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판저파우스트 44 란체
전후 서독이 처음 개발한 대전차 무기
  • 최현호
  • 입력 : 2021.12.29 09:12
    1963년부터 서독 연방군 경대전차무기가 된 PzF 44 란체의 드로잉 <출처 : joemonster.org>
    1963년부터 서독 연방군 경대전차무기가 된 PzF 44 란체의 드로잉 <출처 : joemonster.org>


    개발의 역사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면서 서쪽은 미국, 영국 그리고 프랑스에 의해, 동쪽은 소련이 점령하면서 분단되었다. 승전국들은 1945년 8월 2일 포츠담에서 `독일의 완전한 무장 해제와 비군사화, 그리고 전쟁 물자와 전쟁 생산품으로 이용될 수 있는 모든 산업의 무력화`를 선언하면서 비무장 상태로 두었다.

    1967년 미국제 H-34G 헬리콥터와 M-48 전차로 무장한 서독군의 훈련 모습 <출처 : bundeswehr.de>
    1967년 미국제 H-34G 헬리콥터와 M-48 전차로 무장한 서독군의 훈련 모습 <출처 : bundeswehr.de>

    승전국들은 독일이 일으킨 전쟁의 참혹한 결과에만 주목했지만, 곧 승전국들이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으로 나뉘면서 냉전(Cold War)이 시작되었다. 1949년 북미의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서유럽 국가들은 워싱턴에서 북대서양 조약에 서명하면서 집단 방어체계 구축에 나섰고, 12개국이 참가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설립했고, 서독도 1955년 5월 5일 가입했다.

    나토 창설 초기에는 동독과 서독 모두 비무장 상태였다. 이런 상태는 1950년 6월 25일, 6.25전쟁이 일어난 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소련은 비밀리에 동독을 재무장시키고 있었고, 이것을 눈치챈 미국, 영국, 프랑스도 서독의 재무장을 허가한다. 1950년 새로운 연방군 창설을 위한 기본 구상이 시작되었다.

    일부 기술을 차용한 판저파우스트 <출처 (cc) German Federal Archive at wikimedia.org>
    일부 기술을 차용한 판저파우스트 <출처 (cc) German Federal Archive at wikimedia.org>

    그러나, 프랑스의 반대로 지연되다가 1955년 11월 12일 분데스베어(Bundeswehr)로 불리는 연방방위군(이하 연방군)이 창설되었다. 나치 시대의 독일군은 국방군을 뜻하는 베어마흐트(Wehrmacht)로 불렸다.

    연방군이 창설된 날은 프로이센의 군제 개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프로이센 참모본부 초대 참모총장을 지냈던 게르하르트 폰 샤른호르스트(Gerhard Johann David von Scharnhorst)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독일연방군은 판저파우스트 150의 설계를 참조하여 신형 대전차무기를 개발했다. <출처 : tvd.im>
    독일연방군은 판저파우스트 150의 설계를 참조하여 신형 대전차무기를 개발했다. <출처 : tvd.im>

    연방군의 초창기 장비는 주로 미국에서 공여 받은 것이 대부분이었고, 1950년대 후반부터 MG-1 기관총 등 자국산 총기를 장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이 지원한 3.5인치 M20 슈퍼 바주카(Super Bazooka)는 6.25전쟁까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새로 등장한 소련제 전차에는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연방군은 과거 전쟁에서 사용했던 휴대용 대전차무기 판저파우스트(Panzerfaust) 150의 설계를 참고했다. 달라진 점은 판저파우스트가 일회용인데 비해 새로운 무기는 발사체를 끼우는 방식으로 발사관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1965년 11월 PzF 44 훈련 중인 서독 연방군 <출처 : nordbayern.de>
    1965년 11월 PzF 44 훈련 중인 서독 연방군 <출처 : nordbayern.de>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탄두와 로켓 모터로 이루어진 발사체, 그리고 추진체는 다이너마이트 노벨(Dynamit-Nobel AG), 발사기는 헥클러 운트 코흐(Heckler & Koch GmbH), 조준장치는 헨솔트(Hensoldt)에서 만들었다. 새로운 무기는 1963년부터 연방군에 채택되었다.

    새로운 무기는 제작사나 군에서 부르는 명칭이 각각 달랐다. 회사는 PzF 44 2A1으로 불렀고, 판저파우스트 2로도 불렸다. 그러나, 연방군의 공식 명칭은 '판저파우스트(Panzerfaust) 44mm DM2 아우스피룽(Ausführung) 1 란체(Lanze)'(이하 PzF 44로 표시)이었다. 44mm는 발사관 직경을 뜻하는데, 탄두의 직경은 67mm였다.

    1991년 촬영된 PzF 44 훈련 중인 독일군 병사 <출처 : chainlinkandconcrete.blogspot.com>
    1991년 촬영된 PzF 44 훈련 중인 독일군 병사 <출처 : chainlinkandconcrete.blogspot.com>

    연방군은 PzF 44를 빠르게 보급했고, 휴대용 대전차 무기로 자리 잡았다. 연방군은 PzF 44를 중대나 소대급 대전차무기로, 스웨덴 사브의 칼 구스타프의 독일 제식명인 슈베레 판저파우스트(schwere Panzerfaust) 84mm 칼 구스타프(Carl Gustav)를 대대급 대전차무기로 운용했다.


    특징

    PzF 44는 보병 1인이 운용할 수 있는 휴대용 대전차 무기다. 형태는 발사체를 발사관 앞에 끼우고, 조준하여 발사하는 방식으로 휴대용 로켓추진 유탄에 속한다.

