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 경전차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경전차
  • 남도현
  • 입력 : 2022.02.03 09:26
    경전차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M3는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경전차로 거론된다. < 출처 : Public Domain >
    경전차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M3는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경전차로 거론된다.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1935년부터 양산을 시작한 M2 경전차(Light Tank, 이하 M2)는 실질적인 미국 전차의 역사를 개막한 주인공이다. 그런데 1920년대를 기준으로 개발되었기에 막상 제2차 대전이 발발하자 전선에서 활약하기가 어려웠다. 방어력이 떨어져서 격파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는 비단 M2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경전차인 영국의 A9, A10 순항전차, 독일의 1호, 2호 전차, 소련의 T-26, BT 전차 등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금은 전차로 하는 모든 임무를 MBT(Main Battle Tank)가 담당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졌던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각각의 목적에 특화된 별도의 전차가 존재했다. 정찰, 수색, 전선 돌파 등을 담당하는 경전차는 속도가 빨라야 하므로 무게가 가볍다. 그런데 전차의 무게는 야타 성능, 특히 방어력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는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경전차는 어쩔 수 없이 방어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제2차 대전 발발 당시에 미군이 운용한 M2 경전차. 성능 부족으로 실전 투입이 어려워 대부분 훈련용으로 사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제2차 대전 발발 당시에 미군이 운용한 M2 경전차. 성능 부족으로 실전 투입이 어려워 대부분 훈련용으로 사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하지만 M2처럼 전투 투입을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방어력이 빈약하면 더 이상 무기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더구나 독일이 대규모 기갑부대를 앞세워 폴란드, 프랑스를 연이어 꺾어버리자 미국은 초조해졌다. 그렇게 해서 1940년부터 M2를 후속할 경전차 개발에 착수했다. 이미 유럽에서 전쟁이 시작된 엄중한 시국이라서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일단 M2를 기반으로 했다.

    단지 참조만 했을 뿐이지 M3로 명명된 신예 경전차는 방어력, 공격력, 기동력 모두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독일 3호 전차에 장착된 37mm 전차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수준까지 방어력을 늘리는 것이었다. 제2차 대전 중반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면 부족하나 당시에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결과론이지만 무기의 발전 속도가 예측보다 빨랐던 것이었다.

    1941년 4월 14일 선보인 M3 프로토타입. 리벳으로 장갑을 연결한 방식은 당시에 보편적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1941년 4월 14일 선보인 M3 프로토타입. 리벳으로 장갑을 연결한 방식은 당시에 보편적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장갑이 강화되었고 차체도 후방으로 좀 더 연장되었다. 그런데 용접 기술이 부족해서 전작처럼 리벳으로 장갑을 접합했다. 생산성은 좋았지만 피폭 시 승무원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것으로 판명되자 후기형인 M3A3부터는 용접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필연적으로 무게가 증가했으나 기동력의 감소를 막기 위해 서스펜션을 개량해서 주행력은 최대 시속이 50km 가까이 나올 수 있었다.

    개발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져 불과 1년 만인 1941년부터 양산이 시작되었다. 실전은 영국군이 먼저 치렀다. 북아프리카에서 추축국과 공방전을 벌이던 영국은 순항전차의 공급이 부족해지자 M3를 구매했다. 당시 미국은 중립이었지만 랜드리스라는 명목으로 영국에 무기를 공급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1941년 11월 18일에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영국군이 벌인 크루세이더 작전에 150대의 M3가 투입되었다.

    북아프리카 전선에 격파된 영국군의 M3. 최초로 실전에 투입된 모델로 영국에서는 스튜어트 1형으로 명명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북아프리카 전선에 격파된 영국군의 M3. 최초로 실전에 투입된 모델로 영국에서는 스튜어트 1형으로 명명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영국군은 M3가 크루세이더 순항전차보다 빠르고 기계적 신뢰성이 좋다고 평가했다. 영국군은 남북전쟁 당시 남군 기병대를 이끈 스튜어트(J. E. B. Stuart) 장군 이름으로 명명했다. 이후 미군도 영향을 받아 M3 스튜어트로 불렀다. 실제로 1942년 기준으로 보자면 경전차로 M3는 체코슬로바키아산 38(t)와 더불어 최고 수준이라고 손꼽을 만했다. 하지만 M3도 데뷔전에서 독일의 3호, 4호 전차에게 혹독하게 당했다.

