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90 전차
호박에 줄 그어서 수박 되길 바랐던 러시아의 주력전차
  • 임철균
  • 입력 : 2022.04.18 08:52
    T-90 전차는 T-72에서 크게 진화하지 못했다. <출처: Public Domain>
    T-90 전차는 T-72에서 크게 진화하지 못했다.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냉전 기간 동안 소련의 거대한 전차군단은 서방 세계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소련은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5만 대가 넘는 기갑집단과 31개 사단을 동유럽에 전진 배치했고 언제든지 나토의 조그마한 군대는 쓸어버릴 기세로 위협했다. 당시 미국이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동안 소련은 군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착실하게 핵 전력과 재래식 전력을 증강한 것이다.

    소련의 주력전차였던 (좌) T-64 전차와 (우) 수적으로 주력이었던 T-72 전차. 걸프전과 중동전에서 서방 국가들의 전차들과 대규모 기갑전이 펼쳐지기 전까지 서방 세계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출처: Public Domain>
    소련의 주력전차였던 (좌) T-64 전차와 (우) 수적으로 주력이었던 T-72 전차. 걸프전과 중동전에서 서방 국가들의 전차들과 대규모 기갑전이 펼쳐지기 전까지 서방 세계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출처: Public Domain>

    여러 국내 문제로 인해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군 전력을 감축하던 닉슨 행정부는 국방장관이었던 브라운이 ‘상쇄(offset)’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과 전략의 결합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현 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의 전신인 고등연구계획국 ARPA를 중심으로 장기연구계발기획프로그램을 추진, 도약적 군사 기술의 발전을 추구했다. 반면, 소련은 미국의 제2차 상쇄전략의 진행에 대해서 나름대로 재래식 전력과 핵 전력을 동시에 증가시키는 대칭적 대응을 실시했다. 이 당시 소련이 개발했던 주요 무기체계 중 기갑집단의 비약은 걸프전을 하기 전까진 서방 세계의 공포와 환상의 대상 그 자체였다. 1964년 Object 432를 기반으로 T-64 전차를 개발한 소련은 T-64의 잦은 고장을 극복하고자 우랄바본자보드에서 T-64를 하청 생산하며 습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Object 172를 구상, 야전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킨 T-72 전차를 1973년부터 대량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앞으로 펼쳐질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걸프전 당시 미군의 M1 전차와 아파치 공격헬기는 일방적으로 이라크의 소련제 군사 장비를 격파하면서 전력의 질적 격차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출처 : public domain>
    걸프전 당시 미군의 M1 전차와 아파치 공격헬기는 일방적으로 이라크의 소련제 군사 장비를 격파하면서 전력의 질적 격차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출처 : public domain>

    당시 소련의 신형 전차 개발은 T-54, T-55, T-62 전차를 개발한 우랄 열차공장(Uralvagonzavod) 산하 우랄(Ural) 설계국(UKBTM), T-64 전차를 개발한 현재는 우크라이나 소속인 모로조프(Morozov) 설계국(현 KMDB), 스탈린 전차로 알려진 IS 시리즈 전차를 개발한 키로프(Kirov) 공장 설계국(LKZ) 등 여러 전차 공장과 설계국(Design Bureau)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각 설계국이 개발하려던 기갑 차량들은 소련 국방부 기갑차량 관리부서(GABTU)에서 지정한 ‘설계안’으로 해석되는 ‘오비엑트(объект, 영어 Object)’ 코드가 부여된 후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 완성된 후에는 군의 시험을 거쳐 제식으로 채용되면 T-번호가 부여되었다. 이런 복잡하고 다양한 설계국들간의 치열한 알력 경쟁은 결국 공산주의 특유의 ‘일감 나눠 먹기’로 전향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결국, 비슷한 개념의 전차인 T-64와 T-72가 동시에 생산되면서 두 전차가 각각 지니고 있었던 T-64의 잦은 고장으로 인한 야전 신뢰성 부족과 T-72 전차의 유폭을 불러올 수 있는 부족한 방어력 및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 디자인을 수정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소련 공산당은 각 공장들의 알력 다툼을 해결하고 T-64와 T-72를 한꺼번에 교체할 우수한 전차를 개발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오비엑트-219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오비엑트-219는 키로프 설계국이 담당하기로 했고 T-64 전차를 개발하면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신형 전차 개발에 착수했다.

