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Ka-15 헬리콥터
소련 최초의 양산형 동축반전 헬리콥터
  • 최현호
  • 입력 : 2021.10.25 09:00
    소련 최초의 양산형 동축반전 헬기가 된 Ka-15 <출처 : airbase.ru>
    소련 최초의 양산형 동축반전 헬기가 된 Ka-15 <출처 : airbase.ru>


    개발의 역사

    회전익기로도 불리는 헬리콥터는 활주로가 필요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여 민간과 군사 분야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다. 헬리콥터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주로 1개의 메인로터와 테일로터를 가진 테일로터 방식이 많이 쓰인다. 테일로터 방식은 방향 전환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전 토크를 방지하기 위한 테일로터가 따로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복잡해지고 엔진 출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메인로터와 테일로터로 구성된 방식으로 개발된 밀 설계국의 Mi-1 <출처 : topwar.ru>
    메인로터와 테일로터로 구성된 방식으로 개발된 밀 설계국의 Mi-1 <출처 : topwar.ru>

    이에 비해 1개의 축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도는 2개의 메인로터를 가진 동축반전(coxial) 로터 방식은 엔진 출력의 대부분을 메인로터를 돌리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축반전 로터에 대한 아이디어는 18세기에 처음 등장했다. 1754년 7월 러시아 과학자 미하일 로모노소프(Mikhail Lomonosov, 1711~1765)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약 1세기 후인 1859년 영국 특허국이 헨리 브라이트(Henry Bright)가 낸 동축반전 설계에 대한 특허를 인정했다.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동축반전기인 브레게-도랑 자이로플레인 연구기 <출처 : 1000aircraftphotos.com>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동축반전기인 브레게-도랑 자이로플레인 연구기 <출처 : 1000aircraftphotos.com>

    동축반전 로터를 채용하고 실제 비행에 성공한 헬리콥터는 193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했다. 처음 비행한 기체는 1935년 프랑스의 루이 샤를 브레게(Louis Charles Breguet : 1880~1955)가 르네 도랑(Rene Dorand : 1898~1981)과 함께 개발한 브레게-도랑 자이로플레인 연구기(Bréguet-Dorand Gyroplane Laboratoire)로 불린 실험기였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더 발전되지 않았고, 다른 나라들이 실용화 시도에 나서게 된다. 헬리콥터 개발이 늦었던 구소련에서도 개발이 시도되었다. 니콜라이 카모프(Nikolai Kamov, 1902~1973)는 1929년 KASKR이라는 항공기 개발팀 설립을 주도하고 KASKR-1이라는 오토자이로를 개발했다.

    카모프가 Ka-8에 이어 개발한 Ka-10 동축반전 헬기 <출처 : fr-academic.com>
    카모프가 Ka-8에 이어 개발한 Ka-10 동축반전 헬기 <출처 : fr-academic.com>

    전쟁 동안 개발한 오토자이로 수리 등에 매달렸던 카모프는 전쟁이 끝난 후 새로운 형태의 헬리콥터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오토바이 엔진을 장착한 1인승 동축반전 헬리콥터 개발에 나섰다.

    1947년 11월, Ka-8이라는 동체 외피가 없는 1인승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1948년 7월 모스크바 인근 투시노(Tushino)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27마력 엔진을 장착한 Ka-8은 트럭 적재함을 개조한 착륙장에서 이착륙하는 시범을 보였다. 1948년 10월, 니콜라이 카모프는 OKB-2, 일명 카모프 설계국으로 불리는 새로운 실험 설계국을 책임지게 되면서 새로운 헬리콥터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다.

    Ka-15의 시제기 <출처 : airwar.ru>
    Ka-15의 시제기 <출처 : airwar.ru>

    그해 말부터는 Ka-8을 약간 키우고 55마력의 이브첸코(Ivchenko) AI-4V 엔진을 장착한 Ka-10 1인승 동축반전 헬리콥터를 개발했다. Ka-10 시제기의 첫 비행은 1949년 8월에 있었고, 1950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수상 착륙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Ka-10은 소련 해군 항공대에서 평가를 받았고, 1950년 12월에는 소련 헬리콥터 최초로 해군 함정 갑판에 착륙하기도 했다. Ka-10은 시제기 4대로 생산이 끝났고, 메인로터와 수직 안정판이 바뀐 개량형 Ka-10M이 12대 생산되어 소련 국경수비대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Ka-10은 동체 외피가 없어 조종사가 메인로터의 강한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어 군사적 용도로는 사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Ka-15의 시제기 <출처 : airwar.ru>

    카모프 설계국은 Ka-8과 Ka-10 개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군 함정에 실을 수 있도록 소형이며 금속제 외피를 가진 2인승 헬리콥터를 설계했다. 이 설계는 1951년 소련 내각 훈령 No.6043에 따라 예산을 승인받고 개발을 시작했다. 250마력의 이브첸코 AI-14V 엔진을 장착한 Ka-15의 첫 기체는 1953년 4월 14일 첫 비행에 성공했다.

