설치되어 있어 항법 장비, 통신 장비 및 시스템 상태가 CDU를 통해 가능하다. 이 장비는 데이터 삽입 장비(DID: Data Insertion Device)가 포함되어 있어 임무 데이터를 지상 기지에서 이동식 메모리 팩 형태로 입력이 가능하다.

    독일 육군 EC-665 타이거 로터 마스트에 설치된 오시리스(Osiris) 사이트/센서 시스템. (출처: Julian Herzog / Wikimedia Commons)
    독일 육군 EC-665 타이거 로터 마스트에 설치된 오시리스(Osiris) 사이트/센서 시스템. (출처: Julian Herzog / Wikimedia Commons)

    타이거의 항법 장비로는 탈레스(Thales)제 3축 링(ring) 레이저 자이로 장비가 장착되었고, 두 대의 자기력계(Magnetometer), 두 대의 항공 데이터 컴퓨터, BAE 시스템즈 캐나다제 CMA 2012 4빔(beam) 도플러 레이더, 무선 고도계, GPS, 저속 비행 센서 등이 채택됐다. 또한 타이거는 벼락이나 전자기 공격(EMP)을 방어할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골조도 튼튼하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비롯, 비교적 강한 물리적 충격에도 버틴다. 한편 일부에서는 타이거에 대한 운용 비율에 의문을 갖기도 하나, 아프가니스탄에 전개됐던 타이거의 작전 운용률은 90%에 달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스페인 육군 타이거 HAP 형상의 조종석. (출처: Oustisnn/Wikimedia Commons)
    스페인 육군 타이거 HAP 형상의 조종석. (출처: Oustisnn/Wikimedia Commons)

    타이거 형상 중 HAP/UHT 형상은 두 기의 엔진이 장착되며, MTU-툴보메카(Turbomeca)-롤스로이스(Rolls-Royce)제 1,285마력 MTR 390 엔진을 채택했다. 타이거에는 자동밀봉식 내(內)충격성 연료 탱크가 설치되어 있어 비행 간 발생할 연료 탱크의 충격을 보호한다. 타이거 HAD 형상은 두 기의 1,467마력 급 MTR390-E 엔진 두 기를 장착했으나, 기타 형상에 대해서는 형상이나 국가에 따라 별도의 자체적인 엔진을 채택하기도 했다. 타이거의 엔진이나 로터, 전면 디지털식 조종석은 모두 새로운 현 세대의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표적 식별 및 획득 체계는 3세대 장비로 장착됐다. 타이거는 적외선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기가스를 찬 공기와 섞은 후 기체 위로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로터는 회전 소음을 최소화했으며, 동체는 최대한 가로폭을 작게 설계해 시각으로 탐지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동체는 레이더 전파를 반사하도록 설계했고, 레이더 전파 흡수체가 동체 표면에 발라져 있으므로 적 레이더에 탐지되는 면적도 매우 작다.

    스페인 육군 타이거 HAP 형상의 조종석. (출처: Oustisnn/Wikimedia Commons)

    타이거는 공격 및 무장정찰용 헬기로 개발됐으므로 다수의 로켓, 벌컨포,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이 통합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형상은 프랑스 넥스터(Nexter, 舊 GIAT)제 30mm 터릿(turret) 장착형 기관포가 설치되어 있으며, 필요시 외부 포드(pod) 형태의 기관총 장착도 가능하다. 그 외에 대전차 미사일이나 70mm~68mm 사이의 로켓 발사기도 4기가량 장착이 가능하다. 또한 MBDA사가 개발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미스트랄(Mistral) ATAM(Air-to-Air Missile)도 장착할 수 있다.