    경전차는 아무리 좋아도 경전차였던 것이었다. 비단 M3뿐만 아니라 모든 경전차들은 이때를 기점으로 급격히 퇴출되거나 역할이 바뀌었다. 1942년부터 성능이 향상된 M5 스튜어트가 공급되었으나 T-34, M4, 후기형 4호 전 차 같은 중형전차들이 돌파의 주역을 담당하면서 더 이상 전면에서 작전을 벌이기 어려웠다. 영국군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2선급 무기로 돌렸다. 뒤늦게 참전한 미군도 한정된 작전에만 투입했다.

    1944년 7월 초, 점령지인 프랑스 꾸땅스 지역을 통과하는 미군 소속 M5A1. < 출처 : Public Domain >
    1944년 7월 초, 점령지인 프랑스 꾸땅스 지역을 통과하는 미군 소속 M5A1. < 출처 : Public Domain >

    정찰용이나 태평양 전역처럼 기갑전력의 격차가 큰 곳에서는 나름대로 활약을 펼쳤으나 대규모 기갑전이 일상화되었던 유럽전역에서는 인상적인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M3는 시대상을 고려해 제때 등장하기는 했으나 현재 상황만 반영해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량할 만한 여유도 없어서 불과 1년 후에 주역에서 물러나야 했을 만큼 아쉬움이 많았던 경전차라 할 수 있다.


    특징

    M3은 장갑의 두께가 차체의 경우 전면 상부가 38mm, 전면 하부가 44mm, 측면이 25mm, 후면이 25mm였고 포탑도 전면이 51mm, 측면이 38mm였다. 방어력 향상에 고심했기에 전작과 비교하면 훌륭했다. 그러나 동시대에 활약한 여타 경전차와 비교했을 때나 그렇다는 의미지 결코 충분한 수준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여타 경전차들이 퇴출될 무렵에 배치가 시작되면서 불과 1년 만에 2선급 무기 취급을 받게 되었다.

    M3의 터릿과 차체 내부의 모습. 승무원 4명이 탑승해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넉넉한 크기는 아니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M3의 터릿과 차체 내부의 모습. 승무원 4명이 탑승해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넉넉한 크기는 아니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독일의 전성기를 이끈 3호 전차의 주포를 고려한다면 같은 구경의 37mm 주포를 장착한 M3의 공격력은 준수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초기형은 M2와 같은 M5 주포를 장착했으나 후기형은 주퇴복좌기가 포 방패 내부에 삽입된 개량형 M6 주포를 탑재했다. 그러나 제2차 대전 초기에 활약한 전차로써 공격력이 괜찮다는 의미지 1943년에 이르러서는 37mm 주포로 격파할 수 있는 전차는 없다시피 했다. 때문에 최전선에서 활약하기 어려웠다.

    초기형은 M2에 사용된 R-670-9A 성형엔진을 장착했고 공급 문제로 T-1020 디젤 엔진도 사용했다. 해당 엔진들 모두 애초 항공기용으로 개발된 성형엔진이어서 그대로 장착하면 M3 중형전차, M4 중형전차처럼 차체가 높아지게 된다. M3는 크랭크축을 선체 바닥에 설치하고 엔진과 변속기를 연결하는 프로펠러축이 차체 중앙을 관통하도록 설계해서 높이를 낮추었다. M2보다 무게가 늘어났지만 유동륜을 대형화하고 현가장치를 개선해서 주행력은 양호했다.