    소련의 대전차 미사일 3M6 시멜의 사격 장면. 장거리 대전차 구축차량의 등장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출처 : weaponsystems.net>
    소련의 대전차 미사일 3M6 시멜의 사격 장면. 장거리 대전차 구축차량의 등장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출처 : weaponsystems.net>

    이 당시, 세계는 1950년대 개발된 프랑스의 노드 SS-10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던 대전차 미사일이 각국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당시 대전차 미사일의 속도는 느렸고, 당연하게도 이를 회피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노력이 발전했으며 소련 역시 T-64 전차에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는 연구를 통해 오비엑트-219CN1과 새로운 가스터빈 엔진용 구동 장치를 장착한 오비엑트-219CN2를 시험하는 단계를 거쳐 양산형 모델인 오비엑트-219SP2를 개발하기에 이르렀고 제식 명칭으로 T-80을 부여받았다. 소련의 이런 노력들은 모두 전차에 급가속 성능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좌) T-80 전차의 초기 양산 유형, (중) T-80 전차의 가스터빈 엔진용 공기 흡입구, (우) 코르지나 방식의 자동장전장치. T-64를 대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제작한 전차가 T-80이었다. <출처 : 네이버 무기백과>
    (좌) T-80 전차의 초기 양산 유형, (중) T-80 전차의 가스터빈 엔진용 공기 흡입구, (우) 코르지나 방식의 자동장전장치. T-64를 대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제작한 전차가 T-80이었다. <출처 : 네이버 무기백과>

    T-64 전차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전차였던 만큼 각종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제작되었다. 장갑재를 더욱 개량했으며 코르지나 자동장전장치를 채용했다.

    (좌) T-72 전차의 케로젤 방식의 분리형 포탄 적재 모습과 T-80 전차의 코르지나 자동장전장치의 적재 모습 <출처 : community.battlefront.com>
    (좌) T-72 전차의 케로젤 방식의 분리형 포탄 적재 모습과 T-80 전차의 코르지나 자동장전장치의 적재 모습 <출처 : community.battlefront.com>

    당시 소련은 전차 엔진 기술 부족으로 대전차 미사일 회피가 가능한 기동성이 우수한 전차를 제작하기 위해 작은 차체와 포탑을 채택했고, 당연하게도 여유 공간의 부족으로 포탄과 장약은 포탑 아랫부분에 위치하게 되었고, 공간 효율성을 위해 포탄과 장약이 분리된 채로 유지되게 되었다. 또한, 방어력 개선 측면에서 장갑재를 개량, 이전 T-64보단 소폭 성능이 향상된 복합장갑을 채택했지만, 기동성을 위해 전차 중량을 41t으로 동급 서방제 전차에 비해 가볍게 설계하여 장갑 방어력은 서방제 전차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었다.

    T-80과 T-80UD의 포탑 내부와 차체 정면 장갑 비교도 <출처 : btvt.narod.ru>
    T-80과 T-80UD의 포탑 내부와 차체 정면 장갑 비교도 <출처 : btvt.narod.ru>

    결정적으로 T-80 전차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먼지에 취약한 가스터빈 엔진의 잦은 고장 등의 유지 관리 비용, 각종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전차의 비싼 제작 단가는 대량으로 양산되었던 T-64 전차와 T-72 전차를 모두 대체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후 소련은 수도 모스크바 방위를 위한 제1근위전차군에 집중적으로 T-80을 배치했고, 상대적으로 서방의 위협이 덜한 곳에 T-72를 배치했다. 따라서 바르샤바 조약기구 가맹국 및 제3 세계 등 외국에 주로 판매되는 전차는 자연스럽게 T-72를 중심으로 판매되게 되었고 중동 지역의 여러 국가들과 함께 이라크도 T-72를 주로 수입했던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막상 걸프전의 장막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전차포의 통상적 교전 거리인 2km가 아니라 4km 밖에서 맞아도 포탑이 폭발하면서 전차가 전소되는 현상이 수도 없이 발생한 것이다. 앞서 지적했던 기동성을 위해 희생한 약한 방어력과 포탑 하단부에 위치한 자동장전장치, 그리고 장약과 포탄을 분리시킨 구조의 T계열 전차의 문제는 73이스팅 전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 육군 제2기갑기병연대의 진격을 이라크군 최정예 기갑사단이었던 타와칼라 사단이 매복, 기습 공격을 실시했다.

