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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항공기가 개발된 이래 다양한 기종이 개발되었지만, 대부분은 이륙과 착륙에 활주로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회전익기(rotary wing aircraft)로 불리는 헬리콥터는 개발 초기부터 활주로가 필요 없도록 개발되었다. 이런 특성 덕분에 긴급 환자 이송, 화재 진압 등 우리 일상의 많은 곳에서 헬리콥터가 쓰인다. 그러나, 필요한 기술의 난도가 높아 개발에서 실제 운용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 헬리콥터는 독일 기술자 하인리히 포케(Heinrich Focke)가 개발하고 1936년 6월 첫 비행에 성공한 Fw.61을 꼽는다. 2개의 회전 날개를 가진 오토자이로 형태의 Fw.61은 완전한 형태의 헬리콥터는 아니지만, 첫 실용화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Fw.61에서 발전한 Fa.223은 1940년 8월에 첫 비행에 성공하였으며 20대가 생산되어 독일 공군에서 운용되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 육군 항공대가 군사적 목적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를 찾고 있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이고르 시코르스키(Igor Sikorsky)가 개발하고 1939년 9월 14일 첫 비행에 성공한 VS-300이었다. 시코르스키는 이를 개량하여 R-4를 개발했고, 1942년부터 1944년 사이에 131대가 생산되어 군에 납품되었다.

구 소련은 회전익기 개발이 다른 나라들보다 늦었다. 1929년 니콜라이 카모프(Nikolai Kamov, 1902~1973)가 주도하여 설립된 KASKR이라는 항공기 개발팀이 오토자이로 형태의 항공기  KASKR-1을 개발했다. 1934년에는 성능이 개량된 A-7을 만들었으나 날개 진동 문제로 인해 시제가 6대만 만들어졌다.

그러는 동안 독소전쟁이 발발했고, 6대의 A-7은 전선으로 보내져 정찰과 화물 수송 등에 쓰였지만, 활동은 미미했다. 전쟁 기간 고정익 항공기 생산에 집중하면서 회전익기 개발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니콜라이 카모프는 1941년 OKB 카모프라는 이름의 설계국을 책임지게 되었고, 전쟁 기간 항공기 수리를 담당했다. 전쟁이 끝난 후, 카모프는 회전익기 개발을 다시 시작했고 1947년 11월 1인승 동축반전 헬리콥터인 Ka-8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개량형인 Ka-10 등 다양한 회전익기를 개발했다.

카모프가 Ka-8을 개발한 1947년에 소련 및 러시아 헬리콥터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새로운 설계국이 세워졌다. 미하일 밀(Mikhail Mil)은 모스크바 주코프스키(Zhukovsky)에 있는 중앙 항공역학연구소(Central Aerohydrodynamic Institute)에 나중에 밀 설계국(OKB Mil)으로 불리게 되는 헬리콥터 연구소를 세웠다.

밀 설계국은 자체적으로 헬리콥터 개발을 시작했고, 1948년 9월에 GM-1으로 명명한 소형 유틸리티 헬리콥터 시제기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GM은 Gyelikopter Mila(Mil's Helicopter)의 약자다. GM-1은 기체가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도어를 갖춘 밀폐식 동체에 메인로터-테일로터 구조로 만들어졌다.

1950년 소련 정부는 소형 헬리콥터 경쟁을 시작했고, 밀 설계국은 GM-1 설계를, OKB-3 브라투킨(Bratukhin) 설계국은 동체 좌우로 로터가 달린 B-11, 그리고 OKB-115 야크 설계국은 메인로터-테일로터 구조를 가진 Yak-100을 제안했다.

경쟁은 밀 설계국의 승리였다. 하지만, 밀 설계국의 GM-1 시제기 1호와 2호가 추락 사고를 일으켰고, 시제 1호기 조종을 담당한 마트비 카를료비치 바이칼로프(Матвей Карлович Байкалов, 1904~1949) 대위가 2호기 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에도 불구하고 헬리콥터 개발은 계속 진행되었다. 지원을 계속한 소련 정부는 밀 설계국의 GM-1에 Mi-1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Mi-1은 1951년부터 소련군에 배치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1951년 투시노(Tushino)에서 열린 에어쇼를 통해 처음 대중에 공개되었다. 나토는 Mi-1에 토끼를 뜻하는 Hare라는 분류명을 붙였다.

