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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특전사가 쌓은 신뢰… UAE 하늘도 한국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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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8 03:25

세계 무기시장 큰손 중동에 수출 길 열어
1발당 15억원 천궁Ⅱ 미사일, 최대속도 마하 5로 미사일 요격
이스라엘과 최종경쟁에서 승리… 세계 시장서 성능 인정 받아

/사진=방위사업청
국산 요격 미사일 '천궁II'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이 사실상 성사된 것은 세계 무기 시장의 큰손인 중동 지역에 본격적인 수출 교두보를 확보하고, 한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대규모 방산 수출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직 최종 계약을 남겨두고 있지만 2년여 동안 세밀한 부분까지 협상해온 만큼 연내 최종 계약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4조1500억원(약 35억달러)은 그동안 우리 방산이 기록한 연간 최고 수출액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금까지 단일 사업으로 방산 수출 최대 규모는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 등 1조원대 수준이었다.

이번 UAE와의 계약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원전 수출과 아크부대 파병으로 맺은 인연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방한한 UAE 왕세자는 우리 특수부대원들의 시범에 깊은 인상을 받은 뒤 자국 특수부대 교육 훈련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아크부대가 교대로 UAE에 파병돼 군사 외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우리가 UAE의 원전을 수주했고, 이를 위해 군사 협력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번에 수출이 성사된 천궁은 노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호크'를 대체하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이 개발한 중거리 대공 미사일이다. 항공기 격추용 천궁과,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II 두 종류가 있는데 UAE가 도입하는 것은 천궁II다. UAE는 총 10여 개 포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우려해온 UAE는 미국제 패트리엇과 이스라엘제 바락8, 그리고 우리 천궁II를 후보로 요격미사일 도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은 가격이 너무 비싸 일찌감치 탈락했고, 이스라엘 바락8과 최종 경합을 벌이다 승리했다. 군 소식통은 "세계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이스라엘제 요격 미사일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수출 성사엔 원인철 합참의장,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등 최근 UAE를 방문해 방산 세일즈를 한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들의 활동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동지역 무기 수출은 UAE 등 무기 수입국의 요청에 따라 엠바고(보도유예)가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UAE의 발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UAE가 이번 발표 직전에 우리 정부 고위층에 사전 통보를 해왔다"며 "이례적인 공개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천궁II는 교전통제소와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 수직 발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발사대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최대 요격고도는 15㎞로 패트리엇 PAC-3 CRI(최대 요격고도 20㎞)보다 조금 낮다. 항공기 격추용 천궁Ⅰ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다.

천궁II의 최대 속도는 마하 5(음속의 5배)다. 길이는 4m, 무게는 400㎏,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원 수준이다. 2017년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