    소련 해군은 1955년 1월 28일부터 2월 12일까지 육상 평가를 실시했다.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는 흑해함대에서 시험이 계속되었다. 해군은 시험동안 순양함 미하일 쿠투조프(Mikhail Kutuzov)에서 밀 설계국의 테일로터 방식 헬리콥터 Mi-1과 Ka-15에 대한 병사 테스트를 실시했다. Ka-15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동성을 선보였고, 파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함상에 성공적으로 이착륙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Mi-1은 운용에 제약을 보였다.

    국가 시험은 1955년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크림반도의 페도시아(Feodosia)에서 실시되었다. 국가 시험을 통과한 Ka-15는 1956년부터 러시아 중남부의 바이칼호에 흘러드는 셀렝가강과 우다강이 만나는 울란우데(Ulan-Ude)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소련 해군 함정의 헬기 갑판에 착륙한 Ka-15 <출처 : oruzhie.info>
    소련 해군 함정의 헬기 갑판에 착륙한 Ka-15 <출처 : oruzhie.info>

    Ka-15는 이후 개량형인 Ka-15M, 훈련기 Uka-15에 이어 탑승 인원을 4명으로 늘린 Ka-18이라는 발전형까지 개발되었다. 서방은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에서 운용을 시작한 1955년에서야 Ka-15의 존재를 확인했고, 헨(Hen)이라는 분류명을 부여했다.

    1958년부터 1963년까지 Ka-15M과 Ka-18를 위한 폴리머 복합재 메인로터가 개발되었다. 새로운 메인로터는 두 헬리콥터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켰다.


    특징

    Ka-15 삼면도 <출처 : aviastar.org>
    Ka-15 삼면도 <출처 : aviastar.org>

    Ka-15는 함상 운용을 목적으로 개발된 2인승 헬리콥터다. Ka-15는 카모프 설계국이 자랑하는 동축반전 로터를 채용하여 전고는 높지만, 전체 길이는 짧은 편이다. 동체는 항공기용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전방에 조종사와 항법사 또는 기기 조작원, 그 뒤쪽에 엔진, 엔진 위에 3엽 로터 2개로 구성된 메인로터, 맨 뒤에 짧은 테일 붐(tail-boom)과 안정판이 달려있는 형태다. 기체는 길이 6.26m(로터 포함), 폭 2.85m(로터 제외), 높이 3.35m이며, 메인로터 직경은 9.96m다.

    Ka-15는 테일로터가 없어 길이가 짧다. <출처 : bastion-karpenko.ru>
    Ka-15는 테일로터가 없어 길이가 짧다. <출처 : bastion-karpenko.ru>

    조종사는 전방을 바라볼 때 좌측에 탑승하며, 각종 계기판은 조종석 중앙에 모여있다. 조종석은 전면과 측면, 위까지 모두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개방된 시야를 제공한다.

    Ka-15 조종석 계기판 <출처 : oruzhie.info>
    Ka-15 조종석 계기판 <출처 : oruzhie.info>

    테일부는 짧은 붐 끝에 H자 형태의 안정판이 달려 있다. 착륙 장치는 기본형의 경우 기수에 2개, 동체 중앙 양옆에 2개의 바퀴를 달고 있으며, 바퀴를 제거하고 착수를 대비한 플로트(flot)를 달 수도 있다.

    조종석 뒤에 장착된 AI-14V 공랭식 래디얼 피스톤 엔진 <출처 : oruzhie.info>
    조종석 뒤에 장착된 AI-14V 공랭식 래디얼 피스톤 엔진 <출처 : oruzhie.info>

    조종석 뒤에는 고정익 항공기에 사용하던 250마력의 이브첸코 AI-14V 공랭식 래디얼 피스톤 엔진을 장착했고, 개량형인 Ka-15M은 275마력의 AI-14VF 엔진을 장착했다 Ka-15는 최고 속도 155km/h, 순항 속도 120km/h, 작전 반경 278km, 항속 거리 520km, 운용 최대 고도 3,500m, 비행시간 2.5시간이다. 공허 중량은 968kg, 최대 이륙 중량 1,460kg이며, 탑재 중량은 364kg이다.

    육상형 착륙 장치는 기수와 동체 중앙에 각각 2개의 바퀴를 가진다. <출처 : soldat.pro>
    육상형 착륙 장치는 기수와 동체 중앙에 각각 2개의 바퀴를 가진다. <출처 : soldat.pro>

    Ka-15는 다양한 임무 장비를 장착할 수 있었다. 개발의 주요 목적인 함정 탑재 대잠 임무를 위해서는 탑재량이 적어 음향 탐지 장비를 2대에 나누어 탑재해야 했다.

    수상 착수용 플로트를 장착한 Ka-15M <출처 : airwar.ru>
    수상 착수용 플로트를 장착한 Ka-15M <출처 : airwar.ru>

    첫 번째 기체에는 잠수함 탐지를 위한 무선 수중음향 부이(RGAB) 2개를 장착했다. 두 번째 기체는 RGAB의 신호를 수신하는 음향신호 기록장비(SPARU)를 장착하며, 좌표를 50kg 중량의 폭뢰 2발과 OPB-1R 광학 조준기를 탑재한 세 번째 기체에 전달한다.