Mi-1은 6.25전쟁에서 미국의 헬리콥터 사용에 자극받은 소련군에 빠르게 보급되었고, 1955년부터는 폴란드에서 PZL-쥐드닉(PZL-Świdnik)에 의해 면허 생산되면서 바르샤바 조약군과 기타 친소 국가 등에 판매되었다.

Mi-1은 나중에 개발된 헬리콥터에 비해서 큰 장점은 없었지만, 소련에서 35년간 운용된 뒤 1983년에 공식적으로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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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Mi-1은 1개의 메인 로터와 테일 로터를 가진 수송 헬리콥터로 개발되었다. 기체 앞쪽에는 조종사 1명이 탑승하며, 그 뒤로 2명이 앉을 수 있는 객실 겸 화물칸이 있다. 그 뒤에는 메인 로터를 돌리기 위한 성형 엔진이 자리 잡고 있다. 조종사와 승객은 좌우에 있는 도어를 통해 탑승할 수 있다.

폴란드가 면허 생산한 모델은 객실에 3명을 태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파생형인 조종 훈련용 모델은 전방에 훈련생이 객실에 교관이 탑승하며, 둘 다 조종이 가능하다. 조종 방식은 와이어를 사용하는 기계식이다.

동체는 알루미늄 알로이로 된 표면에 내부는 트러스트 구조로 되어 있다. 테일 로터로 연결되는 테일 붐(tail boom)은 세미-모노코크로 되어 있고, 테일 로터는 기수를 바라볼 때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다. 테일 붐 끝단에는 테일 로터가 땅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한 지지대가 달려있다.

객실 뒤쪽 위에 있는 로터 마운트에는 엔진용 흡기구가 위치하며, 배기구는 동체 양쪽에 위치한다. 착륙 장치를 동체 아래쪽 앞에 1개, 뒤에 2개의 바퀴가 달렸고, 뒤쪽 바퀴는 트러스트로 지지된다.

직경 14.35m의 메인 로터는 3엽이며, 힌지와 마찰 댐퍼가 있다. 로터 블레이드는 철제 관형 날개보(spar), 나무 골격, 합판과 캔버스로 된 표면을 가졌다. 나중에 개량되면서 알루미늄 허니콤이 달린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직선형 금속제 블레이드로 교체되었다. 테일 로터는 직경 2.5m이며, 3개의 블레이드로 구성된다.

엔진은 7개의 실린더를 가진 성형(radial) 피스톤 엔진인 이브첸코(Ivchenko) AI-26V 엔진이 달렸다. 출력 575마력의 공랭식 엔진은 객실 뒤에서 장착되며, 메인 로터 구동을 위한 베벨기어(bevel gear)와 쿨링팬을 달고 있다. 엔진은 압축 공기로 시동이 걸리며, 이런 구조 때문에 엔진이 꺼질 경우를 대비하여 조종사는 여분의 압축 공기 캔을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변속기는 클러치가 있는 메인 기어박스, 중간 기어박스 및 테일 로터 기어박스, 샤프트 그리고 메인 로터 브레이크로 구성된다. 메인 로터 샤프트는 최대 232rpm(분당 회전 속도)로 돌고, 테일 로터는 2,050rpm으로 돈다. 연료는 기체 내부에 240리터를 적재하며, 기체 외부에 160리터의 추가 연료 탱크를 달 수 있다.

기체는 길이 12.9m, 높이 3.3m이며 공허 중량 1,700kg, 최대 이륙 중량 2,330kg이다. 내부에 225kg까지 실을 수 있고, 외부에는 500kg까지 실을 수 있다. 최대 속도는 185km/h, 순항 속도 130km/h이며, 항속 거리는 430km다. 비행 고도는 최대 3,500m다.

Mi-1은 소련의 기후 특성상 추운 극지에서 운용하기 위해 메인 로터와 테일 로터 그리고 조종석 앞 유리에 알코올을 분사하는 제빙 시스템이 달려 있다.

