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105 색슨 병력수송장갑차
영국 육군 APC를 보조할 전장 택시로 개발되다
  • 최현호
  • 입력 : 2022.01.27 08:57
    1983년부터 영국군의 전장 택시로 운용된 AT105 색슨 장갑차 <출처 (cc) Sgt Brian Gamble at wikimedia.org>
    1983년부터 영국군의 전장 택시로 운용된 AT105 색슨 장갑차 <출처 (cc) Sgt Brian Gamble at wikimedia.org>


    개발의 역사

    전쟁에 사용되는 자동차는 특별해야 한다. 거친 길을 다닐 수 있어야 하고,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파편 등을 막을 수 있어야 하고, 때론 공격도 해야 한다. 그런 요구 사항을 반영하다 보니 생겨난 것이 다양한 기갑차량이다.

    북아일랜드 사태에서 성능 부족이 드러난 험버 피그 장갑차 <출처 (cc) Aubrey Dale at wikimedia.org>
    북아일랜드 사태에서 성능 부족이 드러난 험버 피그 장갑차 <출처 (cc) Aubrey Dale at wikimedia.org>

    그러나, 전문적인 전투용 차량은 요구 사항을 수용하다 보니 무겁고, 비쌀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쟁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요구하므로 전면에 나설 전투용 차량과 함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후방 등에서 쓰일 차량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밖에 고강도 분쟁 대신 소규모 분쟁이 잦은 국가들도 저렴한 가격의 차량을 많이 요구하고 있다.

    1759년 설립된 영국의 자동차 부품 회사인 GKN 생키 코퍼레이션(Sankey Corporation, 현 BAE 시스템즈)은 1960년대 초반에 영국 육군을 위해 FV430 시리즈 장갑차량 중 FV432 병력수송장갑차(APC)를 개발하여 납품했다. 이와 함께 1950년대부터 영국군에 납품된 험버 피그(Humber Pig) 경장갑차량의 차체도 만들어 납품하고 있었다.

    험버 피그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AT100 시제 차량 <출처 (cc) GKN Sankey Ltd at wikimedia.org>
    험버 피그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AT100 시제 차량 <출처 (cc) GKN Sankey Ltd at wikimedia.org>

    회사는 1970년 북아일랜드 사태 동안 험버 피그의 문제점을 통해 장갑을 충실히 갖춘 보안(internal security)용 차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는 그 교훈을 반영하여 1970년에 도심지에서 사용하기 위한 4X2 구동계를 가진 경찰용 장갑차량인 AT100을, 1972년에는 저개발 국가와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동을 진압할 수 있는 험지용 차량인 4X4 구동계를 가진 AT104를 개발했다. AT104는 베드포드(Bedford)의 4X4 상용 트럭용 엔진과 변속기를 장착하는 등 비용 절감에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AT100은 아무 관심을 받지 못했고, AT104도 적은 숫자를 수출하는 것에 그쳤다. 네덜란드는 스히폴공항 등에 배치하기 위해 적은 숫자를 도입했는데, 안전벨트도 없고, 협소한 내부에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는 등 운영자 입장에서 매우 불편한 차량이었다. 회사는 곧 AT104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AT104 시제 차량 <출처 (cc) GKN Sankey Ltd at wikimedia.org>
    AT104 시제 차량 <출처 (cc) GKN Sankey Ltd at wikimedia.org>

    AT104는 엔진룸에 장갑판을 둘렀지만, 차체 앞쪽에 위치하여 방어력에 문제가 있었다. 엔진 위치 변경과 휠베이스 축소 등의 작업을 거친 개량형은 AT105라고 명명되었다.

    1975년 초반부터 AT105의 해외 판매를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고, 일부 국가에 수출이 이루어졌다. 이 시기 영국 국방부도 유사시 영국 본토에서 서독으로 빠르게 파견할 저렴한 가격의 APC를 찾기 시작했다. 영국 국방부는 GKN 생키의 AT105를 시험했고, 색슨(Saxon)이라는 이름으로 제식화했다. 영국군은 1983대 서독에 주둔한 기계화 보병사단에 배치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AT104의 문제를 보완하여 개발된 AT105 색슨 <출처 : topwar.ru>
    AT104의 문제를 보완하여 개발된 AT105 색슨 <출처 : topwar.ru>


    특징

    AT105 색슨은 장갑을 갖춘 4X4 병력수송차량으로 개발되었다. 차체는 영국군이 운영하던 베드포드(Bedford)사의 4톤 트럭을 기반으로 했다. 구동계는 베드포드 TK 시리즈 트럭에서 가져왔고, 엔진과 변속기도 같은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여 비용을 절감했다.

    AT105 색슨과 전면과 좌측면 모습 <출처 : the-blueprints.com>
    AT105 색슨과 전면과 좌측면 모습 <출처 : the-blueprints.com>

    차체 앞 오른쪽에 조종수가 탑승하는데, 위에 앞으로 열리는 해치가 있으며, 전방과 좌우측에 방탄유리로 된 창이 있어 외부를 볼 수 있다. 차장은 병력실에 있는 좌석에 탑승하며, 최대 8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차장석 위에는 4면을 관측할 수 있는 큐폴라가 위치하며, 해치를 통해 밖에서 기관총을 조작할 수 있다.