    T-80과 T-80UD의 포탑 내부와 차체 정면 장갑 비교도 <출처 : btvt.narod.ru>

    결과는 놀라웠다. 이라크군의 T계열 전차는 심지어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에게마저 격파당했으나, 미군의 M1 전차는 격파되지 않은 것이다. 최정예 사단이었던 만큼 타와칼라 사단의 전차들은 주력이 T-72였다. 당시 교전에 참여했던 미군 장병들의 공통적인 증언은 이라크군 전차들이 전차포에 명중 당하면 어김없이 2차 폭발이 일어나 포탑이 날아갔다는 것이었다.

    M1A1 전차의 120mm 전차포 날개안정 분리 철갑탄에 피격된 T-72 전차. 대전차호 안에 엄폐했지만, 철갑탄은 전면장갑에서 후면부까지 관통하고 빠져나갔으며, 포탑 아래 위치한 케로젤 자동장전장치 및 포탄과 탄약이 유폭되면서 포탑이 튕겨져나갔다. <출처 : public domain>
    M1A1 전차의 120mm 전차포 날개안정 분리 철갑탄에 피격된 T-72 전차. 대전차호 안에 엄폐했지만, 철갑탄은 전면장갑에서 후면부까지 관통하고 빠져나갔으며, 포탑 아래 위치한 케로젤 자동장전장치 및 포탄과 탄약이 유폭되면서 포탑이 튕겨져나갔다. <출처 : public domain>

    걸프전에서의 경악스러운 실전 결과는 소련 육군에게 일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본격적인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소련이 망해버린 것이다. 디폴트 상태의 국가 경제를 그대로 물려받은 신생국 러시아는 수적 주력이었던 방대한 T-72 기갑전력을 대체할 새로운 전차를 생산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나토와 군사적으로 대치 중인 상황에서 서방제 전차들에게 일방적으로 학살당한 T-72 전차를 그대로 수적 주력으로 사용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대책이 공격력만이라도 T-80 수준으로 향상하기 위해 T-80 전차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사격통제장치와 반응장갑을 추가한 수준의 전차를 제작하게 됐다. 21세기 러시아군의 주력전차 T-90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T-90 전차의 특징

    T-90 전차

    T-90 전차는 크게 화력, 방어력, 기동성으로 구분하여 분석할 수 있다.

    먼저 화력으로, T-90 전차는 주포, 대공 기관총, 동축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주포는 2A46M 125mm 활강포 1문을 장비하고 있으며 이 포는 T-80 전차의 주포와 동일한 주포로 내부 포탑을 분해하지 않고 교체할 수 있으며 9119M Refleks 대전차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2A46M 125mm 주포 설명도 <출처 : Army-news.ru>
    2A46M 125mm 주포 설명도 <출처 : Army-news.ru>

    포탑은 2E42-S Zhasmin 2면 전기 기계 안정화 시스템에 의해 전동으로 구동되며 신속한 포탑 회전을 보장하여 더 강력한 수평전투를 가능하게 한다.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의 구동 설명도 <출처 : kampfpanzer.de>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의 구동 설명도 <출처 : kampfpanzer.de>

    포탑의 하단부에는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와 탄약이 위치해 있으며 총 22발의 주포탄약이 장약과 분리되어 장전되어 있다.

    T-90 전차


    T-90 전차


    T-90 전차에서 주로 운용하는 대전차 탄약들. (상) 리플리카 포발사 대전차 미사일, (중) 3BM-44 날개안정 분리 철갑탄, (하) 5K29M 125mm 탠덤탄두 대전차 고폭탄이다. <출처 : thaimilitaryandasianregion.wordpress.com>
    T-90 전차에서 주로 운용하는 대전차 탄약들. (상) 리플리카 포발사 대전차 미사일, (중) 3BM-44 날개안정 분리 철갑탄, (하) 5K29M 125mm 탠덤탄두 대전차 고폭탄이다. <출처 : thaimilitaryandasianregion.wordpress.com>

    보조적인 화력으로 장착되어 있는 7.62mm PKT 동축 기관총은 분당 250발의 발사 속도와 1,000m의 유효 사거리를 지니고 있다.