    PzF 44의 외형 및 절개도 <출처 : tvd.im>
    PzF 44의 외형 및 절개도 <출처 : tvd.im>

    발사관은 원형의 금속 재질이며 발사관 자체 길이는 888mm, 직경 44mm다. 발사관 앞쪽 아래에는 흔들림을 막아주는 전방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왼손으로 잡는다. 발사관 중간에는 위 쪽에 2X17 배율의 광학 조준경이 달린다. 조준경 아래에는 방아쇠, 권총손잡이, 안전장치, 그리고 개머리판으로 구성된 발사기가 위치한다.

    발사관 안에 있는 추진체를 점화시키기 위한 9X19mm 공포탄 5발이 든 탄창이 권총손잡이 안에 삽입된다. 우측면에 있는 장전 손잡이를 당기면 공포탄이 장전되며, 뒤쪽에 있는 개머리판을 눌러야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일반적인 볼트액션식 소총의 장전 방식과 유사하다.

    광학 조준기 조준선 <출처 (cc) Scargill at wikimedia.org>
    광학 조준기 조준선 <출처 (cc) Scargill at wikimedia.org>

    조준경은 2배율이며, 최대 1,000m까지 조준이 가능하다. 광학조준경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발사관에 붙어있는 접이식 간이 조준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조준경은 분리가 가능하며, 운반용 멜빵에 조준경 가방을 달 수 있다.

    발사체는 크게 성형작약으로 된 대전차고폭탄(HEAT)탄두와 추진체로 구성된다. 직경 67mm의 발사체는 발사기 안에 있는 추진체를 통해 발사된다. 발사기에 있는 점화용 공포탄이 폭발하면 가스가 발사체 뒤쪽의 추진체를 점화하고, 그 압력으로 발사체가 발사된다. 이때 추진체 뒤쪽에 붙어 있던 카운터메스도 뒤로 가속되면서 반동을 억제한다. 이때 발사관 뒤로 엄청난 화염과 가스가 분출되기 때문에 후방은 안전을 위해 비워둬야 한다.

    위부터 PzF 44의 발사 전 발사체 형태, 추진체통, 발사된 뒤 안정익이 펴진 모습 <출처 : photobucket.com>
    위부터 PzF 44의 발사 전 발사체 형태, 추진체통, 발사된 뒤 안정익이 펴진 모습 <출처 : photobucket.com>

    발사체가 발사관에서 빠져나오면 추진용 로켓 모터 옆에 접혀 있던 6개의 안정익이 펼쳐진다. 일정 거리를 날아간 뒤에는 로켓 모터가 점화되어 발사체를 비행시킨다.

    PzF 44의 추진체통 그리고 발사체 장전 모습 <출처 : photobucket.com>
    PzF 44의 추진체통 그리고 발사체 장전 모습 <출처 : photobucket.com>

    탄두는 1A와 2A의 두 가지가 개발되었지만, 외형적 제원은 동일하다. 직경은 67mm이며, 무게는 탄두만 1.5kg, 탄두와 로켓 모터 포함 2.5kg, 탄두와 로켓 모터 포함 길이는 550mm이다. 관통력은 1A의 경우 균질압연강판(RHA) 320mm, 2A는 370mm 정도다.

    발사체와 발사관을 결합하면 전체 길이는 1,162mm, 중량은 10.3kg이 된다. 일반적인 전투 상황에서 사거리는 전차의 경우 정지 목표일 때 300m, 이동 목표일 때 200m 정도다. 포구 속도는 168m/s이며, 최대 210m/s까지 가속된다.

    발사 준비된 PzF 44. 오른손 위에 장전 손잡이가 보인다. <출처 : photobucket.com>
    발사 준비된 PzF 44. 오른손 위에 장전 손잡이가 보인다. <출처 : photobucket.com>

    발사체는 발사관에 끼운 한 발 외에 사수의 배낭에는 2발이 추가로 주어진다. 숙련된 병력은 분당 3발까지 장전 및 발사가 가능했다.


    운용 현황

    PzF 44는 1963년부터 서독 연방군에 보급되었다. 연방군은 PzF 44를 경대전차무기로 소대와 중대급에서 운용했고, 대대급은 슈베레 판저파우스트 84mm 칼 구스타프를 운용했다. PzF 44는 1992년 판저파우스트 3가 연방군에서 도입되면서 퇴역했다.

    서독연방군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PzF.44 란체를 운용했다. <출처: Cold War Ironmongery @ Facebook>
    서독연방군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PzF.44 란체를 운용했다. <출처: Cold War Ironmongery @ Facebook>

    1967년 7월부터 1970년 1월까지 벌어진 니제르 내전에서 니제르군이 소량을 사용한 것이 유일한 전투 기록이다.


    변형 및 파생형

    판저파우스트 44mm DM2 아우스피룽 1 란체: 서독 연방군이 1963년부터 1992년까지 운용한 경대전차무기. PzF 44 2A1 또는 판저파우스트 2로도 불림.

    PzF 44 란체 대전차무기 <출처: 독일연방군>
    PzF 44 란체 대전차무기 <출처: 독일연방군>



    제원

    구분: 휴대용 대전차무기
    개발: 발사체와 추진체 - 다이너마이트 노벨 / 발사기 - 헥클러 운트 코흐 / 조준기 - 헨솔트
    길이: 발사관 888mm / 발사체+발사관 1,162mm
    직경: 발사관 44mm / 발사체 67mm
    무게: 발사관 7.3kg / 발사체+발사관 10.3kg
    사거리: 정지 표적 300m / 이동 표적 200m
    관통 능력: RHA 320mm(1A형 탄두) / 370mm(2A형 탄두)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판저파우스트 44 란체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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