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Sd.Kfz. 234 장갑차
매력적이었던 독일의 장륜식 정찰장갑차
  • 남도현
  • 입력 : 2021.10.27 08:37
    독일 전차박물관에 전시 중인 Sd.Kfz. 234 장갑차. 7.5cm 주포를 탑재한 최종 양산형이다. < 출처 : (cc) Banznerfahrer at Wikimedia.org >
    독일 전차박물관에 전시 중인 Sd.Kfz. 234 장갑차. 7.5cm 주포를 탑재한 최종 양산형이다. < 출처 : (cc) Banznerfahrer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제1차 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상당한 군비 제한을 받았다. 병력은 물론이거니와 무기도 마찬가지였는데, 개발 및 보유가 엄격히 금지된 것들도 있었다. 전쟁 말기에 등장한 전차도 그중 하나였다. 당연히 독일에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앞날을 대비해 전차 모형의 캔버스를 차량에 씌워 훈련을 하고 농업용 트랙터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비밀리에 연구하는 방식으로 힘을 길러나갔다.

    독일군이 제식화한 최초의 장갑차인 Kfz 13. 그러나 허술한 장갑판을 붙이고 기관총을 장착한 차량에 가깝다. < 출처 : (cc) Adam Kliczek at Wikimedia.org >
    독일군이 제식화한 최초의 장갑차인 Kfz 13. 그러나 허술한 장갑판을 붙이고 기관총을 장착한 차량에 가깝다. < 출처 : (cc) Adam Kliczek at Wikimedia.org >

    반면 장갑차는 특별히 제한이 없었다. 최초의 전차인 Mk 시리즈는 최초의 장갑차이기도 하나 정작 당시에는 장갑차라는 무기에 대한 정의조차 없었다. 사실 오늘날 장갑차라고 하면 대개 APC(병력수송장갑차)나 IFV(보병전투차)를 먼저 떠올리지만 장갑차는 상당히 스펙트럼이 다양한 무기다. 병력을 수송하는 것이 목적인 것도 있지만 정찰, 수색, 후방 작전 등에 투입되는 각종 전투용 장갑차(이하 장갑차)도 있다.

    장갑차는 단지 기동 장비에 간단한 무장을 장착한 것부터 경전차라고 해도 무방한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굳이 전차와 차이를 둔다면 장갑이 얇고 공격력이 부족해서 기갑전을 펼치기는 어렵다. 물론 전투가 의도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이 전차의 역할까지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장렬히 산화했지만 6.25전쟁 발발 당시에 국군의 유일한 기갑 장비여서 적 전차와의 대결도 마다하지 않았던 M8 장갑차가 대표적이다.

    6륜식 Sd.Kfz. 231. 이렇게 차근차근 노하우를 축적해 Sd.Kfz. 234가 개발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6륜식 Sd.Kfz. 231. 이렇게 차근차근 노하우를 축적해 Sd.Kfz. 234가 개발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이처럼 아쉬운 대로 전차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기에 독일은 장갑차에 관심을 가졌다. 그렇게 해서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인 1920년대 말에 독일 최초의 장갑차인 Kfz 13을 실전 배치하기에 이르렀다. 민간용 차량에 장갑판을 덧대고 기관총을 거치한 단순한 구조로 정찰용으로 운용되었다. 그렇게 노하우를 하나하나 축적한 독일은 이후 Sd.Kfz. 231/232/233 차륜식 장갑차를 연이어 개발해 일선에 배치했다.

    최초에는 6 X 4 트럭의 섀시를 기반으로 한 6륜식이었으나 일선에서 운용해 본 결과 야지 기동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1937년부터는 8륜식으로 제작되었다. 주무장이 2cm KwK 30 기관포이고 장갑도 최대 15mm에 불과하지만 이는 초기형 2호 전차와 같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제2차 대전 발발 당시만 해도 독일이 보유한 전차들과 비교해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반대로 그만큼 초창기 독일 전차의 성능이 빈약했다.

    사막 환경을 염두에 두고 공랭식 12기통 타트라 103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 출처 : (cc) Rickard Ångman at Wikimedia.org >
    사막 환경을 염두에 두고 공랭식 12기통 타트라 103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 출처 : (cc) Rickard Ångman at Wikimedia.org >

    이들은 1939년 폴란드 침공전, 1940년 프랑스 침공전에서 나름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일부 결함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1940년 8월부터 이들을 후속할 Sd.Kfz. 234로 명명된 새로운 장갑차 사업이 시작되었다. 장갑은 독일특수강(Deutsche Edelstahlwerke), 포탑은 다임러 벤츠, 엔진은 타트라 등이 제작했고 차체와 제품 생산은 부싱(Büssing-NAG)이 담당했다.

    시간 절감을 위해 기존 Sd.Kfz. 232를 개량하는 방식으로 설계에 착수했는데 이듬해 독일이 북아프리카 전역에 뛰어들자 군부가 사막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 양산이 시작된 1943년에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추축국이 패했다. 결국 동부전선에 투입하게 되는데 거대한 소련의 환경도 사막 못지않게 열악해서 효과적으로 운용되었다.

    Sd.kfz 234는 공수주가 완벽한 정찰장갑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는 공수주가 완벽한 정찰장갑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는 많이 제작되지 않았지만 일선에서 '공수주' 균형이 제대로 잡힌 좋은 장갑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용도는 정찰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소련군 전차를 상대할 수단이 부족해지자 화력을 대폭 강화한 개량형이 제작되어 전선에 투입되었다. 비단 Sd.Kfz. 234뿐만 아니라 1943년 이후 전장의 주도권이 바뀌면서 독일군은 개발 용도대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다.


