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60-2000/120S 전차
21세기에 맞춰 변화를 시도한 패튼 대전차
  • 윤상용
  • 입력 : 2022.04.27 08:29
    120S로 재명명된 M60-2000 전차 <출처: SSG Chris Ross / US Army, Fort Knox>
    120S로 재명명된 M60-2000 전차 <출처: SSG Chris Ross / US Army, Fort Knox>


    개발의 역사

    미국이 1957년 처음 개발을 시작하여 1959년부터 실전 배치 시킨 M60 “패튼(Patton)” 전차는 2세대 전차로 탄생했으나 이후 반세기 넘게 세계 각국에서 주력전차(MBT: Main Battle Tank)로 활약했다. 이미 1950년 초반에 실전 배치한 1~2세대 전차인 M47/48 패튼 전차의 후계 차량이던 M60은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주력전차로 활약한 M26 퍼싱(Persing) 전차의 뒤를 이은 작품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직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냉전 시기를 대표한 지상 전력의 대표작이 되었다. 특히 M60 패튼 전차는 사실상 미국이 도입한 본격적인 주력전차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컸으며, 이후 미국 외에도 이스라엘, 이란, 이라크, 브라질, 이집트,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대만, 태국, 보스니아, 오스트리아, 아르헨티나, 오만, 예멘, 그리스 등 다양한 국가들이 운용하면서 4차 중동전쟁, 그라나다 침공, 레바논 전쟁, 예멘 내전, 서 사하라 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걸프전 등 다양한 전장을 누볐다.

    M60-2000의 차체부 베이스가 된 M60A1 전차. 사진은 이집트 육군용 M60A1이다. (출처: SSGT Jeffrey T. Brady/USAF)
    M60-2000의 차체부 베이스가 된 M60A1 전차. 사진은 이집트 육군용 M60A1이다. (출처: SSGT Jeffrey T. Brady/USAF)

    미 정부는 1990년대 초, 냉전 종식과 함께 군비 재설계 계획을 추진했으며, 이 계획에 따라 그동안 미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던 M60A1 시리즈 대부분을 퇴역 시킨 후 대신 육군이 대량으로 도입해서 운용하던 M1A1 에이브럼스(Abrams) 전차를 대신 배치했다. 미 국방부는 오로지 소량의 M60만 미 육군 교육교리사령부(TRADOC)에 유럽 전투훈련 목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대부분 다 예비 물자로 돌렸다. 심지어 1,400대에 달하는 전차는 유럽 재래식 전력 협정(CFE: Treaty on Conventional Armed Forces in Europe, 1990)에 따라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국에게 공여됐고, 일부 차량은 중동 지역으로 판매됐다. 미군은 그나마 일부 차량을 주로 주 방위군에서 운용했으나 1994년 정식으로 잉여 물자로 지정한 후 이들 차량 역시 M1A1 전차로 대체했다. 퇴역한 M60 상당수는 이후 훈련용으로 개조되어 사용됐으며, 일부 차량은 아직 현역으로 운용 중인 소량의 M60A1을 위한 예비 부품으로 운용됐다.

    M60-2000 전차의 상부 베이스가 된 M1A1 에이브럼스 전차. (출처: US Army Acquisition Support Center)
    M60-2000 전차의 상부 베이스가 된 M1A1 에이브럼스 전차. (출처: US Army Acquisition Support Center)

    이때 제네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사는 기본적으로 틀이 잘 잡혀있는 M60을 개조하여 21세기에 맞는 신형 차량으로 개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M1 시리즈를 운용하는 미 육군이 이 차량을 도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대신 고가의 주력전차를 도입하기 힘든 해외 개발도상국을 고객으로 찾는다면 얼마든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직접적으로는 당시 터키가 당시 운용 중이던 M60 전차의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었으므로 터키를 우선 잠재 고객으로 판단했다. 또한 이집트도 자군 M60A3 주력전차의 업그레이드를 고려 중이었으므로 이 또한 잠재적인 고객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뿐만 아니라 도태 시기가 임박한 M60을 운용하는 국가들이 많았으므로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이들을 상대로도 잠재적인 수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험 주행 중인 120S 전차. <출처: Public Domain>
    시험 주행 중인 120S 전차. <출처: Public Domain>

    제네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즈(General Dynamics Land Systems)는 1999년 말 미 육군이 퇴역시킨 M60 전차 한 대를 공여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업그레이드 차량 개발에 돌입했다. 정식으로 시제 차량 개발 계약이나 의뢰 없이 시작된 사업이었으므로 순전히 업체의 사비(社費)로 개발을 시작했으며, 사실상 전차 외양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뜯어고치는 것이 목표였으므로 애당초 M60 명칭을 버리고 사업명을 “120S”로 명명했다. 120은 120mm 활강포 구경을 의미했으며, S는 제네럴 다이내믹스가 당 개조 사업에 중점을 둔 “속도(Speed)”와 “생존성(Survivability)”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120S 프로젝트 전차의 기본 틀은 M60A1으로 잡았지만 M1A1 전차 기술을 결합시키는 “하이브리드(hybrid)” 전차화 하고자 했으며, 아예 차체는 M60A1을, 포탑은 M1 포탑을 결합했다.