    7.62mm PKT 동축 기관총 <출처 : fofanov.armor.kiev.ua>
    7.62mm PKT 동축 기관총 <출처 : fofanov.armor.kiev.ua>

    포탑의 상단에는 12.7mm NSV 중기관총이 제한적인 대공화력으로 설치되어 있다. 완전 자동 방식으로 사격되는 이 기관총은 총 50발의 탄약을 장착하고 있어 회전익 항공기에 대한 제한적인 대공화력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동축기관총과 대공기관총의 모습 <출처 : public domain>
    동축기관총과 대공기관총의 모습 <출처 : public domain>

    T-90 전차는 이전 T-80이나 T-72 보다 향상된 야간전투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TO1-KO1 야간조준경을 채용했으며 최적의 조건에서 1,500m의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

    (좌) TO1-KO1 야간 조준경의 방산 전시회 모습과 (우) T-90 전차 실내에 장착된 모습 <출처 : public domain>
    (좌) TO1-KO1 야간 조준경의 방산 전시회 모습과 (우) T-90 전차 실내에 장착된 모습 <출처 : public domain>

    T-90 전차는 이러한 센서를 통해서 야간전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좌) TO1-KO1 야간 조준경의 방산 전시회 모습과 (우) T-90 전차 실내에 장착된 모습 <출처 : public domain>

    다음은 방어력으로 복합장갑과 폭발 반응장갑을 장착하여 기존의 주조식 장갑의 T-72보다 방어력을 일부 향상시켰다.

    4S22 Kontakt-5의 장갑 성능 분석도. 연한 파란색은 외부의 경화 금속판이고 내부 보라색은 폭발성 삽입물, 연한 초록색은 폭발물 세트의 후면 세라믹 장갑이다. <출처 : public domain>
    4S22 Kontakt-5의 장갑 성능 분석도. 연한 파란색은 외부의 경화 금속판이고 내부 보라색은 폭발성 삽입물, 연한 초록색은 폭발물 세트의 후면 세라믹 장갑이다. <출처 : public domain>

    차체는 총 3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차체 중앙 하단에 조종수가 위치하면서 아래 사진과 같이 전시에는 조종수 관측경을 통하여 밀폐조종을 실시한다. 조종수가 위치한 차체 정면은 날개안정분리 철갑탄(KE, Kinetic Energy Sheel) 기준 800mm의 방호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조등이 위치한 일부 공간들은 1,050mm의 방호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전에서 우크라이나군 경보병들의 N-LAW 대전차 로켓에도 격파당하고 있어 실제 차체 장갑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좌) T-90 전차의 조종수 관측경으로 본 창밖 풍경과 (우) 조종수 운전석의 모습 <출처 : thaimilitaryandasianregion.wordpress.com>
    (좌) T-90 전차의 조종수 관측경으로 본 창밖 풍경과 (우) 조종수 운전석의 모습 <출처 : thaimilitaryandasianregion.wordpress.com>

    포탑의 방어력은 전차장과 포수가 탑승하는 포신 기준 좌우측은 날개안정 분리 철갑탄 기준 860mm의 방호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포신 중앙부 일대는 450mm의 방호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면장갑이라 할지라도 포신 중앙부 일대를 명중 당하면 그대로 관통될 우려가 있다. 이점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 대전차 화기의 특성인 고정밀성과 Pop-up 기능을 지닌 대전차미사일이나 매복해 있는 전차가 정밀조준사격을 가하면 정면장갑이라 할지라도 격파되는 사례가 상당 부분 속출하고 있어 T-72 계열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T-90 전차

    T-90 전차는 Shtora-1 기갑전투차량 방어시스템을 장착하여 전차의 생존성을 향상하고자 했다. 이 시스템은 적외선 재머를 포함하여 전차의 생존성을 향상시키는 주요한 방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준다.

    Shtora-1 시스템 운용 분석도 <출처 : public domain>
    Shtora-1 시스템 운용 분석도 <출처 : public domain>

    이 시스템은 레이저 경고시스템이 적의 위협적인 레이저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포탑을 위협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서 동시에 연막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중, TShU-7 적외선 재머는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코딩된 펄스 적외선 재밍 신호를 발사하여 대전차유도무기를 효과적으로 재밍할 수 있다고 제조사는 주장하고 있다.

