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D-4 공수장갑차
좋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성공작은 아닌 장갑차
  • 남도현
  • 입력 : 2022.04.04 09:29
    BMD-4는 성능 이외의 이유로 배치에 난항을 겪은 러시아의 공수장갑차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는 성능 이외의 이유로 배치에 난항을 겪은 러시아의 공수장갑차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1990년 배치가 시작된 BMD-3에 대한 소련군의 관심은 상당했다. 하지만 이듬해 소련이 해체되는 엄청난 변화가 벌어지면서 하루아침에 어정쩡한 입장이 되었다. 1997년까지 매년 조금씩 만들어졌지만 결국 143대로 1997년 생산이 종료되었다. 3,000여 대 이상씩 생산된 전작들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성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보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가 되자 러시아는 변혁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군 현대화에 착수했다. 이때 대체가 제때 이루어지지 못했던 공수장갑차에 대한 검토도 다시 이루어졌다. BMD-3의 재생산도 고려했으나 이왕 시대가 바뀐 점을 고려해서 보다 성능이 향상된 후속작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공수장갑차를 개발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았다. 바로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BMD-3M이었다.

    본격 양산전 시험용으로 BMD-3M을 기반으로 제작된 BMD-4. 전작을 개량한 형태에서 개발에 기술적으로 애로사항은 없었다. < (cc) Пользователь at Wikimedia.org >
    본격 양산전 시험용으로 BMD-3M을 기반으로 제작된 BMD-4. 전작을 개량한 형태에서 개발에 기술적으로 애로사항은 없었다. < (cc) Пользователь at Wikimedia.org >

    BMD-3은 차체가 커졌으면서도 공격력은 전작인 BMD-2와 같았다. 그래도 명색이 소련의 IFV인데 30mm 기관포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BMD-3 차체에 BMP-3 포탑을 축소해 결합한 모델이 BMD-3M이다. 핵심은 100mm 무반동포와 30mm 기관포가 동축으로 결합된 주포다. 그만큼 보병에 대한 화력 지원 능력이 향상되었지만 처음 언급한 이유 등으로 말미암아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쿠르간기계공장이 BMD-3M 포탑보다 성능이 향상된 FCS를 탑재하고 강철로 만들어 방어력을 늘린 새로운 포탑을 개발했다. 이미 기반이 갖추어진 상태였기에 개발은 신속히 이루어졌고 이를 BMD-3 차체와 결합해서 테스트에 들어갔다. 각종 실험 결과 BMD-3보다 전투력이 2.5배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자 러시아 군부는 새로운 제식 부호를 부여하고 전력화를 결정했다.

    BMD-4의 개발 기반이 되었던 BMP-3. 기본적으로 BMD-3 차체에 축소된 BMP-3 포탑을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의 개발 기반이 되었던 BMP-3. 기본적으로 BMD-3 차체에 축소된 BMP-3 포탑을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그렇게 해서 2004년부터 실전 배치된 새로운 공수장갑차가 BMD-4다. 러시아군은 2,000대 정도를 도입해 노후화된 BMD-1, BMD-2를 교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진행이 순조롭지 않았다. 2005년 제작을 담당하기로 예정된 볼고그라드 트랙터 공장이 파산하자 제작처를 쿠르간 기계 공장으로 옮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만큼 생산이 지체되었으나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2010년에 군이 구매를 거부한 것이었다. 현대화를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감군이 단행되었기 때문이었다. BMD-4는 공수장갑차이므로 항공 수송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데 수송기 전력이 대폭 축소된 점도 고려되었다. 결국 초과 수량은 기계화부대의 BMP나 BTR처럼 사용될 수밖에 없는데 객관적으로 이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므로 굳이 그렇게까지 무리하며 운용할 필요는 없었다.

    본격 양산형인 BMD-4M. 우여곡절 끝에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본격 양산형인 BMD-4M. 우여곡절 끝에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당시 총참모장이었던 니콜라이 마카로프가 BMD-4는 BMP-3의 경량화 버전일 뿐인데 값은 전차보다 비싸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결국 양산형 BMD-4M은 2015년이 되어서야 노후 전력을 대치하기 위해 소량씩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공수장갑차를 운용할 정도의 공수부대를 보유한 나라도 없기에 수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성능과 별개로 성공작은 아닌 아쉬운 장갑차라 할 수 있다.