    M5A1의 측면 모습. 탄생 당시 기준으로 보면 공수주 모두 양호하다고 할 수 있으나 불과 1년 만에 최전선에서 활약하기 어려울 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 출처 : (cc) Mark Holloway at Wikimedia.org >
    M5A1의 측면 모습. 탄생 당시 기준으로 보면 공수주 모두 양호하다고 할 수 있으나 불과 1년 만에 최전선에서 활약하기 어려울 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 출처 : (cc) Mark Holloway at Wikimedia.org >



    운용 현황

    M3는 1941년부터 1944년까지 개량형인 M5를 포함해 총 22,744대가 생산되었다. 이는 경전차로는 세계 최대다. 제2차 대전 당시에 미국과 영연방국이 주요 사용자였고 소련을 위시한 여타 연합국에도 상당량이 제공되었다. 당시 터키는 중립국이었지만 영국으로부터 전력 외로 분류한 210대를 도입해서 사용했다. 유럽 전역에서는 돌파용으로는 곤란했으나 정찰이나 후방 작전용으로는 전쟁 말기까지 수요가 꾸준한 편이었다.

    1945년 독일 코버크를 점령한 제761전차대대 소속 M5A1. < 출처 : Public Domain >
    1945년 독일 코버크를 점령한 제761전차대대 소속 M5A1. < 출처 : Public Domain >

    반면 전투 공역이 좁고 환경이 열악한 태평양 전역에서는 안성맞춤이었다. 특히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리던 초기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성능 상으로 일본의 전차보다 앞섰기에 유럽에서와 달리 주력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중소 국가에서 다루기에 부담 없는 전차여서 전후에 중남미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 공급되어 수많은 전쟁, 내전, 분쟁 등에 사용되었다. 파라과이 같은 경우는 현재도 10대를 치장 물자로 보관 중이다.

    2002년 아순시온에서 벌어진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M3. 현재도 파라과이는 10대를 치장 물자로 보관 중이다. < 출처 : (cc) Mark Holloway at Wikimedia.org >
    2002년 아순시온에서 벌어진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M3. 현재도 파라과이는 10대를 치장 물자로 보관 중이다. < 출처 : (cc) Mark Holloway at Wikimedia.org >



    변형 및 파생형

    M3(Stuart I): 초기 양산형. 가솔린 엔진형 4,526대, 디젤 엔진형 1,285대.

    M3 스튜어트 I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3 스튜어트 I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3A1(Stuart III): 포탑 바구니, 주포 안정 장치가 설치된 개량형. 4,621대.

    M3A1 스튜어트 III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3A1 스튜어트 III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3A3(Stuart V): 경사장갑이 설치된 M3의 최종 양산형. 3,427대.

    M3A3 스튜어트V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3A3 스튜어트V 경전차 < 출처 : Public Domain >

    M5: 트윈 캐딜락 수랭식 가솔린 엔진 2기를 장착한 개량형. 2,074대.
     
    M5A1(Stuart VI): M5에 M3A3의 신형 포탑을 탑재한 개량형. 6,810대.

    < 출처 : Public Domain >
    < 출처 : Public Domain >

    75mm M8 HMC: M5 차체에 75mm M2/ M3 곡사포를 장착한 자주포. 1,778문.

    75mm M8 HMC < 출처 : (cc) User:Fat yankey at Wikimedia.org >
    75mm M8 HMC < 출처 : (cc) User:Fat yankey at Wikimedia.org >

    75mm T18 HMC: M3 차체에 75mm M1 곡사포를 장착한 자주포 프로토타입.

    75mm T18 HMC < 출처 : Public Domain >
    75mm T18 HMC < 출처 : Public Domain >

    T56 GMC: M3A3 차체에 3인치 M1918 대공포 탑재 대전차자주포 프로토타입.
     
    T57 GMC: T56의 엔진과 주포 위치를 바꾼 대전차자주포 프로토타입.


    제원(M3A3)

    생산 업체: ACF 외
    중량: 14.5톤
    전장: 5.01m
    전폭: 2.55m
    전고: 2.57m
    장갑: 10.1~51.4mm
    무장: 37mm M6 전차포×1
             7.62mm M1919A4 기관총×3
    엔진: 콘티넨탈 W-670-9A 공랭식 성형엔진 262마력
    추력 대비 중량: 18.07마력/톤
    서스펜션: 수직폐쇄스프링
    항속 거리: 217km
    최고 속도: 49.9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M3 경전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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