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M10 자주대전차포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대전차 기갑장비
  • 남도현
  • 입력 : 2021.11.03 09:04
    M10은 비록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나 가장 많이 생산되어 종횡무진 활약한 자주대전차포다. < 출처 : (cc) Raymond Douglas Veydt at Wikimedia.org >
    M10은 비록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나 가장 많이 생산되어 종횡무진 활약한 자주대전차포다. < 출처 : (cc) Raymond Douglas Veydt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한 직후에 미국은 참전을 결정했지만 정작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육군은 여타 열강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약한 수준이었다. 주변에 별다른 적대 세력이 없어서 국내 치안 유지나 식민지 통치 임무 정도를 수행하고 있었기에 상비군이 20만도 되지 않았다. 전시 체제로 전환하면 병력은 쉽게 늘릴 수 있지만 문제는 무기였다.

    미국 최초의 자주대전차포라고 할 수 있는 M3 GMC. 일선에서 운용해 본 결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후속작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미국 최초의 자주대전차포라고 할 수 있는 M3 GMC. 일선에서 운용해 본 결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후속작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특히 기갑 장비는 상당히 뒤졌다. 그나마 1940년에 있었던 프랑스 전역의 결과에 놀라 부랴부랴 신형 전차의 개발에 착수하고 전술 연구도 시작한 상황이었다. 이를 통해 기갑부대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전차와 함께 이동하며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장비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자주화된 대전차포도 그중 하나였다. 기갑전에서 전차 요격의 상당수를 대전차포가 담당했기 때문이었다.

    3-inch Gun M1918 대공포.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대전차포가 개발되어 M10은 물론 M4 전차 등에서 장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Gun M1918 대공포.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대전차포가 개발되어 M10은 물론 M4 전차 등에서 장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미국 최초의 자주대전차포라고 할 수 있는 M3 GMC(Gun Motor Carriage)도 그렇게 탄생했다. M3 하프트랙에 75mm M1897A4 야포를 탑재한 것인데 기존에 존재하던 장비들을 결합하는 방식이었으므로 개발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주포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차체가 작았고 기본적으로 트럭이어서 야지 기동 능력이 떨어졌다. 전쟁 중반기 이후 들어서는 방어력이 강화된 독일 전차들을 격파하는 데 애를 먹었다.

    3인치 대공포와 M3 '리' 중전차의 차체를 결합한 T40이 개발되어 M9으로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3인치 대공포와 M3 '리' 중전차의 차체를 결합한 T40이 개발되어 M9으로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비단 M3 GMC뿐만 아니라 같은 구경의 주포를 장착한 M4 전차 초기형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자 일선에서는 화력이 강화되고 기동력도 향상된 새로운 자주대전차포를 절실히 요구했다. 마침 3-inch Gun M1918 대공포를 기반으로 한 3-inch Gun M7 대전차포가 개발되어 양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구경은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포구 속도가 빨라서 이론 상으로는 1942년까지 존재하던 모든 독일 전차를 격파할 수 있었다.

    T35 시제차량은 M4A2의 차체와 3인치 대전차포를 결합한 형태로 M10의 원형이 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T35 시제차량은 M4A2의 차체와 3인치 대전차포를 결합한 형태로 M10의 원형이 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처음에는 이를 퇴역한 M3 경전차나 M3 중형전차를 개조해서 장착하려 했다. 하지만 포의 위력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역시 2선급으로 물러나기 시작한 M4A2 중형전차 차체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무지막지한 생산력을 자랑하는 미국이라도 이기기 위해서 이처럼 유휴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개발과 배치를 앞당기기 위해 두 가지 시제작의 개발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T35를 개량하여 경사장갑 차체에 오각형의 포탑으로 개수한 T35E1 시제차는 M10으로 양산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T35를 개량하여 경사장갑 차체에 오각형의 포탑으로 개수한 T35E1 시제차는 M10으로 양산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그렇게 해서 3-inch 대전차포를 장착한 오픈 탑 구조의 포탑을 M4A2 차체에 장착한 T35 프로토타입과 필리핀에서의 전훈을 반영해 차체가 경사 장갑으로, 포탑이 오각형 형태로 제작된 T35E1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다. 테스트 결과 T35E1가 1942년 6월 3-inch GMC M10(이하 M10)이라는 제식명을 부여받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고 그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선에 투입이 시작되었다.