    운용 현황

    유로콥터 타이거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 및 네덜란드 등 잠재적인 대형 고객들이 있었으나, 냉전의 영향 등으로 실제 도입을 한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실질적으로 수출이 성사된 첫 사례는 2001년 12월의 오스트레일리아로, 당시 유로콥터사는 호주 육군에서 발행한 항공 요구도 87호(AIR 87 Requirement)에 맞춰 옵션을 맞추면서 무장 정찰형 타이거(ARH)를 제안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2대의 타이거 ARH 형상을 도입했으며, 그중 18대는 계약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내 브리즈번(Brisbane)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안 에어로스페이스(Australian Aerospace) 공장에서 조립했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납품 일정이 밀리면서 타이거 헬기의 인도가 계속 지연되자 2007년 7월 1일부터 지급을 중단했다. 일단 이 문제는 2008년 말에 해결되어 다시 기체 인도가 재개됨에 따라 해소되었으나, 이후에도 타이거의 성능이 계속 기대에 못 미치자 2019년 8월에 랜드(LAND) 4503 사업을 발주하면서 타이거 헬기의 대체 기종을 물색 중인 상황이다.

    작전 중인 프랑스 육군 소속 헬리콥터 편대. 가운데 NH-90 헬리콥터 위로 EC-665 타이거가 보인다. (출처: Airbus)
    작전 중인 프랑스 육군 소속 헬리콥터 편대. 가운데 NH-90 헬리콥터 위로 EC-665 타이거가 보인다. (출처: Airbus)

    스페인은 2003년 9월, 공개 입찰을 통해 타이거 HAP 형상을 약 24대가량 도입했다. 해당 형상은 2007년부터 인도가 시작됐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2006년 12대의 타이거 헬기 계약을 체결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2007년에 계약을 취소해 실제 기체가 인도되지는 않았다. 같은 해인 2007년 5월에는 인도 공군이 헬기 도입 사업을 진행하면서 러시아, 미제 헬기와 경쟁하게 됐으며, 인도 국방획득체계(DPP: Defense Procurement Procedure)에 따라 2011년 몇 대의 타이거가 인도로 수송되어 테스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AH-64 아파치 헬리콥터가 선정되면서 사업이 종료됐다. 대한민국 역시 2012년 공격헬기 도입 사업을 실시하면서 타이거 외에 보잉(Boeing) AH-64 아파치 헬리콥터(블록 III형 ‘아파치 가디언’)와 TAI/어거스타웨스트랜드(AugustaWestland)의 T-129 공격헬기가 입찰에 참여했으나, 대한민국 정부가 2013년 4월 자로 아파치 공격헬기를 선정해 유로콥터가 실주했다. 유로콥터 사는 2013년 1월 발표를 통해 브라질, 말레이시아, 카타르 등과 협상 중임을 밝혔고, 2015년 12월에는 폴란드가 밀(Mil) Mi-24 대체 기종 도입 사업을 실시하면서 타이거가 입찰에 들어간 상태이나 폴란드 측이 Mi-24 업그레이드로 가닥을 잡는 상황이라 사업 자체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2008년 5월, 오헝쥬(Orange) 공군기지 공개 행사 중 촬영된 프랑스 육군 EC-665 타이거. (출처: Jenny Gunner/Wikimedia Commons)
    2008년 5월, 오헝쥬(Orange) 공군기지 공개 행사 중 촬영된 프랑스 육군 EC-665 타이거. (출처: Jenny Gunner/Wikimedia Commons)