    우측에서 바라본 AT105 색슨 <출처 : militaryimages.net>
    우측에서 바라본 AT105 색슨 <출처 : militaryimages.net>

    큐폴라 뒤쪽에는 추가 적재물을 위한 바스켓이 있는데, 운용국에 따라서는 해치를 달기도 한다. 병력실은 차체 양옆과 차체 뒤에 있는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운전석 내부 <출처 : modsurplus.co.uk>
    운전석 내부 <출처 : modsurplus.co.uk>

    차체는 길이 5.169m, 폭 2.489m, 높이 2.86m이며, 전투 중량은 10.67톤이다. 차체는 16mm 장갑판을 용접하여 만들어졌고, 모든 방향에서 7.62mm탄을 막을 수 있다. 병력실 측면에 공구 박스를 추가하면 추가 방어력을 제공할 수 있다. 차체 하부에는 지뢰의 폭발 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V자 패널이 덧붙여졌다.

    차량 뒤쪽 문에서 바라본 차량 내부 <출처 : modsurplus.co.uk>
    차량 뒤쪽 문에서 바라본 차량 내부 <출처 : modsurplus.co.uk>

    엔진은 차체 중앙에 위치하며, 그릴이 차체 중앙과 좌측에 위치한다. 변형에 따라 엔진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적인 방탄판을 설치하기도 한다. 엔진은 164마력의 베드포드 500 6 실린더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변속기는 전진 4단, 후진 1단 앨리슨(Allisin) AT545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도로상 최고 속도는 96km/h이며, 주행 거리는 460km였다.

    병력실 앞쪽 큐폴라에 있는 기관총 터릿 <출처 : militaryimages.net>
    병력실 앞쪽 큐폴라에 있는 기관총 터릿 <출처 : militaryimages.net>

    무장은 차장석 위 큐폴라에 7.62mm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는 터릿이 있었다. 병력실 앞쪽 위에 있는 큐폴라에도 7.62mm 기관총 운용이 가능하다. 차장과 병력실에서 운용하는 기관총은 각각 1,000발의 실탄을 가지고 있었다. 무장은 운용국에 따라 바뀌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영국에서 차량을 기증받은 우크라이나는 12.7mm DShKM 기관총 1정과 7.62mm PKB 기관총 2정으로 무장했다.

    전면 엔진 그릴에 추가 패널을 달고 소요 진압용 구성을 한 AT105 색슨 <출처 : airbase.ru>
    전면 엔진 그릴에 추가 패널을 달고 소요 진압용 구성을 한 AT105 색슨 <출처 : airbase.ru>

    차량에는 윈치, 히터, 장애물 제거용 도저날, 서치라이트 등의 부가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운용 현황

    생산은 1976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졌으나, 생산 수량은 많지 않다. 최대 도입국은 624대를 도입한 영국이며, 나이지리아(75대), 말레이시아(44대), 오만(22대), 바레인(10대), 아랍에미리트(10대), 홍콩(5대) 등에도 판매되었다.

    보스니아평화안정군 SFOR 작전 당시 지뢰에 피격된 영국군 색슨 장갑차 <출처 : thinkdefence.co.uk>
    보스니아평화안정군 SFOR 작전 당시 지뢰에 피격된 영국군 색슨 장갑차 <출처 : thinkdefence.co.uk>

    영국군에서는 2005년부터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고, 2008년 최종적으로 퇴역했다. 홍콩 경찰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 전인 1987년에 5대를 도입했고, 2009년 모두 퇴역했다.

    보스니아평화안정군 SFOR 작전 당시 지뢰에 피격된 영국군 색슨 장갑차 <출처 : thinkdefence.co.uk>

    초기 도입국들은 일부 차량을 다른 국가에 기증하거나 재판매하기도 했다. 2013년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75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콩고는 2015년 28대를 도입했고, 코트디부아르는 말리에서의 유엔 임무를 위해 4대를 인수했다. 이 밖에 이라크, 지부티, 요르단, 모잠비크, 모리타니, 소말리아 등이 중고 차량을 도입했다.

    홍콩 경찰이 운용했던 색슨 장갑차 <출처 : flickr.com / tkps2004>
    홍콩 경찰이 운용했던 색슨 장갑차 <출처 : flickr.com / tkps2004>



    변형 및 파생형

    AT105 색슨(Saxon): 기본형 병력수송차량

    AT105 색슨 APC <출처 : thinkdefence.co.uk>
    AT105 색슨 APC <출처 : thinkdefence.co.uk>

    AT105A: 앰뷸런스 차량

    AT105A 앰뷸런스 차량 <출처 : thinkdefence.co.uk>
    AT105A 앰뷸런스 차량 <출처 : thinkdefence.co.uk>

    AT105E: 기관총 무장형

    AT105MR: 병력실에 81mm 박격포 탑재한 차량

    AT105C: 지휘차량

    ARV: 회수차량

    AT105 ARV 회수차량 <출처 (cc) Orp20 at wikimedia.org>
    AT105 ARV 회수차량 <출처 (cc) Orp20 at wikimedia.org>



    제원(AT105 기본형 기준)

    구분: 병력수송장갑차
    개발: GKN 생키 코퍼레이션(영국)
    길이: 5.169m
    폭: 2.489m
    높이: 2.86m
    전투 중량: 10.67톤
    탑승 인원: 2명(차장, 조종수) + 8명(병력)
    엔진: 베드포드 500 6 실린더 디젤 엔진( 164마력)
    변속기: 전진 4단, 후진 1단 앨리슨 AT545 자동변속기
    최고 속도: 96km/h(도로)
    주행 거리: 460km
    무장: 7.62mm 기관총 최대 2정(탄약 각 1,000발)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AT105 색슨 병력수송장갑차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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