    배출된 탄피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정된 상태에서 많은 사격을 실시한 M10. 정확도와 사거리가 좋아 개활지에서 양호한 전과를 올렸다. < 출처 : Public Domain >
    배출된 탄피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정된 상태에서 많은 사격을 실시한 M10. 정확도와 사거리가 좋아 개활지에서 양호한 전과를 올렸다. < 출처 : Public Domain >

    최초로 배치된 북아프리카에서 M10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주포의 정확도와 사거리가 좋아서 장거리에서 적 전차 요격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초기 전과는 일선 지휘관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M10을 마치 전차처럼 인식해 버린 것이었다. 자주대전차포의 용도가 전차와 다르다는 점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을 만큼 당시 미군은 경험이 부족한 군대였다.

    M10은 처음부터 단지 이동하는 자주포로 개발되어 방어력이 상당히 빈약하다. 하지만 외형 때문에 일선에서 전차처럼 운용하는 실수를 범했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M10은 처음부터 단지 이동하는 자주포로 개발되어 방어력이 상당히 빈약하다. 하지만 외형 때문에 일선에서 전차처럼 운용하는 실수를 범했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결국 단거리 혼전이 흔하게 벌어진 서부전선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빈약한 방어력이 문제였다. 비슷한 시기에 동부전선에 투입된 독일, 소련의 구축전차가 경우에 따라 기갑전까지도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반면 오픈 탑이라는 구조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M10은 단지 자력으로 이동하는 대전차포일 뿐이었다. 이는 후속작인 M36도 마찬가지였다.

    M10 자주대전차포는 일선에는 울버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 출처 : Public Domain >
    M10 자주대전차포는 일선에는 울버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 출처 : Public Domain >

    다시 말해 실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의 상당수는 운용을 잘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그래도 피아 통틀어 제2차 대전 당시에 활약한 자주대전차포로 가장 많이 생산되었다는 것은 기계적으로는 쓸만했다는 증거다. 물론 많이 만들어졌다고 최고라는 의미는 아니나 어지간한 성능이 아니고는 그만큼 제작될 수도 없다. M10은 종종 울버린(Wolverine)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나 유래는 불분명하고 정식으로 통용된 이름도 아니다.


    특징

    M10의 외형은 기반이 되었던 M4와 비슷하다. 특히 멀리서 보면 장포신 76mm 포를 장착한 후기형 M4와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성능은 물론 사용 용도도 전혀 다른 무기다. 전쟁 말기에 등장한 5호 전차나 6호 전차 B형을 격파하기는 어려웠지만 그 이전에 개발된 전차는 사거리 내라면 충분히 요격이 가능했을 만큼 공격력은 준수했다. 그래서 일부 자료에서는 M10을 구축전차(Tank Destroyer)로 소개하기도 한다.

    M10의 공격력은 전쟁 말기에 등장한 5호 전차의 격파는 어려웠으나 보편적으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Public Domain >
    M10의 공격력은 전쟁 말기에 등장한 5호 전차의 격파는 어려웠으나 보편적으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Public Domain >

    특유의 오픈 탑 포탑을 채택한 이유는 승무원들이 동시에 삼면을 관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과 대구경 주포를 장착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M10의 포탑은 단지 포방패 역할을 담당했을 뿐이다. 조준하려고 차체를 움직여야 하는 독일, 소련의 무포탑 장비보다 구동 계통에 무리가 덜할 것 같지만 정작 수동식으로 포탑을 회전시켜야 해서 전투 중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웠다.

    M10 자주대전차포의 내부 단면도 < 출처 : Public Domain >
    M10 자주대전차포의 내부 단면도 < 출처 : Public Domain >

    그래도 개발자들은 M10을 교전 중인 전차나 보병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용도로 구상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적 보병에게도 쉽게 제압되었다. 가뜩이나 장갑이 얇은 데다 이런 결과가 더해져 방어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선에서 잘못 운용한 결과다. 거기에다 미군의 주력인 M4의 공격력이 빈약했던 점도 화력이 좋은 M10이 무리하게 투입되도록 만든 이유였다.

    M10은 이처럼 3명의 승무원이 동시에 3면을 관측하며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오픈 탑이어서 방어력이 상당히 취약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M10은 이처럼 3명의 승무원이 동시에 3면을 관측하며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오픈 탑이어서 방어력이 상당히 취약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운용 현황

    M10은 1942년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이듬해 12월까지 총 6,406문이 제작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생산된 자주화된 대전차포로는 최대 규모다. 전쟁 중에는 영국과 영연방군에도 대량 공급이 이루어졌는데 사용자 사양에 맞게 개발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빈약한 방어력 때문에 서부전선이 구축된 이후에 일선에서의 공급 요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M36이 등장한 후 급속히 2선으로 물러났고 해외 공여도 이루어졌다.