    헬기의 스펙 관점에서 보자면 “타이거”는 가장 최신예 헬기 중 하나이나, 생산 부품을 국가별로 분산시킨 형태의 유럽형 공동 개발 사업에서 곧잘 보이는 문제들이 계속 타이거의 발목을 잡아왔다. “타이거” 공격헬기 사업은 사업 전체가 냉전 막바지에 걸치면서 개발 기간이 장기화된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그 과정에서 개발 참여국의 입맛을 모두 맞추기 위해 형상을 다양화하면서 개발비가 치솟은 것부터 문제점으로 꼽힌다. 유럽 합동군비협력기구(OCCAR: Organisation Conjointe de Coopération en matière d'Armement)는 타이거 사업비로 약 73억 유로(한화 약 9조 9천억 원)가 소요됐다고 추산했으나, 프랑스 정부는 2013년 회계연도 예산에서 프랑스 측의 사업비가 약 64억 유로(미화 약 87억 달러)가 소요됐다고 해 참여 파트너들의 비율을 역산해 보면 사업 총액이 실제로는 약 147억 유로(미화 약 200억 달러, 한화 약 19조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형상에 따라 가격이 널뛰기를 한 점도 문제로 꼽히는데, 2013년 프랑스 국방백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타이거 HAP 형상 60대에 HAD 형상 20대를 주문했는데, 두 형상은 가격이 $1,200만 달러 이상 차이가 났다.

    타이거는 최신예 헬기로 성능이 기대되었지만, 개발참여국마다 다른 형상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부품생산을 분산시킴으로써 개발비가 향상하고 사업관리가 어려운 등 유럽형 공동 개발사업의 전형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타이거는 최신예 헬기로 성능이 기대되었지만, 개발참여국마다 다른 형상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부품생산을 분산시킴으로써 개발비가 향상하고 사업관리가 어려운 등 유럽형 공동 개발사업의 전형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타이거 헬기의 또 다른 문제로 꼽히는 것은 형상 간 공통성 문제다. 각 형상 간 공통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엔진부터 장비까지 유지 관리비가 심하게 비싸다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구매국은 부품 수리와 재정비를 위해 헬기를 전부 유럽까지 보내야만 하므로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군의 경우 타이거 헬기로 야기된 피해가 막심한 상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004년 12월 15일, 타이거의 무장정찰 형상인 ARH 형상을 2대 도입했으며, 최초 2010년 6월까지 잔여 기체 인도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는 지역 내에서 주로 함께 활동하는 파트너 국가가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일본, 타이완, 영국인데, 이들 국가 중 타이거를 쓰는 국가 자체가 거의 없으므로 기종 간 상호 운용성도 떨어질 뿐 아니라 부품 공유도 불가능한 점이 문제로 꼽힌다.

    호주군은 타이거 공격헬기의 신뢰성 문제와 운용비 상승 등으로 많은 문제를 겪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호주군은 타이거 공격헬기의 신뢰성 문제와 운용비 상승 등으로 많은 문제를 겪었다. <출처: Airbus Helicopters>

    첫 번째 문제는 2012년, 인도받은 3대의 조종석에서 연기가 발생해 사고 직전까지 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종사들이 조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2016년 4월 18일에 최종 운용 능력을 선언했으나,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지속적인 운용비 상승으로 1차 문제를 겪었다. 우선 에어버스(Airbus)사는 판매 당시 타이거의 운용 비용이 시간당 9,465 호주달러가 소요된다고 밝혔으나, 이후 오스트레일리아 측 중간 평가로는 시간당 27,000 호주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됐고, 오스트레일리아 군 연간 국방보고서는 34,000 호주달러로 계산했다. 이 액수는 특히 미제 AH-64 아파치(Apache) 헬리콥터의 시간당 운용비가 10,567 호주달러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된 바가 컸다.

    아프리카 말리에 전개된 프랑스 육군의 EC-665 타이거 공격헬기 조종석에 앉아 설명을 듣는 중인 미 해군의 하이디 버그(Heidi Berg) 준장. (출처: US Africa Command)
    아프리카 말리에 전개된 프랑스 육군의 EC-665 타이거 공격헬기 조종석에 앉아 설명을 듣는 중인 미 해군의 하이디 버그(Heidi Berg) 준장. (출처: US Africa Command)