    시험 주행 중인 120S 전차. <출처: Public Domain>

    사내에서 차량 명칭을 M60-2000으로 정한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당장 M60 시리즈를 가장 많이 운용한 북대서양조약기구 가맹국과 중동 국가 위주로 수출 가능 여부를 우선 타진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국가가 신형 M60-2000 전차 도입에 관심을 보이자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상세 설계에 들어갔으며, 이를 토대로 실제 운용이 가능한 시제 차량 개발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제 차량 개발과 조립이 미시건(Michigan)주 디트로이트(Detroit) 공장에서 진행되어 2001년 8월에 시제 차량 1호 차가 출고 됐으며, 이 차량은 같은 해 10월, 터키에서 열린 IDEF 전시회에 출품 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특징

    M60-2000 전차는 M60 시리즈를 M1 전차 기술과 접목하여 “저가로 M1 전차의 기술”을 결합시키겠다는 취지로 설계된 전차이다. 최초 설계 단계에서는 M60A1의 차체에 M60A3 포탑을 결합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M60A3 포탑의 장갑이 당대 전차의 포탑으로 쓰기엔 장갑이 얇으므로 장갑이 두텁고 120mm 활강포가 장착된 M1 전차 포탑을 도입하게 되었다. 이 개발 사업을 위해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퇴역 시킨 M60A1 한 대와 M1A1 포탑을 미 육군으로부터 임대 형태로 빌렸으며, M1 포탑의 어댑터 링을 M60 차체와 결합시킴으로써 M1A1 포탑을 별도 개조하지 않고 통합했다. 특히 여기 사용된 M60A1과 M1A1 포탑은 모두 이미 검증된 장비들이라는 점에서 유리했다.

    M60-2000/120S의 구성품 일람. <출처: Public Domain>
    M60-2000/120S의 구성품 일람. <출처: Public Domain>

    예비탄은 포탑 탄약 적재 공간에 수납되며, 이곳은 방폭판을 설치해 승무원 생존성을 높였다. M1의 포탑 장갑은 복합재를 사용했으나, M1A1HA(중장갑 형상)에 사용된 방어용 감손 우라늄(DU: Depleted Uranium)은 사용하지 않았다. 차체 장갑은 단순히 전통적으로 사용한 강화 강철제였다. 최초 계획으로는 M60-2000 전차가 양산에 들어가게 될 경우 각 고객 국의 요청에 따라 장갑을 달리할 예정이었으며, 선택 사항으로는 STANAG(Standardization Agreement) 레벨 6 장갑판을 동체 전면부와 3번째 보기륜에 사용하고, 슬랫(slat) 아머를 스커트와 포탑에 장착하며, 강철이나 복합재를 측면 사이드 스커트와 스폴 라이너(spall liner)에 적용하고, 전차 외장에는 반응장갑을 장착할 계획이었다.

    120S 전차의 후면. M60-2000/120S 전차는 M60A1의 차체와 M1A1의 포탑을 결합했다. <출처: Public Domain>
    120S 전차의 후면. M60-2000/120S 전차는 M60A1의 차체와 M1A1의 포탑을 결합했다. <출처: Public Domain>

    M60A1 차체 쪽에는 M1A1 포탑과 증가된 장갑의 늘어난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M1에 적용한 강화 토션 바(torsion bar)를 설치했으며, 양산 차량에는 장갑이 더 추가될 것을 계산에 넣었다. 옵션으로는 현가장치로 토션 바 대신 험지 주행을 위해 유기압 현가장치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파워팩은 M60이 기존에 사용하던 콘티넨탈(Continental)사의 V-12 750마력 공랭식 AVDS-1790-S 디젤 엔진과 CD-850-6 크로스 드라이브 변속 장치를 결합해 장착했다. 파워 팩 역시 양산에 들어간다면 엔진을 메르카바(Merkava) Mk.III 전차에도 채택된 제네럴 다이내믹스의 1,200마력의 AVDS-1790-9 엔진 및 앨리슨(Allison) X-1100-5 시리즈 자동 변속 장치를 장착하여 항속 거리를 480km까지 확장할 예정이었다. 보기륜과 드라이브 스프로킷(drive sprocket) 역시 양산 시 M1A1에 사용된 기성품을 사용하고, 궤도 역시 에이브럼스 전차에 쓰인 T158 경량형 트랙을 채택하고자 했다.

    M60-2000 전차는 M256 120mm 활강포에 첨단 디지털 사격관제 시스템을 채용할 것을 제안했다. <출처: Public Domain>
    M60-2000 전차는 M256 120mm 활강포에 첨단 디지털 사격관제 시스템을 채용할 것을 제안했다. <출처: Public Domain>

    M60-2000은 총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며, 전차장, 포수, 장전수는 모두 포탑에, 조종수는 차체에 탑승하게 설계했다. M60-2000 전차의 포탑에는 240X4 전방지향 적외선레이더(FLIR)가 장착됐으며, 주포로는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 제품을 미국이 면허 생산을 한 M256 120mm 활강포를 채택했으며, 총 42발의 예비탄을 적재할 수 있다. M60-2000의 주포는 주·야간 사격이 가능하며, 최대 사거리는 약 4km에 달한다. 부무장으로는 7.62mm 기관총 두 정이 장착되어 있다. 그중 하나는 주포와 연동된 공축기관총이며, 다른 하나는 포수 해치(hatch) 앞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차체 지붕 쪽에는 12.7mm 중기관총이 전차장 해치에 별도로 장착되어 있다.