    GM에서 생산 중인 M10. 15개월 동안 6,405문이 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GM에서 생산 중인 M10. 15개월 동안 6,405문이 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전술적 무기여서 전쟁의 판도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없지만 M10을 이용해 미국의 전쟁 영웅인 오디 머피(Audie Murphy)가 올린 전투는 상당히 인상적인 사례다. 1945년 1월 14일, 병력이 18명으로 감소 된, 해체 수준의 중대를 이끌게 된 그는 적에게 포위당하자 근처에 격파당해 방치되어 있던 M10에 올라 거치된 M2 기관총으로 응전을 했다. 놀랍게도 이때 350여 명의 독일군을 사살하고 승리하는 엄청난 전공을 올렸다.

    파괴된 교량을 피해 하천을 건너는 M10 < 출처 : Public Domain >
    파괴된 교량을 피해 하천을 건너는 M10 < 출처 : Public Domain >



    변형 및 파생형

    3-inch GMC T35: M4A2 전차 차체 이용 프로토타입.

    초기 시제차량인 T35 < 출처 : Public Domain >
    초기 시제차량인 T35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GMCT35E1: 포탑 디자인이 변경된 프로토타입.

    차체가 바뀐 T35E1. 시제의 초기단계로 아직 포탑이 바뀌기 전의 모습이다. < 출처 : Public Domain >
    차체가 바뀐 T35E1. 시제의 초기단계로 아직 포탑이 바뀌기 전의 모습이다.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GMC M10: 양산형.

    3-inch GMC M10 후기양산형의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GMC M10 후기양산형의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GMC M10A1: M4A3 전차 차체 이용 양산형.

    M10A1 자주대전차포로, 사진은 76mm M1A2 대전차포로 업그레이드한 차체이다. < 출처 : Public Domain >
    M10A1 자주대전차포로, 사진은 76mm M1A2 대전차포로 업그레이드한 차체이다.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SPM M10: 영국 공급형.

    'Achilles'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M10 3인치 대전차자주포 < 출처 : Public Domain >
    'Achilles'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M10 3인치 대전차자주포 < 출처 : Public Domain >

    M10C / 17pdr M10: QF 17파운드 포 장착 영국 공급형.

    17파운더 M10은 '아킬레스 II'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17파운더 M10은 '아킬레스 II'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35 Prime Mover: 야포 견인차량.

    203mm M1 대구경 곡사포를 견인 중인 M35 프라임무버 < 출처 : Public Domain >
    203mm M1 대구경 곡사포를 견인 중인 M35 프라임무버 < 출처 : Public Domain >

    3-inch SP Ram Mk I: Ram 전차 차체 이용 캐나다 공급형.

    2파운드 포를 장착한 Ram Mk I < 출처 : Public Domain >
    2파운드 포를 장착한 Ram Mk I < 출처 : Public Domain >

    M10 자주포: M10 차체에 일본군 94식 산포를 장착한 중국제 자주포.

    대만군의 M10 자주포 < 출처 : (cc) 玄史生 at Wikimedia.org >
    대만군의 M10 자주포 < 출처 : (cc) 玄史生 at Wikimedia.org >

    이스라엘 M10: 프랑스산 75mm SA50 함포를 장착한 이스라엘제 구축전차.

    3인치 대전차포를 대신하여 75mm 함포를 장착한 M10 < 출처 : Public Domain >
    3인치 대전차포를 대신하여 75mm 함포를 장착한 M10 < 출처 : Public Domain >


    제원

    생산업체: GM, Ford
    도입 연도: 1942년
    생산 대수: 6,406문
    중량: 29톤
    전장: 6.83m
    전폭: 3m
    전고: 2.9m
    무장: 1×3인치(76.2mm) M7 대전차포
            1×12.7mm M2 기관총
    엔진: GM 6046 디젤 375마력(M10), Ford GAA V8 가솔린 450마력(M10A1)
    추력 대비 중량: 12.68마력/톤(M10), 15.5마력/톤(M10A1)
    항속 거리: 320km(M10), 260km(M10A1)
    최고 속도: 48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M10 자주대전차포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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