    독일에서 도입한 타이거도 문제가 많았다. 2009년 8월, 독일의 슈피겔(Der Spiegel)지는 독일연방군이 타이거 헬기를 오로지 조종사 훈련용으로만 쓰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렇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기체 결함이 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2010년 5월에는 독일 육군이 기체 인수를 거부했는데, 이는 와이어링(wiring)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독일은 인수한 기체 중 두 대에서 해당 문제를 발견했으며, 유로콥터 측은 향후 두 기체의 와이어링을 개선하여 다시 인도했다. 2019년 7월 경에는 비행 중인 독일군의 타이거에서 또다시 기술적인 결함이 발생하자 독일 국방부는 당시까지 운용 중이던 53대를 전부 비행 금지 시켰다. 당시 독일군 측의 분석에 따르면, 타이거에 설치된 특정한 “볼트”가 기체 오작동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판단해 대대적인 교체에 들어갔다.

    타이거는 2009년 7월, 프랑스 군 소속 HAP 형상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 배치되면서 첫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당시 타이거는 탈레반 반군과 싸우는 다국적군 보병을 공중 지원했으며, 필요에 따라 무장 정찰임무를 소화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타이거는 2010년 7월까지 약 1,000 운용 시간을 달성했으나, 2011년 2월 4일, 한 대의 기체가 카불 동쪽 30마일 지점에서 야간 비행 중 추락해 첫 기체 손실로 기록됐다.


    파생형

    타이거 UHT: 타이거 지원 헬기(Unterstützungshubschrauber Tiger)의 약자. 중형 다목적 화력지원 헬리콥터로, 독일연방군을 위한 형상이다. SAGEM사의 오시리스(Osiris) 마스트설치식 사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IRCCD와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창작되어 있다. 또한 기수에는 시야각 40˚ x 30˚를 자랑하는 FLIR(Forward-Looking Infrared)가 장착됐다. 필요에 따라 MBDA(舊 BAe 다이내믹스)제 미스트랄 미사일이나 레이시온(Raytheon)사의 FIM-92 스팅어(Stinger) 공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공대공 미사일 통제 기능은 비행 컨트롤 그립으로 가능하며, 표적 획득 역시 별도의 컨트롤 스틱을 사용해 수동 지정하거나 자동 지정하게 할 수 있다. UHT 형상 유로미사일(Euromissile) HOT-3나 유로미사일 TRIGAT LR 대전차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으며, 모두 다 무장수가 한 번에 한 개씩만 발사가 가능하다. TRIGAT은 사거리 500m~5,000m를 자랑하며, HOT3 역시 사거리가 4,000m에 달한다.

    독일연방군의 EC-665 타이거 UHT 형상. (출처: Alan Labeda/Wikimedia Commons)
    독일연방군의 EC-665 타이거 UHT 형상. (출처: Alan Labeda/Wikimedia Commons)

    타이거 HAP: ‘지원 및 호위용 헬리콥터(Hélicoptère d'Appui Protection)’의 약자로, 프랑스 육군용 형상. 근거리 전투를 위해 30mm 터릿(turret) 기관포를 사용하고 중거리 전투를 위해 68mm 로켓을 사용한다. 또한 공대공 전투를 위해서는 미스트랄 미사일을 사용한다. 프랑스 육군용 HAP에는 프랑스 넥스터(Nexter)제 30mm AM-30781 자동 기관포가 장착되어 있어 분당 750발의 사격 속도를 자랑한다. 하드포인트에는 4개의 미스트랄 미사일과 2개의 포드에 통상 SNEB 68mm 로켓 22발을 장착한다. HAP의 조종석에는 SAGEM사의 스트릭스(Strix) 지붕설치식 사이트와 적외선 카메라, CCD TV, 레이저 거리측정기, 지향성 광학사이트 등이 장착되어 있다.

