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80 대전차무기
M72 LAW와 칼 구스타프를 대체하려던 '영국의 무리수'
  • 최현호
  • 입력 : 2022.02.08 09:10
    1980년대 대전차 무기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LAW 80 <출처 : weaponsystems.net>
    1980년대 대전차 무기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LAW 80 <출처 : weaponsystems.net>


    개발의 역사

    냉전 시대 소련의 전차 기술은 급속하게 발전했다. 냉전 초기였던 1950년대 T-10 같은 중(重)전차, T-54/55 주력전차(MBT), 1960년대 T-62와 T64를 거쳐 1970년대 들어서는 더 발전한 T-72와 T-80이 등장하는 등 소련의 전차는 나토(NATO)로 대표되는 서방권 국가들에게 고민거리였다.

    서방권은 소련 전차에 대응하기 위해 신형 전차를 개발하는 동시에 다양한 대전차무기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장거리는 대전차 유도미사일로, 단거리는 무유도 휴대용 대전차무기로 대응했다. 이런 대응은 소련도 마찬가지였지만, 동구권 국가들이 소련제 무기를 표준으로 쓰다시피 한 것과 달리 서방권 국가들은 여러 나라가 자체적으로 개발에 나서면서 다양한 무기가 등장했다.

    영국이 1950년대 중반에 개발한 말카라 대전차 미사일 <출처 (cc) Rodw at wikimedia.org>
    영국이 1950년대 중반에 개발한 말카라 대전차 미사일 <출처 (cc) Rodw at wikimedia.org>

    영국은 프랑스나 미국보다 약간 늦은 1950년대 초반에서야 대전차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고, 차량탑재형 말카라(Malkara)와 보병이 운용하는 비질란트(Vigilant)를 개발했다. 그러나, 보병이 휴대할 수 있는 무반동총이나 대전차로켓은 미국 등에서 개발된 것에 의존했다.

    1971년 7월, 영국 육군은 제식명 L1A1 66mm 구경의 M72 LAW와 제식명 L4A1 84mm 구경의 L 칼 구스타프(Carl Gustav) 무반동총을 대체할 무기의 성능에 대한 참모본부 목표(General Staff Target, GST) 3566을 만들었다.

    영국군이 L14A1으로 운용한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 <출처 : militaryimages.net>
    영국군이 L14A1으로 운용한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 <출처 : militaryimages.net>

    육군은 제식명 L1A1이던 66mm 구경의 M72 LAW와 제식명 L14A1이던 84mm 구경의 L 칼 구스타프(Carl Gustav) 무반동총을 대체할 무기를 요청했다. 육군은 다루기 쉽고 가벼우면서도 관통력이 높은 무기를 원했다.

    당시 영국 육군이 운용하던 M72 LAW는 관통력이 부족했고, 칼 구스타프는 수백 발까지 재사용 할 수 있고,  M72 LAW보다는 화력이 강하였지만, 발사관 무게만 해도 14kg이나 나가는 데다가 신형 소련 전차를 상대하기에는 화력이 부족했다.

    헌팅 엔지니어링의 1985년 브로슈어에 나온 LAW 80 <출처 : wikimedia.org>
    헌팅 엔지니어링의 1985년 브로슈어에 나온 LAW 80 <출처 : wikimedia.org>

    1972년, 영국 병기연구개발본부(Royal Armamnet Research and Development Establihment, RARDE)는 검토를 통해 RCS-5(Rocket, Coast, Simple Sight, 5kg)이라는 간단한 조준기가 달린 중량 5kg급 무기를 설계했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발견되면서 군은 RCS-5의 채택을 거부했고 새로운 GST 3658을 만들었다.

    RARDE는 1974년 12월부터 1976년 12월까지 탐색 개발을 수행했고, 1977년 2월 주 계약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새로운 무기의 명칭은 1980년대에 운용할 경대전차무기(Light Anti-tank Weapon of the 80's)라는 이름의 약자를 따 LAW 80으로 붙여졌다.

    발사 준비를 위해 후방 발사통을 빼는 모습 <출처 : weaponsystems.net>
    발사 준비를 위해 후방 발사통을 빼는 모습 <출처 : weaponsystems.net>

    그해 7월까지 접수를 마감했고, 그 후 1년간 사업자 평가를 진행했다. 1977년 1월, 영국 동부 베드포드셔(Bedfordshire)에 본사가 있는 헌팅 엔지니어링(Hunting Engineering, 현 록히드마틴 UK 산하 INSYS)이 주 계약 업체로 선정되었고, RARDE로부터 사업에 대한 책임을 이전 받았다.

    헌팅 엔지니어링은 RARDE의 설계를 발전시켜나가면서 개발을 진행했고, 1980년 12월부터 1981년 6월까지 시험 사격을 실시했다.

    생산을 위해 여러 곳이 업무를 분담했는데, 헌팅 엔지니어링은 발사관과 훈련장치, 조준기 등을 담당했고, 영국 왕립 조병창(Royal Ordnance Factories, ROF)이 탄과 최종 조립을, 왕립 소화기공장(Royal Small Arms Factory, RSAF)이 조준용 스포팅 라이플, 핸들리 일렉트로닉스(Handly Electronics)가 실내 훈련장비를 담당했다.