    특징

    Sd.Kfz. 234는 야지 기동력이 좋은 8륜 구동 방식인데 독립현가장치를 채택해 각각 조향이 이루어져서 선회 반경이 작다. 차량 뒤편에 별도의 조종실이 있어 후퇴 시 유리하다. 북아프리카 전선 투입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면서 물을 구하기 어려운 현지 사정을 반영해 공랭식 디젤 엔진을 채택했는데 추력비가 좋고 야전에서 유지 보수가 편리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바퀴가 튜브식 타이어어서 방어력이 없다시피 했다.

    8륜 구동 방식으로 야지 기동력이 좋다. 후기형으로 갈수록 공격력이 강화되었는데 이는 전쟁 말기 독일의 상황과 관련이 많다. < 출처 : Public Domain >
    8륜 구동 방식으로 야지 기동력이 좋다. 후기형으로 갈수록 공격력이 강화되었는데 이는 전쟁 말기 독일의 상황과 관련이 많다. < 출처 : Public Domain >

    독일의 아프리카군단은 일종의 별동대였기에 보유하고 보유한 무기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이에 부싱은 Sd.Kfz. 234가 상황에 따라 기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장갑을 강화한 대신 섀시를 바디와 프레임이 일체화해 무게를 줄인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해 전체 중량 증가를 최대한 억제했다. 최대 30mm의 균질압연장갑은 전쟁 초기에 사용한 1호, 2호 전차보다 좋은 방어력을 제공해 주었다.

    가장 많이 제작된 Sd.Kfz. 234/1 화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착한 2cm 주포는 2호 전차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기관포다. < 출처 : Public Domain >
    가장 많이 제작된 Sd.Kfz. 234/1 화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착한 2cm 주포는 2호 전차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기관포다. < 출처 : Public Domain >

    최초 양산형은 전작들처럼 2cm 기관포를 장착했으나 지속적으로 화력이 강화되어 최종 양산형에 이르러서는 돌격포나 후기형 4호 전차의 주무장인 7.5cm PaK 40을 장착하기에 이르렀다. 적어도 공격력으로만 놓고 보자면 대부분의 전차와 교전이 가능한 수준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정도로 독일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의미다. 2대가 함께 작전을 펼치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한 대에만 장거리 무전기가 장착되었다.

    최종양산형에 이르러서는 강력한 대전차포인 7.5cm PaK 40가 장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최종양산형에 이르러서는 강력한 대전차포인 7.5cm PaK 40가 장착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운용 현황

    Sd.Kfz. 234은 1943년부터 패망 전까지 모든 종류를 포함해 총 478대가 생산되었다. 많은 생산량이라고 할 수 없으나 원래 정찰용이었고 같은 임무를 수행한 Sd.Kfz. 231/232/233까지 포함하면 약 2,500대 정도이므로 임무 수행에 그다지 부족하지는 않았다. 주로 기갑사단, 기갑척탄병사단에 배치되어 운용했는데 당시 표준이라 할 수 있는 기갑교도사단의 예를 보자면 25대가 완편이라 할 수 있다.

    도심에 전개한 Sd.Kfz. 234. 사진의 모습으로 보아 행사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 출처 : Public Domain >
    도심에 전개한 Sd.Kfz. 234. 사진의 모습으로 보아 행사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 출처 : Public Domain >

    후기형인 Sd.kfz 234/4로 IS 전차를 격파한 사례가 있기도 하나 극히 예외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원래 목적대로 정찰용으로 운용했을 때나 그렇다는 의미다. 사실 종합적인 성능을 고려할 때 그 이상의 임무를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한마디로 Sd.kfz 234는 기갑부대의 선두에서 적진을 정찰하고 보병을 가까이서 엄호할 때 빛을 발한 매력적인 장갑차라고 할 수 있다.

    Sd.kfz 234/4은 IS 전차를 격파한 사례도 있지만 예외적이며 정찰장갑차로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4은 IS 전차를 격파한 사례도 있지만 예외적이며 정찰장갑차로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변형 및 파생형

    Sd.Kfz. 234/1: 개방형 포탑에 55구경장 2cm KwK 38 기관포 장착형. 200대.

    Sd.Kfz. 234/1 < 출처 : (cc) weaponsystems.net >
    Sd.Kfz. 234/1 < 출처 : (cc) weaponsystems.net >

    Sd.Kfz. 234/2: 60구경장 5cm KwK 39 전차포 장착형. 101대.

    Sd.Kfz. 234/2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2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3: 24구경장 7.5cm K51 전차포 장착형. 88대.

    Sd.Kfz. 234/3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3 < 출처 : Public Domain >

    Sd.Kfz. 234/4: 46구경장 7.5cm PaK 40 대전차포 장착형. 89대.

    Sd.Kfz. 234 장갑차



    제원

    생산업체: Büssing-NAG
    중량: 10.5톤
    전장: 6.02m
    전폭: 2.36m
    전고: 2.10m
    장갑: 9~30mm 균질압연장갑
    무장: (234/1) 2cm KwK 38 L/55×1
            (234/2) 5cm KwK 39 L/60×1
            (234/3) 7.5cm K 51 L/24×1
            (234/4) 7.5cm PaK 40 L/46×1
            7.92mm MG42 기관총×1
    엔진: 12기통 타트라 103 디젤 엔진 210마력(157kW)
    추력 대비 중량: 20마력/톤
    서스펜션: 차륜식 독립현가장치
    항속 거리: 1,000km
    최고 속도: 90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Sd.Kfz. 234 장갑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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