    스페인 육군 EC-665 타이거 HAP 형상. (출처: Contando Estrelas/Wikimedia Commons)
    스페인 육군 EC-665 타이거 HAP 형상. (출처: Contando Estrelas/Wikimedia Commons)

    타이거 HAD: ‘지원 및 파괴용 헬리콥터(Hélicoptère d'Appui Destruction)’의 약자. 이스라엘 라파엘(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사의 스파이크(Spike)-ER(Extended Range) 대전차 미사일과 미스트랄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되어 있다. 스페인이 주문한 HAD 형상은 탑재 중량을 높이기 위해 출력이 더 큰 MTR390E 엔진을 장착했다. 프랑스가 도입한 HAD 형상에는 사거리 8km의 미국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제 헬파이어(Hellfire) II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예정이며, HAP 형상과 마찬가지로 넥스터제 30mm 터릿 기관포와 70mm 로켓, 미스트랄 공대공 미사일 등이 통합 가능하다.

    스페인
    스페인

    타이거 ARH: ‘무장정찰 헬리콥터(Armed Reconnaissance Helicopter)’의 약자. 오스트레일리아 육군이 2001년경 22대를 도입했다. ARH 형상 역시 MTR390 엔진을 장착했으며, 스트릭스 사이트가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통합되어 있어 헬파이어 II 공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때 사용이 가능하다. ARH에는 70mm 하이드라(Hydra) 로켓이 장착되어 있으며,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다. 다른 형상과 마찬가지로 터릿에는 30mm 기관포가 장착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육군 소속 EC-665 타이거 ARH(Armored Reconnaissance Helicopter) 형상. (출처: Bidgee/Wikimedia Commons)
    오스트레일리아 육군 소속 EC-665 타이거 ARH(Armored Reconnaissance Helicopter) 형상. (출처: Bidgee/Wikimedia Commons)



    제원

    용도: 공격헬기
    제조사: 유로콥터(Eurocopter, 2014년 에어버스 헬리콥터[Airbus Helicopters]로 사명 변경)
    승무원: 2명
    전장: 14.08m(동체)
    전고: 3.83m
    로터 지름: 13m
    로터 면적: 132.75㎡
    날개 종류: DFVLR DM-H3/ DFVLR DM-H4(블레이드 팁)
    자체 중량: 3,060kg
    총중량: 5,090kg
    임무 중량: 5,400kg
    최대 이륙 중량: 6,000kg
    최대 연료량: 1,080kg
    출력체계: 1,303마력(972kW) 급 MTR MTR390 터보샤프트 엔진 x 2
    최고 속도: 290km/h(로터헤드마스트)/315km/h(로터헤드마스트 제외)
    항속 거리: 800km
    페리 범위: 1,300km(외장 연료 탱크 장착 시)
    운용 고도: 4,000m
    상승률: 10.7m/s
    디스크 하중: 38.343kg/㎡
    출력 대비 중량: 0.38kw/kg
    기본 무장: 30mm GIAT(現 넥스터) 30 기관포 x 1(기수 아래 장착, 450발)
    장착 무장: 안쪽 하드포인트 2개에 선택하여 장착: 
                  ㄴ 20mm 기관포 포드 x 1
                  ㄴ 68mm SNEB 무유도 로켓 x 22발 장착 로켓포드 x 2
                  ㄴ 70mm 하이드라(Hydra) 70 무유도 로켓 x 19발 장착 로켓포드 x 2
                  ㄴ AGM-114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x 4(호주/프랑스군)
                  ㄴ 스파이크(Spike)-ER 미사일 x 4(스페인)
                  ㄴ PARS 3 LR 미사일 x 4(독일)
                  ㄴ HOT3 미사일 x 4(독일)
                  바깥쪽 하드포인트 2개에 선택하여 장착: 
                  ㄴ 미스트랄(Mistral) 공대공 미사일 x 2
                  ㄴ 공대공 스팅어(ATAS) 공대공미사일 x 2(독일)
                  ㄴ 68mm SNEB 무유도 로켓 x 12발 장착 로켓 포드 x 2
                  ㄴ 70mm 하이드라 70 무유도 로켓 x 70발 장착 로켓포드 x 2
    대당 가격; 3,700만 달러(HAP), 4,900만 달러(HAD, 2013년 기준)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EC-665 타이거 공격헬리콥터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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