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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또 뚫린 22사단, 그 원인과 처방은?
입력 : 2022.01.03 00:00
DMZ(비무장지대) 최전방 철책선 부대에서 운용되고 있는 과학화경계시스템 통제실. 각종 카메라와 감지센서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가 종합된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밀리터리 시크릿’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으세요. 새해 첫날부터 월북 사건이 발생해 우리 군 최전방 경계가 또 뚫린 소식에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잇딴 경계 실패 발생한 ‘별들의 무덤’ 22사단 또 뚫려

이번에 월북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여러분들 귀에 익은 강원도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지역입니다. 22사단은 그동안 귀순·월북 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라 지난 10여년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사단장이 그렇지 않은 사단장보다 많아 ‘별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2월에도 이른바 ‘헤엄 귀순’ 사건이 발생해 제가 ‘’별들의 무덤’ 22사단 경계문제를 어찌할꼬?’라는 제목으로 여러분들께 뉴스레터를 쓴 적이 있지요.

그동안 육군 22사단에선 노크 귀순(2012년 10월), 월책 귀순(2020년 11월), 헤엄 귀순 등 경계 실패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사실 이에 대해 동정론도 없지 않았습니다. 22사단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인데요,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감시소초(GP)와 일반전초(GOP) 등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는 사단입니다. 책임구역을 보면 전방 육상 30㎞, 해안 70㎞ 등 총 100㎞에 달합니다. 더구나 작년 11월 23사단이 해체되면서 일부 해안경계 구역을 넘겨받아 책임구역은 더 넓어졌다고 합니다.

2016년부터 5년간 최전방 과학화경계 시스템고장 실태. 오작동, 카메라 고장 등 기술적인 문제들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소되지 는 않고 있다. /조선일보 DB


다른 최전방GOP 사단의 책임구역이 25∼4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넓다는 평가입니다. 더구나 군사분계선(MDL)과 맞닿은 철책 지역은 한국군 최전방 지역 중에서도 가장 험준하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이 때문에 열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 운용이나 작전병력 투입에 애로사항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과학화 경계 기계적 결함이 아닌 사람의 문제

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 고장 등 기계적인 결함이 아니라 장병 근무 태세 등의 문제일 가능성이 커 철저한 진상조사와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사람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합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광망(光網) 체계 경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자체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박정환 합동참모본부장이 2021년2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2사단 북한 귀순자 상황 보고를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감시장비가 이중으로 월북자를 포착하고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까지 했지만 군은 월북자가 철책을 넘은 뒤 신병확보 작전에 돌입하기까지 약 3시간 동안이나 몰랐고, 신병 확보에도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합참 관계자는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고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군 수뇌부 교체론도 불거지겠지만...

지난해 ‘헤엄 귀순’ 당시엔 군의 감시장비에 북한 남성이 10차례나 포착됐지만 8차례는 놓친 것으로 나타났었지요, 특히 북한 남성이 상륙한 직후 감시 카메라에 5차례 포착돼 2차례 알림 경고가 떴는데도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회자되는 말 중의 하나가 “작전 실패는 용서가 돼도 경계 실패는 용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현정부 들어 군의 주요 경계 실패 사례는 지난 2019년 삼척항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을 비롯, 이번이 7번째라고 합니다. 우리 국내인의 침입에 대한 경계실패까지 포함하면 11차례에 달합니다. 군 장병들의 경계태세, 정신자세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는 현정부 들어 사실상 적이 없는 군대가 돼가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아무리 첨단장비가 발전하더라도 사람이 방심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도 재확인해주고 있습니다.

2022년 새해 첫날 월북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동부전선 최전방 GP(감시소초)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진은 금강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당 GP 모습. /연합뉴스


그동안 서욱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가 경계 실패 등 군기강 사건 재발 방지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군 수뇌부 문책론도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군 수뇌부에도 어느정도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눈치를 보며 ‘대화와 평화’를 강조해온 현정부가 얼마나 뼈아픈 반성을 하며 일벌백계를 할지 미지수입니다. 또 현실적으로 대선이 2개월, 차기 정부 출범이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청문회 일정, 정권 교체기 북 전략도발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군 수뇌부 교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2개월 뒤 결정될 차기 정부는 군 수뇌부 쇄신 인사는 물론, 22사단을 비롯한 군 경계태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군 기강 문제 전반에 대해 심각하게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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