Mi-1은 수송 헬기로 개발되었지만, 외부 장착 능력을 인정받아 TRS-132 로켓탄 포드, 9M14 말류트카(Malyutka, 나토 구분명 AT-3 새거)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했고, 캐빈에는 RPK 기관총 등을 장착하기도 했다. 무장형의 경우 Mi-1MU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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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Mi-1의 초기 생산은 제한적이었다. 1950년 2월 21일 15대가 주문되었고, 모스크바의 No.3 항공기 공장에서 제작되었다. 이후 증산이 결정되었고, 1952년부터 1953년까지 선행 양산형 30대가 No. 387 카잔(Kazan) 공장에서 제작되었다.

1954년부터는 우랄 지방의 No. 47 오렌부르크(Orenburg) 공장에서 597대, 1956년부터는 로스토프 온 돈(Rostov-on-Don)의 No. 168 로스토프(Rostov, 현 로스트베르톨 Rostvertol) 공장에서도 370대가 생산되었다. 소련에서는 총 1,012대가 제작되었다.

1956년부터 폴란드는 이 기체를 국영 기업인 PZL-쥐드닉(PZL-Świdnik)에서 4인승으로 개량하여 면허 생산이 이루어졌다. 폴란드에서는 소련보다 많은 1,683대가 생산되었다. 폴란드가 면허 생산한 기체는 SM-1으로 명명되었다.

폴란드는 Mi-1의 자체 개량에도 나섰고, SM-2라는 4인승 헬리콥터도 만들었다. Mi-1과 변형 및 파생형은 소련에서는 1960년까지, 폴란드에서는 1965년까지 생산이 진행되었다.

밀 설계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동체에서 많은 부피를 차지하던 성형 엔진 대신 터보샤프트 엔진을 장착한 개량형 Mi-2를 설계했는데, 소련이 아닌 폴란드에서만 생산되었다.

Mi-1과 그 변형과 파생형들은 소련과 소련 해체 후 분리된 여러 국가들, 바르샤바 조약국이었던 알바니아, 불가리아, 체코슬로바키아, 동독,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아프리카의 알제리, 이집트, 중동의 이라크, 아랍 에미리트, 예멘, 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중국, 인도네시아, 북한, 베트남, 중남미의 쿠바, 그리고 소련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던 핀란드가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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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소련 생산 모델

GM-1: Mi-1의 시제기

Mi-1: 초기 양산형

Mi-1T: 표준 생산형

Mi-1U: 교관과 훈련생 모두 조종이 가능한 이중 조종장치를 갖춘 훈련기

Mi-1KR: Mi-1T 기반 경정찰 헬기

Mi-1A: 신뢰성이 향상된 수송 모델

Mi-1AKR: Mi-1A 기반 경정찰 헬기

Mi-1M: 승객이 3명으로 늘어난 모델.

Mi-1MNKh: Mi-1M 기반 범용 유틸리티 헬기

Mi-1MU: 로켓포드, 대전차 미사일 등 장착한 무장형

Mi-1MRK: 시제품만 제작된 연락 헬기

Mi-1NKh: Mi-1T 기반 민간용 범용 헬기 모델. 농업·구급·화물 수송 등에 사용.

Mi-1NKh Moskvich: 국영 아에로플로트용 수송 모델

Mi-1MG: 수상 착수용 플로트를 갖춘 포경선용 모델

폴란드 생산 모델

SM-1: 폴란드 PZL-쥐드닉의 Mi-1 라이선스 모델. 엔진은 라이선스 제품 사용.

SM-1Sz: 훈련 모델
SM-1W: Mi-1M 라이선스 모델
SM-1Wb: 기체 신뢰성이 향상된 SM-1W 소폭 개량 모델
SM-1WS: 동체 양쪽에 환자용 들것을 넣을 수 있는 밀폐식 트렁크를 갖춘 의무수송형
SM-1WZ: 농업형. 약제나 종자의 살포 장치를 탑재.

SM-2: 밀 설계국이 설계하고 폴란드 PZL-쥐드닉이 생산한 4인용 개량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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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Mi-1T 기준)

구분: 유틸리티 헬리콥터
개발: 밀 설계국
탑승 인원: 조종사 1, 승객 2명
길이: 12.09 m
높이: 3.30 m
메인 로터 직경: 14.35 m
공허 중량: 1,700 kg
최대 이륙 중량  2,330 kg
엔진: 이브첸코 AI-26V 성형 공랭식 엔진 (575 hp)
최대 속도: 185 km/h
순항 속도: 130km/h
항속 거리: 430 km
비행 고도: 3,5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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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