    전면과 측면, 상부까지 시야가 확보되는 Ka-10, 뒤는 Ka-25PL 대잠헬기. <출처 : topwar.ru>
    전면과 측면, 상부까지 시야가 확보되는 Ka-10, 뒤는 Ka-25PL 대잠헬기. <출처 : topwar.ru>

    비군사적 목적을 위해서는 농업용 종자 살포기나 윈치 등 다양한 장비를 장착할 수 있었다.

    좌측에 음향신호 수신장치를 장착한 Ka-15 <출처 : oruzhie.info>
    좌측에 음향신호 수신장치를 장착한 Ka-15 <출처 : oruzhie.info>



    운용 현황

    Ka-15와 변형은 1964년까지 364대가 생산되면서 카모프 설계국의 첫 양산형 헬리콥터 모델이 되었다. 대부분 해군을 위해 생산되었지만, 일부는 비군사 용도로 사용되었다.

    함정 갑판에 착함 시도 중인 소련 해군 Ka-15 <출처 : oruzhie.info>
    함정 갑판에 착함 시도 중인 소련 해군 Ka-15 <출처 : oruzhie.info>

    소련 해군은 양산이 시작되기 전인 1955년부터 Ka-15를 운용하기 시작했고, 1957년부터는 구축함에 대잠작전을 위한 Ka-15 헬리콥터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1956년에는 조종사 훈련을 위해 이중 조종 장치를 장착한 Uka-15도 운용되기 시작했다. 1958년부터는 개량형 Ka-15M이 운용을 시작했다.

    하지만, Ka-15는 메인로터의 펄럭임, 지상 택싱 중 공명 현상 등으로 신뢰성에 문제가 많았다. 결국 1963년 5월에 소련 해군은 Ka-15의 운용을 중단했다.

    추운 지역에서도 잘 운용된 Ka-15 <출처 : oruzhie.info>
    추운 지역에서도 잘 운용된 Ka-15 <출처 : oruzhie.info>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Aeroflot)와 육·해·공군 자원봉사회(DOSAAF)에서는 1970년대 말까지 조종사 양성용으로 운용했다. 현재의 몰도바와 카자흐스탄 지역에서는 농업 조사용으로 사용했다. Ka-15는 어선과 포경선용으로도 쓰였다. 1959년에는 극권을 연구하는 극지항공국에도 2대의 Ka-15가 배정되었다. 시험 비행은 쇄빙선 에르마크(Ermark)가 무르만스크에 있는 동안 실시되었다. 1959년과 1960년에는 북극권 어업 조사에 참여했다.

    농업용으로 사용된 Ka-15M <출처 : oruzhie.info>
    농업용으로 사용된 Ka-15M <출처 : oruzhie.info>

    Ka-15는 신뢰성이 강화된 Ka-26이 만들어지면서 퇴역하기 시작했다. Ka-15는 개량형을 포함하여 354대가 생산되면서 카모프 설계국의 첫 양산형 헬리콥터 모델이 되었다.


    변형 및 파생형

    Ka-15: 첫 양산형

    초기 양산형인 Ka-15 <출처 : airwar.ru>
    초기 양산형인 Ka-15 <출처 : airwar.ru>

    Ka-15PLO: 소련 해군에서 대잠용으로 운용한 기체

    투하용 음향부표를 탑재한 Ka-15PLO <출처 : airwar.ru>
    투하용 음향부표를 탑재한 Ka-15PLO <출처 : airwar.ru>

    Ka-15M: 복합재 메인로터와 더 강력한 엔진을 채택한 개량형. 주로 민간에서 사용.

    Ka-15 헬리콥터

    Uka-15: 이중 조종 장치를 채택한 훈련기

    이중 조종 장치를 단 UKa-15 훈련기 <출처 : airwar.ru>
    이중 조종 장치를 단 UKa-15 훈련기 <출처 : airwar.ru>

    Ka-18: 탑승 인원을 4명으로 늘린 파생형

    4인승 개량형 Ka-18 <출처 : airwar.ru>
    4인승 개량형 Ka-18 <출처 : airwar.ru>



    제원(Ka-15 기준)

    구분: 단발 유틸리티 헬리콥터
    설계 및 제작: OKB-2 카모프 설계국
    탑승 인원: 조종사 1명, 항법 또는 기기 조작사 1명
    길이: 6.26m(로터 포함)
    폭: 2.85m(로터 제외)
    높이: 3.35m
    메인로터 직경: 9.96m
    공허 중량: 968kg
    최대 이륙 중량: 1,460kg
    탑재 중량: 364kg
    엔진: 이브첸코 AI-14V 공랭식 피스톤 엔진(250마력) X 1
    최고 속도: 155km/h
    순항 속도: 120km/h
    작전 반경: 278km
    항속 거리: 520km
    운용 고도: 3,500m
    비행시간: 2.5시간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Ka-15 헬리콥터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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