    LAW 80을 조준하고 있는 영국군 <출처 : weaponsystems.net>
    LAW 80을 조준하고 있는 영국군 <출처 : weaponsystems.net>

    하지만, 정식 양산 계약은 1986년 가을이 되어서야 2억 파운드 규모의 초도 계약이 체결되었다. LAW 80은 1987년부터 L1A2라는 제식명을 부여받고 영국군에 배치가 시작되었고, 요르단, 오만, 스리랑카의 극히 일부 국가에 수출도 이루어졌다.

    영국 등에서는 94mm 구경 로켓탄 때문에 LAW 94로 부르기도 했다.


    특징

    LAW 80은 일회용 대전차 로켓으로 개발되었다. 발사관은 전방과 후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보관과 운반 시에는 M72 LAW처럼 후방 발사관이 전방 발사관 안쪽에 들어가 있고, 발사를 준비하면서 잡아 빼내게 된다. 발사관은 개발 초기에는 유리섬유(fiberglass)로 만들어졌지만, 양산품에서는 케블라(Kevlar) 섬유로 제작되었다.

    LAW 80 각 부 명칭 <출처 : wikimedia.org>
    LAW 80 각 부 명칭 <출처 : wikimedia.org>

    발사관은 보관 상태에서는 길이가 1m로 짧지만, 발사를 위해 후방 발사관을 잡아 빼면 길이가 1.5m로 늘어난다. 후방 발사관을 잡아당기면 내부의 로켓탄을 발사하기 위한 공이도 작동 위치에 놓이게 된다. 로켓탄은 후방 발사관 안에 장전되어 있다.

    보관 및 운반 상태의 LAW 80 각 부 명칭 <출처 : adhesivestoolkit.com>
    보관 및 운반 상태의 LAW 80 각 부 명칭 <출처 : adhesivestoolkit.com>

    전방 발사관에 부착된 조준장치는 무배율이며, 플라스틱판에 조준선이 그려져 있어 근거리에서는 빠른 조준이 가능했다. 야간 운용을 위해 L85 소총 등에서 장착되는 필킹턴(Pilkington)의 카이트(Kite) 4배율 야시경을 달 수도 있다.

    보관 및 운반 상태의 LAW 80 <출처 : real-gun.com>
    보관 및 운반 상태의 LAW 80 <출처 : real-gun.com>

    목표가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조준을 위해 전방 발사관 아래 위치한 격발장치 앞쪽에 로켓탄과 같은 탄도 곡선을 가지는 스포팅 라이플이 위치한다. 스포팅 라이플용 탄은 9X51mm 예광탄이 7.62mm 탄피에 끼워진 형태로, 총 5발이 담겨 있다.

    LAW 80 브로슈어의 제원 설명 <출처 : wikimedia.org>
    LAW 80 브로슈어의 제원 설명 <출처 : wikimedia.org>

    로켓탄은 직경 94mm, 중량 4.6kg이며, 최대 사거리 500m였다. 신관은 접촉신관을 채택했고, 발사 후 10~20m를 비행한 후 활성화된다. 단일 대전차고폭탄두(HEAT)를 채택하여 관통력은 600mm 이상이다. 발사 시 후폭풍이 발생하므로 약 20m 정도의 안전거리가 필요했다.

    LAW 80 훈련 장비 <출처 : ww2facts.net>
    LAW 80 훈련 장비 <출처 : ww2facts.net>



    운용 현황

    LAW 80은 1987년부터 영국 육군, 해병대 등 전체 영국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약 10만 개 이상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에 요르단, 오만, 스리랑카 등에 판매되었다.

    개발사인 헌팅 엔지니어링은 미 해병대에 M72 LAW 대체품으로 납품하기 위해 미국의 LTV(Ling-Temco-Vought)사와 협력했다. 생산이 결정되기 전인 1983년 7월 애버딘 시험장에서 시범을 보였지만 해병대에 팔지 못했다.

    LAW 80을 들고 있는 영국군 <출처 : weaponsystems.net>
    LAW 80을 들고 있는 영국군 <출처 : weaponsystems.net>

    LAW 80은 단일 HEAT 탄두만 채택했기 때문에, 소련 전차들이 폭발반응장갑(ERA)을 달고 나오면서 효용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영국은 2002년 5월, 차세대 경대전차무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개발한 MBT-LAW를 도입하면서 LAW 80을 대체했다.

    LAW 80은 전용 훈련 장비도 개발되었고,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음향 센서를 장착하고 삼각대에 거치한 대전차 지뢰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아더마인(Addermine)이라는 대전차 무기로 제안되기도 했다.


    변형 및 파생형

    LAW 80: 1987년 영국군에 배치된 양산형

    LAW 80 <출처 : topwar.ru>
    LAW 80 <출처 : topwar.ru>

    아더마인(Addermine): 음향 센서 부착형 비닉형 대전차 무기

    음향 센서를 장착하고 매복 공격에 사용하려던 아더마인 <출처 : weaponsystems.net>
    음향 센서를 장착하고 매복 공격에 사용하려던 아더마인 <출처 : weaponsystems.net>



    제원

    구분: 휴대용 대전차 무기
    제작: 헌팅 엔지니어링(영국)
    길이: 1.0m(보관 및 운반 시) / 1.5m (사격 준비 시)
    중량: 9kg(전체)
    탄두: 대전차고폭탄(HEAT)
    탄두 중량: 4.6kg
    관통력: 600mm
    사거리: 500m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LAW 80 대전차무기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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