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핑계댄 北… ICBM 쏠 준비하나
‘모라토리엄 해제’ 본격 움직임
입력 : 2022.03.01 03:00

북한이 지난 27일 발사한 준(準)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28일 주장했다. 정찰위성을 띄우려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야 하는데 장거리 로켓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기술적으로 거의 같다. 북한이 정찰위성 명분으로 사실상 ICBM 발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1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ICBM 발사 유예조치(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이 정찰 위성 장비로 촬영했다며 공개한 지구의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28일“국가우주개발국 등이 지난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공정 계획에 따라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며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발표를 토대로 보면 북한은 북극성-2형(최대 사거리 2000여㎞) 등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정찰위성용 카메라를 달아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27일 고각(高角)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00㎞, 최대 고도 약 620㎞를 기록했다.

북한은 우주에서 한반도를 찍은 관련 사진도 공개했지만 해상도가 정찰위성용으로는 너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빙자해 ICBM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신형 고성능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하려는 의도이거나, 보안을 위해 해상도가 낮은 사진만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전후해 평안북도 철산리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을 서해 제주도 서남쪽 방향으로 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광명성4호 등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들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서해 쪽으로 발사해왔다. 정찰위성은 보통 무게 500㎏~1t 이상 돼야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2016년 2월 발사된 광명성4호(200㎏)보다 무겁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은하3호 등 종전 장거리 로켓보다 훨씬 강력한 신형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다탄두(多彈頭)를 멀리 보낼 수 있는 신형 ICBM을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찰위성은 북한이 지난해 1월 당 8차 대회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고체연료 및 다탄두 ICBM 등과 함께 5대 핵심 전략무기로 제시해 개발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았다. 군 소식통은 “정찰위성 발사를 빙자한 사실상의 신형 ICBM 시험 발사는 북한으로선 군사적인 목적과 함께 김일성 생일 110주년 ‘축포’ 등 체제 결속 목적도 달성할 수 있는 다용도 카드”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28일(뉴욕 현지 시각) 회의를 소집했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는 안보리 결의상 금지돼 있다. 그러나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치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북한 문제에 대해 안보리가 구체적 결과물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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