    TShU-7 적외선 재머 확대도. 다양한 종류의 대전차 유도무기를 재밍할 수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TShU-7 적외선 재머 확대도. 다양한 종류의 대전차 유도무기를 재밍할 수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따라서 T-90 전차는 다양한 감지센서를 활용하여 전방위적인 방호 능력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개략적인 전차의 각도별 탐지 및 방호 성능은 아래와 같다.

    T-90 전차에 설치된 각종 센서들의 탐지 범위 및 각도 구현도 <출처 : Army-guide.com>
    T-90 전차에 설치된 각종 센서들의 탐지 범위 및 각도 구현도 <출처 : Army-guide.com>

    다음은 기동성 분석이다. T-90 전차는 수랭식 V-84MS 4행정 V-12 피스톤 엔진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1,600리터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이 엔진시스템은 B-92 C2 디젤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고 예열 없이 영하 20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고 736마력의 출력을 낼 수 있다.

    B-92 C2 디젤 엔진. <출처 : public domain>
    B-92 C2 디젤 엔진. <출처 : public domain>

    이외에도 토션바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으며 기계식 변속기에는 1차 감속기어, 2개의 최종 기어박스, 2개의 최동 드라이브가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최고 속도 시속 60km, 정속 주행 시 항속 거리 550km, 장애물 등판능력 0.85m의 준수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제조사는 주장하고 있다.

    T-90 전차의 측면과 상부 분해도 <출처 : militaryarms.ru>
    T-90 전차의 측면과 상부 분해도 <출처 : militaryarms.ru>

    그러나, 체첸 침공과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이는 현실은 제조사가 주장하는 준수한 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Shtora-1 시스템과 Kontakt-5 폭발 반응장갑은 대전차 로켓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측면과 후면은 물론 정면에서 날아오는 대전차 로켓도 재밍하거나 반응장갑을 폭발시켜 대전차 고폭탄의 화학 에너지를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대 대전차 로켓이 반응장갑에 적응하여 탠덤탄두를 적용한 부분도 작용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반응장갑의 성능이 저열하고 반응장갑 외 전차의 기본적인 장갑이 얇아서 대전차 로켓 또는 대전차 미사일을 제대로 방어해 내지 못하고 있다.


    운용 현황

    T-90 전차는 2022 military balance 기준으로 총 10개국이 운영 중인 베스트셀러 전차이다. 놀랍게도 T-90 전차를 가장 많이 운영하는 국가는 러시아가 아니라 인도이다. 국가별 T-90 전차의 운용 현황은 다음과 같다.

    구분

    차종

    수량

    러시아

    현역

    T-90A

    350

    T-90M

    67

    치장물자

    T-90A

    200

    인도

    T-90S

    1,150

    알제리

    T-90SA

    600 + @

    아제르바이잔

    T-90S

    98

    아르메니아

    T-90A

    1

    투르크메니스탄

    T-90S

    4

    우간다

    T-90S

    44

    이라크

    T-90S

    73

    시리아

    T-90, T-90A

    수량 미상

    베트남

    T-90S

    64

    이중 가장 많은 수량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인도, 알제리 3개국의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러시아는 제2차 국가무장계획에 따라 보유 중인 모든 T-72 전차를 T-90M으로, T-80 전차를 T-14 아르마타 전차로 대체하려고 했으나, 2014년 크름반도 병탄 이후 서방 세계로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제 제재의 여파로 계획을 수정, T-72 전차는 T-72B3로 사격통제장치와 폭발반응장갑 일부만을 대체하는 수준에서 개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러시아 유일의 장갑차량 생산 공장이 된 우랄바본자보드는 1년에 약 200대의 전차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T-80, T-72 전차의 개량만으로도 포화 상태이므로 T-90M 전차의 생산은 더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탈영한 전차를 시민들이 노획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탈영한 전차를 시민들이 노획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게다가, 생산된 수량 417대 중 상당 수량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파괴되거나 전차 승무원들이 집단 탈영하여 우크라이나군 또는 시민들에게 포획되어 러시아의 T-90 전차 보유량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군의 T-90S 전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 military watch>
    인도군의 T-90S 전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 military watch>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T-90S 전차를 운용하는 국가로, 1,150대를 면허 생산하여 운용 중에 있다. 러시아 언론 TASS 통신은 인도의 T-90S 보유량을 2018년 7월에 450대 이상의 추가 계약이 체결되어 2,000대 이상의 재고량을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가 이렇게 많은 T-90S 전차를 도입한 주된 원인은 파키스탄과의 카슈미르 분쟁 이후 핵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재래식 전력으로 확전 우세를 달성하고자 하는 인도 특유의 군사 전략과 함께 자체 개발한 국산 전차인 아준전차의 저열한 성능으로 인하여 인도 육군의 강력한 요구가 뒷받침되었다.

