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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조원짜리 핵잠, 함수 부서진 채 항해... 남중국해서 무슨 일이
입력 : 2021.12.19 12:43


지난 10월 초 남중국해에서 작전중 수중 충돌 사고로 손상을 입은 미 최신예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 코네티컷함이 최근 함수(艦首)가 크게 부서진 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항을 입·출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군은 코네티컷함이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은 해저 산맥과 충돌해 손상을 입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왔다는 점에서 사고 원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 미 공격용 핵잠수함, 남중국해 작전중 수중 충돌로 함수 크게 손상

미 샌디에고항을 드나드는 해군 함정들을 전문적으로 추적·촬영해 공개해온 트위터 워쉽캠(WarshipCam)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코네티컷함이 예인선에 끌려 샌디에고항 부두를 나와 항구 밖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코네티컷함은 함수 커버(뚜껑)가 완전히 벗겨지고 함수 소나(음향탐지기)가 제거된 채 항해해 지난 10월 사고에서 함수가 크게 부서졌음을 보여줬다.

당시 사고 때 코네티컷함이 얼마나 큰 손상을 입었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코네티컷함은 지난 5월 출항했던 미 워싱턴주 브레머튼의 키트삽 해군기지로 이동해 대대적인 수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2일엔 코네티컷함이 샌디에고항에 입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2월15일 예인선에 끌려 샌디에고항을 출항하는 미 최신예 핵추진잠수함 코네티컷함. 지난 10월 남중국해에서의 수중 충돌사고로 함수가 크게 부서진 상태로 항해하고 있다./워쉽캠 영상 캡처


지난 10월2일 남중국해에서 수중 충돌 사고로 11명이 부상하고 함체 손상을 입은 코네티컷함은 괌으로 이동했지만 괌에서 수리가 어려워 자력(自力)으로 샌디에고까지 항해해 온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함수 커버가 벗겨진 채 수천㎞ 이상을 항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사례로 놀라운 광경”이라고 말했다.

◇ 2000년대 이후 미 남중국해 해저지형 조사 제한

코네티컷함은 ‘바다의 암살자’로 불리는 시울프급(級) 핵추진 잠수함 중 2번함으로 1998년 취역한 뒤 지난 2019년 6개월간 성능개량도 이뤄진 첨단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이다. 시울프급은 척당 건조비가 3조원을 넘어 3척만 건조됐다. 길이 107m, 수중 배수량 9200t급으로 어뢰 외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사고 며칠 뒤 미 해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코네티컷함이 지난 2일 인도·태평양 공해에서 작전하다 특정 물체와 부딪혔다”며 “인명을 위협할 만한 부상은 없으며 선체도 안정적인 상태”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공섬에 대응하는 미 항행의 자유 작전 등 미·중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왔다는 점에서 중국 핵추진 잠수함 또는 수중 드론(무인 잠수정)과의 충돌설이 제기됐었다. 당시 중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원인 공개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미 해군은 지난달 이번 사고가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해산에 좌초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발표한 뒤 코네티컷함 함장 등 지휘부 3명에 대해 직위 조치를 취했다. 타당한 판단과 신중한 의사결정, 필요한 절차 준수가 있었다면 당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었다고 한다.

◇ 미 해군, “해저 산맥 충돌” 발표했지만...

앞서 지난 10월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장신뱌오(江炘杓) 정책 분석원은 코네티컷함이 해저산맥 일부에 부딪쳤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 원인으로 ‘미군의 남중국해 해저지형 조사활동 제한’을 꼽았다. 미 해군은 1990년대에 남중국해 해저의 지형, 지질, 심도, 해수 염도 등에 대한 상세 조사를 마쳤지만 2000년대 들어선 후 중국군과 해상 민병대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해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 분석원은 지난 30여 년 동안 지진과 지각 변동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의 모래 준설 및 인공섬 건설로 해저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서 미군이 실제와 다른 지형이 담긴 해저지도를 이용해 해저산맥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었다.

2021년2월 일본 고치현 앞바다에서 일본 최신형 잠수함 소류함이 함교가 크게 부서진 채 항해하고 있다. 소류함은 물 위로 부상중 홍콩 상선과 충돌해 함체에 손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여전히 중국 잠수함 충돌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로는 해저 산맥 충돌이라는 미군 당국의 발표가 더 설득력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미 코네티컷함이 남중국해에서 첨단 스파이 장비로 대중 정찰감시 작전을 하다 해저 산맥에 충돌했다는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은 “잠수함 함수가 박살난 것으로 봐서는 적어도 중국 수중 드론 충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함장 등이 직위해제됐다는 점도 적(중국 잠수함 등)과 대결하다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일 최신형 잠수함 상선 충돌 등 잇따르는 잠수함 충돌사고

첨단 장비와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 최신 잠수함들도 코네티컷함처럼 충돌사고를 종종 일으켜 화제와 논란이 됐었다. 지난 2월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형 잠수함 소류함이 일본 고치현 아시즈리미사키 앞바다에서 물 위로 떠오르던 중 홍콩 선적의 대형 상선과 충돌, 승조원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소류함은 잠수함 통신용 안테나 등 함교가 큰 손상을 입었고, 통신장비가 손상돼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후에야 휴대전화로 신고, 질타를 받았다. 지난 2001년 2월엔 하와이 근해에서 미 핵추진 잠수함 그린빌함이 일본 실습선과 충돌, 실습선이 침몰하고 9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린빌함이 물 위로 떠오르는 부상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2005년 9월엔 걸프만에서 미 핵추진 잠수함 필라델피아함이 터키 화물선과 충돌했는데 잠수함 당직사관의 조종 미숙 때문이었다.


지난 2005년1월엔 미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용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이 이번 사고와 비슷하게 해저 지형과 충돌해 1명이 사망하고 98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함은 괌에서 364마일 떨어진 캐롤라인 제도의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해저 지형과 고속으로 충돌해 함수가 대파됐다.

◇ 중국, 남중국해 수중 청음망 개선, 대잠작전 능력 강화할 듯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예비역 해군대령)은 ‘차이나는 밀리터리’ 기고를 통해 “향후 중국 해군은 이번 코네티컷함과 같은 남중국해 수중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 해양작전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남중국해에 대한 해양조사활동 강화, 기존 수중청음망(SOSUS) 개선과 대잠전 능력 향상에 크게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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