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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日 항모 4척, 중국에 첫 무력시위
캐나다·네덜란드·뉴질랜드 포함
남중국해서 다국적 연합훈련
러시아 견제용 유럽군 창설에
美 “지지할 용의” 첫 긍정 반응
中 군용기 150대 대만해협에 떴을 때… - 지난 3일 필리핀 인근 남중국해에서 미국·영국·일본 항모 4척을 포함해 총 6국 17척의 함정과 1만5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 견제를 위한 항행의 자유 작전이 실시되고 있다. 사진 앞 왼쪽부터 미 칼빈슨함, 일본 이세함, 영국 퀸엘리자베스함, 미 로널드레이건함. 미국 항모 2척이 독자적으로 남중국해에서 대중(對中) 무력 시위를 한 적은 있지만 미·영·일 항모가 연합해 작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미 해군


이달 초 중국 군용기 약 15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을 때 미·영·일 항모 4척이 사상 처음으로 남중국해에 집결해 중국을 견제하는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 항모 2척이 독자적으로 남중국해에서 대중(對中) 무력 시위를 한 적은 있지만 미·영·일 항모가 연합해 작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또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러시아 견제용 유럽군(軍) 창설에 처음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를 본격 견제하기 위해 동맹을 활용,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3일 필리핀 인근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니미츠급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2척(로널드 레이건, 칼빈슨),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모, 일본 해상자위대의 휴가급 헬기 항모(이세) 등 4척의 항모를 비롯, 6국 함정들이 다국적 연합 훈련(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네덜란드·뉴질랜드의 호위함·구축함까지 포함해 총 17척의 함정과 1만5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관련 영상은 지난 8일 공개했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대만해협 위협 등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벌이고 있는 중국 견제 작전이다.

이 무렵은 대만해협에서 중국 군용기들이 최대 규모로 대만 ADIZ를 침범해 긴장이 고조된 시점이었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총 149대의 중국군 전투기와 폭격기가 대만 ADIZ를 넘나들었다. 지난해 9월 대만 국방부가 중국군의 ADIZ 침범 정보를 일반에 공개한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전쟁은 실제”라며 노골적으로 대만에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이뤄진 미국 주도의 남중국해 작전은 중국의 대만 위협 고조에 대한 최고 수준의 대응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들 항모 4척이면 웬만한 개전(開戰)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의 참여 부담도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작전에 참여한 미 로널드 레이건함과 칼 빈슨함은 만재 배수량이 10만t에 달하는 초대형 항모로, 80여 대의 각종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한반도 유사시 즉각 출동하는 미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돼 있다. 칼 빈슨함은 미 항모 중 처음으로 스텔스 함재기인 F-35C가 실전 배치돼 주목받아 왔다.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함은 2017년 취역한 영국 해군 사상 최대급(6만5000t급) 함정으로, F-35B 스텔스기를 비롯, 40여 대의 함재기를 탑재한다. 일본 해상자위대 이세함은 만재 배수량 1만8000t급으로, 최대 10대가량의 헬기를 탑재하는 헬기 항모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일(현지 시각)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더 큰 유럽의 군사력과 국방력을 진정으로 지지할 용의가 있다”며 유럽군 창설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럽군 논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러시아에 맞설 수 있는 유럽 차원의 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본격화됐다. 특히 메르켈 독일 총리를 이어 유럽의 ‘1인자’가 되고자 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군 창설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주요 유럽 국가들이 상호 운용이 가능하고 더 큰 공동의 임무를 위해 배치될 수 있도록 (군의) 역량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미국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유럽이 (미국으로부터의) ‘전략적 독립’과 같은 추상적인 대화는 배제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그간 유럽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독자적인 유럽군 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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