    특징

    BMD-4는 개발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BMD-3의 개량형이다. 외형은 매우 유사하지만 많은 성능 개량이 이루어졌다. 우선 공격력이 BMP-3 수준으로 대폭 강화되었다. 100mm 주포와 30mm 부포 외에도 대전차미사일과 기관총의 추가 장착이 가능하다. 컴퓨터와 연동된 최신 사격 통제 시스템과 2개의 광학조준경을 이용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방법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BMD-4M의 내부 모습. 자동화된 FCS로 최적의 공격 수단을 선택해 전투를 벌일 수 있다. < (cc) Sociopat at Wikimedia.org >
    BMD-4M의 내부 모습. 자동화된 FCS로 최적의 공격 수단을 선택해 전투를 벌일 수 있다. < (cc) Sociopat at Wikimedia.org >

    BMD-3처럼 PBS-950 강하 장치를 이용하면 승무원과 병력이 탑승한 상태로 낙하산으로 착륙한 후 곧바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중량 대비 출력 비율이 높아서 여타 IFV, APC와 비교했을 때 가속력이 뛰어나다. 양산형인 BMD-4M은 500마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UTD-29 엔진을 탑재해서 기동력이 대폭 향상되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낙하를 염두에 두었기에 서스펜션의 내구성이 상당히 좋다.

    방어력 향상에 신경을 썼지만 소화기 정도의 공격만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하다. 기본적으로 항공기 수송이 가능해야 하고 하천 도하 능력도 갖추어야 하므로 처음부터 무게에 대한 제약이 많다. 때문에 아무리 최신 장갑재를 사용하더라도 방어력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옛 소련의 군사 교리로부터 영향을 받은 기갑 장비답게 핵 전쟁을 염두에 두고 NBC 방호시스템은 충실한 편이다.

    BMD-4M의 후방 모습. 공수장갑차라는 한계 때문에 방어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M의 후방 모습. 공수장갑차라는 한계 때문에 방어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운용 현황

    본격 양산형인 BMD-4M 시제품이 2015년 공수부대 훈련소에 공급되었고 이듬해부터 제106근위공수사단을 시작으로 일선 부대에도 배치가 이루어졌다. 개발 시점부터 따진다면 본격적인 배치까지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인데, 성능상 문제가 아니라 업체의 부도와 군의 대대적인 재편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련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격파된 러시아군의 BMD-4M. < @ UAWeapons >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격파된 러시아군의 BMD-4M. < @ UAWeapons >

    2021년 현재까지 351대가 생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 노후 물량을 모두 대치하기에는 터무니없지만 현재의 러시아군이 병력 기준으로 소련군의 30퍼센트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럭저럭 충분한 수량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전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쟁의 성격상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고 오히려 격파된 모습만 전해진다.


    변형 및 파생형

    BMD-4: 초기 저율 생산형.

    BMD-4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K: 지휘차.
     
    BMD-4M: 신소재 장갑, UTD-29 엔진 탑재 개량형.

    BMD-4M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M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4M Sinitsa: FCS 개량형.
     
    BMD-MDM: BMD-4M 기반 병력수송장갑차.

    BMD-MDM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D-MDM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25 Sprut-SD: BMD-4 기반 자주대전차포.

    2S25 Sprut-SD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25 Sprut-SD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2S42: BMD-4M 기반 120mm 자주박격포.

    2S42 120mm 자주박격포 < (cc) Military-today.com >
    2S42 120mm 자주박격포 < (cc) Military-today.com >

    Ptitselov: BMD-4M 기반 9M337 SAM 발사차.

    Ptitselov 대공장갑차 < (cc) Militaryleak.com >
    Ptitselov 대공장갑차 < (cc) Militaryleak.com >



    제원(BMD-4M)

    생산업체: Volgograd Tractor Plant
    도입 연도: 2004년
    중량: 13.6톤
    전장: 6.36m
    전폭: 3.11m
    전고: 2.45m
    장갑: 강철(포탑), 알루미늄 합금(차체)
    무장: 100mm 2A70 활강포
            30mm 2A42 다목적기관포 1문
            7.62mm RKT 기관총 1정
            5.45mm RPK-74 기관총 1정
            9M113 대전차미사일
    엔진: UTD-29 디젤, 500마력(368kW)
    추력 대비 중량: 37마력/톤
    서스펜션: 유기압 현수 장치
    항속 거리: 500km
    최고 속도: 70km/h(도로), 45km/h(야지), 10km/h(수상)
    양산 대수: 341대(2021년 기준)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BMD-4 공수장갑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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