    운용 현황

     M60-2000 전차는 앞서 언급했듯 터키 지상군사령부가 추진한 M60 업그레이드 요구도를 바탕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2001년 9월 27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IDEF(International Deffense Industrial Fair) 2001 개막식 행사에 M60-2000 전차 시제 차량을 선보였으며, 완전히 구동 가능한 시제 차에는 “120S MBT”라는 명칭을 붙였다.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2001년 8월 디트로이트에서 시제 차량 출고 후 M60-2000 전차의 제안서를 터키 국방부에 제출했으나, 이 사업은 이스라엘의 IMI(Israel Military Industries) 사가 마찬가지로 M60 전차를 바탕으로 개발한 사브라(Sabra) II 전차가 수주하고 말았다.

    터키가 채택한 사브라(Sabra) Mk.II 전차. 터키는 전차 교체 사업을 하면서 M60-2000에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 요소 등을 고려한 후 결국 마찬가지로 M60 전차를 개량한 이스라엘의 사브라를 선택했다. (출처: Natan Flayer/wikimedia Commons)
    터키가 채택한 사브라(Sabra) Mk.II 전차. 터키는 전차 교체 사업을 하면서 M60-2000에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 요소 등을 고려한 후 결국 마찬가지로 M60 전차를 개량한 이스라엘의 사브라를 선택했다. (출처: Natan Flayer/wikimedia Commons)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이집트 육군에도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이집트 정부로부터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받았지만 최종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1928~2020) 행정부가 미제 M1A1 전차 도입을 강력하게 희망했으며, 심지어 이를 최우선 국책 과제로 삼았기 때문에 군부에서 M60-2000 계약을 추진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집트는 압둘 할림 아부 가잘라(Abdul-Halim Abu Ghazala, 1930~2008) 국방장관이 집요하게 미 정부에 로비를 하면서 M1 도입을 추진했으며, 결국 미국의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 행정부가 이를 최종 수락하면서 M1A1 전차의 이집트 수출이 성사됐다. 심지어 이집트는 이를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받고 있던 해외군사원조차관(FMF: Foreign Military Financing)의 1987년 수령액인 13억 달러를 대부분 다 투입했을 정도였으며, 현지 생산 합의까지 이루어지면서 나일 삼각지에 약 1,000대에서 1,500대까지 생산 가능한 시설까지 건립됐다 이에 따라 M60-2000 전차 도입의 이유가 없어진 이집트는 제네럴 다이내믹스에 최종 구매 거부를 통보했다.

    주행 중인 M60-2000 전차의 뒷모습. <출처: Public Domain>
    주행 중인 M60-2000 전차의 뒷모습. <출처: Public Domain>

    M60-2000 전차는 시제 차량 단 한 대만 제작됐으며, 제네럴 다이내믹스사는 2009년까지도 해당 차량을 “120S 전차”라는 명칭으로 계속 해외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끝끝내 고객국을 찾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있던 단 한 대의 시제 차량은 미 육군에서 반환 요구를 함에 따라 2003년 경에 다시 분해한 후 차체와 포탑을 각각 따로 미 육군에 반납했다.


    파생형

    M60-2000 전차: M60A3를 베이스로 삼은 업그레이드형 전차. 시제 차량만 1대가 개발되었으나 수출에 실패해 양산되지 못했다.

    120S 전차 <출처: GDLS>
    120S 전차 <출처: GDLS>



    제원

    용도: 주력전차(시제 차량)
    제조사: 제네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승무원: 4명(전차장, 포수, 조종수, 장전수)
    전장: 9.55m
    전고: 2.89m
    전폭: 3.77m
    중량: 56.52톤
    장갑: 120S 시제품, 벌링턴 복합장갑(터릿), 65도 109mm 장갑(차체 상부), 258mm (LoS)
    주무장: 120mm M256/L44 활강포(42발)
    부무장: M240C 7.62 기관총 x 2 및 12.7mm M2HB 기관총 x 1
    포신각: -9˚~+20˚
    포탑 회전각: 360˚
    출력체계: 콘티넨탈(Continental) V-12 750마력 (560kW) 공랭식 AVDS-1790-2 디젤 엔진
    변속장치: CD-850-6 크로스 드라이브 변속장치
    현가장치: 토션 바(Torsion Bar)
    항속 거리: 443km
    최고 속도: 51.6km/h(도로)
    정면 등판력: 60%
    횡경사 등판력: 30%
    수직 장애물 극복 높이: 0.9m
    참호 통과 깊이: 2.6m
    도섭 심도: 1.2m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M60-2000/120S 전차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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