    알제리로 운송된 T-90SA <출처 : Defence blog>
    알제리로 운송된 T-90SA <출처 : Defence blog>

    알제리는 2009년에 11월과 12월 동부 산악 지대와 남부에서 테러 세력 소탕 작전을 진행했으며 프랑스, 모로코 등 과거사 문제, 서부 사하라 문제로 주변국과의 갈등 관계가 지속되면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친미 성향의 모로코와의 갈등에 대한 대응으로 친러시아로 전향하여 600대 이상의 T-90S 전차를 구매하여 대대적인 기갑 세력 재편에 나섰다. 알제리는 이후 2019년에는 SU-57 14대와 SU-34 14대를 추가 구매하면서 지중해로의 전력투사능력 확장에 나섰다.


    파생형

    T-90M

    33복합여단 훈련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T-90M 전차 <출처 : Public Domain>
    33복합여단 훈련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T-90M 전차 <출처 : Public Domain>

    T-90A의 2A46M 주포보다 사거리가 길고 정확도가 15% 정도 향상된 2A46M-4 주포로 포신을 교체하고 Kontakt-5 폭발형 반응장갑을 Relikt 내장 폭발 반응장갑(ERA)으로 교체하여 방어력과 공격력을 향상했으며 포탑의 반응장갑과 차체 사이 공간에 철망형 장갑을 보완한 형태이다.

    T-90S

    인도군에 납품된 T-90S 비슈마의 기동 장면. TShU1-7 재머를 제거하고 반응장갑을 추가했다. <출처 : Public Domain>
    인도군에 납품된 T-90S 비슈마의 기동 장면. TShU1-7 재머를 제거하고 반응장갑을 추가했다. <출처 : Public Domain>

    T-90A를 인도에 수출하면서 개발된 버전으로 T-90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T-90S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는 T-90을 도입하면서 러시아제 조준경을 프랑스 조준경으로 대체했으며 러시아제 복합장갑을 인도 국산 Kanchan 복합재로 대체했다.

    T-90SA

    알제리군의 T-90SA 전차가 시가지 행진을 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알제리군의 T-90SA 전차가 시가지 행진을 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제원

    전장: 9.53m
    전고: 3.78m
    전폭: 2.22m
    중량: 46.5톤
    장갑: 최대 17mm
    주무장: 125mm 2A46M 주포 1문(자동장전장치 42발 / 외부적재가대 22발)
    부무장: 12.7mm 중기관총 1정, 7.62mm 동축 기관총 1정
    엔진: B-92C 디젤엔진(736마력)
    현가장치: 토션 바(torsion bar)
    항속 거리: 550km(도로 주행)
    최고 속도: 60km/h
    사거리: 포 발사 미사일- 5km 이내(9M119M Refleks) / 4km(125mm 탄약)
    발사 속도: 분당 7발
    승무원: 3명


    저자 소개

    임철균 | 군사 칼럼니스트

    T-90 전차

    예비역 육군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및 KINA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 군사학 및 일반학 학사, 국방대학교 국방전략학 석사를 거쳐 현재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 박사과정을 수료 중이다. 주요 연구로 2016년 북한 ‘비대칭 전략에 대한 대응방안 연구’ 논문을 발표, 육군 참모총장 표창을 수상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전 군 구조 연구로 육군 미래혁신단에 ‘합동전술대대’를 제안, 채택되어 미래혁신단장상을 수상했으며 미래 육군 기갑여단 기본전술제대에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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